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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과학비판3 ㅡ 과학과 자본 ‘탐욕의 삼위일체’가 주도한 이런 과학의 궤도 이탈은 토마스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제시한 패러다임 이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하나의 새로운 과학이론(또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 다른 과학자들이 그것을 실험하고 다른 방식으로 재현해도 부정적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그것을 대체할 다른 과학이론이 나오기 전까지 정상과학의 위치에 들어선다는 정상과학론을 구조화했다. 하나의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과학이론이 나오면 똑같은 과정이 과학계 내부에서 진행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한층 진전된 정상과학이 시대를 풍미하게 된다. 이렇게 정(기존의 정상과학)-반(반대 또는 대립되는 과학 이론의 등장)-합(과학적 검증을 통해 다시 정립된 새로운 정상이론, 이것이 다시 ‘정’이 되고 변증법적 발전이 지속된다)의 ..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과학비판2 ㅡ 위험사회의 등장 이익에 초월했던 베이컨이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로 과학에 대한 열정이 강했던 사람이라면, 데카르트는 현재의 결과만 놓고 볼 때 문제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경험을 통한 과학적 지식을 중시했던 베이컨과는 달리 자연과 종교에 대한 근대이성의 우월성을 《제1철학에 대한 명상》과 《방법서설》을 통해 정립함으로써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자 세상의 지배자로 확고한 위치를 다졌기 때문이다(정신과 육체의 분리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바탕이 됐다). 우리가 말하는 과학철학이란 데카르트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그는 과학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이성이라는 종교에 귀속시켰다. 모든 생각과 추론, 사상과 개념을 부정할 수 있어도, 신이 준 선물인 생각하는 있는 과정만은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생각한다, ..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ㅡ 폭주하는 기차를 멈춰라6 발터 벤야민이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서 인용한 어느 생물학자의 말에 따르면 ‘지구의 역사에서 인류가 만물의 척도로 존재했던 시간을 24시간으로 환산하면 마지막의 2초에 불과하며, 문명화 기간은 그 마지막 1초의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류는 그 찰나 같은 시간 동안 진보의 이름으로 고삐 풀린 과학기술과 모든 분야의 전문 지식을 총동원해 지구상의 모든 자원과 노동을 착취해 지구를 공멸의 위기로 내몰았다. 생물다양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했던 종들의 90% 이상이 그 마지막 2초 동안에 멸종됐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을 속출시키고 있는 지구온난화도 그 임계점인 2℃ 상승에 근접해가고 있다(하랄트 벨처의 《기후전쟁》을 보라). 예측불가능해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전 지구적 ..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ㅡ폭주하는 기차를 멈춰라5 2008년 이후 장기적인 경제대침체에 빠진 유럽과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중국은 자국의 시장을 개방할 때부터 국가자본주의를 선택했지만, 아무리 국가에 의한 인민 통제를 강화한다 해도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한 중국의 추락도 시간문제이지 예외적인 성공을 거둘 수는 없다. 당장 중국을 공포와 질병의 도가니로 몰고 가고 있는 스모그 현상만 해도 중국의 압축성장이 한국에서처럼 얼마나 많은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불평등은ㅡ2차세계대전 이전의 유럽이 그러했듯ㅡ중국을 개발된 지역과 미개발된 내부의 식민화로 양분하며 이중 사회의 전형적 폐해들을 양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고, 테러의 발생빈도가 늘어나는 것도 이중 사회적 병폐의 전형 중 하나이다. 시기와 문화적.. 더보기
늙은도령이 본 근현대사 비판ㅡ현대성의 탄생3 현대(성)의 병폐가 정점에 이르러 발생한 미증유의 참극인. 미국 월가 발 2008년의 신용 대붕괴가 유럽으로 전이돼 복지국가 신화에 종지부를 찍더니,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같은 신흥국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결과의 낙관론'이 부른 이런 참사들이 이어지며, 인류의 진보는 퇴행을 거듭하고 있고, 머지 않은 장래에 파국적 결말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공포가 확산일로에 있다. 작년 1월1일에 작고한 울리히 벡의 저작들을 더 이상 읽을 수 없다는 것은 비극이다. 독일의 재부상은 현대(성)의 퇴행을 보여주는 대단히 상징적인 사건이다. 독일은 1945년부터 오이켄과 뢰프케 등의 질서자유주의(사회적 시장경제로 신자유주의의 원형을 제공했다)를 기반으로 압축성장을 이루었지만, 70년대 후반에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