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에서 내부통신용으로 만들었던 인터넷이 민간에 이전된 이후 사이버 세상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이루었습니다. 바퀴와 시계, 내연기관과 분업화된 포드의 생산라인, 활자와 세탁기 등이 세상을 바꾼 것에 비해 인터넷이 바꾼 세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미흡하다는 것이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1990년대 말 미국과 일본, 영국과 한국 등에서 벤처거품이 폭발하면서 짧은 경제위기를 초래했던 것도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이 약속한 세상이 장밋빛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SNS까지 더해지면서 ‘인터넷과 SNS의 역설’까지 등장했습니다.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자스민 혁명’이 아랍을 들끓게 했지만,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참혹한 실패로 귀결되면서 ‘인터넷과 SNS의 역설’이 강화됐습니다. 제도권 언론을 대체할 것 같았던 블로그의 열기도 한여름 밤의 꿈처럼 벤처거품의 폭발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사이버세상의 부작용이 갈수록 쌓이고 축적되는 가운데, 빅브라더의 출현까지 고민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네트워크 효과란 초국적기업을 위한 전가의 보도가 됐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출현은 인류 진화의 과정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기에 이르렀습니다.





헌데 말입니다, ‘인터넷과 SNS의 역설’이 세상을 뒤엎는 가운데서 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밝히기 힘들었던 권력과 자본의 심부에서 벌어진 일들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빅브라더의 출현은 사회경제적 약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점점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인터넷과 SNS은 극도로 혼탁하지만, 그런 혼탁함 속에서 권력과 자본이 남긴 쓰레기와 악취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수백 년 간 쌓여온 기득권의 벽이 여전히 높지만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의 대선개입도 밝혀졌고, 현직 부장판사의 일베충 같은 댓글도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빛의 속도로 세계를 질주하는 것은 최상위 1%의 전유물 같았는데, 이제는 그런 파시즘적 속도에 99%가 익숙해지면서 정치적 평등의 실현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철학과 지식, 과학기술의 최종 목적지가 완전한 자유의 실현이라면 ‘인터넷과 SNS의 역설’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희망의 단초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직 막말과 거친 표현이 난무하는 ‘인터넷과 SNS의 역설’이 사회경제적 평등까지 이끌어낼지 알 수 없지만, 사회경제적 평등에서 출발하는 민주주의가 역설의 최고 경지에 이르러 정치적 평등을 시작으로 사회경제적 평등을 이루어내지 말라는 법도 없을 듯합니다.



자본주의의 폭주가 신자유주의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완전히 뒤집힌 세상이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리면서, 지그문트 바우만의 성찰처럼 ‘액체근대’나 ‘유동하는 공포’로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갈수록 정형화된 것들이 무너져 내리는 것에서 추론할 수 있듯이 제멋대로 출렁이는 세상이 제자리를 잡을지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수많은 병과 잠시도 홀로 둘 수 없는 어머님 때문에 집과 병원과 마트만 왔다 갔다 하는 필자가 지적 여행(최근에는 철학의 형이상학에 빠져서 헤매고 있지만)을 계속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음도 ‘인터넷과 SNS의 역설’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제임스 베니거가 《통제혁명》에서 자세히 다루었듯이, 우주의 탄생과 진화의 역사가 보여준 것처럼, 최상위 1%가 작금의 혼란을 통제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최근에 들어서 ‘인터넷과 SNS의 역설’이 새로운 역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이런 추세가 니콜라스 카의 《유리감옥》과 한병철의 《투명사회》의 디스토피아로 갈지, 아니면 뒤집힌 세상을 또 한 번 뒤집는 역설을 보여줄지 알 수 없지만, 인터넷과 SNS에 부정적이었던 필자가 ‘인터넷과 SNS의 역설’에서 처음으로 희망을 봤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인원이 처올린 뼛조각이 우주선이 될 수 있다는 스탠리 큐브릭의 놀라운 영상미처럼.



돈의 크기와 상관없이 저를 후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합니다. 제가 힘겨운 투병에서 짧은 승리를 이어가면서 삶의 역동을 경험할 수 있음도 ‘인터넷과 SNS의 역설’이 가져다준 고마움이 아닐까 합니다. 가끔은, 정말 가끔은 세상이 지금보다 나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희망에 빠져봅니다.



