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수준 높은 토론이 이루어진 썰전과 매주 출연진이 달라지는 판도라 모두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토론의 질은 썰전이 판도라보다 높았지만, 저의 생각과 비슷한 내용은 판도라에서 나왔습니다. 유시민과 박형준이 치열하게 겨룬 토론은 충돌하는 두 개의 관점이 지적으로는 흥미로웠지만,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적절하게 풀어낸 것은 최저임금 인상폭을 소화해내는 경제와 현장의 탄력성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정부와 자본이 주도하는 자유방임 시장경제)가 주류경제학으로 자리매김한 이래 최저임금은 노동자를 자본과 기업의 노예로 만드는 수단으로만 작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신자유주의 정부였던 이명박근혜 9년 동안 최저임금의 인상폭은 노동자의 삶을 생존선 이하로 묶어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년도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기준은 당장의 삶이 힘겨운 노동자에게 있지 않았고 상당한 여유가 있는 자본과 기업이라는 사용자에 있었습니다. 공익위원은 정부의 로봇이었고요.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갤브레이스와 스티글리츠, 피케티 등이 날카롭게 갈파했듯이, 미국과 영국의 슈퍼리치들이 자신의 두뇌집단으로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들을 집중 지원하고, 그들의 청부에 맞도록 짜맞춰진 연구결과들을 주류언론들이 확대재생산하면서 사용자측으로 기울어진 인식의 운동장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식의 편향은, 최저임금이 생활임금에 준하는 수준으로 올라오면 경제의 펀더맨탈이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감을 극대화하는데 성공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인식의 편향은 또한,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을 쥐어짜 천문학적인 내부유보금을 쌓아둘 수 있었던 재벌과 대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폭이 높으면 소상공인이 버틸 수 없다는 논리를 무소불위의 무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악마의 투기금융이 주기적으로 경제위기를 만들 때마다 대마불사를 외치며 정부로부터 어마어마한 구제금융과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사용자측은 그들의 주구인 보수정당과 주류언론을 동원해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최저임금의 생활임금화에 맹폭을 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들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졌고, 극단의 불평등을 만들어낸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전지구적 시장 구축이라는 신자유주의의 핵심목표)에서 탈출해 내수시장을 키울 기회는 원천봉쇄됐습니다. 소득의 분배와 부의 재분배를 중시하는 사회주의적(또는 사회민주주의적) 요소들을 대폭 수용한 유럽의 복지선직국들에 비해 한국의 경제구조가 기형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박정희의 독재개발 때부터 고착화돼 지금까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수출 위주의 불평등성장 때문이었습니다.





경제가 호황일 때는 상위층이 이익을 가져가고, 경제가 불황일 때는 하위층에게 손해를 전가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경제가 아무리 좋아져도 최저임금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되는 저소득 노동자들은 아무런 과실도 공유할 수 없었고, 유시민이 오늘의 썰전에서 말했듯이, 상층부와 하층부의 소득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벌어졌습니다. 피케티가 밝혔듯이 자본의 수익율이 경제성장률을 앞서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은 더욱더 벌어졌고요. 



대한민국의 국가·사회복지가 OECD(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을 미국의 고급제품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마셜플랜의 집행위원회가 전신이다. 이 때문에 OECD가 부자국가들의 모임이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가입국 중에서도 가장 나쁜 편에 속한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최저임금의 인상폭이 생활임금에 근접해야 하는 필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인식의 편향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문제들을 정부가 보존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재벌과 대기업에게 천문학적인 구제금융과 공적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면, 심지어 그들에게 제공한 구제금융과 공적자금의 반도 회수하지 못했다면, 그것의 1/5도 안 되는 구제금융과 공적자금을 노동자와 소상공인에게 제공하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현장이란 주류경제학자의 오류투성이 이론보다 훨씬 더 탄력적이어서 변화된 상황에 적응해왔습니다. 1997년의 IMF 외환위기와 2008년의 글로벌금융위기의 파고가 쓰나미처럼 덮쳤지만 대한민국은 살아남았고, 성장해왔음을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 



모두가 만족할 수 없지만, 이참에 과포화된 소상공인에 대한 구조조정도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것은 한국경제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붐으로 경제가 2020년까지는 무조건 성장(그 이후를 예상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할 것까지 고려한다면 이번의 최저임금 인상폭은 한국경제가 얼마든지 소화해낼 수 있습니다. 인식의 편향 때문에 어느 정부도 시도하지 못했던 부자증세와 법인세 인상이라는 최고의 카드도 남아있고요.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저녁노을* 2017.07.21 04:27 신고

    단계별로...점차적으로 인상해야한다는 반발도 보이더군요.
    걱정과 우려는 당연한 것이라고 봐요.ㅎㅎ
    정책적으로...잘 풀어나가길 바라는 맘...

