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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영화

박정희 바로보기, 파독광부와 간호사에게 들은 이야기 이 조중동문과 지상파3사, 종편의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흥행대박을 거두고 있을 때, 박근혜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박정희의 위대한 업적으로 떠벌리며 다 차려진 밥상에 숫가락을 올렸다. 의 실제 주인공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박근혜의 시대에 뒤떨어진 애국심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박정희의 명예회복에 이용했다. 박근혜의 말처럼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박정희의 위대한 업적일까? 답부터 말하면 선후가 바뀐 궤변에 불과하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는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의 작품이었지, 박정희의 업적이 아니다(위의 사진은 암살위협에도 불구하고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에 가해진 나치의 만행과 대학살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역사적 장면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히틀러의 나치는 유럽과 러시아, 아프리카에 계.. 더보기
비정상회담,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를 말하다 불길한 망령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슬그머니 찾아오며 상상만 하던 비극은 너무나도 쉽게 적나라한 현실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ㅡ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서 인용 어제 JTBC의 오락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에서는 스티븐 호킹과 같은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테슬라‧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 엘론 머스크,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같은 넘는 정보기술 기업가와 로봇공학 연구가들이 ‘국제 인공지능 컨퍼런스(IJCAI)’에서 공개한 서신의 경고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습니다. ‘삶의 미래 연구소’ 명의로 공개된 이 서한에는 인공지능이 ‘킬러 로봇’처럼 군사기술에 적용되는 것을 막지 않으면 인류의 멸종도 가능하다는 경고를 담고 있습니다(니콜라스 카의 《유리감옥》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보기
이번 주 비정상회담을 조선일보가 봤다면 진실을 왜곡하는데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조선일보가 그리스 국가부도사태를 다룬 이번 주 비정상회담을 봤다면 어땠을까? 그리스신화의 조각미남을 연상시키는 안드레아스가 부모님 얘기를 하면서 흘린 눈물을 기레기의 제왕 조선일보가 봤다면 뭐라고 했을까? 그리스가 어떻게 해서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했는지 설명하려면 책 한 권도 부족할 만큼 많은 것들을 다뤄야 하지만, 최소한 조선일보의 보도와 논평들이 진실을 호도하고 있음은 단언할 수 있다. 그리스와 유로존에 관해 조금만 공부해도 조선일보의 보도와 논평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알 수 있다. 경제학 석사인 알베르토도 그리스가 국가부도사태에 이르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까지 그 영향이 번져 유로존이 붕괴될 수 있다며 부채탕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좋을 땐 같이 가고, 나쁠.. 더보기
손석희가 살려낸 김제동, 힐링캠프 살릴까? JTBC에서 방영 중인 ‘김제동의 톡투유’는 보도부문에서 제작한 최초의 예능이라 할 수 있다. 손석희가 사장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김제동의 톡투유’는 한층 깊어진 김제동의 장점들로 해서 다시 나오기 힘든 시사교양오락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솔직히 김제동 같은 MC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독특함이 있다. 사유의 깊이와 독서의 양으로 치면 어지간한 철학자나 교수보다 한 수 위면서도, 이를 유머나 위트, 해학으로 풀어내는 능력은 그보다 한 수 위다. 최근에 들어서는 김제동만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르를 구축한 느낌이다. 김제동은 연예대상을 수상한 후에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프로를 만나지 못했고, 치졸하기로 치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이명박과 그의 졸개들 때문에 급전.. 더보기
