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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 무영의 마지막 눈물 무영이 타고난 선천지체는 백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희귀하고 뛰어난 천혜의 신체지만, 그 혜택만큼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선천지제를 타고나면 열 살 경에 삶의 최대 고비가 온다. 신체에 부여된 능력을 그때까지 다스릴 수 있는 치료를 받거나 무공을 익혀 제거하지 못하면, 신체 본연의 힘이 단전을 파괴한다. 그럴 경우 기혈이 혈맥을 타고 올라 혈도를 폐쇄시켜 사지의 기능을 마비시킨다. 일종의 주화입마에 빠지는 것이고 스스로 작동하는 그 힘이 뇌에 이르면 기능이 마비돼 가사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지경에 이르면 전설의 편작이나 화타 같은 의선(醫仙)도 손을 쓸 수 없다. 이것이 선천지체의 치명적 단점으로, 이런 신체를 갖고 태어난 사람의 수가 극히 적지만, 주어진 축복만큼 그 한계를 넘어.. 더보기
제9장 ㅡ 무영의 첫 걸음 모옥은 바깥에서 볼 때와는 달리 안으로 들어가자 생각보다 넓었다. 꼭 필요한 가구만 있어서 내부공간이 실제보다 넓어 보였다. 나무와 짚단, 진흙과 돌을 고루 사용해서 지었기 때문에 튼튼하면서도 아늑했고 온도와 습도도 알맞게 유지됐다. 세 개의 방과 열 명 정도가 함께 앉아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가옥의 중심에 자리했다. 마루 끝에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주방이 자리했고 무엇보다도 무영의 방이 가장 잘 꾸며졌다. 방 세 개 중 류심환과 검무영이 각각 하나씩을 사용했고 삼혼이 하나의 방을 사용했다. 삼혼으로선 억울하지만 주군의 명을 따라야 했다. 기골이 장대한 편인 그들이 잠을 자기 위해 함께 누우면 어깨가 서로 닿을 정도였다. 마누라면 모를까 몇 십 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보낸 늙은이들이 얼굴을 맞.. 더보기
제8장 ㅡ 아저씨 나 괜찮아 역천에 성공한 자들은 무영을 찾기 위해 무림을 속속들이 뒤지고 있겠지만, 이곳을 찾으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다. 그 동안 무영을 최대한 강하게 키워야 한다. 무공에 대한 욕심 때문에 기구한 부자의 운명 사이에 끼게 됐지만 나는 무영을 고금제일인으로 키워 약속을 지키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내게는 세 명의 친구가 있다. 어느 햇살 밝은 날 주린 배를 무로 달래고 있던 나에게 햇살보다 더 눈부시게 다가와 천하를 구해보지 않겠느냐고 세 명의 친구는 제안을 했다. 그들의 손을 잡고 부모를 떠나 무공을 처음 수련한 이곳에 그때의 나와 비슷한 무영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 이것이 반복되는 운명의 장난이라고 해도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무영을 고금제일인으로 키워내는 일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천하를 홀.. 더보기
제7장 - 역천 천상천을 뒤엎는 작업은 여덟 시진 넘도록 계속됐고 그것이 성공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자 검강인의 눈빛이 갈수록 강렬해졌다. 오랫동안 준비했다고 해도 하늘을 뒤엎는 작업의 성공을 어느 누군들 장담할 수 있을까? 역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끝날 때까진 추호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 대부분 처음 계획한 대로 진행됐고 이제 거의 그 끝에 이르려 하지만 검강천의 죽음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역천은 완성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계획대로 되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야.’ “단 한 명도 놓쳐서는 안 된다!!” 검강인은 역천이 성공이 눈앞에 다가올수록 냉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낮말은 해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자세로 지금까지 은밀하고 치밀하게 그러면서도 속전속결로 역천을 진행했다. 천상천의 천주가.. 더보기
제6장 - 탈출3 ‘방법은 독을 극음지기로 얼린 후 각 혈도마다 공간을 만들어 극음지기와 약간의 극양지기를 축적시켜 놓는 것뿐이다. 향후 얼린 독이 녹아 다시 온몸으로 퍼진다면 각 혈도의 주변에 축적시켜 놓은 극양지기가 급한 것은 태우고 나머지 대부분은 극음지기가 얼릴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그 이후 아이가 천상무극진기를 익혀 남은 독을 스스로 풀어야 한다.’ 다행히 그는 오년 전 검강천과 겨루면서 자신의 몸에 내재해 있는 극음지기를 확인했고 그가 보여준 초식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파천태극무검을 대성했고 그 결과 극양지기까지 얻게 됐다. 천상지무와 당시 그가 익히고 있던 파천태극무검과 원리가 동일했기에 이것이 가능했다. 삼혼과의 삼혼지문의 비무를 펼치면서 파천태극무검의 원리를 파악했지만, 놀라울 정도.. 더보기
