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雅歌(아가)

 

                - 조카 혜준이에게-

 

 

 

 

한 개쯤 단추를 풀어헤친 저물녘

바람과 노을을 한 아름 가슴에 담아

네에게 간다

아가야, 바람 속엔 한낮의 열정이 있고

노을엔 새벽 햇살로 이어질

빛나는 약속이 있단다

네 두 눈이 머무는 곳에선

늘 새순이 돋고

사랑이 비가 되어선 달빛에도

꽃이 핀단다

아가야, 두 팔 벌려서 달려오는

너의 몸짓에

내 하루는 피로를 벗고

아직 주지 못한 것들로 마음만 바빠진단다

너는 벌써 품에서 웃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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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봉 2014.08.20 16:42 신고

    조카 혜준이에 대한 사랑 잘 감상합니다


                                                              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신촌에서(2)


 

 

취할 수 있다면

나는 이 거리의 욕망과 죽음까지 마시고 싶다.

취해서 그날로 달아날 수 있다면

내 고집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최루탄, 그날의 흔적들을 지워야만 한다.

이것이었을까 기꺼이 떠나갔던 사람들의

죽음과 순결, 살아서 초라한 내 젊음이

질주하는 탐욕과 나를 붙드는

국적불명의 아이들 속에서

꿈틀대는 성욕이나 억눌러야 하는 이 초라함이. 

너와 내가 꿈꿨던 그 낡아빠진 시대란 

백만 년은 됨직한 열망으로 떠돌고

변종된 사람들 사이에서 나 홀로 씻김굿을 한다.

아직도 떠나지 못하는 영혼들에게

지금 신촌은 들끓는 욕망의 빙하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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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삶에 대하여

 

 

 

이렇게 숨이 차면서

흐르는 땀을 훔쳐가면서

비로소 나이를 책임질 수 있음을

나보다

어딘가의 내 반쪽보다도

어미가 먼저 코를 다신다.

전생에 원수였다는

그 가당치 않음이 병이 되어서

업보란 삶보다 무거운 형벌이라는

어미가

더 절뚝여 살아온 어미가

지금 문을 나서려 한다.

다음 세상엔

제가 먼저 원수가 되겠나이다.

극락왕생하시면 저는 문지기나

청동의 고리라도 되리오리니

길은 크고 단순하온데

저만이 요철이 되어서

지금도 채이며 쓰러지는 당신 너머로

앞 선 사람마저 붙들고 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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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에 햇살이




두 눈에 햇살이 첫 밤의 조명처럼

아직도 꿈인들 흘려서 밖을 보니

눈이 내렸다.

새 해 연휴를 술로 지새고

아침을 다 보냈거니

텔레비전 지직대는 소리에 일어 섰는데

창문 너머엔 겨울이

아이들 소리로 가득히 오고

하늘은 행인들 속에서 발을 구르며

연신 비벼대는 손끝에 살짝 얼어 있다.

때로는 취기에 저당 잡힌 새벽이

꺼진 방바닥에 단내로 돋아오고

꽁초 수북한 재떨이에 너를 잡아두기가

뒹구는 빈 병처럼 흩어져 가도

오늘은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설 수도 있을 것 같다.



네가 떠나간 그 길 위로

지금 영하 10도의 기억들이

숨을 고른다 온종일을

언젠가는 터져나올 그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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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난지도에서


  

                   ㅡ 6.10 항쟁의 날에 부쳐

 

 

 

그날의 태양은 너무도 순결하여

지상의 생명들은 모두가 추했다.

비가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그날부터 나의 젊음은 지고 가끔은

쓰레기 위의 햇살 같은 오후만 길어져 갔다.

내일이나 희망이라 하는 것들

그 미약한 약속의 축언 속에

또 얼마나 쓰러지고 피 흘렸던가.

그날엔 만 리 밖에 꽃이 피고

그 길에서 떠나가더니 오늘은 이곳

쓰레기 천국에도 비가 내린다.

그날의 외침처럼

그날의 벗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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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신촌에서(1)



 

 

질긴 내 젊음의 세월만큼

나는 이 거리에 얽매여 있다.

투명한 그릇의 바람이 되고 싶었던

다 떠나간 뒤의 노을처럼

이 거리를 증거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대의 슬픔이 되어서는 가장 외로운 사람의

독백이라도 들어주고 싶었다.

