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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과학비판2 ㅡ 위험사회의 등장 이익에 초월했던 베이컨이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로 과학에 대한 열정이 강했던 사람이라면, 데카르트는 현재의 결과만 놓고 볼 때 문제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경험을 통한 과학적 지식을 중시했던 베이컨과는 달리 자연과 종교에 대한 근대이성의 우월성을 《제1철학에 대한 명상》과 《방법서설》을 통해 정립함으로써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자 세상의 지배자로 확고한 위치를 다졌기 때문이다(정신과 육체의 분리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바탕이 됐다). 우리가 말하는 과학철학이란 데카르트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그는 과학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이성이라는 종교에 귀속시켰다. 모든 생각과 추론, 사상과 개념을 부정할 수 있어도, 신이 준 선물인 생각하는 있는 과정만은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생각한다, .. 더보기
이민과 다문화 문제를 바라보는 세 개의 영화 세부적으로 파고들어가는 영화의 짜임새를 별도로 한다면, 저출산‧고령화의 필수적인 결과인 이민과 다문화 문제를 다룬 세 개의 영화가 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와 웨인 크래머의 ,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의 이 그것입니다. 해리슨 포드가 주연인 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어 풀어내는 관계로, 영화의 짜임새가 허술하고 어지러운 블랙버스터에 가깝습니다. 한 편의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다루려고 했던 것이 패인이지만, 이민의 나라인 미국에서도 불법이민과 다문화가 그리 녹녹치 않은 문제로 부각했음을 보여줍니다. 로마시대 이후로 사라졌던 노예제도를 부활시킨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며, 경제가 나빠지자 노예해방의 이름으로 그들을 더 싸게 부려먹었던(노동유연화의 기원) 나라가 미국임을 고려하면, 불법이민..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비판ㅡ현대성의 탄생3 현대(성)의 병폐가 정점에 이르러 발생한 미증유의 참극인. 미국 월가 발 2008년의 신용 대붕괴가 유럽으로 전이돼 복지국가 신화에 종지부를 찍더니,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같은 신흥국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결과의 낙관론'이 부른 이런 참사들이 이어지며, 인류의 진보는 퇴행을 거듭하고 있고, 머지 않은 장래에 파국적 결말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공포가 확산일로에 있다. 작년 1월1일에 작고한 울리히 벡의 저작들을 더 이상 읽을 수 없다는 것은 비극이다. 독일의 재부상은 현대(성)의 퇴행을 보여주는 대단히 상징적인 사건이다. 독일은 1945년부터 오이켄과 뢰프케 등의 질서자유주의(사회적 시장경제로 신자유주의의 원형을 제공했다)를 기반으로 압축성장을 이루었지만, 70년대 후반에 이.. 더보기
최경환의 경제활성화, 숨은 독소조항 찾아내기 이번에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이 내놓은 경제활성화 방안은 동원할 수 있는 것들을 모조리 끌어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내수경제가 죽었다며 이를 살리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투입니다. 이것의 진실 여부는 따질 생각이 없습니다. 이미 국민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알고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지구라는 행성이 5~6개 정도 있어야 유지가 가능한 과소비를 했고, 그것이 2008년의 금융위기로 이어진 것은 이미 상식의 수준입니다.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경제활성화 대책은 7월 재보선 용이어서 표를 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것을 박근혜 정부의 성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말도 안 되는 대책들도 수두룩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것이 전부 시행되면 시중의 유동성이 늘어 지표상의 GDP는 늘어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