제5장 - 탈출2 류심환을 추적하던 천상천 제3장로 검강윤과 현무당을 맡고 있는 당주들인 오천협룡은 화들짝 놀라며 급하게 신형을 멈췄다. 그 멈춤이 너무 급작스러워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수백 리를 미친 듯이 도망치던 상대가 갑자기 멈춰서 자신들을 향해 돌아서는 것이 아닌가? ‘어라? 왜 이래, 이 자식?” 검강윤은 그의 갑작스런 행동이 의아했다. 그것도 심하게 의아했다. 지금까지 아이를 안은 상태에서 너무 잘 달렸던 놈이, 그것도 아직 한참은 더 달릴 것이라 생각했던 놈이 갑자기 멈추더니 아예 돌아서기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죽어라 도망가야 할 놈이 할 짓은 아니었다. ‘지쳤나? 아니면 무영이 죽었나?’ 검강윤은 몇 가지를 가정할 수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고 오천협룡까지 더한다면, .. 더보기
평등이 답이다ㅡ경제성장과 행복지수의 역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물론 보수화된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도 경제성장과 선진국 진입을 입에 달고 산다. 그들은 마치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에 진입하면 한국 사회의 온갖 문제와 병폐들이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 정말 그럴까? 정치철학이라고는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양당의 정치인들이 말하는 선진국들의 상황이 유토피아처럼 풍요롭고 행복하기만 할까?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리처드 윌킨스와 케이트 피킷이 쓴 《평등이 답이다(THE SPIRIT LEVEL)》를 보면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의 상황이 어떠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수없이 많은 저자들이 인용하는 저서로서 출판된지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우리 시대의 고전 반열에 오를 정도로 명성이 드높은 연구결과다. 저자들이 현재의 선진국을 어떻게.. 더보기
제4장 ㅡ 탈출1 더 이상 경공만으로 그들을 따돌릴 수 없다. 이 상태로 일각이라도 더 지체한다면 아이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 중독된 상태의 아이를 안은 채 진동을 주지 않고 내가 낼 수 있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다. 무려 5개의 추적조들 중에서 여섯 명은 생각보다 무공이 뛰어난 초절정 고수였다. 하남성(河南省)에서 시작된 도피가 이제 수백 리를 지나 산서성(山西省)에 접어들었는데도 그들을 좀처럼 따돌릴 수 없었다. 그들의 내력은 떨어지지 않았고 속도도 줄어들지 않았다. ‘이런 식으론 아이를 살릴 수 없어. 어떻게든 아이들 치료할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어떡하지?’ 검강천이 추적조 중에서 가장 강한 자들의 검과 도에 수십 번 찔리고 베인 상태에서 반 시진을 버티고 그런 상태에서 또 그의 양 팔과 두 다리를 희생하며 일각.. 더보기
대통령을 둘러싼 세간의 풍문이 사실이라면? 조선일보에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칼럼들이 실려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중에서 특히 화제가 됐던 것은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이라는 칼럼이었다. 이것을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된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수 세력의 수문장이라 할 수 있는 조선일보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와 칼럼이 연달아 나오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자주민보 넷에서 인용 하지만 필자는 생각이 다르다. 아래에 전문을 올린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의 핵심은 국민이 비이성적인 상태여서 이런 말도 안 되는 풍문이 사실처럼 떠돈다는 것이다. 이 칼럼은 교묘한 말장난에 불과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실질적인 아킬레스건인 만만회로 향하는 여론의 관심을 무력화시키기 위함이다. 어차피 김기춘 비서실장은 버려야 할 카드라서 .. 더보기
이제야 밝혀지는 박봄 마약설의 돌출 배경 무려 4년 전에 입건유예된 박봄의 마약밀수혐의가 지금의 시점에서 터져 나온 것은 무엇을 덮으려고 한 것일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국회의 세월호 국정조사다. 여기서 정권 차원에서 숨기려 했던 새로운 사실이 폭로되면 박근혜 정부의 내일이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안철수와 김한길이 대표로 있는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이 거기까지 밀고 갈 지에 대해서는 기대 난망이지만, 그들과 상관없이 국민의 분노가 정권을 향해 직접적으로 폭발 할 수도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가 내포하고 있는 휘발성은 에측불가능하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연합뉴스에서 캡처 국정원 댓글사건 만큼 폭발력을 지닌 GOP 총기난사 사건을 덮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세월호에 이어 군대까지, 1020세대의 부모들이.. 더보기
