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성에(2)
늙은도령
2021. 7. 4. 15:02
성에(2)
이제부터는 마음의 공간을 비워놓으리다.
나는 내 사랑에만 집착하여서
가슴에는 슬픔만을 키워갔었소.
아침이면 추억을 불러내어서
저녁까지 눈물만 흐르게 했다오.
그곳에서 피는 한 송이 꽃은 내 그리움임을
당신이 바람이라도 되어 와서는
이 모진 그리움의 향기에 취하기만 소망했었소.
그렇게 변하지 않음으로 나는
내 영혼의 안식만을 찾아 헤맸다오.
짙은 눈보라 속에서 매일 밤 당신이
내 안으로 들어오려 온몸으로 울고 있음을
창문에 당신 영혼이 차갑게 숨을 거둘 때까지
푸르게 갈라진 마음의 상처는 보듬지도 못하고
나는 내 슬픔에만 집착했었소.
1999.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