    • 늙은도령 2017.07.21 04:56 신고

      반발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으로 인식의 편향에서 옵니다.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인상분을 만회해 줄 것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매출이 늘어날 것입니다.

  2. 참교육 2017.07.21 04:58 신고

    가히 자본의 천국입니다. 권력의 비호와 지원을 받고 스스로 권력이 된 자본은 이대로 둘 수 없습니다.
    노동자를 천시할ㅃ누만 아니라 개돼지 취급하는 자본의 인간관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경제민주화 문재인정부가 반드시 이루어 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 늙은도령 2017.07.21 06:33 신고

      차근차근 인식의 전환을 이루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이나 사회주의적 정책들을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차근차근 가면 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7.07.21 08:29 신고

    그동안 억눌려 온게 이번에 큰 인상폭으로 비쳐진것입니다
    이제 제대로 틀을 잡아 나가야 합니다^^

  4. 깍투기 2017.08.07 00:10

    이젠 나누어야 되지 않나요 그 동안 많이 축적했으면됐지
    근로자들은 머슴이 아닙니다



한진해운 경영진과 대주주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는 엄중안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구상책임은 물론 형사책임도 물어야 하고, 필요하면 경영권을 박탈하는 조치도 취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태의 수습 책임을 기업 측에만 미루는 것은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물류대란과 수출 차질, 해운기반의 붕괴, 관련 업체의 줄도산과 근로자 대량해고, 지역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합니다. 일시적 국유화 또는 임식적인 국가관리까지 검토하는 특단의 대책으로 우선 한진해운의 경영을 정상화시킨 다음 후속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해수부장관과 금융위원장은 이 문제의 해결에 직을 걸어야 합니다. 





위의 글은 문재인 전 대표가 한진해운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내놓은 페이스북 내용이다. 필자는 이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 이유는 물류라는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한진해운이 망하게 된 원인)가 일어났을 때 오바마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경제의 혈관인 금융기관들이 붕괴되는 것을 막았다. 임시적이지만 경영권을 박탈해 국유화하는 조치도 단행했다. 금융이 멈추면 경제가 파탄나기 때문이다. 



대마불사라는 거대 금융업체의 문제도 일시적인 국유화로 풀 수밖에 없다. 샌더스가 말한 것처럼 세계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미증유의 부실을 만들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금융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하며 '너무 커서 죽일 수 없다면, 죽일 수 있게 잘게 나눠야 한다'는 것은 정확하지만,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투입(경영권까지 박탈하면 국유화가 된다)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물류도 금융과 비슷해서 시스템이 무너지면 경제가 멈춰선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라는 청산작업에 들어가자 전 세계에서 백 척에 가까운 선박이 운항과 하역을 멈추자, 사상 초유의 물류대란이 발생한 것도 물류산업의 금융적 특성을 말해준다. 한진해운이 소화하는 수출입 물동량을 계산도 하지 않고, 구체적인 대칙은 하나도 세우지 않은 채 박근혜 정부가 한진해운의 청산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상상할 수도 없는 물류대란이 발생한 것이다. 



무식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부가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는 것을 넘어 한국 물류산업 전체의 신뢰도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진해운을 통해 수출입을 하는 기업들의 신뢰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기업에 발주했다 제때 제품을 받지 못하면 거래업체들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한국기업 전반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대규모 해과 진행되는 최악의 도미노현상이 발생한다. 물류가 멈추면 경제가 멈춘다.  





어찌어찌 해서 대체선박이 투입된다 해도 한국기업이 지불해야 하는 보험료가 상승하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하락한다. 한진해운의 경영상태가 나빠진 이후, 초국적기업의 해외법인을 6년째 맡고 있는 필자의 동생도 보험료가 비싼 해외업체에게 물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한진해운에게 일을 주고 싶어도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친형 같은 사람(필자의 친구)이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사업부를 맡고 있어도 어쩔 수 없었다. 