이명박근혜 정부 7년 동안 대한민국 곳곳에 쓰레기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들을 하나씩 걸러내고 있음에 힘을 내봅니다. 희망과 절망의 비율이 1대 99라고 해도 1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면 희망의 대가로 견뎌내야 할 압도적인 절망도 이겨낼 수 있다고 봅니다.



《제국》과 《다중》의 저자 안토니오 네그리는 《전복적 스피노자》에서 “민주주의는 두려움의 제거뿐만 아니라 더욱 높은 형태의 자유의 구성을 목적으로 하는, 자유로운 인간들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어쩌면 ’인터넷과 SNS의 역설‘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2.13 06:42 신고

    민주주의란 갈수록 법전에 남아 있을뿐입니다.
    전자개표도 수개표로 바꿔야한다는 운동이 일고 있더군요.
    정보화시대에 대한 공포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2.13 14:56 신고

      언제나 이런 암흑기를 거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는 불완전합니다.
      완전한 민주주의는 국민에게 행정, 입법, 사법 기능이 모두 있는 절대적 민주주의가 되면 가능한데 그것은 유토피아적인 것이지요.
      스피노자가 그렇게 생각했더군요.
      그에 준하는 절대적 일치성과 다양성이 동시에 하나의 체제에서 개인들의 집단적 사고로 이루어진다면 완벽하겠지요.
      그 근처로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인터넷과 SNS 등은 사용에 따라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2. 꼬장닷컴 2015.02.13 08:01 신고

    아직 갈길이 멉니다.
    힘들고 지치지만 그럼에도 뚜벅두벅 내 갈길을 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에서 백성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 늙은도령 2015.02.13 14:58 신고

      네, 민주주의는 언제나 갈길이 멉니다.
      흥망성쇄를 거듭하는 것이 그 내적 본질입니다.
      다만 최상의 상태에서 창조적 발전과 안전성이 유지될 때 국민은 권리를 누리며 의무를 다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과 SNS는 절대다수의 민초에게 발현할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3. 耽讀 2015.02.13 08:10 신고

    아직도 저들음 힘이 셉니다. 뭉개고 가는 것이지요. 인터넷과 sns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지요. 조중동은 의제를 설정하고 종편은 하루 종일 극우시각을 전합니다. 오후에 식당에 가면 다 종편입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은 하늘에 떨어지는 보따리가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이 행동할 때 가능합니다.

    • 늙은도령 2015.02.13 14:59 신고

      조금씩 뒤집어 가는 것입니다.
      젊은이들 조중동 거의 보지 않습니다.
      그들이 힘을 가질수록 조금씩 나아지리라 봅니다.
      하나씩 각개전투를 해서 무너뜨리다 보면 아주 조금은 나아졌겠지요.
      그렇게 전진하는 것입니다.
      시끄럽게 떠들고 저항하고 투쟁하면 민주주의는 강화됩니다.

  4. 랩소디블루 2015.02.13 08:13 신고

    언젠가는 좋아지겠지욤 희망이란 항상 존재하니고 있네염.

  5. 공수래공수거 2015.02.13 08:45 신고

    그마저 없었으면 암흑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었을겁니다

    항상 건강 돌보시면서 생활하시길...

    • 늙은도령 2015.02.13 15:01 신고

      네, 건강에 조심, 또 조심하고 있습니다.
      적정 글쓰기 이후에는 편하게 누워서 책을 일고 잘 먹고 있습니다.
      운동도 누워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 항상 하고 있습니다.

  6. 바람 언덕 2015.02.13 10:17 신고

    건강만 하십시요...
    ^^*

  7. Starry 2015.02.13 12:09

    처음으로 흔적 남기고 갑니다.
    언제나 건강과 건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8. 꼴찌PD 2015.02.13 15:59 신고

    공유와 확산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라 인터넷과 SNS의 무서움을 알겠네요.

    • 늙은도령 2015.02.13 17:49 신고

      저는 처음으로 긍정적인 면을 봤습니다.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다중에 의한 민주주의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
      언제나 변화와 갈등의 대척점은 있지만 그런 가운데 일정한 합의를 찾아가는 모습.
      다양성과 주체성을 골고루 살아있는 공간....
      뭐, 이런 것들을 말합니다.
      제가 요즘 스피노자를 읽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9. *저녁노을* 2015.02.13 18:22 신고

    더 무서운 세상을 만들어버린 것 같아요.