조중동의 권은희 죽이기 도를 넘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여론조사를 이용해 조중동의 권은희 죽이기가 도를 넘었다. 비록 안철수와 김한길 공동대표가 전략공천에서 보여준 난맥상이 조중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의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났지만, 이 모든 것이 권은희에 대한 보상공천(조중동의 주장) 때문이라는 것은 침소봉대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는 뉴스타파까지 이 문제에 뛰어들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 때문에 전세가 나쁘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나온 지지율의 책임을 권은희에 돌리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자들에게 투표 불참을 권유하는 행태와 다를 것이 없다. 이들의 일방적인 보도행태는 가뜩이나 낮은 투표율 때문에 조직 동원능력이 뛰어난 새누리당에게 유리한 재보선의 판세를 더욱 공고화시킬 .. 더보기
쌀시장 개방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거짓말 쌀 시장 전면 개방은 미국과 유럽의 거대기업농을 위해 녹색혁명(실제로는 녹색 착취)이란 명목하에 진행된 농축업 약소국에 대한 제2의 식민지화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고율의 관세화와 의무수입량의 급증을 들어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식민지화가 마지막에 이른 것입니다. 우루과이 라운드로 대표된 농축산업의 신자유주의화는 17~18세기에 유럽을 지배했더 귀족과 고전파 정치경제학자들이 주장한 중농주의에 그 뿌리가 있습니다. 농작물 거래의 자유방임을 원칙으로 내세운 중농주의 정치경제학은 농작물의 자유무역을 통해 거대한 농지와 농노를 소유한 귀족과 대지주의 부를 불려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에 대한 설명은 미셀 푸코의 《안전, 영토, 인구》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별도의 글로 올리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더보기
거대한 전환ㅡ부의 불평등의 기원에 대해 어떤 책들은 감히 서평을 쓰는 것조차 누가 되는 것들이 있다. 책의 첫 장에서부터 끝장에 이르는 동안 온몸을 관통하는 지적 선율과 시대를 관통하는 성찰에 지상의 언어가 모두 초라해 보이는 것들이 있다. 한 시대의 지식과 경험을 빌렸으되 영원 불멸하는 가치를 지니는 것들이 있다. 여기 이 책이 그렇다. 칼 폴라니의 몸을 빌어 1944년에 쓰여진 《거대한 전환》은 책의 부제처럼 ‘우리시대의 정치·경제적 기원’에 대해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보기 드문 걸작이다. 유럽에선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이 책이 2009년에 이르러서야 한글로 번역된 것은 미스터리 그 자체라 할만하다. 이 책과 함께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근대》를 읽으면 인류의 근현대사를 꿰뚫어 볼 수 있다. 어쩌면 그것.. 더보기
왜 우리는 노력할수록 가난해지는 걸까? 분명 우리는 예전만큼 일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경제규모도 예전보다 수백 배 이상 커졌습니다. 1인당 GDP도 30,000만 달러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현 대통령은 '줄푸세'를 통해 임기 내 40,000만 달러에 이르는 기반을 다지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달콤한 말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더 가난해집니다. 경상수지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나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런 모순된 경향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세계화의 부작용을 다룬 몇 권의 책을 중심으로 모순의 기원을 파고들어갈까 합니다. 《블랙스완》, 《프랙털 이론과 금융시장》, 《롱테일 경제학》을 중심으로 노력할수록 더 가난해지는 모순을 밝혀보겠습니다. 이 책들의 저자들은 .. 더보기
죠셉 콘래드의 <어둠의 핵심>의 명문장들 죠셉 콘래드의 은 위대한 명화인 의 원작이 되었던 소설입니다. 선원이었던 죠셉 콘래드 아니면 쓸 수 없는 소설이라고 할까요? 제국주의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인류 역사상 위대한 고전 중 하나입니다. 너무나 멋진 문장들이 많아 어지러울 지경이지요. 그 중에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소설을 쓰는 분들이나, 멋진 문장으로 이루어지 글을 쓰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이내 강물에도 변화가 찾아와 그 평온함은 차츰 빛을 잃으며 점점 더 심오해졌다. 이 세상의 가장 먼 곳까지 통하는 수로의 고요한 위엄을 보이며 펼쳐져 있던 넓은 옛 강은 여러 시대에 걸쳐 양쪽 둑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위해 훌륭하게 봉사한 후 이제 저무는 날을 맞아 아무런 동요 없이 휴식하고 .. 더보기
