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정치 알아야 바꾼다'와 '경제알바' '검찰알바' 등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손혜원 의원의 발언들이 위험수위에 이르렀습니다. 여러 번 구설수에 올랐던 손혜원 의원은 '자신의 기득권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는 누구도 살려두지 않겠다'는 서울대 교수들과 문재인을 노무현처럼 죽이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기레기들의 구역질나는 합작에 힘을 실어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현명하기 때문에 박기영을 사퇴시킬 것'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손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을 현명(신중하고 지혜로운)하지 못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인지 알지도 못한 채 '정치알바'에서의 발언을 SNS에도 올렸습니다. 손 의원의 발언이 옳다면 '박기영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뜻이 됩니다. 박기영을 사퇴시켜야 현명해지는 것이라면, 문통이 그녀를 임명했고, 직접 국민에게 양해를 구했으며,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임명 취지까지 추가로 브리핑시켰기 때문에 문통이 (무려 세 번이나) 현명하지 못한 것이 됩니다. 



손혜원 의원은 틈만 나면 '문재인이라는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어서였다'는 말을 합니다. 마케팅과 홍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공을 거둔 전문가라는 특성 때문에 '대통령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국회의원의 된 이후에도 똑같은 말을 한다는 것은 엘리트주의자의 오만함(손혜원은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오만한지 알지 못한다)이 그대로 드러나는 불적절한 말입니다. 홍보전문가로써 이명박 같은 사기꾼과 박근혜 같은 무지한 자를 권좌에 올릴 때는 '만든다'는 말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문재인에게는 어림도 없는 말입니다. 



성공한 자들의 공통적 특성 가운데 하나인 손혜원의 이런 발언들은 박기영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문통이 했을 고민의 양과 질을, 청와대 참모들과의 수없은 토론을, 당시의 상황을 정밀하게 되짚어보는 과정을 거친 후에 나왔다는 사실을 완전히 뭉개버릴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박기영을 임명하면 온갖 똥칠을 당할 것이라는 (자칭) 문재인 지지자들의 주장처럼, 문통과 참모들이 현명하지 못해서 이런 결정을 했다는 전제가 있을 때만 손 의원의 발언은 정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문재인이 어떤 사람입니까? 한국에서 최고로 머리가 좋다는 사람들이 모인 사법연수원을 차석(실제로는 수석)으로 수료한 사람이며, 천하의 노무현은 물론 유시민과 안희정, 김경수 등이 한결같이 따르고 신뢰하며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이명박근혜 9년 동안 문재인을 죽이기 위해 정권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생까지도 뒤지겠다는 현미경·저인망식 사찰과 먼지털기에도 끝내는 문제점 하나 찾아내지 못할 만큼 정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신중하고 지헤롭지 못하면 절대 이렇게 살 수 없습니다. 





그런 문통이, 그런 문통을 보좌하는 뛰어난 참모들이 황우석 사태에 연루돼 있다는 원죄 때문에 충분히 예상되는 반발을 무릎쓰고 지방대 교수인 박기영을 참여정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부활시켜 초대 본부장에 임명할 때는 '현명하지 못해서' 그랬던 것이 아닙니다. 한학수 PD가 박기영을 김기춘과 비교한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문통의 고민과 의지는 박수현 대변인의 브리핑에 자세히 나와있었고, 박기영에게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해주면서까지 임명을 강행했을 때는 그것에 합당한, 아니 그 이상의 목표와 준비가 돼있었기 때문입니다.



과학계(어떤 과학계인지 정확하게 밝힌 언론은 단 하나도 없었다)를 대표해 박기영 임명철회를 요구한 서울대 교수들에게는 모든 언론이 기회를 주었으면서도, 황우석의 배아세포를 다루는 기술은 살려야 한다는 기술사협회의 찬성 표명은 어떤 언론도 다루어주지 않았습니다. 진리를 찾는 과학과 이를 현실상에서 구현하는 기술(공학)의 차이를 무시한다 해도, 이명박근혜 때는 기계적 균형도 지키지 않았으면서도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기계적 균형을 울부짖는 언론들의 일방적 주장에 힘을 실어준 손혜원의 발언은 문통을 현명하지 못한 대통령이나, 여론의 공격을 받아야 현명해지는 대통령으로 추락시켰습니다.



