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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유연성

노동5법의 본질은 모든 근로자의 비정규직화 승자독식의 경쟁적인 세계에서 다수의 패자들이 떨어진 이삭을 줍는 동안, 성공한 자들은 식탁 위에 차려진 이익들을 쓸어 담는다. 바로 유연성이 그러한 시장을 형성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위계적인 명령 체계를 통해 이익금을 분배해주는 관료주의적 체계가 없는 곳에서는 이익이 권력을 지닌 최고위층에게로 돌아가고, 규제가 없는 체제에서는 모든 것을 장악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익을 차지하게 된다. 유연성은 이렇게 승자만을 위한 시장을 만들어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킨다. 위의 인용문은 리처드 세넷의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에 나오는 내용으로, 박근혜가 노동5법의 국회 통과를 닥달하는 이유가 무엇을 위함인지 분명하게 말해줍니다. 박근혜의 노동시장 개혁(노동유연화)이 모든 근로자의 비정규직화로 귀결될 것이라는 .. 더보기
독일의 비정규직은 어떤 보호를 받을까? 독일은 비정규직을 기간제 근로자(fixed-term contract)로 표현합니다. 사측과 직원은 개별계약을 하며, 기간은 최대 2년(창업의 경우 4년까지 가능하나 지원자가 거의 없음)으로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기간은 양자의 합의 하에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연봉도 같은 직종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양자가 협상해서 정하며, 4대보험도 정규직(permanent contract)과 동일하게 제공됩니다(시간제와 한계 근로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에 포함. 파견근로가 늘어나고 있지만 소수에 불과함). 2년의 계약 기간이 지난 이후에 기간제 직원을 재고용할 경우에는 무조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합니다. 동일 직원을 편법으로 고용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우리나라처럼 계약 종료 전에 해고한.. 더보기
새정치민주연합의 몰락한 첫 번째 이유 이번 글에서는 첫 번째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새정연이 몰락하는 과정을 복기해 보면 계층구조와 이념구조의 변화가 중첩되는 것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후로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그 시발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1997년의 외환위기다. 수출 일변도의 압축성장의 폐해가 외환위기로 폭발하자, 신자유주의의 첨병인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반한 신자유주의 체제로의 돌이킬 수 없는 해부학적 외과수술이 단행됐다. 복지와 사회안전망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구조조정은 수없이 많은 해직자를 양산했고, 노동유연화의 본격화에 따라 노동의 몰락이 촉진됐다. 그 결과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장기적으로 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