공약 파기를 밥 먹듯이 하는 박근혜 정부의 거짓말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노인을 속이고, 대학생을 속이고, 아이들의 부모를 속인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연말정산을 해야 하는 모든 근로자들을 속였다. 정부가 복지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솔직히 고백한 후, MB의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누진적 부자증세부터 시작해 대상의 폭을 늘려가야 함에도 꼼수에 꼼수를 더한 채 사실상의 서민증세만 계속하고 있다.





경제수장인 최경환 부총리는 긴급기자회견에서도 올해는 이대로 진행하고 내년부터 수정·보완해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에도 안 하겠다는 얘기다. 최경환 부총리가 그때까지 경제수장에 있을지, 매일같이 거짓말을 하는 정부가 1년 전(오늘)에 한 약속을 지킬 것인지 어떻게 신뢰할 수 있단 말인가? 



유리지갑은 세원이 투명하게 공개돼 있기 때문에, 대상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해도 다양한 형태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것은 거의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 따라서 정부가 사전에 수십 차례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지 않은 채 연말정산을 강행했다면 해당부처의 담당자들은 모두 다 처벌을 받아야 한다. 



국회속기록에서도 이번 연말정산의 문제점을 지적한 발언이 나와 있으니, 주무부처 수장인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해 당청정이 연말정산의 문제점을 몰랐다는 것은 변명도 될 수 없다. 제일 만만한 것이 촛불조차도 들지 못하는 유리지갑이라는 사실은 이제 상식의 수준에 속한다.





이에 반해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종부세를 도입했다. 종부세는 대표적인 누진적 부자증세로 조세정의를 실현한 대표적인 세금이다. 종부세는 특히 세원이 적은 지자체의 재정에 큰 효자노릇을 했고 빈부격차 해소와 지역발전에도 일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까지 당하게 된 실질적인 이유가 종부세였음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국민들은 탄핵의 이유로 부동산 대란과 경제위기를 떠올리는데, 계량경제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통계청 등의 통계를 찾아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중동을 핵심으로 한겨레와 경향신문, 지상파 3사까지 노무현 정부를 비판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런 지속적이고 악의적인 왜곡을 바탕으로 조중동을 필두로 한 메이저 언론과 지상파 3사의 융단폭격에 살아남을 수 있는 정부란 없다. 경제연구소들이 종부세 때문에 피해를 본 오너와 대주주, 경영진들을 대신해 각종 수치를 마사지해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준 것도 융단폭격을 가능하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것은 분명하지만, 앞뒤가 잘린 채 언론을 도배한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자조적인 발언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음은 이런 융단폭격 앞에 진보적 권력과 4대개혁입법이란 한 여름밤의 꿈보다 못하다는 것으로 귀결된 데서 분명하게 입증됐다. 



진보적 성향의 대통령이었으면서도 성장과 분배를 맞추려는 통합적인 노력이 '좌측 깜박이를 킨 채 우회전'한 진보정권의 혼란으로 좌우 양측에서 맹비난을 받았으니, 참여정부의 후반부가 보수화된 기득권의 승리로 귀결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빨갱이 소리까지 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국정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떨어진 것은 부수적 피해에 불과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제일 먼저 손을 본 것이 참여정부 최대 치적 중 하나인 종부세의 무력화였다. 강만수가 지휘를 하고 나성린이 총대를 맨 채 조중동과 지상파 3사의 압도적인 지원을 받은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국민 60% 이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종부세를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참여정부가 실패한 정부로 기록되면서 대한민국은 보수화의 길로 확고하게 접어들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도 보수화의 심화를 불러왔다. 특히 안보와 경제 분야의 보수화는 종부세의 무력화만이 아니라 부정적 세계화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각국 정부가 노력할 때, 대한민국 정부가 정반대로 달려 나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그렇게 역주행한 7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부의 불평등은 더욱 커졌고, 재벌은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게 됐고, 사회이동성은 극도로 떨어졌고, 서민들의 소득은 줄었고, 각종 세금은 늘었으며, 대형사고와 반인륜적 범죄가 증가하고, 실업자와 삼포세대는 누적됐고, 노인빈곤은 세계 최고에 이르렀다.



