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사토시가 블록체인에 기반한 비트코인을 설계하며, 채굴 가능한 코인을 2,100만 개로 한정한 이유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최대 약점인 인플레이션(특히 바이마르 공화국을 무너뜨려 히틀러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고 일본을 잃어버린 20년에 빠져들게 만든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물가상승의 또 다른 이름인 인플레이션은, 피케티에 따르면 경제성장률(노동소득률)보다 자본소득률이 언제나 높기 때문에, 소득과 부가 많은 상위층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사토시는 또한 2,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8개의 소수 자리로 나뉘도록 설계함으로써 거래와 채굴의 활성화를 도모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가치를 결합하거나 분리할 수 있는 이런 분할 때문에 단일 거래에서도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가치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참여한 체인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다시 말해 참여자들의 서비스 사용이 늘어날수록 최초의 입력값과 다른 복수의 출력값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가치 변동을 이용해 참여자들은 지속적으로 서비스의 사용을 측정하면서, 최적의 시점에서 주기적으로 소규모 결제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2,100만 개에 불과한 비트코인이 무한대의 거래를 창출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서비스 사용이 늘어날수록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신뢰도는 높아지며,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급격한 인플레이션를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문제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토시의 설계가 현실에서 작동하게 되면 뜻하지 않은 단점들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사토시가 이것을 알았던 몰랐던 간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치명적인 문제인 거래 지연은 영원히 피할 수 없습니다. 가장 안정적이고 투명한 체인일수록, 다시 말해 참여자가 가장 많아 체인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거래 지연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해킹에서 자유롭다는 주장도 일본 거래소가 또다시 해킹당한 것에서 보듯이 현실과 차이를 보입니다. 



무어의 법칙(2년마다 반도체의 성능이 2배씩 올라간다는 주장)에 따른 서비스의 분산 속도가 아무리 빨라져도 체인의 길이에 따른 거래 지연은 이중 지불의 위험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특이점주의자를 비롯해 4찬 산업혁명 관계자들이 하늘같이 믿고 숭상하는 '무어의 법칙(2020~2025년 사이에 한계에 이를 것이다)'이 '무어의 위법(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것을 말함)'으로 둔갑하는 순간, 거래 지연은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근본에서부터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서비스 사용을 끊임없이 관찰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부수적인 피해에 불과합니다. 



또한 채굴비용이 비트코인 획득과 거래에서 얻는 이익보다 떨어지는 시점에 이릅니다. 블록이 더 이상 발행되지 않으면 비트코인 가격의 대폭락이 일어나고 천문학적인 거래비용을 챙긴 해커과 사기꾼들이 한몫 챙긴 채 익명의 바다 속으로 사라집니다. 수없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한 채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금융사기의 최고봉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타 분야에서 사용되겠지만 비트코인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P2P 금융거래는 종말을 고할 것입니다.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기 때문에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 거래소의 서버 용량이 서비스 사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신뢰의 네트워크(소액자기자본주의라고도 한다)는 신기루처럼 무너질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국가의 부재를 전제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구제 받을 방법도 없습니다. 최종 책임자가 있기 마련인 폐쇄적 블록체인의 경우와는 달리 국가의 부재 속에 이루어지는 공개형 블록체인에서는 각각의 참여자가 다양한 형태의 피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실명제로 전환한다면 프라이버시를 지킨다는 본래의 취지는 완전히 무너져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에 이릅니다. 



완벽한 기술이란 없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기존의 금융시스템을 대체할 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한, 다스라는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명박이 고의부도를 시도하려는 것처럼, 목표한 수익을 거둔 후에 초기 참여자(얼리어댑터)들이나 작전세력들이 털고 나가면 후발 참여자의 피해를 만회할 방법이란 없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재미삼아 공격하는 헤커집단(다양한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이들의 활동이 감지된다)들이 나온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팔 등이 자신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공격하거나 그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막고자 할 수도 있고요. 월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과 체제 유지가 중요한 중국, 유로존의 맹주가 되려는 독일, 정경유착을 유지해야 하는 러시아 같은 국가들이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전용하는 경우에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엄청난 공간이 자리하고 있고, 공고하고 거대한 기득권 네트워크를 무너뜨리려면 10~30세대가 일치단결해야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엿볼 수 있습니다.    



P2P 네트워크로 이어진 태양광 패널들을 생각해 보라. 패널을 소유한 집주인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대가로, 블록체인에서 실시간으로 보상을 받는다. 개발자들의 커뮤니티가 엄청난 기여를 한 사람에게 코드 제공 대가를 보상해 주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상상해 보라. 국가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해 보라. 이는 생각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다.돈 탭스콧과 알렉스 템스콧의 《블록체인 혁명》에서 인용.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8.01.28 07:01 신고

    어렵네요, 결국은 아는자와 모르는자 가진자와 못가진자...간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결국은 약자가 희생자가 되지 않겠습니까?

    • 늙은도령 2018.01.28 13:34 신고

      블록체인 기술은 사실 사회주의적 이상향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문제는 사용자가 수천만 명에 이르기 전까지는 곳곳에서 허점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기득권들이 그들의 이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요.

  2. 비트코인 우라늄 2018.01.28 08:00

    한국인이 만들어서, 돈벌고 있으면 모르겠는데
    일본 이름의 개발자, "사토시"가 창시하고, 결국에는 외국 거래소에서 주도하며 수수료 따먹고
    한국은 그저 돈 따박따박 상납하는 것 같네요.

    한국이 비트코인으로, 4차 산업의 선도?
    그냥 미국, 일본이 만든 사기성 가짜 화폐에 돈 따먹히고,
    주식처럼 한국인 개미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쪽쪽 빨리고, 수수료 다 갖다 바치는 구조던데요.

    "김치 프리미엄" 한국만 비트코인이 가격이 미친듯이 비싼 것을 두며, 언론이 조롱하며 하는 말입니다.
    수수료도 20~30% 이상 비싸다고, 언론사에서 이미 나왔고요.

    심지어 한국은 전기료도 비싼데요. 기름, 에너지 낭비질에 뭔 짓이죠.
    왜 이딴거에 외국인이 만든 그래픽 카드 사고, ASIC 사면서 채굴하는지.

    한줄 요약 :
    비트코인 광란으로 한국은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으로 모두 불리하게 돈을 상납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8.01.28 13:35 신고

      지금은 그러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좋은 예를 제가 제시해볼게요.
      그러면 블록체인 기술은 활용의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8.01.28 11:31 신고

    앞으로도 꾸준히 논의되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따로 두고 볼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 늙은도령 2018.01.28 13:36 신고

      둘을 하나로 합치더라도 좋은 방식에 사용하면 됩니다.
      제가 다음 글로 하나의 모델을 제시해볼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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