필자가 대기업(제조업)의 임원으로 있는 친구들과 통화를 했는데, 이번의 물류대란 때문에 해외업체를 물색하기 위해 정신이 없었다. 보험료를 포함해 운송비도 폭등해서 이중삼중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비명을 질러댔다. 중소기업은 선박을 찾기도 힘들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문재인이 제시한 해결책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한다. 그 다음에 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채권단을 통해 추가대출을 하거나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물류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 그 다음에 청문회에 나와 사재출연을 하지 않겠다는 최은영을 비롯해 한진해운 대주주의 자산을 몰수해서라도 손실보존에 들어가면 된다. 검찰과 국세청, 감사원 등을 총동원하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만 처먹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정부가 정신 차리고 나서면 물류대란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푸틴과 시진핑, 오바마, 아베 순으로 국제적 호구 취급만 받지 말고 경제규모 10위권의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라면 제대로 하란 말이다, 이 씨… 삐삑삐삑삑삐삑삑삑!! 삐이이이이익!!… 놈들아!!!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9.10 11:53 신고

    정말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고 앉아 있습니다
    대한민국 점점 나락으로 떨어자는군요
    한번 떨어져 나간것 회복하려면 2,3배 더 힘이 드는데 말입니다

    • 늙은도령 2016.09.10 15:46 신고

      물류대란은 심각한 것입니다.
      피해를 보는 기업들과 해고되는 노동자들을 고려하면 몇십 조의 피해가 발생합니다.

  2. 큰일이다 2016.09.12 08:25

    구구절절 동감합니다. 정부가 손들고 수수방관하는 모습 세월호와 같습니다. 대한민국호가 침몰하고 있는데 어찌 이렇게 무시한지...

    • 늙은도령 2016.09.12 09:44 신고

      네, 정말 그러합니다.
      세월호참사 처리하듯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면 국민의 세금만 낭비된 채 아무것도 좋아지지 않습니다.



박근혜가 총선이 끝나자마자 대기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에는 상당히 복잡한 정치공학적 셈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8개월 안에 구조조정을 끝내지 않으면 한국경제가 죽을 수도 있다는 박근혜의 말은 상식의 수준에서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터무니없음에도 이런 발언을 내놓은 것은 그런 비판을 감내할 만큼의 정치적 이득을 거두려고 하기기 때문입니다. 즉 박근혜의 환관들은 총선 결과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끝났으며 그 다음을 도모하겠다는 뜻입니다. 



대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이라는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들고나온 것이 모든 부처의 정책을 분석하고 평가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국정원이 올린 것인지, 여왕의 하명을 받아쓰기만 하던 수첩장관들이 국가경제를 살리겠다는 애국심이 불타올라 작성한 것인지, 환관정치의 주역들인 십상시들이 올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박근혜의 말에 쓰레기들이 일제히 호들갑을 떠는 것은 이명박이 4대강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국민을 상대로 비열한 사기를 치던 때가 연상됩니다.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박근혜의 구조조정에 힘을 실어준 것과 똑같은 효과를 발휘할 최운열의 헛소리(좀비 대기업을 구조조정하는데 친기업적 마인드를 요구하는 것은 악질 친일파을 청산하는데 일제의 입장으로 접근하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야당 대표인 김종인이 대기업 구조조정에 화답하면서도 책임소재를 묻지 않은 것, 주류경제학의 구조조정이 근로자와 서민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것이었음에도 이를 최소화할 프로그램은 제시하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안철수에게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에 비판도 하지 않습니다. 그가 이명박의 아바타(안철수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는 문화일보 보도)이건 노욕의 동교동계가 당권을 쥐는 대신 대선주자로 밀어주건 깜냥도 안되는 자이기 때문에 패스합니다. 그가 무섭게 발전할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안철수에게서 정치 지도자로서의 덕목은 볼 수 없습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미친 짓거리 때문에 집권세력에서 이탈한 보수표를 유입할 수 있었지만 소선구제의 한계를 넘지 못한 안철수가 이명박의 도움을 받아 광주·호남 이외의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모를까, 안철수 비판은 수없이 해왔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제외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박근혜의 정치적 속셈을 하나하나 까보기 전에 한 가지만 미리 말하고자 합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가 유지되는 한 대공황 때처럼 일거에 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정부가 채권단을 압박해 모든 대출을 회수하면 모를까 IMF 외환위기처럼 한국경제가 마비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정상·저물가·저금리는 대공황을 막는데는 효과적이지만 장기대불황을 고착시키기 때문에 좀비 대기업이 연명할 수 있지만, 부실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근로자와 서민에게 전가될 구조조정의 피해도 커지고 장기화됩니다. 이런 것을 모를 리 없는 정부가 갑자기 대기업 구주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을 외치는 것은 정치공학적 셈법이 자리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먼저 8개월이라는 시한을 둔 것은 4년차 임기까지는 국정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노동자의 극렬한 반발을 불러올 것이지만, 경제민주화와 산업구조 재편의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김종인과 안철수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기에 노동자의 반발을 찍어누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박근혜는 김종인과 안철수를 끌어들여 협력업체까지 따지면 수십만 명에 이를 노동자를 처내는 작업을 통해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길게 보면 대규모 보궐선거가 이루어질 4월 직전까지 유효한 것이 구조조정 프로젝트입니다.

