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에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의 사고를 연상적 사고 순수 추론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연상적 사고는 과거에 경험한 패턴이나 규칙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작용한다. 겪어본 적이 없는 문제를 해결할 때 필요한 순수 추론을 하려면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해야 한다(둘을 합쳐 '이중 처리 이론'이라 한다). 20세기 후반에 프린스턴 대학교의 대니얼 카너먼은 이러한 인지 과정에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는 이름을 붙였다. 직관전인 시스템 1은 인간 정신 중 원시적인 쪽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4만 년 전 도구를 만들 능력이 있던 크로마뇽인의 출연과 함께 인지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듯하다. 이 시스템의 바닥에 깔린 법칙은 친숙한 쪽을 선호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에 따라 사람들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목표 쪽을 향해 움직인다. 나중에 발전한 것으로 보이는 시스템 2는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분석 능력으로 훨씬 느리다. 지적 능력의 측면에서 볼 때 더 오래되고 직관적인 시스템 1에 관해서는 모든 사람이 다소간 동등하다. 규칙은 간단하며, 이 규칙이 말이 되는가는 누구나 안다. 총명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더 속도가 느린 추론의 영역인 시스템2에서이다. 





위의 글은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퀴즈쇼인 <제퍼디>에서 50연승을 기록 중이었던 켄 제닝스를 꺾은 인공지능 '왓슨을 다룬 스티븐 베이커의 《왓슨 - 인간의 사고를 시작하다》에서 인용했다. 인공지능이 긴 겨울(침체기)을 지낸 후 1990년대 들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사고가 이루어지는 뇌를 역분석해 진화의 결과인 뇌신경망의 작동방식을 인지·학습·추론이 가능한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능력을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지만(영원히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 인간의 뇌는 연상적 사고(직감의 영역인 시스템 1)와 순수 추론(추론의 영역인 시스템 2)을 하기 위해 '과거에 경험한 패턴이나 규칙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친숙한 쪽을 선택(직감, 일종의 패턴 인식)하기 위해 정보를 그룹별 덩어리'로 저장한다. 예를 들면 노무현의 돌파력에 관해서는 이재명과 문재인을 하나의 덩어리로 그룹화한다는 것이다. 



문프의 리더십이 정면돌파로 대표되는 노통의 리더십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폐청산에 관해서는 노무현의 돌파력과 이재명의 폭력성을 동시에 떠올린다. 대한민국 특권층과 기득권의 융단폭격에 생을 달리한 노통의 복수가 잔인할 정도로 강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아한 복수를 꿈꾸는 문프보다는 이재명의 폭력성이 더욱 적절하다는 직관에 이끌리게 된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노통의 복수라면 이런 생각은 지극히 당연하다. 



헌데 인간의 사고는 직관적 영역인 시스템 1(연상적 사고)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룹별 덩어리로 담아놓은 정보와 다른 정보가 외부에서 들어오면 추론의 영역인 시스템 2(순수 추론)가 작동한다. 예를 들면 우아한 복수로는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은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과 경기도지사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이재명의 숱한 결격사유와 인터뷰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제왕적 권력을 휘둘러 잔인한 복수를 강행할 적임자로써 이재명을 자리매김시킨 후 일체의 흠결에 눈을 감아버린다. 





그러면서 뇌의 다른 영역에 다른 덩어리로 그룹화해두었던 정보들을 연결(전기화학적 과정으로 시냅스에 의해 이루어진다)해서 느리지만 깊은 추론의 세계로 접어든다. 자신의 가족을 풍비박산내고, 거짓말과 말바꾸기를 밥먹듯이 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등 반칙과 특권을 사용해 경기도지사에 오른 이재명의 권력의지를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노무현의 돌파력과 어떻게든 끼워맞춰보려고 집단적 기만도 서슴지 않는다.   