문통은 이로써 인사청문회가 필요없는 인사권 행사마저 여론의 눈치를 살펴봐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습니다. 박기영 임명에 격렬하게 반대했던 지지자들은 문통의 인사권마저 제한함으로써 '그들이 허락하는 선에서만의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를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문통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고, 불온한 자들에게서 지킨다는 명목으로 문통이 원하는 인물의 임명마저 무효화시키는 쾌거(월권 또는 국민의 권리)를 이루었습니다. 



탁현민 행정관에 대한 집요한 공격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이번 공격은 '노무현 죽이기'와 완전하게 겹치지만 문통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서 사태의 본질이 가려져버렸습니다. 모든 것이 잘 돌아갈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다시 말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문통의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는 노통의 전철을 밟을 수 있는 선례가 생겼습니다. 박기영을 몰아내는데 성공한 과학계가 그녀의 반론에 '자제하라'고 찍어누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들이 제대로 된 과학자라면 집단적 권위와 언론의 일방적인 도움을 동원해 찍어누르는 것이 아니라 박기영의 반론(서울대 교수가 주범)에 사실 관계를 밝히는 재반론을 펼쳐야 합니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 진실 여부에 대한 것이지 일방적 여론몰이로 승부를 갈랐으니 닥치고 있으라는 권위주의적 행태가 아닙니다. 그럴 때만이 20조에 이르는 R&D 예산이 학벌과 소재, 명성 같은 왜곡된 권력에 의하지 않고 필요한 곳에 골고루 지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대표를 할 때에도, 대선캠프를 구성할 때도,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에도 문재인은 자신의 최측근들을 청와대로 데려가지 못했습니다. 필자는, 문통이 첫 번째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그렇게도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던 것이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통은 자신의 사람들을 청와대로 데려갈 수 있었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비토와 조작, 왜곡, 선동, 저항, 지지율 하락 속에서도 훌륭한 성적(거의 다 알려지지 않았지만)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박기영이 부활된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수장으로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와 상관 없습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문통과 청와대가 박기영을 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이 국민에게 받아들여지 않았다고 해서 그녀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해서 그랬다는 식의 발언과 그들이 지혜롭다면 (특정되지 않은) 과학계의 반발과 여론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문통과 청와대를 자기 멋대로 재단하는 것이다. 문통과 청와대는 면피를 할 수 있을지언정 박기영이라는 인간의 인권은 또 어떻게 된단 말인가?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인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지율은 떨어지기 마련이고 노통보다도 자신의 사람들을 쓰지 못하고 있는 문통이기에 박기영의 4일이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문통이 일을 줄이려면,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정 경험이 풍부하다 해도, 그래서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해도 탁현민 행정관처럼 문통의 장점을 극대화시켜줄 사람들이 없으면 성공한 대통령으로 봉하마을을 찾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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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7.08.14 07:21 신고

    또 ‘간첩 조작사건’ 담당검사를 요직에 발탁했더군요. 이건 아닌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8361&sc_code&page&total

  2. 2017.08.14 07:21 신고

    공감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7.08.14 08:21 신고

    뭔가 꼬투리를 잡을려고 눈을 벌겋게 달려 들고 있기 땜에
    우선은 오얏나무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않도록 하는것이
    좋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7.08.14 08:27 신고

      이번 건은 이상합니다.
      박기영은 주범도 아니었고, 황우석과도 별로 얽히지 않았다가 본부장이 되면서 정책적 지원을 한 것 뿐입니다.
      저는 박기영이 되면 황우석 사태의 주범들이 지원을 받지 못할 것 같아 들고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4. *저녁노을* 2017.08.14 10:10 신고

    대통령 혼자 이끌ㅇㅓ가는게 아니니 곁에 전문가들이 필ㅇㅛ하지요
    너무 이끌려간다는 느낌이 있어 안타까워요ㅜ.ㅜ

    • 늙은도령 2017.08.14 16:40 신고

      문통이 하자가 있어도 어떤 사람을 쓰고자 했을 때는 그만큼 생각이 있기 때문이지요.
      오유 등의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문재인 지지자들은 그런 것을 고려조차 안합니다.
      그들은 너무 교조적이고 점령군 행세를 합니다.
      깨시민이라는 것은 군림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5. 2017.08.14 15:23 신고

    궁금한 게 있어 질문드립니다.

    며칠전에 쓰신 글 중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 메인서버를 구축하고
    서버자체를 교체하지 않으면 기록을 지울 수 없도록 했다는
    기록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을까요?

