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어린이집 교사의 아동학대와 폭력에 부모님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며, 정부의 대책을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문제의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를 폭행하는 장면에 분노를 금할 수 없었고, 몸이 날라갈 정도의 충격을 받은 아이가 울지도 않은 채 일어나서 무릎을 꿇고 손으로 김치를 손으로 주어먹는 모습에서는 터질 듯한 분노에 온몸이 부르르 떨렸습니다.



필자가 이러할 정도인데 해당 부모님과 또래의 아이들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부모님들의 분노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길거리로 나선 것은 자식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며, 똑같은 조치만 되풀이하는 정부에 대한 분명한 항의이자 경고입니다. 





정부는 성난 민심에 화들짝 놀라 CCTV 설치와 인성검사 의무화, 일진아웃제와 영구퇴출 등의 대책들을 쏟아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아이의 피해와 부모님의 분노를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대책들이고, 이런 땜질식 처방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를 근절할 수 없습니다.



아동학대와 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CCTV 설치 의무화와 함께, 교사들의 인성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며, 저임금 장기노동으로 과부하가 걸려 있는 교사들의 처우도 개선해야 하고, 국공립 어린이집의 수를 대폭 늘려야 합니다. CCTV에도 사각지대가 있듯이, 아이와 함께 하는 교사들의 정신적·물리적 상태가 보육과 교육에 최적화되도록 만들어줘야 합니다. 



문제는 상당수 어린이집의 자금사정이 열악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과 추가적인 조치들을 감당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이며, 정부는 이에 대한 실효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동학대와 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어린이집의 보육·교육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수 있을 만큼의 예산이 확보돼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 때 실시된 부자감세만 철회해도 예산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활성화를 위해 감면해준 각종 세금, 기업 형 임대주택사업을 위한 세제 지원 등을 철회해도 예산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고소득‧고자산가에 대한 누진적 증세와 파생상품에 대한 본격적 과세가 실시돼도 예산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서민을 무시하는 박근혜 정부의 특성으로 볼 때 거리로 나선 부모님들의 분노와 용광로처럼 들끓는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이리저리 시간만 끌 가능성도 높습니다. 예산과 현실을 핑계로 설치비율을 일부 높이는 수준에서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상당합니다. 



아이들 둔 부모님들이 끝까지 이 문제에 매달려 CCTV의 설치를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정부의 발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는 응급처지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악의 경우 예산 확보를 명목으로 주류세 인상이나 개별소비세 인상처럼 또 다른 서민증세에 나설 수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국제적 망신거리를 양산하는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로 돌아가는 최상의 방법은 보편적 복지의 실시입니다. 그러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아동학대는 급격히 줄어들고 교사들의 처우도 개선됩니다.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CCTV 설치의 의무화는 교사의 처우개선과 함께 갈 때 효과가 높아집니다. 최소한 인권 침해 논란을 잠재울 만큼의 처우개선이 있어야 합니다.



경제규모가 14위인 대한민국은 돈이 없어서 보편적 복지를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와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은 채 너무 많이 가진 자들과 더 많이 가진 이익집단만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작동하지 않는 낙수효과를 떠들며 성장만 외치지만, 경제가 살아나도 서민에게 흘러내릴 돈은 없습니다. 





지난 70년 동안의 대한민국이 그랬고, 자본주의 300년 동안의 세계가 내내 그랬습니다. 이만큼 속았으면 충분히 속았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영혼까지 폭력에 길들여지게 만드는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야 합니다. 



거리로 나선 이상 끝을 봐야 합니다. 정부가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들을 실행할 수 있는 예산이 편성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면 안 됩니다. 그게 민주주의고, 그렇게 정부와 국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일 때만이 민주주의는 제대로 돌아갑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저녁노을* 2015.01.17 22:31 신고

    세금 더 거두겠지요.
    연말정산도 세금폭단인데...
    쩝....

    • 늙은도령 2015.01.17 22:37 신고

      유리지갑을 털어가는 것만큼 쉬운 것이 없거든요.
      정말 지긋지긋한 정부입니다.

  2. 뉴론7 2015.01.18 12:13 신고

    자비부담아닌가요 유치원요

    • 늙은도령 2015.01.18 14:26 신고

      의무화되면 자비 부담이 아닙니다.
      유치원은 돈이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린이집은 매우 힘듭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1.19 09:48 신고

    결국은 예산 문제,인권문제로 귀결 될듯 합니다
    그래서 또 유야 무야..
    이번에는 어떻게 되는지 한번 지켜 보지요

    • 늙은도령 2015.01.19 18:55 신고

      보편적 복지처럼 국민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때 폭력은 줄어듭니다.
      완전한 사회는 없지만 그 근처에 이르려면 불평등부터 줄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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