그때는 열망이 장대히 흘러갔고

사람들은 정말로 꽃잎 같았다고

그 뒤에서 나는 숨죽인 눈동자로

그날의 영혼들을 지켜주고 싶었다.

참으로 많은 몸짓들이

아무 의미도 없이 뒤엉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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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봄나들이

 

 

 

더듬어 읽는 한 줄의 글에

어머님의 눈물이 맺혀 있었다.

바람에 걸어논 슬픔

하나의 목련과

하나의 진달래, 나의 봄은 늘

손끝으로 오고

느낌이 햇살 같아서

마음을 풀어 놓았다

언젠간 하늘도 만져 보리라

지금 같은지

이렇게 더듬는 봄나들이

어머님의 눈물은 무슨 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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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렬 화백의 그림





다시 일어서는 아침에(2)



 

 

비가 눈발처럼 떠나가던 12월, 몇 가닥 햇살에도 서둘러질 때 지난 3년이 젖은 화장지처럼 풀어져 갔다. 세상은 44년을 내내 문밖에 있어 혈행 장애의 나는 얼굴도 볼 수 없었다. 비에라도 섞여 다가가려 하면 언제나 그만큼 흘러갔음으로 그년는 내게서 떨어진 만큼의 여신(女神)이었다.


 

다 거두어 간 들녘에 볏짚 단 쓰러지듯 피 흐르고, 내게도 외출이 허락됐을 때 그녀를 가슴에 품었던 그 한없는 뒤뚱거림. 날카롭게 인대를 잘라오는 희망 곁에서 하얗게 튕겨나던 내 어깨 위의 햇살도 한 올의 모공 속으론들 스며들려 하지 않았다.


 

하늘은 혈액을 빼 놓고도 완강히 떠 있었고 문밖에서는 늘 등을 보이는 자(者)가 바람 같았다. 주어진다면 남은 반 생(生)을 담보로 한들 내 이름 석 자로 서고 싶었다. 그 곁에 무표정의 어미와 죽음을 짊어지고라도 걷고 싶었다. 포도가 알알이 여물던 늦가을의 미열로 내 품을 떠난 그녀의 자리를 메워야 할 때도, 나는 몇 개의 낱알인들 걷고 싶었다.


 

가슴속으로 흐른다, 흘러서 바람이 되는 슬픔이. 한없는 가벼움으로 떠간다 신용불량의 구름이, 몇 그램의 온기가. 그래 한두 개의 꽃잎이라 한들 손끝에 봄볕을 느끼는 사십사 세가 훌훌 세월을 벗어버린 두 번째 스물이 되지 못할 것은 무엇인가. 그녀는 거기에 그대로 서있고 애초부터 등 돌려 있었다면. 삶의 뜨락 밖에선들, 그 여분의 거리에선들 시간이 그만큼 무거워져 있다면 나 또한 그만큼은 가벼워진 까닭에. 더더욱 문밖의 비라도 돼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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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봉 2014.07.26 17:02 신고

    늙은도령님의 자서전을 보는 것 같군요
    시를 보니 옛날에 많이 힘드셨던 것 같아요
    그나마 지나온 세월의 무게만큼 이젠 그 아픔앞에 초연해지려는 모습으로 느껴지네요...
    질병이 있다고 했는데 그게 혈행 장애이신가요? 심하신가요?
    이 시들을 보고 저도 가슴이 아픕니다...
    좀 더 완꽤되시어 밖에 뛰노는 아이와 같은 자유를 느끼시고,좋은 글들 써주시기 바래요....






다시 일어서는 아침에(1)

 

 

 

햇살이다. 다시 나를 깨우는 것은 천국문을 갓 나온 한결같음이다. 긴 장마 끝에 하루쯤은 걸러도 좋을 다 쓸려나간 뒤의 첫 구호품, 멈출 수 없는 우리네 하루살이다. 神은 함께 흘러갔음으로 인간의 이름으로만 다시 서야 한다는 노아의 방주 그 다음의 축복이다.


