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과 송파 지역을 넘어 여러 곳에서 싱크홀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며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대지의 경고다. 매일같이 발견되는 싱크홀은 지질을 무시한 난개발에 따른 지하수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석촌호수에서 최소 15만 톤의 물이 빠진 것과 주변의 지하수 수위가 낮아진 것도 각종 난개발에 따른 지하수 유출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해주고 있다. 





난개발에 따른 지하수 유출의 크기와 범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싱크홀이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데 2차, 3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누구든 재수가 없으면 한 방에 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잠실과 송파 지역의 땅값과 집값의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한데, 제법 돈이 있고 빽이 있다는 지역주민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와 서울시, 국회의 대응이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질지, 세월호 참사와 비교해서 보면 살아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교육이 될 것이다. 돈이 곧 권력인 세상에서 잠실과 송파 지역의 싱크홀 문제는 삼성물산과 롯데그룹이 관계돼 있다 해도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와 새누리당이 속도를 낼 것은 분명하다. 



                                                   



헌데 진정한 문제는 아직 남아 있다. 지속적이고 대량의 지하수 유출 문제는 지반 침하에 따른 싱크홀 발생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물이란 증발하기 마련이어서, 유출된 지하수는 하늘로 올라가 습기가 많은 구름을 형성하고, 온갖 미세먼지와 합쳐져서 국지성 호우로 대지를 강타한다(수질과 농수산물도 오염된다). 



이럴 경우 지하수 유출로 지반이 약해진 곳들에선 2중, 3중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잘못하면 빌딩 건설과 지하철공사에 따른 지하수의 대량 유출이 어디로 튀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롯데가 건설 중인 초고층빌딩은 단단한 암반층에 고정되어 있어서 무너질 위험이 없지만, 상황이 다른 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지하철공사가 문제라면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이사거리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도 성격은 다르지만 가볍게 볼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땅을 파고 뒤엎고 새로 까는 것을 너무나 가볍게 본다. 이런 식의 난개발과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멀쩡하한 보도블록을 파내서 교체하는 전시행정들도 지반을 약화시킨다. 강남은 지질(현무암)의 종류와 깊이가 강북과 달라 싱크홀의 피해는 강남에 집중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    



결국 압축성장을 해오는 과정에서, 지난 60년 동안 난개발을 계속해온 수도권과 지방의 대도시들도 안전에서 비껴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필자에게 자문을 해주는 전문가들이 지하수 관리법의 시급성과 잠실과 송파 지역의 정밀검진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전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질에 대한 정밀검진이 있어야 한다. 



현재의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 서울시 등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밖에 없다. 그 책임이 삼성물산과 롯데그룹에 있다면 그들이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하며, 동시에 지하수 상태를 정밀진단해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그 동안 난개발이 진행된 곳의 시공사들이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관련 자료들을 확보해야 한다. 그것이 지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지만, 전문가들에 의하면 미국의 중부지대가 대량의 지하수 유출로 지반이 침하하고 약해져서 국가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개발 역사가 우리보다 한참이나 길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본다. 약한 지질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여러 곳에서 싱크홀들이 발생했다. 



인류의 힘으로 국지적 폭우와 한냉을 동반하는 지구온난화가 불러올 피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회경제적 약자부터 비대칭적 종말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정치의 타락이 끝이 없고, 자본의 탐욕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해서 모든 책임을 과거에 돌릴 수도 없고, 미래세대에게 이 모든 것이 운명이니 받아들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제는 개발의 역설을 불러온 싱크홀이 더해져, 울리히 벡이 말한 ‘초위험사회의 도래’가 이제는 우리 모두의 현실이 됐다. 일정 수준 이상의 종말을 피할 수 없다면, 최소한 미래세대들이 최대한 많이 살아남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 된 도리이자,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조금이라도 만회하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 일단 지하수 관리법과 지질 파악부터 시작하라.    


                                                      


  1. 태봉 2014.08.22 15:02

    근데 초위험사회가 도래했는지 어쨌는지,늙은 도령님같은 글을 읽은 저희들이나 일부 깨어있는 사람들이나 알지 대부분의 대중들은 먹기 살기 바쁘고 이런 현실을 자각하지 못해요 이걸 어찌해야 하나요?

    • 늙은도령 2014.08.22 18:03 신고

      그것은 방법이 없습니다.
      초위험사회는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가 더욱 커진 것입니다.
      지구온난화나 기타 인간이 초래한 것들이 쌓여 도래한 것이 초위험사회이니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지구 자체가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털어내는 작업이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는 있어도 막지는 못합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기득권들도 물러서지 않는 것입니다.
      어차피 피할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났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의 견해는 너무나 비과학적입니다.
      그들의 책들을 여러 권 봤는데 과학적 바탕이 빈약합니다.

      종말의 크기가 얼마나 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인류가 위험이 지금보다 더 커지면 이를 막기 위해 돈을 쏟아부을 것이기에 어느 선에서 끝날지 모릅니다.
      다만 비대칭적 종말의 형태는 분명합니다.
      지역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나라와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주로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현재의 과학으로는 지구온난화가 발생했을 때 어디가 더워지고 어디가 추워질지도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정말 운입니다.
      인류 비판을 다룬 '늙은도령의 본 근현대사'에 그런 것들이 추후 다루어질 것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