이재명 지지자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우아한 복수를 하려는 문프의 대체자로써 이재명에게 자신의 분노와 증오를 투사시킨다. '시스템 2'가 언제나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은 아니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추론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증거에도 불구하고 옹색한 논리로 이재명을 변호하고 세탁함으로써 잔인한 복수를 놓치 않으려 한다. 대중의 증오와 분노를 먹이감으로 히틀러를 총통에 오르게 만든 괴벨스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시스템 2를 가동해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재명을 지지했고, 김어준 카르텔에 열광했던 사람들 중에서 그들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이재명과 정성호, 은수미 등으로 이루어진 성남라인과 김어준 카르텔의 친목질에 분명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노통과 문프의 리더십이 정반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잔인한 복수의 적임자로써 이재명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지만, 노통의 확장판이 문프라는 추론에 이른 사람들은 문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파를 넘어 극문으로도 폄하되는 이들은 그런 낙인찍기에 연연하지 않은 채, 세계사적 대전환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문프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번 민주당 차기대표와 최고의원들이 친문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주류와도 싸워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의 중국과도 적절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김정은 의원장을 이끌고 나가려면 문프를 정점으로 하는 당청정의 일사분란한 연계가 중요하며, 내치에서라도 문프의 짐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켜주지 못한 노무현의 죽음을 한시라도 잊을 수 없지만, 잔인한 복수는 세계사적 대전환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 하에 문프의 성공을 위해 개인적 욕망은 퇴임의 순간까지 갈무리하고자 한다. 촛불혁명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깨어있는 시민들의 정치적 성숙도는 어떤 나라도 따라오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기에 어떤 장벽도 넘지 못할 것은 없다. 복수와 정의의 실현은 다르며 노통이 바라는 것도 정의의 실현이지 잔인한 복수가 아니다. 



노통이 꿈꾸었던 사람사는 세상에 이르려면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처럼 권위주의적 시장우파가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천국에서는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돈과 성공이 먼저이기 일쑤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반칙과 특권이 줄어들고 상식과 원칙이 되살아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렇게 사람사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사람이 먼저인 나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물망초 2018.08.05 16:53

    통진당 해체 + 정동영계열 파산+ 자한당 몰락=문재인 대통령 공격 이런겁니다!!! 김대중 노무현 10년이었는데 문재인 정부 5년도 되기전에 노무현 정권 말기를 보는 거지요!!!!!!!!!통진당과 정동영과 자한당은 서로 다른 목적이지만 같은 이유로 결집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더 무서운게 민주당 내부에도 이들과 결탁하거나 알게 모르게 찟이 묻어 정치적 생명이 끝날 자들이 이들 편에 서고 있다는 겁니다!!!!!!!!!! 노무현 탄핵2탄을 보고 있는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던 민주당 내부에서든 야당에서든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90%가 넘는다는 거지요!!!!!!!!!! 동형이 노무현을 까고 소수당으로 전락한 야당들과 결탁해서 주군을 내쫒으면 자신이 왕이 될줄 알고 탄핵을 했다가 폭망한 그 놈과 그짓을 했던자들이 또다시 그 상황을 리바이벌 하고 있다는 겁니다!!!!!!!한번 용서해주면 사람이 되는게 아니란 말이지요!!!!!!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는 조상님들 말씀이 귀에 닺습니다!!!!!!!! 통진당은 당해체후 민주당에 기생해 생명을 연장하고 여차하면 당을 장악하거나 당지분을 가지고 나와서 1당이 되던 2당이 되던 자신들은 성공한 전략이라 민주당 성공에는 관심이 없읍니다 정동영계열은 그대로 있으면 고사됩니다 민주당을 분열시키던 민주당이 자신들을 수용하던 하기 위해선 민주당 내 자신의 계파를 이용해 흔들어야 할 이유가 있고 자한당은 민주당내 후보군중에 최악질 도덕적으로 가장 더러운 놈을 밀어야 정권 5년으로 끝난다는걸 알기에 전략적으로 미는 거구요!!!!!!!1 찢이 집권한다해도 민주5년 찢 탄핵으로 10년도 못채우고 끝날것이고 찢이 안된다하더라도 민주당은 분열되어서 자한당에게 권력을 헌납할겁니다!!!!!!!!!! 민주당에 통진당 자한당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정동영계열이 다 들어와서 권력다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 당원이라면서

