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여론조사로 이완구 총리지명자의 인준을 결정하자는 문재인 대표의 제안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를 연구한 논문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국민이 행정권과 입법권과 사법권을 동시에 가질 때 가장 완벽한 민주주의(스피노자는 이를 절대적 민주주의라 했다)가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고대 민주주의에서 링컨이 말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까지 완벽한 민주주의가 어떤 형태인지 인류의 역사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절대적 민주주의에 이를 가능성은 없지만, 수많은 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형태의 대의민주주의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입니다.



전문가들은 통치기술과 통제수단의 발달로 여론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조작되기 일쑤인 현재의 대의민주주의가 부와 권력의 독점과 세습에 의해 과두정치로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직접민주주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주문하고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는 다양한 민주주의 중 과학기술의 도움이 어려웠던 시절의 민주주의에 속합니다. 



이완구는 민주주의가 발전한 미국이나 유럽 같았으면 자진사퇴가 아니라 정치계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을 만큼 결격사유로 넘쳐납니다. 그런데도 의석수가 과반수를 넘긴 새누리당은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채 이완구의 총리 인준을 강행처리하려 합니다. 국민의 뜻과 상관없는 그들만의 정치를 하려 합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대의민주주의입니다. 국민이 권리를 위임한 4년 동안은 다수당의 뜻이 곧 국민의 뜻이라는 것이 새누리당 논리의 핵심입니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권력을 위임했기 때문에 국회에서의 다수결로 인준을 결정하면 대의민주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유효하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의 논리로 똑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현실정치가 국민과 유리되는 이유는 대의민주주의가 갖는 한계 때문이며, 다수결원칙은 민주주의만이 아니라 전체주의와 사회주의, 공산주의, 범죄조직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라 민주주의의 최후 결정수단이 아닙니다.



문재인 대표가 여론조사를 제안한 것은 현재의 대의민주주의 하에서는 다수당의 결정을 뒤집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여론과 유리된 결정이 국회와 행정부에 의해 수없이 자행되면 민주주의는 존립할 수 없고, 국민은 투표일 외에는 아무런 권한도 갖지 못합니다.





투표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의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도구로 이용되기 일쑤입니다. 현재의 선거라는 것은 4년 동안 국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극소수의 엘리트를 뽑는 것이고, 5년 동안 제왕적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단 한 명의 임기제 입헌군주를 뽑는 것에 불과합니다.



만일 문재인 대표의 제안대로 이완구 총리의 인준이 여론조사로 결정된다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뛰어넘는 직접민주주의의 거의 유일한 선례가 됩니다. 이완구가 여론조사를 통과하던 통과하지 못하던 대의민주주의 하에서의 정치엘리트들은 국민의 여론을 상시적으로 듣고 이를 모든 결정에 반영해야 합니다.



모든 문제를 여론조사로 결정할 수 없음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렇게 하면 시급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고, 선동정치가 넘쳐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론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각 당은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국론의 분열도 더욱 심화될 것이고, 정치 자체가 무력화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예상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어떤 이념을 신봉하느냐를 넘어 국민의 뜻에 따르는 정치, 국민을 무서워하는 정치, 국민이 직접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치를 정착시키려면 여론조사는 결코 나쁜 제안이 아닙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커지고, 참여의 범위도 넓어질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대의의 정당성이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 중 당리당략에 따라 충돌이 심할 때 국민에게 묻는 것이 일반화된다면 정치엘리트들은 언제나 국민을 맨 앞에 두고 모든 정책과 법률을 만들고 시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정치검찰과 사법부의 횡포를 막기 위해 검찰총장과 대법원장의 직선제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처럼 국민이 요구가 최대한 반영되는 법률 제정도 요구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세월호 특위를 무력화시키려는 것도 막을 수 있고, 이명박의 자원외교나 4대강공사도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과학기술(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을 활용해 민주주의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이는 수많은 학자와 철학자들이 그렇게도 주장하던 완벽한 민주주의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되면 그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 너무나 분명하지 않겠습니까?



현대 민주주의의 문제는 국민과 유리된 정치와 정부, 공적업무의 민영화, 부의 불평등, 세습자본주의, 유전무죄 무전유죄 등처럼 극소수 엘리트가 슈퍼클래스를 구축해 절대다수를 다스리고 착취하는 것에 있습니다. 국민과 분리된 통치가 인류를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대의민주주의의 틀 속에 갇혀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한다면 이완구의 총리 인준을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것은 최상의 민주주의로 가는 첫 번째 걸음이 될 것입니다. 여야가 당리당략에 빠져 국민의 뜻과 무관하게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반민주적인 행태를 막으려면 직접민주주의의 확대가 유일한 답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하늘이 2015.02.15 09:01

    진영논리에 벗어난 명쾌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ᆞ새누리는 언제나 자신들에게 유리한쪽으로 법을 이용할 뿐이지요 ᆞ문재인의 정의가 승리하는 세상을 꿈꾸며~♡

    • 늙은도령 2015.02.15 20:07 신고

      네, 진영논리가 첨예한 사안에 국민의 뜻을 묻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은 정치엘리트들의 이익을 대변할 뿐입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02.16 09:28 신고

    새누리당이 그걸 받아 들일일이 만무합니다
    오늘 강행될껀데
    여대야소의 한계가 보입니다

    장외투쟁등 파행이 예상됩니다 ..에혀

    • 늙은도령 2015.02.16 20:06 신고

      저는 진보라고 하는 자들의 반대가 더욱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경향신문이 제일 문제입니다.
      이완구와 김치찌개를 먹은 기자 중 한 명도 경향신문 기자인데 이 놈들이 제일 심합니다.
      이들은 새누리당은 공격 안 하고 언제나 진보를 공격하며 자신의 고고함을 말하는데 웃기는 일이지요.
      그 논리의 빈약함과 철학의 빈곤함을 글로 썼다가 없애버렸습니다.
      그들은 비판하는 제가 추잡해서요.

  3. 꼬장닷컴 2015.02.16 09:48 신고

    새누리는 수치를 모르는 철면피 집단입니다.
    이완구 같은 비리 투성인자를 통과시키려는 자체만 봐도 알죠.
    말씀처럼 하자가 너무 많은 사람이니 국민의 의사를 묻자는데 뭐가 문제라는 건지
    아무튼 새누리의 오만은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네요.

    • 늙은도령 2015.02.16 20:07 신고

      새누리당의 실체를 국민이 깨달아야 합니다.
      그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밀어붙입니다.
      언제나 그랬습니다.
      그들은 독재의 후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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