한반도의 전쟁위협은 계속해서 올라갔고, 미국 무기의 수입은 끝없이 이어졌고, 국민의 세금은 수십조 단위로 사라졌으며, 사회적 분노와 증오는 폭발 직전에 이르렀지만, 종북이니 빨갱이만 운운하면 정부의 잘못과 거짓말, 공약 파기와 정책 실패는 면죄부를 받았다.



야당은 7년 내내 새누리당 2중대라는 욕을 먹었고, 가운데로 옮긴다며 중도보수화됐고, 이제는 정체성과 전투력도 없는 야당이 됐으며, 언론의 냉대 속에 전당대회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그 과정에서 참여정부 출신의 인사들은 친노 강경파라는 이유로 죽일 놈의 계파가 됐다.





중도보수화의 대명사였던 정동영이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수화됐다고 말할 정도면 더 말해야 무엇하랴. 문제는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 전체가 한층 더 오른쪽으로 옮겨졌다는데 있다. 사회가 1대 99로 재편되는 마당에 대한민국은 상위 1%을 정당화해주는 보수화와 기업화(=자본화) 때문에 세습자본주의가 고착화됐다.



그 결과는 사회경제적 평등에서 출발하는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이어졌다. 모든 분야에서 불평등이 강화됐고, 특히 교육의 신자유주의화로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한 중산층이 하층민으로, 위로부터 내려오는 압박을 견디지 못한 하층민은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등 계층 간 빈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국민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돌파해도 서민의 수중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의 가치는 흔들리지 않는다. 청춘들은 삼포세대의 삶에 익숙해져 가고, 노인들은 과거만 얘기한다. 중장년층은 삶의 고단함에 넥타이부대라는 역사적 명칭을 내려놓았다. 그들은 여론도 민심도 주도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기득권으로 주저앉았다. 정치적인 모든 것들이 부질없어진 그들은 내일도 직장에 나서야 함으로 끝없는 인내를 내재화했고, 확실한 변명으로 삶과 인식의 보수화를 선택했다.



지난 7년은 이렇게 대한민국이 보수화되는 여정이었다.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구별할 수 없는 것이 됐다. 자유민주주의가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와 신보수주의의 연합이며, 그 결과가 신자유주의적 통치술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국민의 인식이 보수화로 고착됐다. 이를 돌이키려 한다면 자유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종북좌파나 빨갱이라는 딱지가 발부된다.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3년을 더 속고 당해야 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의 보수화와 기업화는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멀리 나왔다. 지난 7년 동안의 추진력이 앞으로의 전개를 결정한다면, 보수화와 기업화의 관성은 어떤 역전의 촉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서민증세와 노동유연화, 규제완화와 정치 불신이 그 중심에서 태양처럼 빛나고 있다.  



민주주의를 앞세워 파시즘적 속도로 달려온 자본주의가 이제는 민주주의를 불편해 하며, 빛의 속도로 노동에서 이탈할 때 부정적 세계화는 시공간을 초월한 신의 권좌에 오른다. 파시즘 속도는 물리적인 저항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빛의 속도는 어떤 저항도 받지 않는다. 신자유주의는 그렇게 세상을 정복했고,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으르렁거린다. 



칸트의 묘지석에는 ‘나에게 항상 새롭고 무한한 경탄과 존경심을 일으키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내 마음속의 도덕률이다’라고 적혀있지만, 적어도 향후 3년 동안의 대한민국 상공에는 ‘슈퍼클래스와 초국적기업과 보수언론의 네트워크 효과만 빛나고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저녁노을* 2015.01.19 23:06 신고

    휴...3년이나??
    걱정되네요. 쩝~

    • 늙은도령 2015.01.19 23:08 신고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하야해야만 하는데...
      그래야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
      모든 환경이 보수화돼서 그것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2. 참교육 2015.01.20 07:21 신고

    꼭 3녕이라면 죽을 각오로 참을 수 있겠지만 3녕이 8년으로 8년이 13년이 된다면...?
    생각만해도 몸서리치는 일입니다. 정말 그런 악몽은 우리에게 없어야 하는데... 유권자들이 개어나지 않으면 우리도 일본으 ㅣ정철을 밟을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01.20 13:45 신고

      저도 그것이 걱정입니다.
      향후 지상파를 비판하는 글을 자주 쓸려고 합니다.
      그리고 혁명에 준하는 행동을 요구하는 글도 조금씩 늘리려고 합니다.
      또한 민주정부 10년과 이몀박근혜 정부 10년을 비교하는 글도 자주 쓰려고 합니다.
      지금부터 저만의 선거전략을 펼칠 생각입니다.

