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썰전에서 많은 이슈들이 다루어졌지만, 제가 관심을 가진 것은 사드 문제였습니다.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대비하기 위한 무기체제로써 논의될 때는 배치에 반대할 수 있었지만,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한 이후로는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것을 넘어 미국의 실존적 위협으로 발전한 지금에는 상황이 너무나 많이 달라졌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선제공격(=자살공격)할 확률이야 제로에 가깝지만, ICBM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선택지를 거의 다 없애버렸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소련에서는 60년대에 개발된 것이 ICBM이지만, 북한이 발사에 성공했다는 것은 미국 본토 공격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체감하지 못하지만 북한의 공격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은 생각보다 크고 실존적인 차원에서 다가오는 위협입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떠올리는 9.11사태 이후 미국의 국방전략은 실존하는 미래의 위협(형용모순이다!)에 대해 '선전포고 없는 선제타격(국제법 위반이다!)'을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유일제국이나 예외국가를 자처하는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오만하고 후안무치한 결정이지만, 전쟁과 테러로 먹고사는 미국이란 나라는 자신의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적(개인부터 단체, 국가까지 가리지 않는다)이라면 철저하게 짓밟아버립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 있는 압도적인 군사력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데, 근육질 외교에 열광하는 상당수 미국인의 본성에서 나오는 집단적 광기이자 오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1994년의 북핵위기 때,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의 핵시설을 선제타격하기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습니다. 근육질 외교의 달인(경제적으로 일방적인 이익을 빼먹는 것이 목표. 이런 면에서 볼 때 한미FTA 재협상 요구는 예정된 것이었다)이고 싶은 트럼프 행정부라면, 그것도 탄핵 위기에 내몰린 절체절명의 행정부라면 선제타격이나 그에 준하는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세계경제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할 수 있지만, 문재인 정부로써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보는 레드라인은 이동식 ICBM 발사 성공인데, 북한의 기술이 여기에 이르기 전까지는 X밴더 레이다(또는 그것에 준하는 레이다)의 한반도 배치를 마냥 반대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김정일과는 달리 김정은은 예측이 불가능한 존재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경험과 능력 면에서 김정일의 수준에 이르지 못한 김정은이 내부의 문제로 극단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면 어떤 일을 벌일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선언에서 밝혔듯이, 김정은과의 모든 대화통로가 차단된 상황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라는 불확실성에 대처할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트럼프의 전방위적 압박과 김정은의 몸값 부풀리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까지 더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지는 거의 다 사라져버립니다. 유시민이 말했던 것처럼, 사드의 환경영향평가가 나오기 전까지 북한과의 대화가 엄청난 진전을 보이지 않는 이상 사드의 조건부 배치(구입도 하나의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유시민은 또한 중국의 보복수단이 모두 다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저의 형제만이 아니라 제 친구들이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재벌과 대기업의 피해(협력업체 포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중국의 보복이 얼마나 집요하고 치사하며 비열하게 진행됐고,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면 분노를 참지 못할 정도입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보복에 들어가면 이에 맞대응할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란 WTO에 제소하는 것과 삼성전자 반도체(4차 산업혁명의 핵심)의 중국 수출을 막는 것 뿐입니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이 없다는 점에서 위의 두 가지 방법도 이론적으로나 가능할 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보복에 굴복해 사드를 철수시킨다면 그 다음의 대한민국이란 중국의 위성국가와 비슷한 처지로 내몰린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을 대체할 시장이 나오겠지만, 그 전에 한국경제가 재기불능의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너무 높습니다. 현대기아차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진 것도 (현기차 노조를 괴물로 만든 정몽구의 책임과 함께) 중국의 보복 때문입니다.



한국의 수출기업들이 망가지기를 염원하는 외국의 기업들이 널려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지금보다 상당히 가난해지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문재인 정부가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 북한의 위협은 정비례해서 커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드의 환경영향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고, 미국과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반할 때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밖에도 수십 가지 이상의 변수들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의 결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큰소리는 치는 것도 이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짓거리가 죽일 만큼 밉지만, 박근혜가 싸질러놓은 똥덩어리를 치워야 하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서는 먼산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이 때문에 사드 배치에 관해 문재인 정부의 선택지를 넓혀줄 필요성이 있습니다. 



최소한 북한과의 평화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사드 배치를 조건부로 찬성하는 것도 하나의 패로써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유시민도 이런 것들을 모두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사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너무 힘겹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지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는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한 문정인 교수의 발언에 상당히 많은 것들이 내포돼 있다는 것만 언급하는 것으로 이번 글을 마칠까 합니다. 



