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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오늘만은 문재인의 승리를 즐기련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대표로 뽑혔습니다. 이인영 후보의 선전과 언론의 집요한 방해와 여론 호도(투표 하루 전에 선거룰이 변경됐다는 보도)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로 뽑힌 것은 제1야당의 시대정신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승패를 가른 것이 여론투표(30% 차이)여서 문재인의 승리는 상당한 의미를 지닙니다. 현대의 정당은 당비를 내는 당원에게만 권리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오픈프라이머리가 확대되는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지지자와의 소통이 수월해졌다는 점에서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도 분명합니다.



시종일관 네거티브를 펼친 박지원의 선거 전략이 국민과 지지자에게 외면을 받았다는 점도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준 여론투표는 자극적인 네거티브가 남발하고, 당원과 조직을 동원하는 그들만의 잔치에서 벗어나, 일반 국민과 지지자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강력하게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여론투표에서 드러나는 민심은 투명한 야당, 강한 야당, 승리할 수 있는 야당, 현 집권세력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담대함을 지닌 야당을 원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 7년 동안 보수적 가치를 내세운 정부와 정당의 실체를 뼈저리게 체험한 국민이 정권교체의 열망을 얼마나 희망하는지 보여줍니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1위를 차지하는 것이 강화되는 추세가 이번 여론투표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야 서민의 삶이 좋아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 국민이 가장 서민적이고 청렴결백한 문재인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박지원의 선전은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이 여전히 유효함을 말해줍니다. DJ 정부 인사 상당수가 새누리당으로 옮겨 탔지만, 야당에 남아 여당과의 투쟁을 지속해온 박지원의 모습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평생을 헌신해온 민주화운동의 모습이 겹쳐졌고, 이를 담아내는 것은 문재인이란 그릇의 크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입니다.  



이인영의 선전도 새정연의 당면과제가 세대교체와 계파를 넘어선 화합(세대교체 없는 기계적 화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에 있음도 말해줍니다. 모든 면에서 불리한 상황을 감수하며 경선을 완주한 이인영의 뚝심은 차세대 주자로서 중요한 덕목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최저임금에 대한 그의 소신은 많은 비정규직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야당이 야당다울 때, 정부 비판이 설득력이 있을 때,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보여줄 때 민주주의는 제대로 돌아갑니다. 정치가 다양한 이해의 표출이며, 치열한 토론을 거쳐 합의ㅡ강준만이 말한 타협은 마키아벨리적인 마이너스 정치ㅡ를 이루는 덧셈의 과정이 될 때 민주주의는 국민의 행복권을 최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문재인 대표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기에 아무런 요청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하루는 여론투표에 의해 당락이 갈렸다는 것만 즐기려고 합니다. 여론투표에 담긴 지지자와 국민의 열망이 대한민국을 착한 성장과 정의로운 분배가 가능한 나라로 가는 밑거름이 될 것을 알기에 문재인 대표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박지원 의원과 이인영 의원도 수고하셨습니다. 최고의원으로 선출된 다섯 분에게도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모든 변화와 개혁과 진화의 동력은 아래로부터 위로 솟구쳐 올라가는 것입니다. 내일부터는 맨 밑으로 내려와 국민과 함께 위로 치고 올라가십시오. 그게 민주주의고 여론투표에서 드러난 민심입니다.



                                                                             사진 출처 : YT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