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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참에 미국의 군사식민지가 되려는가?



광기에 사로잡힌 극단적 민족주의자 김기종의 폭력에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대응이 가히 가관이다. 김기종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법부를 대신해 김기종의 폭력을 ‘한미동맹에 대한 테러’라고 정의내린 뒤, 배후세력을 밝히라고 검찰수사의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삼권분립을 이유로 수사권과 기소권이 주어진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거부했던 박 대통령이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에서는 아예 삼권분립을 무시한 채 월권을 거듭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확정된 계약이 별로 없는 중동 순방 중에 민주공화국의 기초인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는 엿 바꿔먹은 것일까?



귀국하자마자 미 대사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방문한 것은 세월호 참사의 분향과 비교할 때 어마어마한 기시감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런 행태를 기준으로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은 304명에 이르는 국민의 목숨보다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이 더욱 중차대한 문제인 모양이다.



김기종의 폭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이나 주지사처럼 행동했다면, 새누리당은 미국의 여당처럼 행동한다. 보수정당 특유의 종북몰이와 종북숙주로 운을 뗀 뒤, 테러방지법 제정과 사드미사일 도입, 흡수통일 공론화까지 들고 나온 새누리당의 행태는 비이성과 몰상식의 극치다.





특히 테러방지법 제정은 권위주의 독재의 요소들이 곳곳에서 부활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유신시대로 되돌리는 완결판이다. 9.11테러 이후 미국의 민주주의를 무한대로 축소시킨 ‘애국법’이 모태인 테러방지법은 대선개입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한 국정원을 유신시대의 중앙정보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나오미 울프의 《미국의 종말》을 보면 부시 정부가 ‘애국법’을 악용해 미국을 독재국가에 준하는 나라로 만들었던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다. 테러방지법이 제정되면 국정원은 미드 ‘24시’의 국토안보부처럼 고문과 납치, 테러를 일삼는 초헌법적 기관으로 승격돼 유신시대의 중정과 동일한 권력을 지닌다.



최소 10조원 이상이 드는 사드미사일 도입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신냉전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의 국방전략이 일본과 한국에 MD체제(킬 체인 등은 부수적으로 따라온다)를 구축해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라 사드 도입은 대한민국이 미국의 군사식민지로 전락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전작권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가 미국의 MD체제에 편입되고, 흡수통일론이 공론화되면 중국의 반발이 정치와 군사를 넘어 경제영역까지 넓혀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보상업주의와 종북몰이로 먹고 사는 보수세력이야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대중국수출이 축소되면 미래세대에게 넘겨줘야 할 대한민국이 망한다.



여기에 흡수통일이 공론화되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흡수통일이란 북한의 급변사태만 의미할 수 없다. 필요하다면 대규모의 선제적 타격(정치적 판단에 따라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도 하겠다는 것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전쟁위협은 극단을 넘어 가까운 미래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한국기업과 거래하려는 업체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경우처럼, 외국(주로 런던에 몰려 있다)의 보험업체들이 한국기업의 수출물량에 손해보험을 들어주지 않거나, 보험료가 천정부지로 솟아 관련기업들의 피해는 이익 축소를 넘어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기종의 폭력을 빌미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행태, 새누리당이 추진하려는 것들이 미국과 배불릴 뿐 대한민국을 패망으로 이끌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김기종의 폭력을 이용해 총선 승리와 정권재창출을 이끌어내려는 현 집권세력의 행태는 비이성과 몰상식을 넘어 반민주적이고 반국가적이다.



한반도에 신냉전체제를 구축해 대한민국을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거나, 영원한 군사식민지로 만들 것이 아니라면 현 집권세력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필자가 김기종의 폭력을 강력하게 비판한 이유가 현 집권세력에 의해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