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알릴레오 북스', 자신의 천재성을 스스로 닫아버린 유시민의 변명

늙은도령 2021. 3. 7. 23:33

 

 

180석 발언 이후 대단히 위축된 유시민 이사장의 <알릴레오 북스>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유시민 이사장은, 그 빌어먹을 놈의 서울대 출신 중에서 가장 사람다운 냄새가 나는 상당 수준의 천재입니다. 젊었을 때의 유시민을 잘 모르지만, 그의 <항소이유서>를 보면 청년 유시민의 천재성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글의 곳곳에 서 터져나오는 그의 천재성을 지금의 유시민과 비교하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발터 벤야민이 <괴테의 친화력>과 <번역가의 과제>,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등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었듯이 원어를 모른다 해서 대가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을 '지식소매상'으로 자리매김시킨 유시민 이사장의 자기변명이 원어로 석학의 책들을 읽고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의 변명이 정당성을 갖는다면 어떤 누구도 자신의 언어에서만 대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입증돼야 합니다. 

 

 

하지만 인류의 지성사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예들로 넘쳐납니다. 유시민 이사장이 좀더 일찍 발터 벤야민의 다양한 비평서들을 접했더라면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푸코에 대해 얼마나 공부했는지 알 수 없지만, 벤야민과 푸코에 대한 공부가 깊었더라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다독했다면 지식소매상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을 만큼의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 유시민이었습니다. 

 

 

<알릴레오 북스>를 보면 한없이 위축된,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싶은 두 종류의 유시민이 갈등하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80석 발언(누구도 할 수 있었던 발언이었음에도 유시민이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과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 사찰 발언(유튜브에서의 대성공이 불러온 확증편향의 불행한 사례) 때문에 발생하게 된 현재의 상황은 어이없는 모순이되, 대단히 폭력적인 현실의 반영이라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래에 링크한 영상을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jQ3G-miO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