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간 무서운 폭으로 상승한 미국 증시가 연이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의 반사효과를 누린 것으로 부풀려진 애플과 테슬라 등 나스닥 시장을 주도했던 기술주들도 연이틀 하락폭을 키웠습니다. 1929년의 대공황을 다룬 수많은 책 중에서 케인즈, 프리드먼, 킨들버거, 민스키, 쉴러 등의 책을 보면 공통적으로 나온 것이 6개월 정도의 강한 상승장 이후의 대폭락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국 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한 것을 조정 기간, 즉 그 동안 상승할 이유가 없음에도 지나치게 급등한 주가에 대한 차익실현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다음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도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 대공황에 준하는 금융위기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1929년의 경제대공황과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파생상품의 무한 폭주에서 비롯된 금융시스템의 붕괴였다는 점에서 이번 폭락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대공황의 근원인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상승과 폭락이 2년의 시차를 두고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까지 더하면 이번 폭락은 대공황으로 가는 전조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1만2000선을 뚫었던 나스닥이 3일 598.34포인트 하락한 1만1458.10으로 마감했고, 4일 오전 10시 20분 기준으로 2.95% 추가 하락하는 등 폭락 장세를 이어간다는 점이 1929년의 대공황과 쌍둥이처럼 닮았습니다.

소폭 상승 후 하락세로 바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929년의 대공황과 너무나 닮았습니다. 지난 3일 각각 8%, 9%씩 큰폭으로 하락했던 애플과 테슬라 같은 대장주들이 4일 장 초반에도 3~4%씩 하락한 것도 1929년의 대공황 때와 완전히 똑같습니다. 아마존과 페이스북 같은 기술주들이 4% 안팎까지 하락하는 등 상승을 주도한 기업들의 하락폭이 크다는 점까지 대공황의 도래를 말해주는 것 같아 섬뜩하기만 합니다.  

 

1929년 직전에도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는데, 뉴욕주식 시장 개장 1시간 전에 발표된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8월 실업률이 전월 대비 1.8%(10.2%에서 8.4%로) 낮아진 것도 불길하기만 합니다. 미국 실업률이 8%대로 개선된 것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처음이지만 트럼프 정부가 6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풀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얼마나 부실한지 말해주는 증거일 뿐입니다.

 

CNBC에 출연한 알리안츠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사람들이 펀더멘털(실물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로 10% 떨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와 거대기업에게 불리한 얘기는 하지 않기로 유명한 에널리스트나 거대기업의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주식 폭락을 말하면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나심 탈레브의 말이 태풍처럼 밀려듭니다.

 

《블랙스완》과 《행운에 속지마라》의 저자로 유명한 탈레브는 2008년 금융위기를 예상ㅡ본인은 경고했을 뿐,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언했다고는 하지 않지만ㅡ한 것 때문에 '월가의 현인'으로 불리는 최고의 트레이더이자 금융회사 CEO이었습니다. 나심 탈레브처럼, 2008년 금융붕괴를 예측했던 《이상과열》의 저자 로버트 쉴러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그들도 이번 폭락을 대공황의 전조로 보고 있는지, 세계적인 석학들의 진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www.youtube.com/watch?v=n4xoFLTBHdE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