  3. 달빛천사7 2015.01.20 07:22 신고

    3년이면 너무 길어요 ㅋ

  4. 꼬장닷컴 2015.01.20 07:45 신고

    나라가 개판오분전인데..
    朴은 오늘도 통일론을 앞세워 야바위 정치를 하고 있죠.
    남은 3년, 보수의 탈을 쓴 권력중독자의 최후의 발악이 걱정입니다.
    저들은 국정원 정치개입 경우처럼 필요하다면 무슨 짓이든 다 하니까요.

    • 늙은도령 2015.01.20 13:46 신고

      그것 밖에 남은 것이 없습니다.
      노무현이 하면 안 되고 박근혜가 하면 되는 나라이니 특혜도 줄줄이 풀어줄 것입니다.
      문제는 통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에 관해서는 욕하기 힘든 것입니다.

  5. 耽讀 2015.01.20 08:46 신고

    3년보다 짧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언뜻언뜻 들 때가 있습니다.

  6. 공수래공수거 2015.01.20 08:50 신고

    미국 오마바 정부가 부자증세를 추진하고 있는데
    결과를 보겠습니다

    3년은 금방 가지만 그 이상이 안 되도록
    3년동안 잘 해야 하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1.20 13:47 신고

      미국도 경제가 좋아진다고 하지만 허상이라서 신부유세를 들고 나온 것이지요.
      잘 안 될 것입니다.
      공화당이 정권을 잡은 다음에는 모를까?

  7. 바람 언덕 2015.01.20 11:40 신고

    아무래도 대중은 언론의 자극적인 타이틀을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정치와 한 배를 타고 있는 언론환경을 바로잡아야 할 텐데요.
    이건 뭐, 차포뿐만 아니라 마와 상까지 다 두고 둬야 하는 상황이니
    참, 답이 안나오는 거지요. 거기다 야당은 무능력에 무기력, 진보당은 전멸,
    허물어지지 않는 지역주의까지...
    3년이 문제가 아니라요, 그 다음이 더 문제입니다...

    • 늙은도령 2015.01.20 13:48 신고

      네, 연일 박근혜 정부가 발표하는 투자활성화 방안들은 많은 문제를 야기해 다음 정부를 박살낼 것입니다.
      보수가 망치면 진보가 고쳐놓고 다시 보수가 집권하고 망쳐놓으면 진보가 또 해결하는 방식으로....
      방송, 특히 지상파3사 이 개자식들이 더 큰 문제입니다.

  8. 여강여호 2015.01.20 19:20 신고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뭐에 씌우긴 씌웠나 봅니다.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도입을 두고 세금폭탄이라고 너나 할 것 없이 대통령을 비난했으니 말입니다.
    이 지경에도 30%대 지지율이라니 진짜 뭔가 씌운게 확실합니다.

    • 늙은도령 2015.01.20 19:23 신고

      전 지지율을 믿을 수 없습니다.
      제 형님은 박정희 찬양자고 형수님도 그러한데 이제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단 한 번도 진보를 지지않던 형과 형수님도 박근혜 정부 지지를 철회했을 정도면 상당수가 돌아섰을 것입니다.
      응답률이 10% 이하는 신뢰성이 없습니다.
      결국 추세만 믿을 수 있습니다.
      즉 하락추세가 계속되는 것에서 레임덕이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진행됐습니다.
      오직 남북관계 외에는 탈출구가 없습니다.

  9. 김원식 2015.01.22 16:00

    정확 하신정보 감사 드립니다 계속 부탁 드립니다 건강 하십시요.

    • 늙은도령 2015.01.22 19:06 신고

      네, 님의 격려로 제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려할게요.



