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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JTBC의 종편 회귀를 이끄는 ‘4시, 정치부회의’



방송통신심의회로부터 중징계를 당하고, 손석희 사장에 대한 새누리당의 압박 때문인지,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했다고 판단해서인지, 아니면 정통 보수시청자가 떠나가고 있어서인지, JTBC가 아주 조금씩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손석희가 직접 앵커를 맡고 있는 뉴스9을 빼면 JTBC의 보도부분이 종편 출발시의 논조로 조금씩 돌아가고 있다.





북한 관련 보도가 갑자기 늘어난 것과 패널로 초대되는 전문가들의 면면이 갈수록 보수 성향의 인물들로 채워지는 것에서, JTBC의 종편 회귀는 느리지만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종편으로의 회귀는 ‘보고합니다, 4시 정치부회의(이하 보고합니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JTBC 정치부 기자들이 뉴스9에 올릴 정치 관련 꼭지를 정하는 자체 회의를 오락화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보고합니다’는 현 집권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야당 내 친노 강경파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세월호 특별법 파행이 강경파에 있다는 뉘앙스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눈에 띄게 약해졌고 조심스러워 한다.



마치 자신들은 정치중립적인 기자들인 양 그날의 정치이슈들을 청와대, 여당, 야당, 국회로 나누어 진행하는 ‘보고합니다’는 그날의 꼭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오버를 하는 등 초심을 잃은 것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이들은 문재인 의원이 단식에 들어가자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며 야당의 무능력을 한껏 조롱한다.





야당이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하며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어제에 이어, 오늘에는 강경투쟁을 반대하며 성명을 발표한 15인의 반란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이들 15인을 중도와 온건파라 표현하는 데에서는 이들이 마치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는 듯한 뉘앙스를 확실하게 심어줬다.



김한길을 띠우고 변명해주는 것에서 이들의 종편 회귀는 정점에 이르렀다. 기자들은 회의를 진행하며 스타가 된 양 발언하고 행동하는 모습이란 종편의 전형적인 선정성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뒤 이어 진행되는 ‘뉴스현장’과 ‘전형우의 시사집중’도 ‘보고합니다’와 발을 맞춰 고향(중앙일보)으로 조금씩 돌아가고, 그래서 시청자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참여정부와 그 출신 정치인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분명히 하는 이들의 편향성은 문재인의 단식과 야당 내 강경파를 한국 정치의 문제의 근원인 양 다룬다. 이들에게서 참여정부 출신 의원들에 대한 호의적인 발언을 듣는 것이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힘들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았지만, 최근에 와서는 그 강도가 도를 넘었다. 새누리당의 보수 위주의 움직임이 더욱 반민주적인데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다. 



종편의 본성이 그들의 발언 곳곳에서 드러난다. 최근에 들어서는 회의 진행의 건방짐이 눈꼴이 시릴 정도로 막나간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아예, 또는 거의 사라졌다. 우회적으로 마지못해 말하는 비판도 제왕적 권력에 대한 시녀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손석희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뉴스9을 빼면 JTBC의 보도부문은 거의 종편으로 회귀하고 있다.



TV조선과 채널A가 북한보다 더한 편향성과 선정성, 상업성과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어서 그렇지, ‘보고합니다’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JTBC의 종편 회귀는 유병언 전문방송을 지향했던 선정성의 정수인 MBN에 근접하고 있다. 이 중심에 야당의 무능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뼈아프고, 야권의 공멸이 참담하기만 하다. 손석희가 물러나는 날 JTBC는 조중동의 일원으로 복귀한다. 그래서 손석희가 고달픈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