캐치원에서 다시 <명량>을 보고 난 뒤 에 대한 진보진영 인사들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가 위대한 이유는 주류의 욕망을 다루었음에도 상대적 패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재구성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것이 없었다면 는 잘난 사람들과 더 잘난 사람들, 더 이상 잘날 수 없는 사람들만 나오는 주류의 성찬일 뿐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가 접하는 역사란 칼 포퍼가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말한 대로 ‘정치권력의 역사’여서 ‘국제적 범죄와 집단학살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기록해 후대에 전한 자들은 소수의 승자였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희생을 부수적 피해 정도로 묘사할 뿐입니다. 필자가 민주주의라는 것에 눈 뜬 이후 ‘대하사극’을 싫어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KBS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가 이제는 MBC도 공유하게 된 ‘대하사극’이.. 더보기
K팝스타4, 이진아와 통념의 함정에 대해 칼 폴라니가 《거대한 전환》에서 말한 ‘사탄의 맷돌’은, 존재하는 모든 가치들을 맷돌에 집어넣어 경제적 이익이라는 단 하나의 가치(탐욕)만을 내보내는 자기조정시장의 본질을 압축한 말입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가치가 존재함에도 오로지 경제적 이익만이 유일한 가치가 된 것도 ‘사탄의 맷돌’이란 허구의 아이디어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어제 K팝스타4에서 최종 3인에 든 이진아를 보며 ‘사탄의 맷돌’이란 허구의 아이디어가 통념처럼 굳어진 과정(낙수효과도 마찬가지)이 떠올랐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아이돌그룹의 난립으로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통념, 즉 청중을 압도하는 가창력이 가수의 첫 번째 덕목으로 굳어진 것이? 아마도 ‘나는 가수다’를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디어세대가 음악시장을 장악.. 더보기
그루지 매치, 성난 황소가 록키를 만났을 때 영화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 영화를 고르라 하면 ‘불의 전차’와 ‘성난 황소’ ‘록키’ ‘밀리언 달러 베이비’ ‘파이터’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밖에도 떠오르는 영화는 많지만 이 다섯 개의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음악, 연기와 연출 등까지 영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고루 갖추었습니다. 이중에서 ‘성난 황소’와 ‘록키’는 권투를 다룬 영화로 허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영화에 속할 수 있는 명작입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성난 황소’는 ‘택시 드라이버’ ‘대부2’ ‘좋은 친구들’ ‘미션’ '디어 헌터' ‘더 팬’ '캐이프 피어' 등과 함께 그의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메소드 연기(배우들이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배역에 완전히 몰입시켜 실물과 같이 연기하는 기.. 더보기
김제동의 톡투유, TV로 놀러간 우리의 삶 필자는 세월이 가도 무너질 미모가 없는 김제동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필자의 꿈이 모든 이들과 소통하면서 사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를 좋아합니다(전 여성을 무척 밝힘을 분명히 해둡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서적들을 읽었고, 유머와 재미있는 얘기들을 찾아다녔으며, 그래서 많은 미모의 여성들을 꼬셨... 아, 그게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일상화하려고 노력했으며, 많은 모임의 사회를 자처하기도 했습니다(온갖 병들과 짱돌들이 필자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제가 대학을 다닐 때 몇 만 명의 학생들 중에서 저 같은 소아마비를 한 명도 보지 못했듯이, 나머지 학생들도 저처럼 기상천외하고 뻔뻔하며 바람둥이(어, 이것도 아닌데.. 이게 다 박근혜 기자회견을 봤기 때문이야!!) 장애인.. 더보기
K팝 스타 시즌4, 이진아의 미학적 천재성 중고등학교 시절, 첫 번째 별명이 '테돌이(텔레비젼을 끼고 산다 해서)'였던 필자가 ‘K팝 스타’를 보게 된 것은 두 명의 조카 때문이다. 세상 누구보다 사랑스런 조카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려면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아이돌그룹을 섭렵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가 ‘K팝 스타’까지 보게 됐다. 조카들의 시선으로 보려고 안간힘을 썼던 ‘K팝 스타’가 시즌4에 이를 동안 필자의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K팝 스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갈수록 늘어났다. 싱어송 라이터를 비롯해 실력이 뛰어난 참가자들이 늘어났지만,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대한민국이 비약적 발전을 할 때 수많은 젊은이들이 공학에 매달렸다. 박정희의 공으로 돌려지기 일쑤인 압축성장은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보기