    • 늙은도령 2017.08.14 16:42 신고

      기사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기간에 국정원 메인서버를 바꾼 이유가 국정원의 모든 기록을 지우지 못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일탈을 막게 함이었습니다.
      이명박근혜의 국정원장이 메인서버를 교체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여론의 반발로 그렇게 하지 못했지요.
      또한 거기에는 국정원의 모든 정보들이 모여 있어서 바꾸지 못했고요.
      이지원시스템도 비슷합니다.
      노통은 그렇게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습니다.

  6. 뭐지? 2017.08.15 10:05 신고

    별것도 아닌걸로 음해하는구나.
    세상 그리 할일없나? 별것도 아닌것가지고 난리네. 난 또 뭐라고 쯪쯪


박기영의 자진사퇴와 관련해 거의 모든 언론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논리 중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쉽게 걸려들 수 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황우석 사태를 자신의 단편적인 기억에만 의존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것은 노무현을 죽음에 이르게 한 언론들에 의해 원죄가 있는 것으로 확정된, 그래서 일체의 반론권도 주어지지 않은 일방적이고 압도적인 마녀사냥을 정당화하기 위해, 박기영이 자신에게 주어진 청와대의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제의를 거절했어야 했다는 단세포적이고 일방적인 논리입니다.





과학적 발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토마스 쿤의 정상과학에 대한 패러다임 이론과 함께 '단 하나의 반증만 제시할 수 있어도 과학적 진리라 할 수 없다'는 칼 포퍼의 반증주의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칼 포퍼가 옳다면 언론과 연구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노통을 서울대 실험실로 데리고 간 사람이 박기영이 아니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책임을 노통과 박기영에게 돌리는 언론과 연구자들의 논리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통의 높은 지지율 때문에 마음대로 비판도 할 수 없는 언론들이 (서창석과 백선하의 서울대병원처럼 황우석 사태의 주범들인 서울대 놈들과 입을 맞추기라도 한듯이) 문통을 위하는 것처럼 내놓은 논리ㅡ박기영이 양심과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청와대의 제의을 거부해야 했었다는 논리는 얼핏 들으면 그럴싸해 보입니다. 노통의 말을 빌리면 깜량도 안 되고, 기독교계 일부에서는 완전히 무시되기 일쑤인 예수의 말을 빌리면 원죄가 있는 박기영이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일조했다는 이유로 공납을 챙기려 하는 후안무치한 인물로 몰아갈 수 있으니까요



정말 그럴까요? 문통을 비롯해 청와대 관계자들이 여러 후보들 중에서 박기영을 최종적으로 낙점했을 때 어떤 반발들이 일어날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보지 않았을까요? 문재인 캠프에 참가해 승리에 일조했다는 이유만으로 황우석 사태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박기영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했을까요? 문통이 "박기영 본부장을 임명한 취지에 대해 널리 이해를 구합니다"라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한 뒤에 박수현 대변인이 임명 취지까지 브리핑하며 국민과 지지자의 양해를 구한 것은 씨알도 먹히지 않은 것일까요?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인사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후보자 중에서 두 명이나 자진사퇴를 한 것을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데, 박기영이 그 중에서 최고라는 것을 문통과 청와대만 몰랐을까요? 그들 모두가 영화 '메맨토'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일까요? 문통이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려 '너의 죄를 사하노라'면서 박기영에게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자리를 하사한 것일까요? 아니면 박기영이 이명박의 소망교회 동생처럼 '오빠, 나 이 자리 줘'하며 아양을 떨기라도 했을까요? 





문통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박기영을 임명하면서 아무런 고민과 토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박기영이 문통과 청와대의 제안을 강력하게 거절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녀가 설득당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강력하게 거절할 수 없었다는 것을 무조건 배제한 채 박기영에게 모든 비난을 퍼붓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문통을 도와주고 싶은 박기영의 욕심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해도,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가 핵심이었던 박수현 대변인의 브리핑이 문통의 바람이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그럴 경우 문통의 인사권은 어디까지 허락되는 것일까요?



심지어 '김용민브리핑'에 출현한 프레시안 출신 기자는, 황우석의 신성화가 최고점에 이르렀던 시절 '황우석에게 온갖 특혜를 주고 국민적 영웅으로 키우자는 계획을 노통과 자신이 세웠다'는 박기영의 글을 폭로하며 강제 퇴출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황우석 사태의 최종책임은 물론 실질적인 책임도 노통에게 있다는 뜻이기에, 결국 문통이 참여정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부활시켜 박기영을 낙점한 것이 노통의 악몽을 되살려내는 긁어 부스럼만 초래한 것이 됩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문통은 노무현의 '성공과 좌절'을 운명처럼 짊어지고 있으며, 여러 번 말했듯이 노무현이라는 거울을 마주하고 있어서 참여정부가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의무도 지고 있지만, 박기영의 임명과 자진사퇴로 정반대의 결과만 도출하고 말았습니다. 노통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준 것 중에 부동산투기를 제때 잡지 못한 것과 황우석 사태를 키웠다는 것은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였는데 그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만 증명했을 뿐입니다. 