  2. 물망초 2018.08.05 16:58

    문재인 대통령이 이 상황을 모르냐 압니다 그렇지만 정당에 손을 대는 순간 갈라치기를 하는 순간 그들은 올커니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할겁니다 야당 여당 할것없이 그걸 알기에 알면서도 당내 사정에 손을 대지 못하는 겁니다 노무현을 흔들던 자들이 똑같은 수법을 쓰는데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5년을 했던 사람이 모를까요 너무 잘압니다 지지자들이 나서서 문제를 풀어줄거라고 그러길 바랄겁니다 그게 최선이니깐요~~~~~

  3. 물망초 2018.08.05 19:49

    정치권은 누구도 국민의 목소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자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 집권여당의 다선의원일지라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는 순간 그는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것이다!!!!!!!!! 너는 너희들만의 세계에서 대표인것이다!!!!!!!!!!

  4. 잠만보의 꿈 2018.08.25 00:58 신고

    글잙읽고 가요 저도 정치 참 좋아하거든요

 

오늘의 썰전을 마지막으로 유시민 작가가 정치평론의 세계를 떠난다고 합니다.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김어준 카르텔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그들을 대체하거나 상대할 스피커의 용량이 떨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유시민 작가가 정치평론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을 주체하기 힘듭니다. 유시민은 노빠문파에게 등대 같은 존재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유시민이 지난 주에 이재명을 작심하고 비판하고, 비문이 민주당 대표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을 때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었었는데ㅡ어용지식인이라 해도 진보적 자유주의자로써 유시민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기에ㅡ슬픈 예감은 언제나 현실이 되나 봅니다. 유시민이 썰전을 영원히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총선 때까지만 버텨주기를 바랐는데, 저만의 희망이었던 모양입니다. 노통과 문프가 아닌 누군가를 비평하거나 평론하기에는 그의 그릇이 너무 크고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청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어용지식인을 자임했던 유시민은 그의 대체 인물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노빠문파는 가장 영향력 있는 최대 스피커를 잃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 광란을 일거에 정리했던 것에서 볼 수 있었듯이 문프의 어용지식인으로써 유시민의 능력과 영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했었습니다. 대체가 불가능한 정치인이자 평론가였다고 할 수 있고요. 

 


말이 정치라는 의미(책임이 따르는 말)에서 노통의 토론 능력을 능가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지만, 그와 대등한 수준에 이른 유일한 인물이 유시민이라는 점에서 김어준도 유시민과는 부딪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지식의 양과 깊이에서 차이가 날뿐더러, 사고와 성찰을 언어로 풀어내는 데도 한참 떨어지기 때문에 김어준은 유시민과 충돌 나는 발언은 극도로 회피해왔습니다. <블랙하우스>를 시작하며 '유 작가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주겠다'는 김어준의 비아냥을 무시할 수 있었던 것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질적 차이 때문이었습니다(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자라는 말도 무시할 수 없지만). 

 

 

김어준이 질문을 던지는 것에 집중했던 것도 그 외의 것에서 유시민을 따라잡는다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문파들은 <정치신세계> <닥표간장> <백반토론> <뉴비씨> 등이 선전하기를 바라고 그들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시민의 대체제로는 많이 약하다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다 보니 노빠문파는 유시민을 대체할 인물을 키우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적 성찰에 이르게 됩니다.

 

 