TV화면으로 봐도 많이 헬쑥해진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이 걱정이 됩니다. 사드 문제는 생각하면 할수록, 관련된 정보의 양이 늘어나면 날수록 안개의 농도와 범위만 더욱 짙어집니다. 북한의 ICBM 발사와 임박한 6차 핵실험이 통미봉남으로 가는 길일 경우 미국과 북한과의 협상에서 대한민국에 떨어질 청구비는 무한대로 늘어날 것아라는 점도 걱정이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의 운전대를 찾아오는 것에 그렇게 매진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박근혜와 김관진, 쳐죽여도 모자랄 이들의 미친 짓거리 때문에 이 모든 고민들을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박근혜를 옹호하는 자ㅡ류석춘 같은 또라이ㅡ들을 보고 있자면 미치고 환장할 지경입니다. 추악한 이익집단에 불구한 수구보수가 국가와 사회를 망쳐놓으면 민주개혁세력들이 바로잡아야 하는 분단의 악순환을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이유는 넘칠 만큼 많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7.07.14 06:11 신고

    이런 소리하면 또 이적찬양고무죄로 걸릴지 모르지만 놀랍지 않습니까?
    한부먹거리(?)도 안되는 무시하고 싶은 나라(?) 에서 세계 최강국의 콧대를 여지 없이 꺾었으니... 자존심 상하겠지요. 이건 모든 자업자득이 아닐까요? 살아남기 위해 진력을 투입해..그건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도발이라고 하지만 저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여태까지 한법도 자국 본토에서 전쟁을 치르지 않았던 미국..불안하겠지요? 계속 큰소리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 늙은도령 2017.07.14 06:41 신고

      문제는 그런 비용들이 대한민국에 청구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북한이 미국과 70년을 싸워온 것에 집중하다 보면 우리가 지불해야 할 평화체제 구축비용은 계속해서 늘어납니다.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남북한의 관계, 미국의 제국주의는 별개로 보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루겠지만 우리만의 시각에 갖혀버리면 더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이 국제관계입니다.
      그래서 대단히 어려운 것이지요.

  2. 공수래공수거 2017.07.14 08:10 신고

    진퇴양난입니다
    고래싸움에 새우가 현명하게 등이 안 터지도록 어떻게 해 나갈지
    염려스럽습니다
    묘수를 찾아야할텐데.....

    • 늙은도령 2017.07.14 15:40 신고

      중국과 미국에 당한 것에 대해 보상을 받아내지 않고 어떤 결정을 내린다고 하면 너무나 억울합니다.
      또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더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더더욱 억울하고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3. 이규청 2017.07.16 05:42

    성서에 나온다 국가가 국가를 치고 민족이 민족을 친다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연속사다 하루라도 치고 박고 안하는 날이없다 전쟁은 필연이다 화력이 너무 좋아서 한집단이 소멸 할수도 있다 누가 말린다고 될일도 아니다 자동적으로 타이머는 이미 켜져 있는 상태다!!!