 

스물여섯 언저리 그쯤에선 물을 빼지 않았다. 가슴에 담아둔 분노가 비가 되어선 다시 사일 밤낮을 퍼부으며 가로수건 담장이건 지붕 위에서 나는 범람하며 함께 울었다. 神은 그만큼 멀리 있음으로 뼈저리며 일어서는 어떤 모습에도 나는 범람했었다. 사랑했음으로 눈을 들어 하늘을 보지 않고 다시 사일 밤낮을 神의 주변에서 피기 어린 거역으로만.


 

등으로 코끝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 그 안에 햇살이 있다. 그래 그런 것이리라. 스물여섯 언저리엔 하늘보다 대지에 더 힘겨워 했던 것이. 다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신보다 가까이에 있어, 문득 깨어나 보니


 

한낮이다. 입천장이 달라붙고 이마와 등으로 흘러내리는 더위. 한 발쯤 물러서는 것이 바람이 될 줄이야. 그래 일어서는 거다, 이보다 더 가벼울 수 없는 무게로. 내 무력함에 그들의 하루 품에 한 걸음 물러선들 가을은 더듬거리면서도 올 것이므로. 우리가 사흘 밤낮을 마중 나가 길을 열어놓은들 젖은 땅을 건너오는 것이, 사십 중턱에서 무겁게 열리는 아침 자락, 서너 보쯤 떨어져 있는 것이 햇살 아니면 또 무엇일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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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詩(1)

 

 

 

 

 

내 고통의 몫만큼

내 피 속엔 꿈들이 있다

자라서 업보가 될지언정

꽃으로 피지 못하는 세상 밖의

갈망들 스물 이전에 망울을 맺어선

서른일곱에 폐기처분된

다음 일년은 덤으로 주어졌고

다 보내니

이제야 내 병들이 내가 되었다

조금은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단절된 시간들의 춤사위

알맞은 미열과 단내가 익숙한

이 새벽의 뒤척임도 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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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몇 날을 주저하던 하늘이

 

문을 열었다

 

꿈틀꿈틀 비를 따라서

 

땅 위로 솟아오는 지하의 꿈

 

파릇한 기다림이 나무에 스며

 

잊었던 기억들이 하나씩 움터나온다

 

무조건 떠날 수 있었던 시절의

 

누군가 꽃으로 피어선

 

윤회의 업보 속에 그리움을 담는다

 

저렇게 사랑했었지

 

빗물이 흘러가는 길마다

 

한 잎씩 추억이 되살아오고

 

얼마 만인가 비속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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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당신이 내게 다가왔을 때(4)

 

                                                           

 

 

 


편지를 씁니다 

                                      

봄비 그친 후 첫 햇살로

 

당신 이름을 쓰고

 

당신 닮은 목련의 향기들로 인사를 하고

 

4월 바람 속 온기들만 모아서

 

첫 줄을 씁니다

 

다음 한 줄은 5월의 나무들에 기대어

 

물오른 초록들을 빌리렵니다

 

봄볕에 하나 씩 익어가는 딸기의 당분으로

 

내 떨림을 적으렵니다

 

지금 방안엔 숱한 꽃들과 바람

 

잎새들로 넘쳐 있는데 

 

4번째 줄에서 멈춰 있는 말들이

 

당신 모습만큼 아름답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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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봉 2014.07.20 22:08 신고

    무식해서 시는 잘 모릅니다
    단지 저도 이런 시의 감정 또 한번 느껴보고 싶네요 이글 보면 와이프가 마귀할멈처럼 변하겠죠?^^
    옆의 6살 9살 딸들이 그림 보고 이 낙엽은 진짜 같고 이 것은 안 나무 같다고 하네요^^ㅎㅎ

 

                                      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당신이 내게 다가왔을 때(1)

 

 

 

 

 


바람이 붑니다

 

하늘에서 땅까지

 

하나의 향기로 바람이 붑니다

 

지금까진 막연한 그리움이었습니다

 

언제고 내 피가 뜨거운 중에

 

아니 어쩌면 안개 속에 있었기에

 

있었는지조차 미더웠던

 

왜 바람이 부는지

 

그 속의 향기는 나만의 것인지

 

어찌하여 새벽 동틀 무렵엔

 

내 영혼은 산란기의 연어가 되는지

 

지금까지는

 

내 몸에서 빠져나간 내가

 

저기 어디쯤 있을 거라고

 

무언가 익숙한 느낌이

 