 


이렇게 해서 구조조정 광풍이 전 분야에 퍼지만 박근혜의 노동개악은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박근혜가 지금 수술하지 않으면 환자(한국경제)가 죽는다고 호들갑을 떤 것도 산업구조 재편 차원의 구조조정은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을 저임금노동자로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는 지금 '모두 다 망하는 것을 택할 것이냐, 아니면 힘들더라도 환부를 도려내는데 협조할 것이냐'는 극단적 이분법으로 국민을 협박하는 것입니다.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들의 오너와 가족, 최고경영진들(퇴직자 포함), 대주주 등의 재산과 조세도피처에 은닉된 자금까지 몰수하고 회수해 구조조정에 사용하지 않고 공적자금(국민의 세금과 적금, 미래세대가 책임져야 할 정부부채로 충당)만 투입한다면 노동자와 서민, 청춘에게 이중삼중의 피해를 전가시키는 악랄한 짓입니다. 김종인과 안철수가 책임을 묻지 않은 채 구조조정만 떠들어댄다면 박근혜의 폭정에 협조하는 것이라 모조리 탄핵시켜야 합니다. 



두 번째, 부실 부분을 세금과 부채로 털어준 후 우량 부분만 인수하는 재벌이나 대기업은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분야별 독점도 심각할 정도로 커지기 때문에 그 피해는 국민이 짊어져야 합니다. 국가나 초대형 헤지펀드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현대의 M&A라는 것이 이런 형태로 진행됩니다. 삼성전자를 흑자 사업부와 적자 사업부로 쪼개서 팔아먹으면 수십조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월가와 헤지펀드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동반된 M&A를 자행하고 있는데 박근혜가 들과나온 것이 이를 차용한 것입니다.   



만일 부실 대기업 명단에 공기업이 포함됐다면 최악의 민영화도 피할 수 없습니다. 3저가 고착화됐고 미래의 먹거리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대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이라는 어마어마한 담론에 휩쓸리면, 그것에 투입될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회수할 방법도 없습니다. 세계경제가 장기대불황에 빠져있고, 3저에 저유가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갚을 수 있는 영업이익을 어디서 마련하겠습니까? 


 



필자가 각종 경제서적 외에도 미래를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책들과 그것의 허구성을 파해친 책들을 동시에 읽는 것은 좀비 대기업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노동자와 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함에 있습니다. 이명박은 4대강공사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토건업들을 천문학적인 세금과 부채를 쏟아부어 생명을 연장시켜주며 산사태처럼 키웠던 부실과 수십조를 허공에 날려버린 자원외교로 키워놓은 공기업의 부실 등을 박근혜가 깨끗하게 처리해주겠다는 것이 대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에 숨어있습니다. 



무지하고 무능한 박근혜의 머리 속에서 이런 대국민사기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고, 이에 성급하게 동조를 표한 김종인(오늘은 모처럼 옳은 소리를 했지만)과 안철수의 행태까지 더하면, 필자의 눈에는 보수정부와 정경유착의 재벌·대기업들이 초래한 미증유의 부실(IMF 외환위기)을 최초의 민주·진보정부인 김대중에게 넘겨준 것이 떠오릅니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서민의 피해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컸고 신자유주의적 불평등이 고착화됐는데, 그런 일들이 되풀이되도록 만드는 박근혜의 대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은 헬조선의 단계만 무작정 높이는 짓거리입니다. 





삼성전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jtbc(전경련은 박정희의 화폐개혁으로 한국경제가 올스톱되자, 기업들이 통치자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화폐개혁을 없던 일로 만드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이후 삼성그룹은 전경련에서 탈퇴해 어비이연합의 자금 제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전경련은 없어져야 할 집단이다)까지 대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에 일익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힘으로 이를 저지하지 않으면 '1대 99 사회'는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고, 화석처럼 단단해질 것입니다. 박근혜의 줄푸세는 이렇게 완성됩니다.   



여기에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김종인 체제가 유리하다고 떠벌리는 자들의 무지몽매함까지 더하면 노동자와 서민을 지옥으로 내모는 구조조정 광풍은 파시즘적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자가 소독·자산에 따른 누진적 증세(면세점 이하는 아무런 피해도 없다. 노무현 도입한 종부세가 대표적)와 기업집단의 매출규모에 따라 법인세 차등 인상, 재벌과 대기업에 집중된 각종 면세혜택 폐지, 조세도피처로 빠져나간 검은돈(규모만 따지면 900조에 이른다)의 회수, 상속·증여세 대폭 인상, 국방비 감축(북한과 협의해 동시에 이루어지면 최상), 금융거래 과세, 제대로 된 지하자금 양성화 등으로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에 따른 대비책을 마려한 다음에, 노령화와 저출산, 수명연장 등의 인구구조 변화가 반영된 '내수시장 키우기'부터 진행하라고 주장하는 것도 그것만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을 내부에서 흔든 자들(새누리당과 국민의당에 집중돼 있고, 더민주에도 남아있다)과 조중동만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각성도 필요합니다. 호남홀대론과 반문정서의 진실이 무엇인지 광주·호남분들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가 추진했다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이 땅의 기득권들에게 철저하게 짓밟혀 미완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4대개혁입법만 제대로 실현됐다면 대한민국은 벌써 유럽의 복지선진국에 비견되는 위대한 나라가 됐을 것이기에 더더욱 그러합니다(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룰 생각). 



