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연습(2)

늙은도령 2021. 7. 4. 15:22

 연습(2)

 

 

 

몇 날을 주저하는 내게

시간을 묻는 당신 물음이 너무 담담해

얼마나 오랜 동안 당신이 홀로

이별을 준비했는지 그 말없던 시간들의

두려움 속에서 서른 하나란 또 얼마나 억울한 것인지

그랬구려 내가 나의 무능만을 탓할 때

당신의 침묵이란 빈 들녘에 버려진 고혼의

시간이었구려 이승에선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어서

저승 가장 외진 곳의 움막이라도 찾아 헤매던

죽음보다 아득한 외로움의 순례였구려

이겨낼 수 있다고 나를 달래던 당신이

시간을 물어 오고 무엇도 준비할 수 없는

내게 이제는 쉬고 싶다며 매양

당신이 떠나려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