전자는 의식에 자리했고 후자는 무의식에 자리했던 것만 다를 뿐, 두 사건은 노통과 참여정부를 지지자들로부터도 멀어지게 만든 결정적 사건들이었는데, 박기영을 낙점한 문통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노통의 상처만 더욱 곪아졌다는 뜻도 되고요. 박수현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던 것처럼, 문통은 박기영을 통해 참여정부의 과학기술정책과 그 결과가 최고였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지만, 언론과 지지자들의 반발에 역효과만 불러온 채 노무현의 상처만 들춰낸 꼴이 됩니다. 박기영을 쳐냄으로써 문통은 지켰지만, 노통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문통의 의도와는 달리 박기영이 자진사퇴를 할 수밖에 없게 됨에 따라, 지지자들에 의해서도 문통의 인사권이 제한받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과 함께, '모든 게 노무현 때문'이라는 조중동의 악의적인 프레임에서 노통과 참여정부를 건져올릴 수 있는 기회도 무산됐습니다. 아직 문통의 임기가 많이 남았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반론을 펼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통에게 가해진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만신창이가 된 박기영의 마녀사냥에 의문을 표하지 않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문통이 물러터졌다는 것인지, 청와대에 문통의 판단력을 흩트리는 자들이 많다는 것인지, 박기영이 나쁜 X이라는 것인지, 진의를 알 수 없는 손혜원 의원의 주장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민주당을 대표해 우원식 원내대표가 박기영의 임명 철회를 요청했고, 정체불명의 청와대 관계자를 내세워 '박기영에 대한 반발이 이렇게까지 심할줄 몰랐다'는 확인사살까지 더해졌으니 문통이 입은 상처도 노통이 입은 상처에 못지 않을 만큼 컸을 수도 있습니다. 





나흘도 버티지 못할 박기영을 임명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 박기영의 자진사퇴가 잘된 것인지, 허튼 꿈을 꾼 박기영이 잘못된 것인지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지만, 문통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박기영을 임명한 것이 노통의 상처만 들춰낸 것으로 귀결돼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박기영이 초스피드로 자진사퇴함에 따라 다음 타겟은 인사검증을 총괄하는 조국 수석과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과 정반대에 위치하는 탁현민 행정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걱정거리로 떠올랐고요. 



가 알고 있는 진실은 박기영이 황우석 사태의 주범이 아니라는 사실이며, 세계 최고의 과학지인 '사이언스'조차도 황우석 논문의 문제점들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한국의 젊은 연구가들이 발견한 것도 논문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것이었으며, 외국의 연구가들이 똑같은 실험을 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에야 조작이 확실해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우석과 그의 일당들을 단죄하는데 한없이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황우석을 빼면 거의 다 살아남아 서울대 교수 등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들 이외에는 다른 정보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반론을 펼칠 수밖에 없으며, 박기영의 마녀사냥 끝에 창백한 얼굴로 서있는 사람이 지켜주지 못했던 노무현이라는 사실에 격한 반론을 펼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청와대라고 해서 인사를 하는 방식이 특별나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저의 반론은 상식에 근거했다고 자신할 수 있고요. 박기영 임명과 자진사퇴를 기억의 창고에 보관하는 것 이외의 선택은 사라졌지만, 문통과 노통 모두에게 상처만 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살펴보는 일은 그만둘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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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7.08.12 07:15 신고

    다름을 인정 못하는 사회...
    또 다른 진실이 뭍혀갈 수도 있는데... 머녀사냥이 아기를 빌어봅니다.

    • 늙은도령 2017.08.12 07:28 신고

      광기와 신념은 종이 한 장 차이이지요.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기준도 종이 한 장 차이고요.
      이번의 과정은 노통을 죽음으로 내몰던 그때의 방법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박기영의 사퇴로 진실은 묻혀버렸지만, 언론의 행태와 과학계의 움직임에는 의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과유불급 2017.08.12 07:41 신고

    부끄럽습니다. 그 진실이라는것에 제가 먼저
    포기한건 아닌지.이번 사태에 대해 다수의
    국민들이 그러하듯 저역시 비슷한 논리로 그녀에게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있으니...
    솔직히 맞습니다.수양이 부족한 주둥아리만 살아있노라고.