죠셉 콘래드의 <로드 짐>의 명문장들 죠셉 콘래드의 소설 『로드 짐』에 나오는 명문장들을 일부만 모았습니다. 제국주의 시절의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룬 소설로 주인공이 여러 가지 면에서 저와 비슷한 아웃사이더입니다. 선원이었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제국주의 시대의 야만을 글로 옮겼는데, 최근에 와서는 당시의 유럽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죠셉 콘래드의 소설들은 고전의 반열에 올랐지만 요즘 소설과는 표현 방식이 다릅니다. 현대소설의 시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의 소설에는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표현들이 참 많습니다. 글을 쓰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그가 외면적으로 내세우는 것들의 은밀한 진실... 위험도 직접 목격되지 않을 경우에는 인간의 생각 속.. 더보기
그곳에도 그리움은 영그는지 그곳에도 그리움은 영그는지 길게 늘어진 시간이 석양에 걸려 7년 전의 그날이 되면. 하나도 놓칠 수 없는 하루의 끝자락으로 외로이 흘러가는 너희들의 아픔들이 보인다. 번성하는 어둠, 그 안에 자리한 잔혹한 권력의 위선 너희가 흘린 눈물이 바다 위의 공포가 되고 깊고 차가운 물속의 소용돌이치는 두려움이 되도 우리는 어떤 파도에서도 너의 울음을 듣지 못한다. 너희는 꿈으로 와선 잠시 머물다가 홀로 떠난 너희 뒤론 간절한 외침, 너희들의 통곡을 듣는다. 이 못난 부모들은 . 끝이 될 수 없는 사연들이 마지막의 몇 시간을 낮게 드리워진 슬픔들로 물결친다, 멀어진다, 흩어진다. 수면 위에 떠있어 흔들리는 달맞이꽃은 너희 닮은 주검처럼 찢기고 가라앉아 멀어지고 젖어간다. 아이를 가슴에 묻은 부모는 기억을 살아남은 .. 더보기
차라리 새누리당 방송사라고 이름을 바꿔라 제도권 방송들의 새누리당 편들기가 도를 넘었습니다. 새누리당에게는 유리한 내용만 내보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은희 남편의 재산처럼 불리한 내용만 내보내고 있습니다. 정의당과 노동당, 통진당 등 진보정당에 대해서는 아예 다루지도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내용도 대폭 줄어들었고, 특별법 제정이 늘어지고 있는 것도 거의 보도하지 않습니다. 이는 권위주의 독재시대에 버금갈 정도로, 전두환의 시절의 땡전뉴스를 방불케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에 도움이 되지 않자 매일같이 내보내던 대통령 관련 보도는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방송들이 새누리당에 불리한 것들은 거의 내보지 않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보도와 토론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권은희 후보가 신은 아니기에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 있.. 더보기
박근혜가 말한 배신의 정치와 진실한 사람의 기원 니토베 이나조의 《무사도》라는 책이 있다. 일본의 사무라이를 중세유럽의 기사도로 격상시키기 위해 서구의 문화에 정통한 일본인이 쓴 책이다. 일본 군국주의의 정치적 정당성으로 차용된 《무사도》는 아주 작은 것에 연연해 살인과 복수를 일삼았던 사무라이들의 폭력성을 서구의 입맛에 맞게 미화하는데 성공한 책으로, 탐 크루즈가 제작·주연한 같은 상업영화까지 만들어냈다. “무사도는 일본의 상징인 벚꽃과 함께 같은 일본의 토양에 뿌리를 내려 꽃피운 고유의 꽃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무사된 자의 규범(기사계급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인 것”을 창조하기에 이른다. 이를 통해 ‘전투를 업으로 삼는 거칠고 천한 신분 출신’인 사무라이가 ‘천일을 단하고 만일을 련한’, 그래서 단련된 정신과 육체를 지닌 지행합일의 .. 더보기
또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IMF와 세계은행, WTO라는 불경한 삼위일체를 앞세워 빈국의 돈을 부국의 자본과 기업으로 빨아들이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회복불능의 벼랑 끝에 몰렸다 해도 아직 그들의 공복을 달래줄 먹이감은 세계 도처에 넘칠 만큼 남아 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말한 ‘자기조정 시장’이란 완전한 시장과 완전한 정보, 완전히 합리적인 인간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한 허구의 논리이다. 정부에 의해서도, 재벌에 의해서도, 독점기업에 의해서도 시장은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의 불완전함이 만들어낸 전 세계적 차원의 사적독점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에 의한 공적독점보다 더 큰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 무한경쟁에서 나오는 부의 독점과 소득불평등을 허용하는 신자유주의적 통치술은 세상의 모든 .. 더보기
조중동 프레임에 갇힌 세월호 특별법ㅡ1 결국 세월호 유족들과 특별법 제정이 조중동의 프레임에 갇혔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온 나라를 뒤흔들 초기에는 국민의 분노에 편승했던 조중동은 유병언과 구원파가 전면으로 부상한 이후로는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논조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그들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었던 문창극이 청문회에 서지도 못한 채 물러나자 세월호 참사의 출구전략으로 세월호 유족과 특별법 제정에 그들 특유의 프레임을 덧씌웠다. 필자는 두 회에 걸쳐 조중동 프레임에 갇힌 세월호 유족과 특별법 제정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이번 글에서는 세월호 유족과 특별법 제정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다루어 봄으로써 조중동 프레임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밝히고자 한다. 전 국민적 위로를 받던 희생자와 희생자 유족들이 지금은 어떤 처지로.. 더보기