  4. 평화 2017.09.09 21:28

    평화를 이룰수있는 획기적인 재료입니다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448346


'미국이 이식한 민주주의가 꽃핀 것이 촛불혁명'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참으로 신묘합니다. 이명박근혜 9년의 반민주적 역주행을 종식시킨 촛불혁명처럼, 수정헌법의 제정으로 대표되는 미국혁명은 구체제의 복귀라는 참담한 실패로 끝난 프랑스혁명과는 달리 국가 단위의 민주주의를 도입하는데 성공한 최초의 시민혁명(한나 아렌트의 《혁명론》을 참조하라)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여러 가지 함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마르크스가 부르주아의 혁명이라고 규정한 프랑스혁명(입헌공화국, 8시간 노동, 선거권 확대, 표현의 자유, 법앞의 평등, 무죄추정의 원칙 등을 요구)과는 달리, 국가 단위의 민주주의(백인남성에 한정됐지만)를 최초로 도입하는데 성공한 미국혁명은 민주주의를 전 세계로 확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제헌헌법도 미국의 수정헌법을 모태로 했다는 점에서, 성공한 시민혁명으로써의 미국혁명은 촛불혁명의 모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에, 남북분단의 책임소재는 별도로 한다고 하면, '미국이 이식한 민주주의가 꽃을 피운 것이 촛불혁명'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사드 배치에 관한 한국정부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할 뿐더러, 미국의 반대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양수겸장의 한 수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 의회지도자들(라이언 공화당 원내총무가 최고 권력자)과의 면담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만에 하나 트럼프가 탄핵된다고 해도 환경영향평가를 계속할 수 있는 명분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더욱 절묘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한 촛불혁명의 결과로 현 정부가 탄생했다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가 사드 배치의 환경평가에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이 미국이 이식한 민주주의에 역행할 뿐더러 자기부정의 모순에 빠진다는 사실을 상시시켰습니다. 동시에 국가사회주의를 운용하고 있는 시진핑 정부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밟고 있는 사드 배치에 대한 각종 보복은 국제법 위반과 내정간섭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사드 배치는 최대한 미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는 이상, 중국이 이것을 방치하는 한, 일본이 한반도의 재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한, 미국이 전시작전권 이전에 합의하지 않는 한 3개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는 장치로써의 X밴더레이더나, 그에 필적하는 감시장치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드 배치 여부를 최대한 미루면서 북한과 중국을 압박해야 하며, 미국과 일본의 일방통행도 제지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상징성을 띄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국과 중국정상과의 조율을 이끌어내야 하며,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 핵무기 소형화 같은 고도화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핵무기가 의미없는 세상이 도래할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을 때만이 어떤 대비도 가능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명령을 현실화할 책무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준비된 대통령'의 진면목을 보여준 최고의 사례 중 하나로 남을 것 같습니다. 한미정상회담으로 외교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기대하면서.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7.07.01 07:52 신고

    북핵 해결을 최우선으로 공동 해결하는데 합의를 한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민주적 절차를 쓰레기통에 처박은 박근혜 정부의 일방통행은, 박정희가 압축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독재적 효율성을 최고의 통치로 보는 외눈박이 관점에서 나온다. 미 MD체제에 마지막 퍼즐인 사드의 성주 배치 결정과정에서 보여준 박근혜 정부의 행태와 미래라이프대학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대학 측의 행태가 바로 그러하다. 민주적 절차를 비효율적이라고 여기는 행정 위주의 발상이 성주군민의 집단반발과 이대생의 본관 농성을 촉발시켰다.





심상정 대표가 말했듯이, 민주적 절차는 힘들고 느리며 답답하다. '수평적 토론'이라는 것이 말로는 쉽지, 막상 첨예한 이해의 충돌과 만나면 절충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한국처럼 국가 주도의 독재적 발전모델로 압축성장했으며, 그 바람에 국민과 사회복지가 형편없는 나라일 경우 민주적 절차는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이 강하기 마련이어서 행정 우선주의의 유혹에 빠져들기 일쑤다.  



특히 권위주의적 통치로 일관해온 박근혜 정부 들어, 국민적 토론과 합의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전국적 이슈와 구성원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사안들도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자들이 결정을 내린 뒤에 국민과 구성원의 동의를 얻는 민주적 절차를 요식행위로 진행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미국과 중국만이 아니라 북한, 일본, 러시아까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문재인의 사드 담화처럼 국민적 토론이라는 공론화 과정이 필수였다.



그렇게 모든 요인들이 거론되고 국익의 관점에서 걸러질 것은 걸러지는 장시간의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미국이나 중국도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국민적 합의를 거친 사안은 미국과 중국처럼 초강대국이라 해도 뒤집을 수 없다. 그럴 경우 명백한 내정간섭으로 국제법 위반이기 때문에 이를 무시할 수 있는 나라란 존재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드 배치를 밀실에서 졸속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중국이 보복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이는 헌법에 나온 대통령의 책무에 반하기 때문에 명백히 탄핵사유에 해당하며, 무엇보다도 성주군민의 집단반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바로 이것(명분을 잃은 것)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성주를 내륙의 섬으로 고립시키는 외부세력 차단프레임을 들고나왔다. 사드 배치가 성주로 국한될 수 없는 이슈임에도 전국적 차원의 토론이라는 공론화 과정을 막기 위해 '정부 대 성주'라는 양자구도를 구축하는데만 사력을 다했던 것이다.