                          저출산 문제를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파악한 지도자는 다시 없습니다



박근혜를 탄핵시킬 수 없다면 퇴임 때까지 아무 일도 못하게 만드는 것이 차선입니다. 내년 대선까지 대한민국을 재기불능으로 만들어놓아도 (이명박처럼) 박근혜와 십상시 등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정권교체에 성공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란 피해를 최소화화는 뒤치닥거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렇게 5년 또는 10년이 흐르면 경제는 조금 숨통이 트일 것이지만, 정부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할 것이기에 새누리당(이름을 바꾸건, 분당이 되건)의 재집권이 이어질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진행된 수많은 연구가 말해주듯이, 가난하고 저학력일수록 보수정당에 표를 주는 것까지 고려하면 필자의 주장이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닙니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면, 노동자와 서민, 청춘과 미래세대의 구제책부터 내놓으라고 해야 합니다. 또한 책임 소재를 철저하게 따지는 것도 요구해야 합니다. 박근혜가 주도하고 모든 쓰레기들이 이구동성으로 밀어주는 정부 주도의 대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3저와 저유가가 고착화됐고, 석유를 대체할 먹거리가 나오지 않았으며, 세계경제(중국 경제의 경착륙 포함)가 장기대불황에 빠져있기 때문에 대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이 8개월 정도 미뤄진다고 특별히 달라질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노인기초연금과 비슷한 성격의 청년배당이 여기에서 정치경제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유효소비율이 가장 높은 청춘에게 매월 일정 금액이 주어지면, 그 돈의 대부분은 소비(저축을 해도 상관없다. 거기에서 기업의 투자비용이 나오기 때문이다)에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가 늘면 그에 따라 생산과 서비스가 늘어나는데 이는 내수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면서 청춘과 중년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으로 직결되기 마련입니다(그 유명한 경제의 선순환구조).



경제가 좋을 때는 윗놈들이 다 가져가고, 경제가 나쁠 때는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주류경제학의 구조조정이 또다시 되풀이되는 것은 하늘이 두쪽 나도 막아야 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당하고만 살 것입니까? 이만큼 속았으면 넘칠 만큼 충분하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은 국적과 본사를 마음대로 바꾸고 옮길 수 있는 극소수 지배엘리트와 악덕 자본이 아니라 이 땅에서 죽을 때까지 지지고볶아야 할 절대다수의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푸른미래 2016.04.24 10:55

    현실을 직시하게 해 주시는 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건 이명박근혜의 책임소재를 묻고 바로 잡을 수 있는 대권후보와 정치세력은 어디일까요? (현실적으로 )
    최선이 아니면 차선 그것도 안되면 차악은 과연 어떤 사람이고 어떤 정치세력일까요?

    • 늙은도령 2016.04.24 17:48 신고

      지금까지는 문재인을 대체할 수 있는 정치인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에 오르면 더 잘할 수 있는 리더십을 구축했고, 노무현의 장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정치인이 나오지 않는 이상 저는 문재인을 지지할 것입니다.
      정당은 솔직히 정의당을 지지합니다.
      더민주는 우측으로 너무 왔기 때문에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잡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것 때문에 정의당을 그렇게 밀어주었는데 안 되더라구요.
      정의당도 근본적인 차원에서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데, 유럽에서 진보정당이 몰락하던 시절에 머물러 있습니다.

      엘리트주의화되면 진보도 기득권이 됩니다.
      정의당도 그런 상태입니다.
      이번 공천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런 면이 곳곳에 보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스웨덴처럼 청년 국회의원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입니다.
      35세 이하가 무조건 25%를 차지해야 국회를 구성할 수 있어서, 정당들이 청춘에게 25%를 무조건 배정합니다.
      여성의원 비율도 50%로 법제화했고 순번도 홀수나 짝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무조건 반이 당선됩니다.

      고령화사회를 극복하려면 이렇게 가야 합니다.
      그러면 정당은 정체성을 분명히 한 채 연정과 합의, 타협의 정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종 특권의식도 사라지고요.