한전부지에 대한 현대차의 고가매입 논란에 대한 수많은 글들을 보고 있자면, 많은 아쉬움이 있어 한 걸음 더 들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라는 두 개의 초국적기업이 한판 대결을 펼친 한전부지의 고가매입 논란을 이해하려면 크게 세 가지 요소를 살펴봐야 합니다.





첫 번째는 한전부지가 일반의 예상보다 훨씬 넘은 가격에 현대차에 넘어갔는데, 한전부지 가치에 대한 일반의 평가와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을 축적해둔 초국적기업의 평가가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글이 유투브를 18억 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구입한 것처럼, 현대차그룹은 한전부지를 미래의 요람으로 보고 있었기에 일반의 평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그룹인 폭스바겐의 본사처럼 자동차 박물관(또는 자동차 테마파크, 관광객까지 포함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만 염두에 두고 한전부지를 매입한 것이 아닙니다. 현대차는 삼성전자그룹의 신사옥을 뛰어넘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기에 고가매입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것입니다.



현대차가 한전부지에 롯데가 잠실에 짓고 있는 초고층빌딩(부지의 넓이를 봤을 때 꼭 한 개의 빌딩만 짓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투자 대비 원금을 회수할 방법이 널려 있다는 것이고, 현대차그룹에 속해 있는 대기업들을 살펴보면 무엇이 들어설지 얼마든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백화점을 새로 짓는다 해도 교통의 요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동차 테마파크는 관광명소이기도 하지만 직접 판매의 장소이기도 하고 거대한 주차장이기도 합니다. 국내외 부품업체의 입주도 줄을 이을 것입니다. 대형 자동차쇼와 국제회의를 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도 들어설 수 있습니다. 롯데월드 같은 새로운 테마파크도 들어설 수 있고, 이런 식으로 각종 부대사업들이 가능합니다   



또한 초국적기업의 위상에 맞지 않았던 구사옥에서 벗어나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주는 영향이 지금보다 몇 배는 배가됩니다. 시간이 곧 돈인 그들을 원스톱으로 상대할 수 있으니, 각종 사업의 성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호텔의 역할도 할 테고, 실제로도 호텔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도 계속 쌓아만 두면 낮은 금리 때문에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어 일정 규모의 감액은 현대차에게 유리합니다. 또한 자동차산업은 부품 및 하청업체들이 어떤 제조업보다 많은데, 이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공간적 활용도 부가가치 극대화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현대차보다 앞선 순위의 자동차기업들은 폭스바겐 본사의 대박신화를 벤치마킹한 상태라 현대차는 오히려 늦은 편입니다. 우리가 마음대로 씹어댈 수 있어서 그렇지 초국적기업의 힘이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기업 대 기업으로 부딪치면 두려운 것이고, 승자독식이 가능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삼성전자가 제시한 입찰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삼성전자의 입찰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볼 때 현대차의 입찰가에 비해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무려 10조원에 이르는 거액이 투자되는데 양사의 정보전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됐을 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의 다음 번 인사에서 이번 입찰을 담당한 미래전략실의 담당 임원과 직원들이 승진하면 삼성전자가 제시한 입찰가가 현대차의 입찰가에 비해 천억 단위에서 차이를 보였을 것입니다. 반대일 경우에는 현대차가 삼성전자의 작전에 농락당한 것이 됨으로 이번 논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음 번 현대차의 인사를 주목하면 됩니다.





인사에 관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기업문화 차이도 고려해야 하는데, 이는 기업비밀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글로 옮기지 못함을 이해해주십시오. 특히 동생과 친구가 양 그룹의 임원이라 보다 깊은 얘기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직접 경험한 것과 오픈해도 될 정도의 것들은 이번 글에 다 담았습니다.



동생과 친구가 양 그룹에서 퇴사하면 그때는 차마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할 날이 올 것입니다. 양사와 직접 거래를 해보지 않은 분들은 언론과 회고록 등에 나오는 내용들이 얼마나 걸러지고 축소되고 포장된 채 전파를 타는 것인지 상상하는 이상의 것들로 즐비합니다.



이는 전 세계가 동일한데, 직위가 높을수록,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경험의 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정권이란 4~5년, 길게는 8년을 가지만 초국적기업들은 그 몇 배에서 몇 십 배나 오래갑니다. 전 지구적 차원의 시장이 형성된 현재는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는 초국적기업들은 국가라는 경계가 무의미한 상황입니다.