국민이 안산에서 국회까지 아이들과 함께 걸었다 아이들을 길거리에 나서게 만들고도 나라를 통치하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수백 명에 이르는 국민들을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에 수장시킨 것도 모자라, 상처투성이의 아이들을 길거리로 나서게 만들고도 그 놈의 정치적 계산과 기득권 타령인가? 그날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한 아이들을 타는 듯한 더위 속으로 내밀고도 단기간만 유효한 수사권이 나라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억지를 부린단 말인가? 다음이미지 캡처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유족들의 비탄과 슬픔을 함께 하는 국민들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그런 수사권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세월호 침몰원인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성역없는 수사를 할 수 있는 그 정도의 수사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과 희생자들, .. 더보기
탄핵의 요건으로 본 박근혜와 노무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탄핵소추를 당했는지 구태여 이명박과 비교할 생각은 없다. 그 자체가 고인에 대한 폄하며 명예훼손에 해당하니 사람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무능력과 무책임의 끝판왕으로 등장한 박근혜와 이 땅의 민주주의가 다시는 후퇴하지 못하도록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자제했던 노무현 대통령을 비교한다는 것은 김진태를 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정치권은 이랬다. 국민은 이렇게 대응했다. 하지만 대통령에 오른 후 대한민국을 수렁 속으로 빠뜨린 것도 모자라 자국의 영해에서 304명의 국민이 바다 속에 수장되는 데도 제대로 된 사후대처도 안했고, 공천권에 노골적으로 관여하고, 국민을 테러리스트로 만들고, 삼권분립마저 무시하는 박근혜에 비해 터무니없는 이유로 탄핵에.. 더보기
테크노폴리ㅡ고용없는 성장이 인류의 미래라고? 미국의 구인·구직 정보업체 ’커리어캐스트’가 선정한 ’10대 몰락 직종’ 발표했습니다. 커리어캐스트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고용전망 자료를 토대로 2012∼2022년 사이 우체부의 고용하락률이 모든 직종 가운데 가장 높은 28%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메일, 소셜네트워크 등의 발달 때문에 미래의 고용상에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고, 이를 피해갈 수 없는 직종을 선정한 것입니다. 닐 포스트만의 저서 우체부에 이어 농부(19%), 검침원(19%), 신문기자(13%), 여행사 직원(12%)이 선정됐습니다. 그 다음으로 고용전망이 나쁜 직업으로는 벌목공(9%), 항공기 승무원(7%), 천공기술자(6%), 인쇄공(5%), 세무업무원(4%)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항공기 승무원은 항공사별 저가 경쟁 과정에서 비.. 더보기
참으로 치졸한 정치권의 세월호 출구전략 정치권의 세월호 출구전략이 참으로 치졸하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 살아 남은 학생과 선생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모두 다 같을 수 없겠지만 최소한 한 가지만에서는 동일하다. 그것은 당연히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이다. 정치권과 새누리당 지지자들에게는 세월호 정국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지만, 오늘 안산 단원고를 추발해 1박2일로 행군한 뒤 국회에 이르는 생존학생들의 간절한 바람에서 보듯, 세월호 진상규명 없이 그 어떤 것도 논의의 대상일 수 없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들이 죽었다ㅡ연합뉴스에서 인용 정치권에서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단원고 학생들에게는 특례입학을 추진하고 있지만, 세월호 침몰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한 유족들은 정치권의 어떤 혜택들도 받아들일 수 없다. 국.. 더보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빅브라더ㅡ3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단 두 개의 비트를 이용해 인공지능이라는 추론과 사고의 영역까지 넘볼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의 최종 목표인 인공지능에 대한 초기 연구는 1940년대 현대적인 디지털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시작됐다. 당시의 연구가들은 인간의 두뇌처럼 연상과 추론이라는 생각하는 과정을 자동화하는 인공지능의 개발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초기 연구가들은 인간의 능력보다 수만 수십만 배 빠른 계산의 끝에는 인간의 두뇌가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논리적 추론, 의미의 발견, 일반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의 학습 등과 같은 주로 인간의 고도의 지적 처리 특성과 관계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논리학자.. 더보기
