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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성에(1)

 

 

 

 

성에(1)

 

 

 

창문엔 지난 밤 내내

나를 부르는 너의 영혼이 하얗게 얼어 있다.

얼마나 애태웠으면 온몸이 이렇게 갈라졌을까.

다시 열리는 하늘에 어느 어둠이 있어

승냥한 이승의 한 밤을 빙꽃처럼 지새웠을까.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나에게

너는 얼마나 목청이 터지고 그리움의 이름으로

또 얼마를 추위 속에 서성였을까.

창문에 손을 대본다 살을 에는 한기

그랬었구나, 너의 슬픔과 외로움이 그대로 돌아갈 수 없어서

꿈도 없는 밤을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이렇겐들 불러 보지 않으면 잠들 수 없어

한 밤을 꼬박 거기서 울어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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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이들의 진혼곡

 

 

갈갈이 찢겨진 너의 흔적들 사이로 

아침 햇살이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어지러움 속에

너의 마지막을 담은 스마트폰의 영상들이 

하나씩 기어나와 

뚝. 뚝.   

맹골수도의 차가운 수면 위로 빗물처럼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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