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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통, 친구 노무현을 세계의 중심으로 호출하다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10.4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에 합의한 노무현 대통령은, 그 역사적인 여정의 첫 머리에서 남북을 가른 경계선을 넘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오늘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습니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올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점 지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꼬박 11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노통의 바람과는 달리 민족의 5천년 역사를 둘로 갈라버린 금단의 선은 점점 지워지기는커녕 더욱 진해지고 강고해졌습니다. 이명박근혜와 자한당, 조중동과 개독교로 대표되는 분단고착세력(친일부역에서 기원한 이 땅의 거의 모든 기득권)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노무현을 죽이고 그 위에 금단의 색칠을 더하고 또 더해서 증오와 적대의 장벽을 쌓았습니다.   

 

 

통일을 반대하는 여론이 그렇게 높았던 것도 11년에 걸친 10.4선언 지우기가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5천 동안이나 하나였던 우리 민족은 그렇게 둘로 갈라져 서로가 서로에 대한 주적으로 고착화됐습니다. 10.4선언과 함께 노통의 바람도 그렇게 지워져 갔습니다. 금단의 선은 우리의 내면 속으로 들어와 자체검열의 높은 장벽을 쌓았고 미세먼지처럼 한반도 전역을 뒤덮어버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금단의 선을 넘어온 첫 머리에서 잃어버린 11을 언급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3차 남북정상회담 만찬사에서 잃어버린 11을 다시 언급한 것도 다시 하나됨의 출발은 미세먼지를 거두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통은 지난 11년 동안 분단고착세력의 광기와 득세에 의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이었는지 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모습을 보며 나는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렇게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오다 보면 남과 북을 가로막는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희미해져서 끝내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10, 우리는 너무나 한스러운 세월을 보냈습니다.

 

 



문통은 자신을 친구로 두었기에 대통령 감으로써 충분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던 노통을 세계사적 전환의 중심으로 불러냈습니다. 문통의 만찬사는 지난 70년을 제외하면 모두가 하나였던 5천년 역사를 분단고착세력의 수중으로부터 복원하는 것이었고, 친구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인 문통이 11년을 격해 바보 노무현에게 바치는 진정한 헌사이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10.4선언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으로 되살아나는데 꼬박 11년이 걸렸고,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의 실체였습니다. 그것은 마키아벨리적 권력의지로 포장된 정치적 처세술과 이념적 지향을 뛰어넘어 민족이 다시 하나됨으로 가는 길이며, 지난 11년 동안 더욱 높아져 철벽처럼 보였던 금단의 선을 넘는 길입니다.



P.S. 노무현 후보와 유시민 자원봉사자가 나눈 대화도 호출해봅니다.


노무현 : 노무현의 시대가 오겠어요?

유시민 : , 오지요. 100% 오지요. 그거는 반드시 올 수밖에 없죠.

노무현 : 근데, 그런 시대가 오면 나는 없을 것 같아요.

유시민 : 후보님은 첫 물결이세요. 그 첫 파도가 가고 싶은 데까지 못 갈 수도 있죠. 근데 언젠가는 사람들이 거기까지 갈 거에요. 근데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야 뭐, 후보님이 거기 계시던 안 계시던 상관 있나요.

노무현 : 하긴 그래요. 네가 뭐, 그런 세상이 되기만 하면 되지. 뭐 내가 거기에 꼭 있어야 되는 건 아니니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