  2. 공수래공수거 2016.04.25 08:41 신고

    서막이 올랐습니다
    해운업게가 바로 직격탄을 맞겠군요..

    • 늙은도령 2016.04.25 16:31 신고

      지금 같은 방식의 구조조정은 노동자를만 자르고 기업들의 부실 부분을 잘라서 한 기업에게 몰아주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은행들에게 부실을 안으라는 것이고, 잘린 노동자들은 재취업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식의 구조조정은 신자유주의를 연장시켜줄 뿐입니다.

    • 마술피리 2016.04.30 19:33

      이미 소생 못 할 정도로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을겁니다. 대표적으로 한진과 현대,,, 중국도 힘들담서요~

    • 늙은도령 2016.04.30 22:54 신고

      조선업체와 해운업체는 이미 5~6년 전에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저금리와 은행 대출 등으로 버텨왔는데 더민주가 제1당이 되지 이명박근혜 8년에 대한 반성도 없이 정치적 구조조정을 들고나온 것입니다.
      구조조정은 필요하지만 노동자를 어떻게 구제할지 그것부터 세워놓고 하지 않으면 또다시 당합니다.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좋게 만들어 전수하는데 경영진이 제대로 못해 이 지경이 된 것입니다.
      세계경제가 나빠졌으면 그에 맞게 움직이고, 정부도 기업이 청찬되는 것을 예상해 감사와 회계를 철저히 들여다 보고 노동자들의 재취업이나 복지를 제공할 방법을 세웠어야 합니다.
      그런 것은 하나없이 갑자기 들고나오면 노동자와 국민만 죽어나갑니다.

  3. 마술피리 2016.04.30 19:36

    공부 잘 하고 갑니다. 스크랩해서 우리 아들놈에게 아는척 좀 하겠습니다~ㅋㅋ

  4. 박희정 2016.05.06 10:03

    오랫만에 좋은글에 정신이 맑아져 감탄하던중에 현실이~ 답답하네요.

    • 늙은도령 2016.05.06 20:02 신고

      이것은 아주 최소한만 적은 글입니다.
      2018년 이후에는 대공황에 준하는 대불황이 최소 10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들이 혁명을 하지 않는 한 방법이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평등에 기초하는 체제인데 우리는 가난과 착취를 허용하는 대가로 아무 소용없고 불평등만 늘리는 사이비 자유만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럽이나 다른 선진국가의 국민들이 누리는 권리의 반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와 경제의 실패 때문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앞선 세대가 남긴 것이 풍요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결핍인 시대가 도래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광고의 홍수와 제품의 풍요 속에서 살아온 젊은이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만족을 늦추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소비 촉진을 위해 방임에 가까운 자유가 주어졌으나, 좋은 직업을 얻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저임금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게 됐다. 넘치는 자유는 국가와 사회의 구제가 사라진 것에서 대신 주어진 것이라 그들의 삶을 옥죄었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평등조차 박탈당한 1030세대들은 잉여를 넘어 ‘쓰레기로 버려지는 삶’에 두려움과 순간에 집착하는 성향 사이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들 앞에 놓여 있는 현실이란 약육강식의 무한경쟁을 당연시 여기고, 적자생존의 승자독식을 인정하는 정글 같은 사회였다. 민주주의에 익숙하지만, 일정 수준의 사회경제적 평등이 주어져야 민주주의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시장경제의 논리와 상충됐다.





앞선 세대의 경험과 지혜란 빛의 속도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업데이트되는 현실에선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심지어 “2010년 현재 40세인 사람이 어떤 문제의 원인 발생이 시간적으로 자신이 태어나서 40년 전에 있었고, 그 해결책이 그가 죽은 후에 실행되기 때문에 자신은 원인 발생은 물론 그 해결책에도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그런 문제에 대한 책임이 귀속”되는 어이없는 상황에 처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 및 생태계 파괴, 대지의 사막화와 물 부족 사태 등은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라 그들로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것들이었다. 그렇다고 앞 세대들을 모두 욕하자니 지금 누리는 자유와, 바로 그 감당하기 힘든 자유 때문에 저임금의 자리마저 날아갈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줄어듬에 따라 체념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사회경제적 결핍에 대한 서열에 민감하면서도, 이를 내면화해 사회적 차별에 저항하기도 보다는 그 안에서 사는 법에 적응해야 했던 이들은 앞선 세대가 남긴 것들로 하여 ‘최초의 저주받은 세대’로 원치 않는 정체성을 구축해갔다. 이들이 해체된 가족과 더 이상 손을 잡아주지 않는 사회, 원천봉쇄된 기회와 철저히 차별화된 삶을 내면의 분노로 쌓아가면서, 신빈곤층을 형성한 채 디지털 세상을 배회하는 새로운 형태의 유목인으로 변화해갔다.