사드 배치에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세월호프레임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안보와 군사주권을 내세웠지만, 미국 편중적 결정의 비민주성 때문에 사드 배치 반대여론이 높아지는 것까지 막을 수 없었다. 이에 박근혜는 대구경북의 여론몰이를 위해 부모의 죽음을 들먹이는 비열한 감성팔이까지 들고나왔지만, 국민의당에 이어 더민주 의원들의 성주 방문으로 이마저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이에 비해 자체적으로 외부세력 참여을 거부했던 이대생들의 본관 농성 투쟁은 그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든 결정을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방식으로 정했기 때문에 '순혈주의'나 '기득권 보호'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또한 자발적으로 시작된 농성과 민주적 토론을 통해 교육부와 대학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형의 지지가 넓어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대학 측이 경찰력 투입을 요청하고, 그것도 1600명이라는 압도적인 폭력의 우위로 이대생들을 제압하려 했기 때문에 졸업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자초하기에 이르렀다. 졸업생(동문)과 학부모가 외부세력으로 매도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저항의 순혈주의를 선택한 이대생의 판단은 (스마트폰 불빛 저항에서 보듯) 놀라운 확장성을 발휘했다. SNS를 타고 야금야금 퍼져가던 이대생의 민주적 저항이 언론과 정치권까지 움직이게 만드는 기적까지 이뤄냈다.





성주와 이대에서 보여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저항은 촛불집회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목적이 옳은 것은 물론, 수단까지 정당하고 민주적이었기에 성주군민과 이대생의 투쟁이 외부세력이라는 차단의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무한한 확장성을 지닐 수 있었다. 이대생이 (개별적 보복이 두려웠을 수도 있겠지만) 마스크를 쓰고 투쟁하는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음도 저항의 순혈주의가 창출해낸 기적 같은 일이다. 



성주군민도 이대생도 외부세력에 의존하지 않은 투쟁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그들의 투쟁이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선례가 된다. 이렇게 상대적 약자가 우월적 강자에게서 승리를 거두는 사례들이 쌓이면 그것이 혁명에 준하는 민주적 개혁의 동력이 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성주군민과 이대생의 민주적 절차에 따른 권리 행사에서 또다시 증명됐다. 



승리하기를, 정의와 양심, 보편과 상식, 시대정신이 성주군민과 이대생의 편에 있으니. 2년 4개월이 넘도록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유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떤 종류의 저항과 투재이라도 정부나 우월적 강자의 프레임들을 하나하나씩 돌파하는 승리의 기억이 쌓일수록 대한민국은 헬조선에서 국민이 국가의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BOW 2016.08.05 20:46

    그나저나 이제는 심상정을 비롯한 진보계도 패미계가 아닌 패미의 탈을 쓴 혐오단체와 엮었다는 오명을 벗어던지기는 힘들겁니다.(어느쪽이건간에...)
    물론 저도 뉴라이트와 같은 부류를 좋아하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만....(즉 요즘들어서 좌우 둘다 실망했다는 이야기...)

    • 늙은도령 2016.08.05 21:40 신고

      페미니즘 관련 책들을 몇 권 사서 읽고 있습니다.
      40~70년대의 페미니즘이 90년대에서 지금까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요.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언어를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고난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고 당연한 권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언어와 주장을 남성의 시선이 아닌 여성의 시선으로 볼 수 있을 때 패미니즘의 기본에 설 수 있습니다.
      남성패미니즘이 페미니즘마저 삼켜버리는 현실에서 그들의 언어를 가지고 혐오 운운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미러링을 잘 들여다 보면 수천년 동안 남성이 여성을 향해 혐오를 퍼부은 것의 극히 일부를 돌려줄 뿐입니다.

  2. BOW 2016.08.05 20:47

    뭐 사드도 한계있기 마련이구요.(전작권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인데....)

    • 늙은도령 2016.08.05 21:43 신고

      사드는 국민적 합의를 거쳐 도입해야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아직 개발도 끝나지 않은 미완성의 무기를 구입하는 것은 계속되는 업그레이드가 저절로 따라오기 때문에 확장적 군비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고, 대한민국을 지옥으로 내몰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초비상 상태입니다.
      박근혜가 나라를 말아먹을 모양입니다.

  3. 왜누리안티 2016.08.05 20:55

    이제 무능한 정부에게 남은 건 선전포고 없이 대국민 전쟁을 벌여 전국민을 몰살하거나 국외 추방시켜 국민 없는 나라를 만드는 것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6.08.05 21:43 신고

      박근혜는 건너지 말아야 하는 다리를 건넜습니다.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 왜누리안티 2016.08.05 22:43

      정작 박근혜는 머릿속에 똥만 든 무뇌아라 훗날 대가를 치르고도 정신 못 차릴 겁니다.