내 경험에서 본 김준호의 코코엔터 폐업 개그맨 김준호가 코코엔터를 폐업하고, 소속 개그맨들이 김대희가 세운 JD부로스로 이적한 것을 보며 필자의 경험상 김준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힘듭니다. 필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김준호가 후배개그맨을 위해 폐업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나의 사업이야기’에서 밝힌 것처럼 필자가 모 이통사와 전자와 공동사업을 할 때, 상당한 액수의 적자에 시달리다 쓰러져 며칠 동안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적자 때문에 서둘러 퇴원한 필자가 회사에 출근했을 때 직원들의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당시 저는 수억 원에 이르는 대출받은 돈과 주주의 투자금을 모두 날린 상태여서 직원월급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모 이통사가 선지급한 모뎀비용도 지불하지 못한 상태였.. 더보기
이민과 다문화 문제를 바라보는 세 개의 영화 세부적으로 파고들어가는 영화의 짜임새를 별도로 한다면, 저출산‧고령화의 필수적인 결과인 이민과 다문화 문제를 다룬 세 개의 영화가 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와 웨인 크래머의 ,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의 이 그것입니다. 해리슨 포드가 주연인 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어 풀어내는 관계로, 영화의 짜임새가 허술하고 어지러운 블랙버스터에 가깝습니다. 한 편의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다루려고 했던 것이 패인이지만, 이민의 나라인 미국에서도 불법이민과 다문화가 그리 녹녹치 않은 문제로 부각했음을 보여줍니다. 로마시대 이후로 사라졌던 노예제도를 부활시킨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며, 경제가 나빠지자 노예해방의 이름으로 그들을 더 싸게 부려먹었던(노동유연화의 기원) 나라가 미국임을 고려하면, 불법이민.. 더보기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윤제균 감독에 대한 반론 언론 인터뷰를 피해왔던 윤제균 감독이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에 얽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윤제균 감독은 손석희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을 만든 의도와 그에 상반되는 평가들이 난무하는 것에 대해 나름의 변론을 내놓았습니다. 윤 감독은 의 제작의도가 ‘아버지 세대에 바치는 헌사이자, 세대와 지역과 계층 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가족영화’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감독으로써 “극장 안에 가장이 자기 아들과 자기 자식과 또 부모세대 또 할아버지, 할머니 3대가 와서” 관람할 수 있는 영화를 목표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감독은 또한 이 “거시적인 현대사에 대한 어떤 정치적, 사회적, 역사의식을 가지고 출발했던 역사가 아니라 진짜 소박하게 일찍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에 대.. 더보기
조중동이 끼면 <국제시장>은 정치영화가 된다 조중동이 개입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이념적 양극성을 띠게 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의 흥행 성적이 보수 정부와 정당 및 집단에 의해 갈수록 왜곡되고 있습니다. 은 한국의 산업화가 일부 지도자의 독점물이 아닌 덕수처럼 평범하고 힘없는 앞선 시대의 아버지들이 이룩한 것임을 말해줍니다. 60~70년대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덕수처럼 살았고, 그들의 피와 땀과 희생들이 쌓이고 축적돼 한국은 6.25전쟁의 폐허에서 산업화의 토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경제를 전혀 몰랐던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죽지 않았다면 산업화의 영광은 그가 아니라 의 주인공들인 덕수 세대에게 돌아갔을 것입니다. 1978년부터 하향세를 보인 한국 경제는 1979년을 거쳐 1980년에 이르러 극한에 달해, 정치적 정당성이 없었던 독재자 박정희를.. 더보기
IMF와 삼포세대가 국제시장을 리메이크 한다면? 제가 본 유럽 영화 중 ‘멋대로 하라’와 ‘시네마 천국’ ‘인생은 아름다워’ ‘레옹’ 등등보다 더 좋은 영화로 평가하는 것이 ‘베를린 천사의 시’입니다. 이 영화는 영원히 사는 천사가 서커스에서 공중곡예(천사 역할)를 하는 여인을 사랑하게 된 후 반드시 죽는 인간으로 환생해, 여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언제나 제3자였던 천사가 인간으로 환생한 첫 경험에서부터 여인이 공연 중이던 장소에 도착했더니 서커스단이 이미 떠난 부분까지입니다. 상당히 긴 시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적인 영상은 그 다음의 10분이 없었다면 거의 완벽한 영화였는데, 그 10분의 사족이 영화적 가치를 대폭 삭감시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천사에서 인간이 돼 처음 느낀 감각은 통증이었습니다. .. 더보기