문프가 워낙 잘하고 있고, 지지율이 난공불락의 수준에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문파의 집단지성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는 점에서 그를 보내고도 희망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사람을 키우는 점에서 많이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정치권 주변에 제대로 된 지식인과 전문가가 없는 현실도 문제지만 젊은 피를 끊임없이 수혈해 정치평론의 수준을 높이는데 노력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기득권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법이 공적 공간(시사라디오, 거대 팟캐, TV, 신문 )으로의 진입로를 40대 후반 이상의 꼰대들로 채우는 것입니다. 정치평론과 정치담론의 세계를 꼰대들로 채우면 젊은 피가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게 됩니다. 위계서열을 중시하는 꼰대들의 세상에서 제2의 노통과 유시민이 나오기를 바란다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일’과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쳐 혁명에 성공하면 늙은이들이 기어 나와 권력을 잡는다는 로렌스(영화 <아리비아의 로렌스>의 실제 주인공으로 『지혜의 일곱기둥』이라는 어마어마한 자서전을 남겼다)의 탄식도 기득권 위주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정당정치도, 부정한 재벌체제도, 초국적기업의 압도적 네트워크도 기득권의 높은 벽을 난공불락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도 어떤 면에서는 기득권의 일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자유주의적 성향이 기득권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청춘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희망이 현실의 탐욕에 짓눌릴 때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해집니다. 검색하는 지식과 경험 없는 성찰에 한계가 있듯이 꼰대들의 기득권 사이에서 대들고 깨지고 배우고 능가하는 청춘이 많을 때 미래는 지금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기술적 진보가 항상 선이라는 개념에서도 벗어나야 하고, 뒷세대가 앞세대보다 항상 잘살아야 한다는 신화에서도 벗어나야 하지만, 영육을 지닌 인간의 지적 발전에는 경험이라는 절대적 수단이 수반돼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칸트처럼, 평생을 한 곳에서 살았으면서도 누구도 이르기 힘든 선험적 종합판단(세계시민이 갖춰야 할 필수조건)에 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경험을 통한 성장은 진화론만큼 절대적 요소입니다

 

 

유시민을 대체할 만큼 역량을 가진 청춘들이 나올 때까지 문파의 집단지성이 짊어져야 할 현실과 역사의 무게가 더욱 커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역량을 믿지만 꼰대들과 수준 미달의 인물들이 장악하고 있는 정치평론과 시사프로그램을 물갈이 할 수 있을 때까지 문파 집단지성의 역할이 더욱 요구됩니다. 유시민 자리에 노회찬이 들어서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는 일인이기에 더욱 더 그러합니다.  

 

 

유시민 작가님,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작가님이 있었기에 노통의 부활도 문프의 성공도 가능했습니다. 이별에 관한 한용운의 시를 인용하지 않는다 해도 작가님의 떠나는 뒷모습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우며, 만날 때 헤어질 것을 걱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보내드림에 쿨하려 합니다, 누구보다도 힘겨운 삶을 살았으면서도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아름다웠다고 노래했던 천상병 시인처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소피스트 지니 2018.06.30 08:45 신고

    그러게요. 썰전을 보게 된 계기가 유시민 때문이었는데 아쉽네요. 저는 아직까지도 유시민의 정계복귀를 기다립니다.

  2. 참교육 2018.06.30 11:24 신고

    유시민인 이 빠진 썰전은 김빠진 맥주 같습니다.
    엊거제 한번 봤는데 유시민이 있을때와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아쉽네요.

  3. 해피로즈 2018.06.30 16:25 신고

    너무도 아쉽고 허전한 이 마음을 표현할 말을 못 찾겠네요. ㅠㅠ

  4. Laughhaha 2018.07.01 13:01

    큰 그림이 있는건지는 모르겠으나
    다소 이기적인 면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누가 정치를 하랍니까? 적어도 문통이 집권하는 동안만이라도 힘이 되어주면 좋으련만...
    한편으론 너무한다 싶네요...

    • 늙은도령 2018.07.01 13:54 신고

      유시민은 노통과 함께 했던 정치인이었습니다.
      문프의 임기를 모두 다 함께 할 수 없음은 문프 다음을 그가 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까지 와준 것도 고마울 따름이지요.