호흡처럼 스며들 것이라고

 

삶 속의 숱한 우연들처럼

 

당신이란 의미가

 

내 앞의 햇살이 되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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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겨울 어느 날의 눈처럼

 

 

 


1

하늘에서 버린 것이 내게는 있다

 

예수도 외면하여 떠돌아 가는

 

그래서 인간의 이름으로 묶어놓은 것

 

 


2

또 떠나고 있다

 

이 땅에 흐린 느낌만 남기고

 

노을보다 더 남루한 빛깔로

 

투벅투벅 삼일 밤낮의 혼돈과 피로

 

산 자들의 과잉포장 속으로

 

그저, 겨울 어느 날의 눈처럼 내려오다가

 

문득 깨달은 듯 홀연히 떠나고 있다

 

 

 


3

당신이 자꾸 떠나려 한다

 

세상 밖으로

 

초라한 현실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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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구제(1)

 

 

 

 

 

아직 우리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그날부터 시간은 흐르지 않았고

 

느낌도 그날 같은데

 

이밤이 지나면

 

나는 너를 잊어야 한다

 

몇 평의 방

 

작은 바람의 스침에도 묻어나는

 

투명한 너의 향기

 

한 뺨의 온기에도 가득히 웃던

 

지금 창가엔 달빛이 내리고 있다

 

저 무념의 하늘가

 

구석진 곳에 자리를 깔았을

 

나는 너의 침상에 들고만 싶다

 

이승처럼 산동네 전세여도 좋고

 

불꺼진 방 긴 겨울 속의 웅크린

 

하루밤이어도 좋고

 

 


이밤이 지나면 너를 잊어야 하는데

 

그날처럼 달빛이 하도 고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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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07 18:21

    비밀댓글입니다

  2. 늙은도령 2014.08.07 19:00 신고

    네, 감사합니다.
    예전의 경험을 시로 옮긴 것이지요.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그곳에도 그리움은 영그는지


 

 

길게 늘어진 시간이 석양에 걸려

하루의 끝자락으로 흘러가는 슬픔이 된다.

번성하는 어둠, 그 한 편엔

누군가의 사연이 낮게 드리워지고

땅 위에는 홀로 핀 달맞이꽃

당신 닮은 외로움이 깊어만 간다.


그대여 그곳에도 그리움은 영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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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킴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퍼져가는 모습이





그렇구려, 사랑이라는 것이 

보낼 수 없다는 것이

떠나는 사람에겐 한없는 부담이라는 것을

그래서 떠나는 순간까지 몇 번이고

흔들린다는 것을

몰랐구려 바람을 타는 그대가

내 손끝에서 날아오를 때

퍼져가는 모습이 너무 자유로워 보여서

나는 내 손에 남아 있는 온기에도 울지 못했소

죽음이란 남는 자의 것이라 생각했는데

떠나는 사람에겐 선택조차 없었다는 것을

몰랐구려, 지는 노을 속을 떠가는

당신의 모습이 슬프도록 아름다워 보여서

오늘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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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사랑은 아이와 같아서(http://www.realkim.com/)

                                                         

 

 

내 몸의 미열처럼






너는 10월 들녘의 햇살에도 있었고

멋적게 키만 커서

가벼운 바람에도 흔들거렸다


그날로 떠나는 가을 여행

홀로 거니는 걸음마다 너는 낙엽이 되고

둘이 부르던 그날의 노래 속에

간밤의 취기처럼 깃들여 있다

잊는다는 것은 한 올씩 기억의 실타래를

풀어놓는 것 네가 남겨놓은

약속의 말들 속에 너는 흐르지 못하는

눈물이 되어

내 몸의 미열처럼 머물러 있다  

   

이 미열이 감기라도 되는 날

너는 또 어떻게 풀어질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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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문득 돌아보는 그곳에(http://www.realkim.com/)

 

 


행여 그대 저 문 밖에





내 그리움이 너에게로 가면 슬픔이요

너의 잔소리라도 내게로 오면 기쁨이다

떠올릴 수 있다면 어디선가

지금은 기억의 단편에도 없는

처음의 다툼 상처조차 되지 못한 말들도

기쁨이려니

어떻게 인들 아침을 해치우고서

습관처럼 물을 끓이는데

꺼내 놓은 잔이란 아직도 두 개라오


행여 그대 저 문 밖에

지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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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로는 하늘이 물 속에도 있답니다(http://www.realkim.com/)