국제시장의 결과가 노인빈곤과 삼포세대라면?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라 할 수 있는 ‘국제시장’을 두고 벌어지는 각종 논란을 보고 있자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중병에 걸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포레스토 검프’는 빈곤의 고통을 경험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인 미국에서만 가능한 영화라면 ‘국제시장’은 일제가 남겨놓은 분단의 고통을 안고 있는 한국에서만 가능한 영화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전체주의화하는 성향이 있는 국가와 경제성장이 유일한 가치인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대단히 성공한 나라입니다. 일제 강점기를 건너 띈 채 흥남철수에서 시작되는 ‘국제시장’은 지나치게 과장된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규모 14위에 오른 경제성장의 역사를 다뤘습니다. 언제나 뛰어나 연기를 보여주는 황정민과 오달수가 이끌어가는 ‘국제시장’이 산업화의 숨겨진ㅡ또는 정치.. 더보기
장그래의 오열, 그 가슴 저미는 미생의 슬픔에 심연 같은 어둠 속에서 무릎을 꿇고 오열하는 장그래는 ‘죄송합니다’만 되풀이했습니다. 영혼의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회한의 눈물을 삼키면서 장그래는 ‘죄송합니다’만을 되풀이했습니다. 장그래에게는 너무나 잔인했던 오 차장의 퇴사는 그렇게 미생들이 겪어야 하는 현실의 잔인함을 보여주었습니다. tvN 방송화면 캡처 오 차장이 겪어야 했을 마음고생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컸을 텐데, 계약직 사원인 장그래가 감당해야 했을 심적 부담은 또 얼마나 컸을까요? 가슴 한 쪽에 언제나 사표를 담고 사는 직장인들의 애환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고 다르지 않다 해도 장그래의 오열은 오 차장을 떠올리는 매 장면마다 ‘죄송합니다’를 되풀이하게 만들었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누구의 말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미생도 완생이 될 수 있는 .. 더보기
열린 소통의 다양성을 선택한 청룡영화상 대한민국의 영화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결과란 없다고 해도 대종상처럼 선택이 제한돼 닫힌 느낌의 영화상과, 청룡상처럼 선택이 다양해 열린 느낌의 영화상이 있습니다. 대중문화가 내적 검열의 한계를 넘나들며 예술적 다양성과 대중의 욕망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것이라면 다양한 선택이 돋보이는 청룡상이 대종상보다는 보다 축제다워 보입니다. 올해의 대종상과 청룡상을 비교해보면 레드카펫을 빛냈던 여배우의 의상에서, 시대정신이 담겨 있는 최우수작품상까지 어떤 영화제가 예술성과 상업성이 교차하는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상자와 수상자 위주의 대종상에 비해 후보를 비롯해 다양한 연기자들이 참석한 것만으로도 청룡상은 대중문화의 꽃인 영화제의 의미를 잘 담아냈습니다.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치.. 더보기
미생 18화, 오 차장의 아름다운 선택을 현실과 비교해 보면 오늘 방송된 ‘미생’ 18화는 드라마적으로 볼 때 가장 극적이라 할 만큼 흡입력 있는 내용이 전개되었습니다. 계약직 사원인 장그래를 정규직으로 올리기 위해, 자신의 자존심을 꺾고 최 전무의 라인으로 다시 들어가는 오성식 차장의 결단은 이제는 거의 볼 수 없게 된 직장상사의 아름다운 덕목을 보여줬습니다. 대기업에서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세 가지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하나는 직속 선배인 사수를 잘 만나야 합니다. 두 번째는 팀의 운명을 결정하는 부서장을 잘 만나야 합니다. 세 번째는 부서들을 총괄하는 부문장(보통 전무나 부사장이 맞는다)에 이르는 라인을 잘 타야 합니다. ‘미생’에서는 대리로 대표되는 사수들이, 직급에 비해 너무나 많이 알고 팀에서의 비중이 상당히 크지만, 현실에서도 직속 사수(이런 면에서.. 더보기
미생 16화, 안은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다 칸트(특히 《판단력비판》과 《숭고에 대하여》) 이래로 수없이 많은 철학자들이 예술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 이후로 벤야민과 아도르노, 푸코와 부르디외 등을 거치면서 미학이란 이름으로 보다 아름답고 정의로운 세상을 찾아가는 고민들이 예술에서 희망의 단초를 찾으려 했습니다. 벤야민은 자본주의의 미래를 이 그림에서 봤다 이들은 자본주의의 등장과 함께 참혹한 인류의 미래를 예견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언어 시대에 종지부를 찍은 대중매체와 분업의 논리를 극대화한 기업을 앞세워, 냉혹한 자본주의가 돈과 조직의 논리에 따라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어떻게든 늦춰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이들은 모든 것을 파괴해야만 진행이 가능한 자본주의의 본질과 이를 포장해야만 하는 대중매체의 본질을 꿰뚫어봤던.. 더보기
송혜교 탈세 의혹 제기의 이면에 자리한 것 지난 20일 SBS '한밤의 TV연예'와 TV조선 등를 통해 송혜교가 최근 3년간 25억 원에 해당하는 세금을 탈루한 것이 보도됐다. 탈세의 방법이 너무 허무맹랑해 모범납세자로 3년간 세무조사를 유예받았다고 해도, 아무런 증빙서류도 없이 서류 한 장으로 탈세를 하고자 했다면, 이는 너무나 비상식적이다. 한상율 전 국세청장과 연루시킨 의혹 제기도 그가 송혜교의 스폰서라면 모를까 지나친 비약이자 방탄국회를 물타기 하기 위한 음모론적 냄새가 진동한다. 아직까지 그 진실 여부는 가려지지 않았지만, 송혜교 측은 ‘이미 2년 전에 끝난 일로, 담당 세무사의 잘못이 원인이며, 관련 사실을 국세청으로부터 통고받은 후 세금은 모두 완납했고, 탈세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마이데일리에서 인용 물론 송혜교는 전후 사정이.. 더보기
