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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박영선, 정치적 대차대조표의 조급함에 빠져들다



일본 극우언론이건, 유럽의 타블로이드이건, 4월16일의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내보낸 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가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기사를 내보낼 정도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날 당시 청와대를 비웠고, 김기춘 비서실장도 잘 모르고 있을 정도여서 외국의 언론들이 보기에도 보통 일이 아닌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종적을 감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이땅의 보수세력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 조선일보가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이란 외부의 칼럼을 통해 이를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국민의 흥분 상태로 낙인찍음으로써,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서둘러 봉합했겠는가?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었고, 누구를 만나고 있었는지, 그것이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일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국가의 최고지도자가 7시간이나 종적을 감춘 것은 그 자체가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일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해경이 허둥대며, 구조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해군과의 협력도 제대로 이루어지 않은 것도 제왕적 대통령이 말 한마디면 모두 해결될 일이었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집권여당의 행태가 달라지고, 육군참모청장과 경철청장이 사표를 내는 나라이니, 이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더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리라. 





그래서 청와대의 해명을 믿을 만큼 어리석지 않은 사람으로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소속 의원들과 논의도 하지 않은 채 독불장군식으로, 아니 권위주의적 정당의 수장처럼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원하는 형태의 세월호 특검법ㅡ특별법이라 할 수도 없다ㅡ에 합의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월재보선에서 대패하더니 절차적 민주주의마저 지키지 않는 정당의 대표가 됐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이자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박영선 의원에게 세월호 참사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세월호 참사로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이 빼먹을 수 있는 정치적 이익이 없었진 것인지, 아니면 윤 일병 사건처럼 또다른 대형사건에 전념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지리멸렬하고 자신의 정치생명만 신주단지처럼 끌어안고 있는 오합지졸들의 모임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살려내는데 전념하기 위해서인지, 그 정치적 셈법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여론이란 변하기 마련이며, 떠나간 국민의 마음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외계의 어느 곳에 정착한 것도 아니다. 새누리당이라는 기득권 집단에게 표를 주느니, 차라리 투표를 기권함으로써 새누리당 2중대 역할에 충실한 새정치민주연합에 경고를 준 것이 지난 재보선에서 드러난 유권자들의 참담함이었다. 정치는 계속될 것이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산산히 부서진다 해도 또다른 야당이 그 자리를 매울 것을 알기에 새누리당의 압승을 허락한 것이다. 



대체 무엇이 그리 급했던 것인지, 대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기원하는 국민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그런 것인지, 존재 자체가 악의 덩어리인 조중동과 저급한 찌라시 방송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땅의 제1야당의 원내대표이자 비상대책위원장인 박영선 의원에게 직접 들어야겠다. 투표권을 얻은 처음의 선거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새누리당에게 투표하지 않고 진보좌파 성향의 야당에게 표를 준 유권자이자, 모든 민주적 권력의 원천인 국민으로서 박영선 대표에게 직접 들어야겠다.

 





대체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자, 민주정부 10년의 집권을 한 수권정당의 대표로서 기득권 집단인 새누리당의 제안에 서둘러 합의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 정치적 셈법의 대차대조표에 세월호 참사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접 들어야겠다. 중학교 1학년 여학생도 아는 것을, 왜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인 박영선 의원은 몰랐는지 그 이유에 대해 직접 들어야겠다. 프찬치스코 교황은 왔다가 가지만, 이 아이는 이땅에서 계속해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