    • 늙은도령 2016.08.05 23:07 신고

      그래서 더 걱정입니다.

  4. 공수래공수거 2016.08.06 08:09 신고

    그러기에 정부가 함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모든 수단을 써서 라도 진압과 해산을 반복했을겁니다

    며칠전 툭 내던진 한마디로 지금은 김천쪽 까지 불이 붙을라 그러고
    있네요
    정말 신중하지 못하고 생각없는 언행입니다

    • BOW 2016.08.06 11:30

      하기사 부정선거로 당선되었고 세월호의 아이들을 구출을 못했다는(아니면 않하거나) 등의 이미지를 어떻게든 벗어던지고 싶은 모양이겠죠.(어느쪽이든간에..)

    • 늙은도령 2016.08.06 14:40 신고

      네, 정말 제멋대로 입니다.
      사드 배치가 필수라면 성주군민과 국민을 상대로 설득해야지 이런 식은 말이 안됩니다.



사드 배치가 경북 성주로 확정된 지금, '국가안보와 북핵해결을 위한 국제공조라는 중대한 사안을 졸속으로 처리했고, 득보다 실이 크며, 부지비용과 방위분담금 증액(트럼프의 당선도 고려) 등 국민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사드 배치결정의 재검토와 공론화는 물론,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문재인의 담화에 해결의 지혜가 담겼음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사드 배치는 남북한의 극한대립과 중국의 경제 보복, 미중의 신냉전까지 치달을 수 있는 사안이라 국민적 토론과 국회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그 파장을 최소화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는 국가안보 차원만으로 국한할 수 없음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이익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과 핵개발을 저지하거나 최소화하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사드 배치를 미국(과 일본)의 이익에 근거해서만 졸속으로, 그것도 비밀리에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사드 배치 결정이 대중국봉쇄를 위한 미국(과 일본)의 이익에 근거했다면 그 후폭풍이 엄청나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2인자로 국정을 총괄했던 문재인의 입장에서, 사드 배치가 국가안보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지, 국가경제와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의 부담을 줄지, 배치 지역의 주민에게는 어떤 피해를 입힐지, 외교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국민 세금이 얼마나 투입돼야 할지, 사드 배치가 한미일군사지위체제 통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평화통일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지, 무수히 많은 것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사드 배치는 너무나 많은 것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답(최선)이 없는 문제다. 한국 정부가 어떤 결정으로 내려도 그에 따른 반대와 후폭풍을 피할 수 없는 자충수나 외통수 같은 범국가적 사안이다. 모든 것이 불투명한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고, 국내외 여론의 동향을 살피면서, 이미 결정됐다는 부지 발표를 오늘까지 미룬 것은 국민을 정말로 미국이라면 껌뻑 죽는 개, 돼지로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무능과 무책임과 불통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와 국방부가 절대 할 수 없는 것은 사드 배치의 공론화며,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라면, 문재인의 담화는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미국과 중국이 아무리 초강대국이라고 해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치열한 토론과 일정 수준 이상의 합의로 사드 배치를 결정하거나 반대한다면 두 나라가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은 지극히 당연하다. 





임기가 정해져 있는, 심지어 2년도 남지 않은, 레임덕에 빠진 것을 넘어 탄핵을 면하기에 급급한 박근혜 정부의 결정이 아니라 국민적 토론과 국회의 동의가 이루어진 결정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외국에서 왈가불가할 수 없다. 국민적 토론과 국회의 동의를 거쳤음에도 두 국가가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침해한 국제법 위반이며, 용납할 수 없는 내정간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밀실에서 이루어진 정부의 결정과 투명하게 공론화 과정을 거친 국민 및 국회의 결정은 다르다. 사드 배치(혹은 배치 철회나 연기 등)의 후폭풍을 염려할 이유도 없다. 사드 배치가 실제 이루어진다고 해도 내년 말이나 그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결정을 철회하고 공론화를 거칠 시간은 충분하다. 그런 과정에서 사드의 장단점이 충분히 알려질 것이고,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 있으며, 국민은 국제적 역학관계에 대한 이해도 커질 것이고, 이명박근혜 정부 8년 7개월 동안 껍데기만 남은 민주주의도 회복될 수 있다.    