하늘(1)




하늘이 한 칸씩 비어져 갑니다

아직도 영혼은 깨어 있지 못하여

저 푸른 빈 칸을

무슨 言語로 채워야 하는지


하늘이 한 칸씩 비어져 갑니다

때로는 산길 떠도는 낙엽과 햇살

바람 따르는 눈길만 같고

서른 여덜의 하루

실피줄 터지는 웃음만 같은


하늘이 한 칸씩 비어져 갑니다

막무가내로 펴놓은 원고지엔

그 어떤 날의 향기이던가

차마 옮기지 못하는 사연들만 찾아와

입안을 맴돌고 맴돌단

지쳐서 손끝의 슬픔이나 되는데

 

하늘이 한 칸씩 비어져 갑니다

나는 새벽까지 깨어선 하늘만 보고

여명이 다가와 나를 적시면

비로소 떠오르는 몇 마디 말

망설이다가 영혼의 원고지에

끄적이다가 찢고 또 찢는 내 안의

갈망들


이승은 어찌하라고

저 구겨진 속됨은 어찌하라고

하늘만 한 칸씩 비어져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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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성에(1)

 

 

 

창문엔 지난 밤 내내

나를 부르는 너의 영혼이 하얗게 얼어 있다.

얼마나 애태웠으면 온몸이 이렇게 갈라졌을까.

다시 열리는 하늘에 어느 어둠이 있어

승냥한 이승의 한 밤을 빙꽃처럼 지새웠을까.

불러도 불러도 대답 없는 나에게

너는 얼마나 목청이 터지고 그리움의 이름으로

또 얼마를 추위 속에 서성였을까.

창문에 손을 대본다 살을 에는 한기

그랬었구나, 너의 슬픔과 외로움이 그대로 돌아갈 수 없어서

꿈도 없는 밤을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이렇겐들 불러 보지 않으면 잠들 수 없어

한 밤을 꼬박 거기서 울었었구나. 



갈갈이 찢겨진 너의 흔적들 사이로 

아침 햇살이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어지러움 속에

너의 마지막을 담은 스마트폰의 영상들이 

하나씩 기어나와 

뚝. 뚝.   

맹골수도의 차가운 수면 위로 빗물처럼 떨어진다.  




P.S. 단원고 존치교실을 없애려는 단원고 측과 30명 정도에 이르는 재학생 부모들이 행태가 인간으로서의 금도를 넘었습니다. 이재명 교육감도 단원고 재학생을 위해 8개의 교실을 증축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단원고 측과 일부 재학생 부모들의 행태가 마치 짜고치는 고스톱을 연상시킵니다. 세월호특별법부터 시작해 진상규명 작업 일체를 방해했던 여당 추천 위원들이 줄줄이 사퇴함에 따라 세월호특위는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에서, 정부는 세월호 인양을 특위의 활동시한이 종료된 한 달 뒤로 미루었고, 그에 발 맞춘 듯 단원고 측과 일부 재학생 부모들의 행태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위헌 논란과 UN 안보리결의 위반 논란을 무릎쓴 박근혜의 프레임 전환과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쓰레기 언론들의 광기 어린 북풍몰이 때문에 국민의 관심이 모두 다 개성공단과 미사일방어체제 도입에 쏠려 있는 틈을 타고 이루어지고 있는 이런 일련의 작업들을 막지 못한다면 세월호참사는 바다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종지부를 찍을 것입니다. 단원고 존치교실을 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로 봤을 때 소녀상을 지키는 학생들에게도 정부의 파렴치한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박근혜의 환관정치가 국민 모두를 지옥으로 내몰고 있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면, 세월호유족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이며, 단원고에 항의의 전화라도 해야 할 듯합니다.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고요. 힘을 냅시다, 고지가 바로 눈 앞에 있습니다. 북한 제재에 미국도 한 발 물러서며 무력시위에서 모든 것을 덮으려하는 것으로 볼 때, 박근혜는 낙동갈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이 엄혹한 시절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려면 우리가 먼저 지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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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성윤 2014.07.16 10:46 신고

    시인이시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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