  5. ㅎㅎㅎㅎ 2018.09.24 00:27

    김영환 글보다가 들어왔는데 똥파리 네


팟캐스트를 통해 자신의 나와바리를 구축하고 메이저로 진입하는데 성공한 김어준 카르텔에게 삼성그룹이란 영원한 먹이감이자 방어막(자신을 향한 비판도 삼성이 시켜서란다!)입니다. 김어준과 그의 추종자들에게는 모든 길이 삼성그룹으로 통하는 것이지요, 이명박근혜의 뒤에도 삼성이 있다고 주구장창 떠들어댄 것처럼. 김어준 카르텔은 동네북으로 전락한 삼성그룹을 무소불위의 영역으로 올려놓고 미친듯이 쪼아대는 적대적 공생을 통해 영원한 먹거리를 창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은 수백만 명의 청취자를 거느린 시사라디오와 거대 팟캐, 공중파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그룹을 공격하지만 거악의 핵심인 오너 가문을 몰아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재벌 문제의 모든 것이 오너 가문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면 삼성그룹이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집단으로 성장한 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들과 함께하는 이완배 기자 등의 말을 들어보면 오너 가문은 천하의 병신이고 천치여서 그룹을 이끌어갈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재벌의 문제를 모두 다 오너 가문으로 집결시킴으로써 그들을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거악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그래서 대중의 들끓는 분노를 모아 모아서 거대한 반삼성 카르텔을 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천문학적인 돈을 조세도피처로 빼돌리고, 협력업체들을 착취하고, 입법부·사법부·행정부·언론·시민단체·지식인·교수 등의 삼성장학생을 동원해 세율까지 내려가면서 소유권과 경영권을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니 이들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고 장려해야 하며 칭찬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저도 삼성그룹을 비판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써왔던 것도 이런 세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소유와 경영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보편적 비판에 동의하면서.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를 비롯해 수많은 경제학자와 현장의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문제는 그 다음에 있었습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드리커와 웰치식 전문경영인에 의한 그룹 운영(주주자본주의)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결됐기 때문입니다. 오너 체제와 전문경영인 체제 모두에서 장단점은 공히 발생했고 불평등을 늘렸습니다.   



일본과 독일처럼 기업의 신뢰도가 가장 높았던 국가의 기업들도 삼성그룹 이상으로 타락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문경영자에 의한 독립경영이 오너 가문의 경영보다 낫다는 증거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다룬 연구들이 상당히 많이 나왔지만 대표적인 것은, 지구적 경쟁이 벌어지는 승자독식의 정글에서 전문경영인의 독립경영은 단기실적의 압박(주주들은 단기실적이 나쁘면 자른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건, 70~90년대 세계 최고기업이었던 소니의 몰락, 잭 웰치가 최고경영자일 때 금융기업으로 변시한 GE(한때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다)의 몰락 등도 단기실적에 연연한 전문경영인(오너에 버금가는 연봉과 보너스, 스톡옵션, 퇴직금 등을 챙겼다)의 독단적이고 근시안적 경영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의 실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춰 자신의 잘못을 고백한 잭 웰치(전문경영인의 신화적 존재)와 '경제대통령' 그린스펀의 퇴장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기존의 일자리를 없애는 가혹한 구조조정이나 핵심 업무를 제외한 단순업무의 외주화, 위험 관련 업무의 아웃소싱을 강행하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대규모 투자를 회피한 주범들도 오너 가문보다는 전문경영자가 더 많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실적이 곧 인격인 것이 기업의 생리이다 보니, 전문경영인들은 R&D투자를 늘려 생산성을 높이는 장기 계획보다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비핵심업무의 아웃소싱 등으로 인건비와 필수경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당장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급급했습니다. 





이처럼 오너 가문의 문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단순논리만으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럽에 가도, 미국에 가도 오너 가문이 경영하는 기업과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기업의 성공확률은 비슷하게 나옵니다. 오너 체제의 기업집단이라고 해도 실제로 살펴보면 전문경영인들이 거의 모든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체제는 그것을 유지시켜주는 '체제의 간수(미래전략실 같은 것, 국가 차원에서 보면 전체 국민의 5% 정도)' 때문에 돌아가는데 삼성그룹을 포함해 다른 재벌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그룹이 거악이 된 것은 이병철이나 이건희, 이재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오너를 위한다며 그룹의 실제 경영을 책임지는 미래전략실(처음에는 비서실, 다음에는 구조본, 그 다음에는 전략기회실이었다)에 더 많은 책임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사에서 악질적인 역할을 하는 전문경영인과 임직원들의 책임도 만만치 않을 정도로 크고요. 검은 돈도 챙기지 않고 협력업체를 배려하는 임직원들도 있지만 출세(부의 축적)를 위해 온갖 나쁜 짓을 서슴지 않는 놈들도 많습니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손 비비는 놈 있다는 말이 삼성그룹 내에서 회자되는 것이 그냥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장하준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도, 그래서 '이재용의 사법처리를 활용한 이런 딜은 어떨까?'라는 글을 썼던 것도 이런 현장 이해와 (일반인들이 놓치기 쉬운) 경제사적 사실 때문입니다. 삼성그룹의 외국인 대주주들이 적대적 합병에 나서지 않는 것도 오너 체제의 유리함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월가와 런던금융가에 집중돼 있는 악마의 헤지펀드들이 오너 체제의 약점을 파고들어 삼성그룹을 공중분해(최소 수십조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시키려 시도하는 것에 비해. 