이런 이중, 삼중의 박탈은 자유시장과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하나로 묶어 ‘지배의 변증법’을 만들어낸 전 지구적 특권그룹의 무제한적인 탐욕에서 나온 결과다. 부와 기회와 권력은 최상층부에 쌓이고, 빈곤과 차별, 위험은 중하위층에 쌓여서 그 간격이 좁힐 수 없을 만큼 벌어짐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유목민이 탄생했고, 이는 문명 이전의 유목민이 그들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폭주하는 기차를 조정할 수 없다는 것이 달랐다.



이렇게 수많은 패자ㅡ앞선 세대의 관점에서 볼 때ㅡ를 양산한 채, 전 지구적 독점자본과 초국적기업으로 성장한 세계적 특권그룹은 폭주하는 기차의 속도를 광속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그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모조리 털어내고 있다. 그들에게 부와 권력을 안겨준 ‘무거운 경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자, ‘가벼운 경제’로 변신하기 위해 지금까지 유효했던 사회적 계약들을 무효화하며, ‘어느 곳에나 있으면서도 어디에도 없는 존재’로 변신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의 500개 초국적기업이 축적한 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133개국의 부를 모두 합친 것보다 커켰고, 전 세계 총생산량의 52%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고용은 전 세계 노동력의 1.8%에 불과할 만큼 형편없어 부의 불평등을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 0.1%의 슈퍼리치는 무려 전 세계 자산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슈퍼리치를 1%로 넓히면 45%에 이른다. 인류 역사상 이런 부의 독점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극소수의 부의 독점의 역사였다. 





이제 본사라는 개념은 별로 중요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몇 번이나 걸러지고 추려져 별도의 왕국을 구축한 1%는 ‘우리-집단’에 들지 못한 99%의 ‘그들-집단’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에서도 자유로워졌다. 그들은 이제 ‘그들-집단’이 전복적 혁명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의 부스러기만 흘려줄 뿐, 미래의 독점권을 현재의 시점에서 선점하고 있다. 그들의 탐욕이란 ‘종의 기원’을 넘어 신의 권능을 지닌 악마의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1%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NGO와 국제기구의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무조건적인 기부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들은 1%를 대신해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는 단기적인 지원과 인류애로 포장된 의료행위나 봉사활동을 수행함으로써 ‘탐욕의 삼위일체’에게 면죄부를 발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비판은, 이들이 전 세계에서 보내진 구호품을 온갖 병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들을 양산하는 것도 모자라, 1%만이 거래할 수 있는 폭력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연구서들을 보면 전체 구호품의 15~20%가 통행세 명목으로 지역 출신의 범죄조직이나 용병들에게 넘어가는 것으로 나온다.



이들은 이것을 팔아 새로운 무기를 구입하고 조직원을 늘리고 훈련시켜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또한 인도주의사업에 가담하는 것을 넘어 각종 테러를 양산하고, 빈곤을 이용해 내전을 일으키는 등 폭력시장의 규모를 급속도로 늘려나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주도하는 폭력시장의 규모가 수조 달러에 이른다는 보고서들이 속출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40년 만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퇴임사를 통해 경고했던 일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 거대한 군사 조직과 대규모 방위산업체 간의 결합은 미국에겐 생소한 경험이다. 그 전체적인 영향력, 즉 경제적, 정치적 심지어는 정신적 영향은 모든 도시, 모든 주의 의회,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에서 느껴진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이 절박하게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속에 내포된 중대한 의미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의 노력, 자원, 생계 모두가 관련되어 있고, 사회의 조직 또한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군산복합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들이 부당한 영향력을 획득하지 못하게 감시해야 한다. 잘못 주어진 권력의 재앙적 번성은 이미 시작되었고, 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폭력시장은 이제 지구온난화와 토지의 사막화, 국제적 불평등에 기반해 빠른 속도로 시장규모를 늘리며 전 지구적 위협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모든 것이 자유방임적 시장논리에 따라 돌아가면 어떤 결과가 파생되는지 폭력시장의 기하급수적 확대가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다. 세월호 참사도 이런 면에서 보면 폭력시장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전 세계를 경제대공황으로 몰아넣어 수없이 많은 실업자를 양산하고, 사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공동체와 가족을 해체하고, 수많은 자살과 죽음을 몰고 온 신용붕괴는 그 범죄를 주도적으로 행한 세계적 특권그룹에게 면죄부를 발행한 것을 넘어, 그 밖의 모든 사람들과의 소득 차이를 최대한 벌려놓았고, 탐욕의 질주를 하는 동안 금융산업 내부에 축적된 각종 위험요소들을 어마어마한 공적자금(현 세대의 세금)과 무제한적인 양적완화(미래세대의 부채)로 해소한 것도 모자라, 폭력시장(민간이 주도하는 전쟁과 테러)이라는 새로운 먹거리까지 창출하는 4중의 성공을 거뒀다.







