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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히만

탁현민과 류영진, 그리고 세상 바뀐 줄 모르는 식약처 공무원들 먼저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유럽이 살충제 계란에 경기를 일으킨 이유는 유대인 대학살에 살충제로 만든 독가스가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행정비용으로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해야 했던 아이히만이, 1차 세계대전 당시 염소가스를 만들어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리치 하버의 '치클론B'라는 독가스를 사용해 유대인을 학살했는데, 그 독가스의 원료가 살충제였습니다. '살충제 트라우마'는 유럽인의 잔혹성을 말해주는 역사적 증거이기 때문에 살충제 계란이 유통됐다는 것은 광우병이 유럽을 휩쓸 때보다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킨 것입니다(하버는 과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고, 그의 부인은 남편을 용서할 수 없어 자살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계란에서 살충제가 나온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더보기
김어준의 뉴스공장, 내부고발자 노승일을 호출하다 필립 짐바르도의 《루시퍼 이펙트》는 '인간 본성에 내재한 반사회적 행동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된 '스탠포드 교도서실험'을 통해, 한나 아렌트가 유태인 학살의 행정담당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하면서 발견한 '악의 평범성'을 증명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책의 말미에 내부고발자를 다룬 것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노승일과 고영태. 박현영 같은 내부고발자가 없었다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알 파치노와 러셀 크로우가 주연한 영화 를 통해서도 내부고발자와 그의 가족, 친척과 지인 등에 가해지는 전방위적 위협과 회유 등이 얼마는 크고 심대한지 알 수 있지만, 《루시퍼 이펙트》에 나온 목록을 보면 영화에 담아낸 것은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 더보기
서울대병원의 백선하,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 한 명의 의료 전문직(의사)에 불과한 백선하가 백남기씨 유가족, 국민의 70% 이상, 의료계 전부와 맞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주의 세상에서 이런 신과 같은 독점적 권리(이반 일리치는 이를 '근본적 독점'이라고 했음)가 작동할 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려면 산업혁명 이후 과학과 기술(공학), 지식과 학위 등을 앞세워 세상의 모든 필요를 지배하게 된 전문가 집단의 부상을 살펴봐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삶의 거의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결했던 인간은 시장경제 안에서 대량으로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에 의존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필요(어제의 사치품이 오늘의 필수품이 되는 것, 광고를 통해 필요없는 필요를 창출하는 과정, 제품과 서비스의 세분화를.. 더보기
병 속의 편지, 이 땅의 지식인에게 고함ㅡ2 "모든 철학이 죽었다"는 비트켄슈타인의 절망적인 선언이 나왔던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철학과 사회학이 죽어버린 시대가, 신자유주의 통치와 거대 미디어의 세상인 지금이기 때문입니다. 생각 자체가 사라진 채 끊임없이 이동하고 접속하며,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자신의 과거를 삭제하고, 현재의 나를 끝없이 업그레이드하는 모바일기기의 특징으로 인해 지금-당장이라는 소비지상주의가 만연된 시대적 특징을 감안하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비판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의 지식인들이 현실비판에서 멀어지면 화석의 존재처럼 변해버린 존재의 근거마저 사라져버립니다. 포기는 쉽고, 타협은 탈콤하며, 전향은 부를 제공합니다. 지식인이 꼭 가난할 필요는 없지만,.. 더보기
병 속의 편지, 이 땅의 지식인에게 고함ㅡ1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한 사회의 대중이 오도된 사고방식이나 정세판단을 하고 있을 때 그것을 깨우쳐야 하는 것은 언론과 지식인의 최고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ㅡ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인용 최근에 들어 자신들만 옳다는 박근혜와 그의 환관들의 권력에 취해 그들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제대로 된 보도를 내보지 않고, 이에 침묵하는 이 땅의 지식인들을 보며 하나의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것은 사회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 땅의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어떤 보도와 지식도 그것이 가장 필요로 할 때 이루어지고 제시되지 않으면 죽은 것이며, 비겁한 것이고, 쓸모없는 것입니다. 쓰레기라는 소리가 가장 정확한 한국의 언론들과 자신의 동굴 속으로 숨어들어가 '임금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