삼성그룹의 힘을 분산시키고 줄이는 것에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금산분리는 무조건 해야 하고요. 오너 가문의 횡포와 독주를 막기 위해 일감몰아주기도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관계자 자본주의'의 목표처럼 삼성그룹 임직원은 물론 모든 협력업체, 지역주민, 지자체를 넘어 전체 국민에게 이익이 돼야 합니다. 삼성그룹과 해야 할 일은 이런 딜이지 오너 가문을 절대악으로 규정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일부의 이익만 챙겨주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만일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김어준 카르텔의 선동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삼성그룹의 오너 증오'에서 벗어나 문재인 정부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삼성그룹을 지금보다 훨씬 착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총선에서 대승해 국회를 장악해야 법률로 강제할 수 있다). 오너의 전횡과 횡포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고요. 삼성장학생이 아무리 많다 해도 삼성그룹 개혁을 위한 국민적 힘을 문재인 정부에게 모아준다면 삼성그룹 개혁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딜도 성사시킬 수 있고요.



김어준 카르텔이 키워온 반삼성정서로는 아주 작은 것만 해결할 수 있을 뿐, 전체적인 차원에서는 혼란만 가중시킵니다. 이재용 입장에서는 김어준 카르텔의 공격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김어준 카르텔이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다른 언론의 집중공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경우 이재용이 감옥에서 몇 년 살고 나오면 개혁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죄값을 다 치른 마당에 수많은 나라들 중 가장 유리한 조건(한국에서는 받을 수 없는 특혜)를 제시한 곳으로 본사를 이전하지 말란 법도 없고요(이 점에서 관해서는 장하준 교수와 필자의 견해가 다르다).  



싫으나 좋으나 대한민국은 삼성그룹과 함께 가야 합니다. 마르크스의 주장처럼 세계 노동자들의 일치단결(전쟁이 벌어지면 노동자들도 국익과 사익 모두를 위해 서로 싸웠다. 노조의 기득권화도 막지 못했다)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무정부주의자와 세계시민주의자의 비현실적 희망처럼 전세계 시민들이 국가(정부)의 경계와 주권을 해체할 수 있거나, 민족과 인종, 성적 차별 같은 모든 차별과 배제를 극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않은 한 현실적인 한계까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재용이 유죄를 받는다고 해서 오너 가문의 독재가 깨지는 것도 아닙니다. 



삼성그룹을 개혁하고자 하는 목적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불평등과 양극화를 최대한 줄여 모두가 존엄한 삶과 평등한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 이것을 어렵게 만드는 적대적 공생의 증오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다수의 이익을 담보하지 못하는 양 극단의 몇 명 또는 몇 십 명이 서로를 죽일 듯이 싸우며 이익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간다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의 《승자독식사회》와 장하준·정승일·이종태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등을 참조하시면 삼성그룹 개혁의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1. Fall 2018.06.24 02:27

    야 김어준 , 주진우 ... 니들이 삼성을 말하니 그 진실이 자꾸 사그러든다. 니들은 입닫아 ~

    • 늙은도령 2018.06.24 05:55 신고

      떠들어도 되는데 방향성을 제대로 잡아야지요.
      그래야 삼성을 개혁할 수 있습니다.
      가장 힘겨운 상대가 삼성입니다.

  2. 뉴페이스 2018.06.24 09:19

    이재용과 그 가문을 유럽의 발렌베리 가문처럼 만드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일 듯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삼성을 이길 IT분야의 새로운 강자가 나와야 하는데...특히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ms, 오라클, 구글, 애플, ibm...)에서 말이죠. 중소든 대기업이든 응용 소프트웨어 분야에만 투자하니...발전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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