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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교황에 화답한 문재인과 거부한 한국의 특권층


정치편향적인 수사 말고는 도저히 그 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검찰이 유병언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날에 여야는 지난 번 합의와 거의 달라진 것이 없는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습니다. 교황의 따뜻한 손길에 죽지 못해 사는 응어리의 일부가 풀렸던 세월호 유족은 여야 합의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유병언 수사결과 발표가 세월호 실소유주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를 구원파에 대한 면죄부만 발행했다면,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은 교황의 지속적인 관심 표출로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세월호 참사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이런 두 개의 결과물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인해 한국의 특권층을 형성하고 있는 정치권과 경제권, 검찰과 경찰 및 언론, 거대노조와 관피아, 종교와 교육재벌에 대한 범국민적 비판의 목소리를 조기무마하기 위한 특권층들의 공통된 대응처럼 보입니다. 어디에도 서민들을 위한 변화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민주정부 10년, 특히 참여정부 5년 동안 상당히 제한받았던 한국의 특권층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거의 다 실현했습니다. 무더기 종편의 등장, 관피아와 토건족, 핵마피아와 교육마피아를 먹여 살린 규제완화와 4대강공사, 싱크홀들을 속출시키고 있는 롯데의 초고층빌등 건설 허가, 원전비리와 핵발전 확대, 교학사 교과서 검정 통과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익집단보다 더한 특권층의 야합으로 점철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각 분야에서 축적된 병폐들이, 수첩과 비선조직에만 의존하는 박근혜 정부 2년 동안 확대재생산되며 온갖 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형국입니다.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은 특권층의 요구만 반영된 온갖 정책들과 규제완화들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이란 그림처럼 한국의 대통령이 허수아비인지 닭으로 상징될 수 있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국정원이 아닌 이상 여러 가지 정황들을 가지고 추론할 뿐이지, 정확한 사실관계는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 속의 7시간’처럼 제가 밝힐 수 있는 능력 밖의 일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작금의 현실이 단순한 위험을 넘어 총체적 공멸로 접어들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문재인 의원이 유민이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해 단식을 중단할 것을 설득하려다 실패하자, 같이 단식에 들어간 것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죽음의 문화’에 저항하고 맞서 싸우라 했습니다. 남북 평화를 기원한 것도 양측의 적대적 공생이 ‘죽음의 문화’의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맞서 싸워야 합니다. 국민의 99%에게 피해만 입히는 ‘죽음의 문화’를 더 이상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저항에는 비폭력적인 것들이 얼마든지 있고, 교황이 4박5일의 방한 기간 동안 보여주고 역설한 것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교황은 한국의 가장 낮고 소외받은 곳으로 다가와 함께 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특권층의 공식대변인인 족벌신문과 방송들이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는 교황의 호소는 ‘죽음의 문화’에 분노하고 연대해서 저항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