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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홀연히 떠난 박원순 시장을 그리워하며 春分 꿈이었을 게다 절름발이 시집보내는 삼십년 어미의 삼켜온 눈물 꽃이었을 게다 떠나는 상여에 하늘 같은 슬픔들 밤마다 돌아오겠나이다 꽃마다 맺힌 자식의 약속 더 축축한 神의 사과였을 게다 까치가 운다 비는 꼬박 사흘을 멈추지 않고 지난밤에는 내 기억 밖의 누군가 전화를 했다 되돌리지 못해도 그것도 한 生이고 이 비 그치면 바람에도 햇살이 묻어온다 하기에 봄나들이 더듬어 읽는 한 줄의 글에 어머님의 눈물이 맺혀 있었다. 바람에 걸어논 슬픔 하나의 목련과 하나의 진달래 나의 봄은 늘 손끝으로 오고 느낌이 햇살 같아서 마음을 풀어 놓았다 언젠간 하늘도 만져 보리라 지금 같은지 이렇게 더듬는 봄나들이 어머님의 눈물은 무슨 색인지 퍼져가는 모습이 그렇구려, 사랑이라는 것이 보낼 수 없다는 것이 떠나는 사람에겐 .. 더보기
유민과 유나에게, 못난 아버지의 이름으로 할아버지의 재산, 아버지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이 자식의 대학진학과 인생을 결정한다는 얘기에서 보듯, 지금은 아버지라는 존재가 한없이 퇴행해버린 시대입니다(망상 하나 ㅡ 나찰 같은 엄마부대는 있어도 아빠부대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일까? 군복을 입은 어버이부대는 정치사회적 조폭이언정 양성평등론자라도 되는 것일까? 부모라는 이름을 한없이 더럽히고 있는 것은 둘 다에서 공통적이지만). 그 존재만으로 한 가정을 이끌 수 있었던 아버지의 시대는 아득한 옛날에나 찾아볼 수 있는 과거의 유물이 됐습니다. 그나마 가장을 주장할 수 있었던 근거인 '돈을 벌어오는 기계'로서의 아버지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40대 중반까지 정규직에 남아 있기도 힘든 현실에서, 자발적 노예가 되거나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는 아버지라는.. 더보기
그날, 단원고 학생들이 느꼈을 공포와 절망 때문에 필자는 11년 전, 이맘 때쯤 고속도로를 주행 중에 공황증상이 일어났다. 만성디스크의 통증이 다리로 내려가더니 페달을 밟는 발에 부분적 마비가 올 것 같았고, 그런 두려움이 어는 순간 통제의 범위를 넘어섰다. 공황증상이 일어나자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두려움과 공포가 맹렬하게 밀려들었다. 저녁 9시, 수많은 차량이 다니고 갓길도 없는 고속도로라 운전을 멈출 수도 없었다. 단 1초도 더 운전할 수 없을 정도의 공황증세는 '정말로 죽는구나'하는 압도적인 공포로 나를 몰아쳤다. 몸을 가눌 수 없는 무력감에 운전대를 놓고 몇 초라도 쉬고 싶었다. 극단의 공포가 몰고온 무력감에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손을 놓고 그대로 쓰러지면 교통사고를 피할 수 없지만, 코앞에 닥친 죽음의 공포에서 잠시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