    • 늙은도령 2017.08.12 09:06 신고

      저의 주장이 100% 옳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박기영의 마녀사냥에는 문재인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재인의 성공을 바란다는 것은 불안하다는 것이 반작용일지도 모르지요.
      그것이 극대화된 것이 박기영 사태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7.08.12 08:03 신고

    다수가 반대하는것은 좀 더 자세히 그리고 심사숙고를 해야만 합니다

    • 늙은도령 2017.08.12 09:09 신고

      다수의 반대가 당연한 것도 있지만, 이번 건은 너무 지나칩니다.
      어떤 이성적 판단도 끼어들 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4. *저녁노을* 2017.08.12 09:40 신고

    신상털기...너무 심하다는 느낌들어요.
    잘못 인정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하던데...ㅠ.ㅠ

    • 늙은도령 2017.08.12 09:43 신고

      재도전의 기회란 불가능한가 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조금 더 여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날이 서있습니다.

  5. 황영숙 2017.08.12 09:57 신고

    명박이가 경제를 살려 줄거라며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던 대중들의 어리석음은 아무도 말리지 못하지요

    대중들을 탁류로 이끄는 원동력은 제 배때지만 불리려는 언론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광기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7.08.12 10:24 신고

      저도 그것을 봤습니다.
      언론은 절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것에 휘둘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6. inowhere 2017.08.12 11:02 신고

    잘 읽었습니다.^^

    음.. 박기영씨가 황우석 관련 이슈 외에 다른 이유로도 비판받은 걸로 아는데요. 그부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하네요.

    • 늙은도령 2017.08.12 14:04 신고

      그것도 그녀의 사퇴서에 나와있습니다.
      님이 지적한 것이 연구비를 전용한 것이라면.

  7. 최순석 2017.08.12 19:17 신고

    과학 현장의 분위기를 잘 모르시는군요. 진영 논리가 아닌가 합니다.
    과학기술계의 사람들은 대개 그의 손에 그 많은 국가연구비가 조정된다는 걸 용납하기 어려웠던 겁니다.
    논문 말타기, 아니어야 합니다. 정당하지 않은 연구비 집행, 아니어야 합니다. 젊은 연구비 뺏는 거와 같은 거, 아니어야 합니다. 연구자로서 기본적 연구윤리를 저버린 행태, 아니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랬다면 매장이 될텐데 그는 달랐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문통을 거부하겠다는 그런 생각은 아예 출발 선이 아닙니다. 저 사람 아니니 제발 그러지 말고 바꿔주길 원했던 겁니다.
    과기계가 반발하는 이유를 적시해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언론에 조종된 게 아니라 언론이 나서 줬으면 했습니다. 안 그러면 하도록 내버려두는 꼴이 될 테니까요.

    • 늙은도령 2017.08.12 19:33 신고

      님은 과기계의 입장에서 박기영을 본 것이고, 그쪽의 기준에서 판단한 것이라면 저는 문통의 입장에서, 박기영으로 대표된 노통의 참여정부의 입장에서, 심하게 부풀려진 공격의 희생자의 입장에서 이번 글을 썼습니다.
      과학계의 윤리가 망가진 것은 하도 오랫동안 하도 많이 봐서 님의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드네요.
      제 집안이 과학계에서 박사하위를 딴 분들이 많고 교수도 많아서 너무 많은 나쁜 사례들에 대해 질리도록 들었습니다.
      저 또한 연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때 수없이 봤고요.
      데이터 조작은 일상이었고, 상명하복은 도를 넘었고, 표절은 다반사였습니다.

      또한 황우석 사태 때 농업생명학과가 떠오르며 각광받자 서울대 의학과 등에서 멸시하고 방해하는 것들이 하도 심했던 것을 알고 있기에 박기영에 관해서는 반론을 펼쳐야 했습니다.
      하물며 그녀는 지방대 교수여서 노통처럼 이땅의 기득권과 엘리트주의에 빠진 자들로부터 상상도 할 수 없는 비토를 당했던 것도 고려했고요.
      이땅의 최고위층과 연결되는 인맥을 가진 저로써는 그들만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역겨운 것들을 너무나 많이 경험했는데, 이번 반발에서도 비슷한 것들을 볼 수 있었고요.
      각자의 경험이 다르고 각자의 관점이 다르니 똑같은 사안을 반대로 보는 것이겠지요.