캡틴 오 마이 캡틴, 로빈 윌리엄스의 삶과 죽음 학생들은 그를, 자신들의 진정한 캡틴이자 친구이며 스승인 그를 이대로 보낼 수 없었다.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부모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한 자신들의 젊은 날에 무엇이 진정한 교육이고, 누구도 아닌 나만의 걸음으로 가야 하며, 카르페 디엠 즉 현재를 즐겨야 하며, 언제나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해야 하며, 평생을 추구해야 할 자신만의 가치를 찾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 사람이다. 그의 수업방식은 우리가 살아있는 존재임을 자각시켜 주었고, 서툴고 억압받고 있지만 여전히 푸르른 청춘에게 가슴 뛰는 하루하루를 선사해줬다. 아버지의 압박을 견딜 수 없었던 친구의 자살도 그의 잘못이 아니다. 이 숨막히는 권위와 억압의 체제에 길들여진 채 그를 실패한 선생이자 스승으로 .. 더보기
중징계 받을 곳은 JTBC가 아니라 방심위다 뉴라이트 출신으로, 친일 식민지사관을 옹호하는 서울대 윤리교육학교수인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끝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정권을 수호하기 위해 방송들을 검열하는 것이 목적인 듯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다이빙벨 논란을 일으켰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손석희의 진행방식을 문제 삼아 JTBC에 중징계를 내렸다. 이번 징계는 재승인 심사 때 벌점 4점이 부과되는 중징계(법정 제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위원장 박효종)은 7일 전체회의를 열어 세월호 참사 3일째인 4월18일 스튜디오 인터뷰 형식으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주장을 보도한 JTBC에 대해 ‘관계자 징계’ 조처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당시 “구조 작업에 다이빙벨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 더보기
<명량>과 <군도>, 스크린 독과점의 수혜자 최근 두 편의 영화가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모든 기록이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한국의 블랙버스터 을 필두로, 손익분기점을 일찌감치 넘은 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이 두 편의 영화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일일 상영 스크린 수가 1,000개를 넘어선다는 점에서도 압도적인 흥행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개봉했던 의 흥행과 비교해도 이 두 편의 한국 영화의 선전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 중에서 최고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은 개봉일 당시의 스크린 수가 1,159개였지만 지난 일요일부터는 무려 1,586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대 상영 횟수가 무려 7,960회에 이른다고 .. 더보기
더 프라미스드 랜드ㅡ음모론과 역음모론 오늘 캐치온에서 '더 프라미스드 랜드(The Promised Land)'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본 시리즈로 유명한 맷 데이먼이 주연한 이 영화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부터 유병언의 죽음과 그의 아들의 체포까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온갖 음모론이 대한민국을 종횡무진으로 휘젖고 있는 상황에서 재미있는 시각을 던져줍니다. 다음이미지에서 인용 제가 몇 편의 글에서 밝혀듯이 음모론에는 사실과 진실을 물타기 하기 위한 역음모론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A라는 언론사 오너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죽었다고 합시다. 그러자 그의 갑작스런 사망을 두고 온갖 음모론이 나돌기 시작합니다. 그런 음모론 중에 A가 B라는 신인여배우나 C라는 톱스타의 스폰서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집니다. 여러.. 더보기
KBS 신임사장이 공정성을 확보하는가? 길환영 사장이 해임되며 KBS가 파업을 접고 현장에 복귀했고 신임 사장이 대통령이 재가를 받았습니다. 이번 사장은 정치색이 없다고 알려졌지만, 사람 속은 모르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상한 것은 KBS 노조들이 파업에 들어갈 때 길환영 사장의 퇴진만이 아니라 KBS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국민의 방송으로서 거듭나겠다고 하는데, 그들의 복귀는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이루어진 감이 있습니다. 이 목표는 이루었지만 그것은 최소한도 안 된다ㅡ티브이데일리에서 인용 사실 그들은 KBS가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동조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만 공정성 회복을 맡길 수 없습니다. 김인규 사장 때부터 길 사장 때까지 살아남아 보직간부나 국장에 오른 자들이 KBS의 임직원들을 구성하고 있는 것도 변함이 없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