액체근대ㅡ위험의 개인화와 세월호참사 빠른 이동(시간)을 통해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 현대의 권력이 되면서 특정 지역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수많은 중하위층 사람들은 개인으로서의 삶이 뿌리 채 흔들리는 위험에 처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가격이 매겨짐으로서 돈이 없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현실에서 직업을 찾아 전국을 전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런 직업의 이동성은 가족의 해체만이 아니라 결혼의 유무, 주거의 형태, 자녀의 교육 등에서 연쇄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탄생부터 경쟁력을 지니게 된 개인(흔히 1%라 한다)은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어 모든 면에서 자유를 누리며, 상시적인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중하위(전체 인구의 90% 정도)에 위치한 개인들은 직업 선택의 자유도 누릴 수 없을 뿐더러, 언제 단.. 더보기
액체근대ㅡ가벼운 경제와 소비지상주의 21세기 최고의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근대》를 보면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불확실성이 극에 다른 시대인지를 알 수 있다. 바우만이 말하는 불확실성의 시대는 갤브레이스의 《불확실성의 시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갤브레이스는 주로 주류 경제학의 입장에서 시대의 혼란을 얘기했다면, 바우만은 종합적 차원에서 시대의 혼란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홀로코스트와 현대성》에서 18~19세기의 근대이성이 창출한 전체주의적이고 폭력적인 현대성의 문제를 성찰한 바우만은 《액체근대》와 《유동하는 공포》를 통해 인류의 현대성이 어떤 상태에 이르렀는지 뛰어난 성찰을 보여줬다. 특히 바우만의 상징으로 자리한 《액체근대》는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와 함께.. 더보기
오늘의 류현진이라면 사이영상도 가능하다 월드컵의 결승전과 겹치는 바람에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햇지만 류현진이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그 동안 10승 도전에 세 번이나 실패했고, 직전의 등판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악의 피칭을 했기 때문에 오늘의 등판은 류현진에게 WBC 결승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경기였다. LA 다저스의 감독인 매킹리도 류현진이 이번 등판에도 좋지 못한 피칭을 하면 그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류현진의 분발을 독려했다. 제3선발로 너무 럭셔리한 류현진ㅡOSEN에서 인용 헌데 브라질월드컵 결승전과 대부분의 시간이 겹친 샌디에고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류현진은 생애 최고의 피칭을 보이며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류현진이 프로에 데뷰한 이래 그가 등판한 경기의 거의 대부분을 시청했던 필자가 보기에 오늘의 류현진은 프로 .. 더보기
독일 우승과 브라질 몰락이 한국축구에 말해주는 것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브라질월드컵이 새롭게 중무장한 전차군단 독일의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축구황제 펠레의 전성기부터 월드컵에 빠져들었던 필자의 입장에서 월드컵 개최국이 브라질의 몰락이 독일의 우승보다 더욱 충격적이었다. 인간계를 넘어 신계에 올랐다는 메시가 마라도나의 폭발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입증됐지만, 브라질의 몰락은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이 회자될 것 같다. 17세의 나이에 월드컵에서 우승한 펠레 펠레와 자일징요, 토스타워, 리베리노, 알베르토 등이 주전으로 활약했던 브라질대표팀은 월드컵 우승을 밥 먹듯이 할 만큼 역대 최강의 전력을 보여줬다. 이들은 브라질리그 소속팀인 산토스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는데 브라질의 전성시대는 한 팀에서 손발을 맞춰온 이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헌데 이번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