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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근혜 없는 12일, 이완구 마음대로 하라는 것?



역사상 최악의 총리로 기록될 이완구의 행태가 조폭에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완구는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광범위하고 복잡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야당의원을 비롯해 여당의원을 향해서도 검찰의 칼날이 휘둘러질 것이라고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이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새빨간 거짓말과 언론 탄압(경향신문에 일정 기간 기사를 내보내지 말라는 엠바고를 걸었다)은 차치하더라도 자신을 건들면 너희들도 죽을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남발하는 것에서 그가 대한민국의 총리인지, 정치 깡패인지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이완구의 행태를 보면서 그를 총리로 지명해서 임명까지 밀어붙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총리로 지명하는 사람마다 이런 하자가 넘쳐나는 사람들만 고를 수 있는지, 대통령의 인선 기준과 철학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완구는 ‘비리백화점’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대한민국의 총리가 될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민주주의의 핵심인 언론에게 외압을 행사하는 것까지 서슴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이완구의 지명철회는커녕 총리로 임명했습니다.



세월호 1주기에 맞춰 외국으로 떠나버리는 박근혜가 지저분하기로 치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비리백화점’ 이완구에게 부패척결의 지휘를 맡긴 것은 아카데미상을 휩쓸 만한 불멸의 코미디입니다. 박근혜는 이완구가 워낙 다양한 비리를 저질러서 그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국민 전체와 미래세대까지 고려해서 인사를 하고 정책을 집행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다른 누구보다도 열린 소통을 요구하고, 인사와 정책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박근혜가 이런 대통령의 기본적인 덕목도 실천하지 않으니 나라가 극심한 혼란에 빠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박근혜는 아직도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무력화시킬 해수부의 시행령도 거둬들이지 않았고,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있는 자신의 최측근들과 대선자금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무려 12일간이나 국가를 비웁니다. 



그 12일간 이완구가 국정을 수행하는 책임자가 됩니다. 수사를 받아야 할 당사자가 국정을 책임지는 말도 안 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이 됐습니다. 이완구에게는 천금보다 더한 12일이라는 특혜 중의 특혜가 주어졌고, 조건부 면죄부를 받았습니다. 법과 정의, 상식이 살아있는 국가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의 현실이 됐습니다. 



어쩌면 대선자금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처한, 그래서 무슨 짓인들 못할 것이 없는 이완구에게 살고 싶으면 알아서 처리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도대체 이렇게 비겁하고 무책임하며 비정상적인 대통령이 어디 있습니까?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 있지만, 책임지는 대통령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정경유착의 정화인 성완종 리스트의 진실을 파헤치는 검찰 수사가 전 방위적으로 진행될 12일 동안, 수사 대상자인 이완구가 수사사항을 보고받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시를 내리고 증거 인멸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세월호 1주기에 맞춰진(얼마든지 날자를 조정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았고, 그러며서도 출발을 2시간 반이나 늦췄다) 박근혜의 남미순방이란 이완구에게 주어진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 있겠으나, 세월호 유족과 국민에게는 유신독재처럼 정치적·민주적 정당성을 잃은 정부가 얼마나 뻔뻔하고 비열한지 뼈저리게 경험할 수 있는 기간이 될 것 같습니다.  



박근혜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는 지도자라면 해외로 나가기 전에 이완구를 경질해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도 확정지어야 하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도 특검을 통해 조사해야 합니다. 워낙 꼬리자르기에 능한 대통령이니,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