  8. 최순석 2017.08.12 20:48 신고

    과기계도 좀 썪었던 세대가 있었죠.
    그 대표가 황과 박이겠고요.
    완전 없다고 말할 수 없을지라도 지금도 그 정도는 그 집안 주위의 높은 곳에 선 닿는 그런 그룹에서 그러는지 모르지만 과기계 다수의 분들은 아니라고 봐요. 님의 주위분들 가운데 어쩌다가 냄새나는 분들이 많은가 보군요. 더러운 것은 멀리하는 게 심신 건강에 낫습니다. 그 냄새가 싫어서 다수의 사람들이 물러 나길 원했죠.

    • 늙은도령 2017.08.12 22:54 신고

      제 주변에 그런 분들이 많은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무수히 많은 사례들을 찾아내고 경험하고 바로잡으려 노력했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입니다.
      최고의 위치에 오르면 상당히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험이 들어가는 연구논문에서는 데이터 조작이 특이한 것이 아닙니다.
      인문계의 논문에 표절이 만연하는 것처럼요.
      최근에는 검색으로 부분 인용만 하는 경우가 늘어나 원전을 읽는 경우는 극히 드물구요.
      학위 논문이 최고의 업적인 경우가 너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좀처럼 대가가 나오지 않는 이유의 핵심이지요.

  9. 젊은 신사 2017.08.12 21:04 신고

    늙은 도령님.
    그에게 왜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하죠?
    또다른 똥칠을 문통께도 할텐데. ㅉㅉ
    지금 날 선게 후 탈이 안 나게 않을까요.

    • 늙은도령 2017.08.12 21:16 신고

      당신은 어떻게 미래의 일을 아는지요?
      한 번의 잘못으로 모든 것이 결정됩니까?
      공동저자 관행에 대해 아세요?
      황우석의 논문에 공동저자로 올라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그들 중에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서울대 교수로써 살아남은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나요?
      당신에게 무슨 권한이 있어 문통의 인사권마저 무시해버리는 것인지요?
      문통은 아무 생각없이, 치열한 고민없이 박기영을 임명했다고 보는 것인지요?
      우리가 문통과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결정할 수 있습니까?
      그러면 문통에게 무슨 권한이 있지요?
      자신이 한 인사마저 단칼에 날라가는데...

  10. 적폐청산 2017.08.12 22:07 신고

    확실히 문대통령 인사권이 여러방면에서 난도질 당하고는 잇습니다 쥐새끼와 그네처럼 띄우는 언론들이 없다는게 확실히 약점이겟죠

    이나라 언론들은 문통의 인사권을 어떻게든 흠집내어서 철저히 자유당과 쥐새끼 쥐박이를 보호하려는게 정말 눈에 다 보일 지경입니다

    특히 손혜원 이런식의 내부총질 참으로 안타깝네요

    박기영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난도질 당햇으니 사대강 찬성한 것들은 이것들은 진짜 끝장을 내줘야 할거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7.08.12 22:12 신고

      네, 그것이 핵심입니다.
      문통의 인사권이 지지자들에 의해서도 제한받은 것이 박기영의 자진사퇴입니다.

  11. 토마토 2017.08.13 06:11 신고

    그나마 다행인건 JTBC에서 박기영의 해명을 준비했다는겁니다.

  12. 2017.08.13 13:23 신고

    "박기영의 마녀사냥 끝에 창백한 얼굴로 서있는 사람이 지켜주지 못했던 노무현이라는 사실에 격한 반론을 펼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눈물납니다...

  13. 2017.08.13 13:45

    비밀댓글입니다

  14. 코부타 2017.08.14 13:03 신고

    이곳에서 늙은도령님을 만나니 반갑습니다.국민들이 아직 너무 순진한건 아닌지...손의원은 좀 아쉽습니다.
    말을 조금 아끼셨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해 보았구요.

    • 늙은도령 2017.08.15 03:15 신고

      문재인 지지자들 중 일부가 너무 막나갑니다.
      마치 점령군 행세를 합니다.
      그것이 너무 나가다 보니 문통마저 그들의 기대에 맞추려고 해요.
      박기영 마녀사냥의 본질은 그것이라고 봅니다.
      보다 직접적은 글을 쓰면 문통에게 안 좋을 것 같아 묻어두고 있습니다.
      지지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그들의 기대 안에 문통을 가두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도자가 자신이 원하는 사람 한 명 쓰지 못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기다려줘야 할 시기가 있는 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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