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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빚을 권하고 이완구 검증 회피하는 KBS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서민들 위주로 실수요 목적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집을 사기 위한 여건은 나쁘지 않습니다. 연이율 1%대의 주택대출상품이 도입되는 등 계속되는 저금리 추세로 이자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70%를 넘은데다 대출 이자까지 낮아지면서 세입자들이 주택 매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재건축단지 이주는 시작됐(고), 전세 물량은 구경도 하기 힘들다 보니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이처럼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이달 서울지역 아파트의 전셋값은 1% 넘게 오르며 1월 상승률로는 10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전셋값 강세 현상은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위의 인용문은 국민으로부터 시청료를 받는 공영방송 KBS 뉴스9의 경제관련 보도입니다. ‘경기 바닥 쳤나? 생산·소비 회복세…반등 관건은?’이라는 보도 다음에 배치된 이 꼭지는 ‘부동산 경기까지 살아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와 부동산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보인 것처럼 시청자를 호도합니다.





‘1월 주택 매매 최대…“전셋값 못 이겨 집 산다”’라는 제목의 이 보도는 정부의 부동산활성화 정책 덕분에 (서민들 죽이는) 아파트 전세가율이 70%를 넘었고,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면 대출을 받아 돈놀이가 가능한) ‘연이율 1%대의 주택대출상품’이 나왔으니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하라고 유혹합니다.



헌데 말입니다, 무려 6년에 걸친 경 단위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미국경제가 살아나자(이러고도 안 살아나면 그것이 역사상 최고의 기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에서 대출을 받으라고 합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외국계 자본이 미국으로 빠져나기기 때문에 한국도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제2의 IMF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잊었겠지만, IMF 체제 시 시중금리가 25%까지 올랐습니다.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정된 수준의 외환보유고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금융시장은 외국자본의 의존도가 높아서 500억달러(50조)만 빠져나가도 풍비박산이 납니다.





이럴 경우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은 완전히 죽어납니다. 유럽중앙은행이 1,444조원에 이르는 양적완화를 결정하면서 초저금리(0.05%)를 유지한 것도 달라 대비 유로화 가치를 1: 1로 만들기 위함인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행도 원화가치 때문에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KBS가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데,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근거 없는 보도를 연속된 꼭지로 내보낸 이유가 23번째 꼭지에서 들어납니다. ‘‘광고총량제’ 도입해도 지상파 광고 1~3% 증가’라는 꼭지가 바로 그것입니다(지상파3사가 대통령 비판 외면하는 이유 참조).



방통위가 2015년 업무계획을 통해 광고총량제 허용을 밝혔지만, 신문협회를 앞세운 조중동 등의 반격에 뒤집히는 것을 막으려면 정부에 잘 보여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박정희 효과를 빼면 박근혜의 실제지지율은 10%대에 불과하다)를 막고 국정동력을 회복할 만큼 올리려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보도 이외에는 없습니다.





또한 KBS는 정부로부터 시청료 인상까지 추가로 받아내야 하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해석을 동원해 정부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연속으로 내보낸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셋값 폭등에 시달리는 서민을 부추겨 대출을 받으라는 보도도 서슴지 않는 것이 지금의 KBS입니다.



최근에는 이완구 총리후보자의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을 다룬 리포트가 '해명을 할 테니 먼저 내려달라'는 이완구 측의 요구에 의해 삭제되거나, 삼청교육대 경력과 관련된 특종이 방송되지 못하거나, 또 다른 투기의혹을 다룬 보도가 시청자의 관심이 떨어지는 토요일로 하루 미뤄서 보도되는 등 비정상적인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임원진들은 이완구가 총리가 되면 그들의 자리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총리후보자에게 불리한 보도들을 회피하거나 막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KBS 임원진과 고위직들의 횡포는 해고와 보복 징계를 일삼고 있는 MBC 경영진의 막장질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KBS의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개그콘서트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해 비판받은 '부엉이' 코너에 이어, <영화가 좋다>에서 최근 개봉한 '쎄시봉'을 다루면서 일베가 만든 노무현 대통령의 음영을 사용하는 등 공영방송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는 진정한 주범들은 지상파3사(정치검찰과 교육부와 함께)입니다. 언론이 행정‧입법‧사법부보다 영향력이 강한 매스미디어 시대에서 지상파3사가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포기하면 어떤 국가도 최상위 1%가 부와 기회를 독점하게 됩니다. 권력과 자본의 속성이 집중을 지향하기 때문에 이는 필연입니다.



공영방송의 역할을 포기한 KBS에 준조세인 시청료를 납부할 이유는 없습니다. KBS가 자사이기주의에 빠져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면, JTBC의 완전독립을 전제로 시청료를 돌려도 될 판입니다. 창피란 추호도 느끼지 못하는 KBS의 저열한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 KBS 뉴스9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