세 번째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살펴봐야 합니다. 금융권과 삼성전자그룹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조조정,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민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증세와 공무원연금 및 공기업개혁에 나선 것, 유럽의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것, 미국의 부활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 중국의 성장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국들의 경제마저 나빠지고 있거나 정체상태에 빠져있는 것, 인류의 다음 먹거리가 나오지 않는 것 등을 고려하면, 인위적인 성장률 조정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이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IMF가 최근의 보고서에서 성장률 추이를 하향조정한 것이 시사하는 바는 현재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럴 경우 현찰이 풍부한 초국적기업을 중심으로 전 지구적 차원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대형투자은행들이나 거대 헤지펀드와 연기금들이 초국적기업을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자금 운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돈을 불러오는 이런 순환이 몇 번만 반복되면 전 지구적 차원의 구조조정은 제로섬 게임처럼 일정 기간 진행될 것입니다. 20년 전에 회자됐던 대형기업 중심의 업종별 구조조정이 이제야 실시되는 것으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먹거리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런 추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해도 기본적으로 제조업을 놓지 않은 초국적기업들은 살아남게 돼있습니다. 한국의 경쟁력도 제조업에서 나오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제조업의 가치는 늘어납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천문학적인 실탄을 갖고 있고,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라면 일정 수준의 부침은 있을지언정 급작스런 몰락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승자의 저주는 이런 경우에 사용되는 단어가 아닙니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한다고 해도 특정 지역은 이런 추세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게다가 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한 현대건설이 할 것이니 투자비용이 모조리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 승자의 저주라는 것은 너무 나간 것입니다. 



다만 이번 글은 초국적기업과 계열사들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내부거래적 요소와 기본소득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정치경제적 판단은 배제한 글임을 밝힙니다. 그것까지 다루고 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고, 거대 자본과 초국적기업의 발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마르크스적 오류와 역설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덕산 2014.09.19 22:54

    잘알지 못했던 정보도 많이 알아갑니다. 다양한 시각으로 큰 흐름을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점 감사드립니다.

    • 늙은도령 2014.09.19 23:47 신고

      아닙니다.
      그렇게 지식은 나누는 것입니다.
      세상의 불의가 너무나 커서 지식을 나누는 일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시간과 건강이 받쳐주면 더 심도 깊은 글을 올릴 수 있을 텐데 그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2. 덕산 2014.09.19 23:20

    아무리 그래도 시장기의 3배이상의 값을 치르고 매입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개발에 올인을 해야할말정 큰 돈을 땅에 투자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네요. 승자의 저주가 될지도 모르는것 아닌가요? 제가 보기엔 무리한 베팅이 아니였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4.09.19 21:56 신고

      현대차에 있는 친국들만이 아니라 여기저기 알아본 후에 쓴 글입니다.
      땅은 사라지지 않는 부동산입니다.
      게다가 경제가 위태로워지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경제만 살아남을 것입니다.
      폭스바겐 본사에 가 보면 현대차의 결정을 이해하실 것입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농간에 현대차가 넘어간 것이라면 문제가 되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승자의 저주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땅 위로 어떤 높이의 빌딩(2개)을 짓느냐에 따라 자산은 불어납니다.
      또한 현대차그룹사를 한 곳에 모아두면, 남아도는 계열사의 사옥을 부동산임대업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가 장사를 통해 수익을 거둘 방법은 수백 가지가 넘습니다.
      게다가 경제가 나쁠수록 규모가 중요해집니다.
      초국적기업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현대차는 본사가 떨어져 손해나는 것이 매년 수천억에 이른다는 애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감안하면 최소 10년이 되기도 전에 본전을 뽑고도 남을 것입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한 번 살펴보시면 무엇이 입주하게 될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모두 다 현금이 굴러다는 것들입니다.

  3. 중용투자자 2014.09.20 08:05

    미래의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해 현금보다 차라리 땅을 매입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판단도 했을 듯합니다. ^^

    • 늙은도령 2014.09.20 19:56 신고

      그럼요.
      현대의 행태가 마음에 안 들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삼성전자의 완패입니다.
      지금 삼성전자 난리났을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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