문재인의 담화를 초딩의 수준으로 격하시킨 김종인의 발언이 얼마나 무지하고 형편없는지 알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며, 박근혜와 국방부가 대한민국 역사의 대역죄인으로 남지 않을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한일군사정보협정과 위안부협상을 사전포석으로, 서울에서 열린 자위대창설 기념행사와 남중국해의 영토분쟁에서 헤이그 재판소가 미국의 손을 들어준 것에 맞춰 국방부가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를 발표한 것이 한미일군사지휘체제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아닌지 의문까지 드는 것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국민을 믿고, 그들의 집단지성을 믿는 것이 민주적 지도자의 첫 번째 덕목이라면 문재인의 제안은 그것에 충실한 국정경험에서 나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면 어떤 난제도 풀어낼 수 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맞다면 사드 배치의 후폭풍을 온전히 감당해야 할 국민과 미래세대에게 물어보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박근혜의 레임덕을 막기 위해 수구보수세력 결집을 노린 것이 사드 배치의 목적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사람사는 세상 2016.07.13 23:28

    정리를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 늙은도령 2016.07.14 00:21 신고

      문재인의 국정경험을 현 집권세력과 조중동이 가장 무서워하기 때문에 삿사건건 트집을 잡는 것이지요.
      김종인도 마찬가지고요.
      우리나라는 국민을 위한 지도자면 반드시 죽이는 특권층 때문에 항상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실수를 줄여야 합니다.

  2. 참교육 2016.07.14 08:31 신고

    여기저기 두들겨 보다 성주가 제일 만만했던 모양입니다.
    제 2의 밀양이 될 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6.07.14 14:14 신고

      박근혜는 정말로 지옥문을 열었습니다.
      정말 탄핵이 필요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6.07.14 08:34 신고

    김종인의 의식에 문제가 있습니다
    뜨뜻미지근한게...

    대구의 신공항 이전도 절묘한 시점에 터뜨리고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6.07.14 14:15 신고

      김종인은 야당을 망치는 자입니다.
      어떻게든 몰아내야 합니다.

  4. 맹그로브 2016.07.14 09:49

    야당은 모하나요.... 새누리한테 뒷 돈이라도 받는건가요???

    • 늙은도령 2016.07.14 14:15 신고

      김종인 때문에 더민주가 개판이 됐습니다.
      반드시 퇴출시켜야 합니다.

  5. 쌈둥아빠 2016.07.14 10:19

    올려주신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무더위 건강 유의하세요 ^^

  6. 박정옥 2016.07.14 22:18

    참답답한 인간들이네여. 사드가 필요한게 아니라 평화가 필요하고 대화가 필요하고 믿음이 필요하지요.

    • 늙은도령 2016.07.14 22:59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안보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강할 때 가장 완벽해집니다.
      박근헤는 그런데 거짓말로 밀실협약을 덮기에 급급합니다.

  7. 인타이어 2016.07.15 00:55 신고

    결국 전혀 다른 논쟁으로 사드 불효율과 불필요론이 묻히는군요!
    사드는 한반도에 불요한 것이요.
    근본적인 문제를 떠나서 왜 다들 지역문제로 접어드는 것이요?
    갈등을 섞어가며 조금씩 포커스를 비켜가며 또 개돼지취급하고
    있는걸 알아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6.07.15 01:43 신고

      사드 문제는 지역 문제가 아니지요.
      박근헤 정부와 종편, 조중동이 그렇게 몰고 가고 있는 것일 뿐.
      이제 국민들이 깨어나고 있기 때문에 저들의 논리는 먹히지 않을 것입니다.

  8. alaya 2016.07.15 20:12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야당의 스탠드가 김종인에 의해 참 절묘한 전략같습니다. 새누리에서 원했던 것은 사드반대이고 결국 종북프레임을 씌워 물타기할 것을 어정쩡한 보수 김종인에 의해 절묘하게 피해간것같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드반대가 아니라, 국회상정과 공론화 이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안철수가 주장한 국민투표는 위험한 발상이구요. 종편에 물들여진 수많은 국민들이 있기때문에 브렉시트꼴날수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6.07.15 21:24 신고

      김종인은 찬성 의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것 이외에는 답이 없었던 것이지요.
      더민주는 새누리당의 텃밭이 뿌리처럼 흔들리는 것을 즐길 모양인데 그런 식이라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사드는 미국이 어느 편에 서겠느냐며 한국을 몰아치는 것이고, 박근헤는 보수집결을 위해 이에 응했는데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은 것입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국민적 합의를 거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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