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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검찰의 노건평 소환, 노건호도 소한하겠네?



공공성은 정부를 통해서 국가로 조직화되므로 국가는 그 공무원의 모습과 같은 모습을 띤다. 그러므로 시민이 공무원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비판할 때만 국가는 성실성과 유용성을 유지할 수 있다.


                                                             ㅡ 존 듀이의 《공공성과 그 문제들》에서 인용




고 노무현 대통령 부관참시와 공안정국 조성이 전공인 정치검찰이 이제는 노골적으로 대통령의 푸들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성완종이 자살을 통해 자신의 정경유착 범죄를 고백했음에도 정치검찰은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치검찰은 참여정부의 특별사면을 조사하라는 박근혜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있는 8명의 인물 중 친박(가장 패권주의적인 계파)이 아닌 홍문종과 이완구만 조사하고, 친박 실세 6명은 서면조사로 대신했습니다. 박근혜의 푸들이 주인의 대선자금을 건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김한길과 이인제 소환을 들러리로 한 노건평씨 소환은 이 땅의 검찰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얼마나 적대적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신자유주의 우파정권이 위기에 몰리면 어김없이 노무현 부관참시를 들고 나오듯이 이제는 성완종 부관참시도 추가할 모양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특권을 누리는 집단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정치검찰입니다. 검사동일체라는 일제의 잔재를 그대로 이어받은 한국의 정치검찰(전체 검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은 그들의 존재목적마저 엿 바꿔먹은 최악의 이익집단이자, 정치를 망치고, 국민을 겁박하는 민주주의의 적입니다.





물론 신자유주의 우파정권이 승진과 정계진출을 당근으로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검찰의 모습은 국민이 아닌 살아있는 정권을 위해 봉사하는 이익집단임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검찰과 정치검찰 사이에는 무엇으로도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심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민주주의의 토대와 근간마저 그 심연 속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이명박 자신이 실소유자임을 밝힌 BBK 수사와 내곡동 대통령사저 수사, 국정원 댓글사건 수가가 대표적인 예들입니다.



‘미스터 국보법’이자 공안 정국의 대가인 황교안이 총리에 오른 전후로 정치검찰의 행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들은 마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최후의 보루인양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416연대를 압수수색하더니 이제는 노건평씨를 소환해 기소할 모양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황교안 같은 골수 공안검사들을 멀리한 이유의 정당성이 정치검찰의 행태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도 탄핵의 요건인데, 그것이 하늘의 명령인양 무조건 충성하는 검찰의 행태도 탄핵의 요건입니다.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가 신자유주의 우파정권과 국가권력기관에 의해 어떻게 타락하고 부패하는지 매일같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한 권력에 대한 국민의 감시가 소홀해지고 무력해질 때 어떤 정부도 사익을 추구하고 독재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기레기의 대표주자인 TV조선에서는 정치검찰이 김한길과 노건평을 소환한 것이 성완종 리스트 특검을 주장하는 야당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고 친절하게 해석까지 달아줍니다. 아예 독재를 깨놓고 할 테니 그리 알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정부와 권력기관의 사익 추구가 심해지면 공공성과 공통의 이익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이것이 민주주의국가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평등의 근원이라는 것은 너무나 많은 관련 연구들이 말해줍니다. 이명박근혜 정부 7년6개월 동안 모든 분야에서 불평등과 차별이 급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완벽한 독재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정권을 잡은 집단이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을 이용할 때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통령의 분노에 납작하게 엎드린 새누리당과 정치검찰의 행태가 바로 그러합니다. 여기에 정부의 제4부라 하는 기레기들의 일치된 합창까지 더해지면 그것이 완벽한 독재입니다.





미국 갤럽의 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웰빙 지수가 내전 상태인 이라크와 남수단보다 못한 전 세계 145개국 중 117위를 기록한 것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인간에게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물질이 아닌 자유와 존엄이며, 차별받지 않는 평등입니다.



P.S. 새누리당 지도부의 반란이 박근혜의 성난 발언에 형편없이 무너진 것은 박근혜가 자신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향해 투표로 응징하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부동의 30%는 새누리당 고정지지층의 8~90%를 차지하니 두렵지 않겠습니까? 2015년의 대한민국에 독재의 DNA가 범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