2008년의 신용 대붕괴와 그것이 초래한 세계적인 경제대침체는 거대 금융(투기)자본과 초국적기업들이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무거운 경제들을 털어내는 구실로 작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구실로 작용했다. 부정적 세계화의 결과인 신용 대붕괴는 범죄 당사자인 전 지구적 특권그룹으로 하여금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무거운 경제를 털어내며 가벼운 경제로 이행하는 시기를 앞당겨주는 것으로 귀결됐다.



이는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지며, 비정규직 시장으로 진입하는 노동자의 수가 대폭 늘어나고, 생존선 밑으로 떨어진 사람들 간의 저임금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짐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노동자의 임금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며, 인류가 수백 년의 투쟁을 통해 거둔 노동자의 권리마저 무시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수없이 많은 노동자들에게 안정된 소득원이 사라짐으로써 가족의 해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생계형 이혼도 늘어나고, 그 동안 참고 버텼던 각종 질환도 증가하고 정신적 질환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십대의 범죄와 임신율과 낙태율이 증가하고, 은퇴자의 빈곤율과 자살률이 높아지고, 저임금 일자리와 한정된 복지를 놓고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퇴임사에서, 무섭게 부상하며 세계를 지배하는 위치에 오른 거대한 군산복합체의 네트워크를 걱정했듯이, 이제는 신자유주의의 지배그룹인 1%가 하는 일들은 모두 다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 영감 2014.08.27 12:33

    다음 블로그에 작성하신 좋은 글을 보고 티스토리까지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끝없는 거품으로 치닫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를 보면서
    결국 한번에 터져버릴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유명한 동화가 있습니다.
    수많은 애벌레들이 거대한 기둥을 향해 위로 끊임없이 올라가는데 결국 정상에 올라가 보니 아무것도 없더라는..
    님께서도 병마와 싸우시면서 최소한의 돈이 필요한 것처럼
    세상을 살아나가려면 경쟁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가 빨리 인구가 줄어서 인간의 가치가 좀 올라가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봅니다.
    의학이 발달해서 노년인구 비율이 자꾸 올라가니 인구 구성이 조정되려면 꽤 오랜 기간이 걸리겠지요.
    우리가 부러워하는 유럽 선진국들은 나름대로 돈구멍이 다 있습니다. 조상을 잘둔 덕이지요
    우리나라는 돈되는 자원이 거의 없는 인구만 많은 나라이니 수출경제로 대외의존도가 높아서 신자유주의를 버릴 수가 없지요.
    계속 이민을 보내서 자급자족 수준의 소규모 국가로 가야되는데
    그러면 국력이 약해져서 주변의 중국이나 일본에게 먹힐 가능성도 있으니 참 답이 안나오네요.
    북한처럼 꽁꽁 잠궈도 결국 망하지요. 조선말 쇄국정책으로 망해봤잖아요.
    남한은 개방해서 거품으로 위태롭고 북한은 잠궈서 망해가고
    참 답안나오는 처지입니다.

    • 늙은도령 2014.08.27 19:26 신고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강해 쉽게 망하지 않습니다.
      기업들의 경쟁력은 높은 편입니다.
      문제는 정부가 제대로 된 분배정책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유럽의 부국들은 자원이 없는 곳이 훨씬 많습니다.
      그들의 발전도 2차세계대전 이후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위주의 경제 때문에 내부에 상당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유럽의 부국들은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영국이나 독일처럼 금융에 올인하거나 제조업에 올인한 나라들입니다.
      나머지는 분배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만든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보다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면 내수시장이 살아납니다.
      전 세계적으로 5천만 정도의 시장을 가진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북한과의 경제협력까지 하면 선진국의 기본 조건인 내수시장이 형성됩니다.
      북한은 우리가 하기 나름입니다.
      그들은 국민을 희생시켜 국방으로 버티고 있지만 그것은 실패한 국가의 전형이기에 우리의 도움을 뿌리칠 수 없고, 그 정도 수준에서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합니다.
      인구는 경제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수도권 위주의 자본주의를 지방으로 펼쳐나갈 수 있으면 우리는 지금보다 몇 배 이상 잘 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인데 이를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부의 불평등을 줄여야 합니다.
      그것 때문에 사회적으로 치르는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정치권이 조세정의만 확실히 하면 한국은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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