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운운하면서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의원들을 향해 빠른 결정을 요구하자, 이에 발끈한 권은희 의원이 팩스로 탈당계를 제출하고 안철수 신당행을 택했다고 한다. 기득권 언론들의 조직적인 '문재인 죽이기'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발언이 조금 지나쳤다 해도, 새누리당에 팩스로 입당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떠올리는 권은희의 '팩스 탈당'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교만한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무후무한 '팩스 탈당'은 이 정도의 비판만으로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권은희가 탈당의 이유로 '공천 준 사람을 따라가는 게 대의'라고 말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민주적 발언이어서 비판의 강도를 최대한으로 높일 수밖에 없다. 야쿠자들이나 할 법한 권은희의 발언은 계파 패권주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녀를 국회로 보내준 유권자들을 계파주의의 하수인 정도로 취급하는 천박한 인식의 단면과 정치철학의 부재를 보여준다. 



필립 짐바르도가 《루시퍼 이펙트》에서 내부고발자를 '진정한 영웅'이라고 칭송한 이유는, 정의와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이란 행위에 따르는 고통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자는 각종 회유와 불이익, 테러 및 살인 협박, 가족과 친지에게 가해지는 불이익과 협박까지 감내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권은희는 진정한 영웅이라 할 수 있지만, 그것은 국회의원이 아닌 내부고발자로서의 권은희에게만 유효할 뿐이다. 





안철수가 탈당과 신당 창당의 이유로 내세운 것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이 계파 패권주의였기에 '팩스 탈당'의 권은희가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했다는 탈당의 변은 지독한 이율배반에 해당한다. 새누리당의 특기인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를 연상시키는 권은희의 발언은 안철수 신당의 문제점이 정치철학의 부재를 넘어 유권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인식의 왜곡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JTBC 보도부문의 단골 출연자인 박지원이 뉴스룸에 나와 밝힌 것처럼 비주류 탈당파들의 안철수 신당행은 공천권에 있음을 권은희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예전에 권은희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뒤로 미루고, 수도권에서 출마해 여성정치인으로 대성하기를 바랐다. 이제는 그때의 응원과 기대를 접어야 할 듯하다. 일본을 가장 잘 파악한 책으로 유명한 《국화와 칼》을 보면 '의리'를 '대의'로 떠받는 것이 사무라이의 전형으로 비판했는데, 권은희의 탈당의 변이 바로 그러하다. 



안철수와 김한길..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망쳐놓는 대통령병 환자와 약 공급자!!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술맛을 알아? 2015.12.29 01:24

    안신당으로 가건 천신당으로 가건 본인 뜻이니 열씨미 보스따라 댕기라고 하지요 머~~~
    어차피 권력의 노예가 되는게 소원이라면. . . . .
    저항의 불씨는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으며, 세뇌되어 헤메던 민초들도 서서히 깨어나고 있읍니다. 노통님 말씀대로 깨어난 시민들이 날줄과 씨줄로 단단히 엮여져 거듭나는날 저런류의 정치인들은 더이상 설자리가 없어질 것입니다.
    게임 끝나는 겁니다.
    오로지 그날을 위해서 전진 또 전진합시다.

    • 늙은도령 2015.12.29 03:18 신고

      분위기는 분명 좋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안철수의 대권욕입니다.
      아직도 안철수에게 희망을 두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의 대부분은 야권 성향에서 무당층으로 바꾼 분들입니다.
      이들이 총선의 투표율을 높이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누립니다.
      안철수 신당의 실패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 耽讀 2015.12.29 08:46 신고

    어처구니가 없어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웃음이 다 나옵니다.
    천정배는 안철수와 김한길이 권은희를 전략공천한 것을 문재인 준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입니다. 권은희 때문에 광주에서 물먹었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그런데 문재인 비난합니다. 자신 공천 자리 차지한 권은희에게 애걸까지 합니다. 호남팔이도 정도껏해야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분위기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표창원 영입은 신의 한수였습니다. 문 대표도 자신감을 찾고 당당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지자들도 결집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당 지지율이 더민주당이 아니라 무당층입니다. 물론 더민주당 실망층일 수 있지만 잘 보면 새누리 왼쪽 지지 흡수가 더 많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무당층은 지지는 하지만 투표장에 안 나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더민주당이 할 일은 지지층 결집과 무당층 왼쪽을 우리 편으로 확실히 끌어당길 정책과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12.29 20:33 신고

      네, 지금부터 반격을 해야지요.
      조중동과 종편, 보도채널들이 문재인의 인재영입을 방해하기 위해 확인된 안 된 기사를 마구 내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초를 치는 것이지요.
      정말 개 같은 새끼들입니다.

  3. 참교육 2015.12.29 09:17 신고

    계급적인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10중 8~9는 틀린답을 얻습니다.
    권은희는 기득권에 속했던 계급이지요. 노동자가 아닌... 사람들은 늘 환상에 빠져 뒤늦게 후회합니다.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재선으로 끝내야 한다고... 민주주의에서 특권계급인 국회의원이 건재 하는 한.... 국민은 노예수준 못벗어납니다.

    • 늙은도령 2015.12.29 20:35 신고

      네, 갈수록 문제가 보이네요.
      불의와 타협하지 않지만 그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지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4. 바람 언덕 2015.12.29 10:21 신고

    제가 권은희를 너무 높게 봤나 봅니다.
    ㅜㅜ

  5. 하늘이 2015.12.29 10:52

    권은희는 정치를 하지 말았어야합니댜아니면20대 총선에 나왔어야하는데 너무빨리 불려 나와서 이용당하고 있는 느낌이 들구요ᆞ김한길,안철수 지금 하는짓을 보면 참 어이가 없습니다 ᆞ

    • 늙은도령 2015.12.29 20:37 신고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참 답답하네요.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버리고 있으니.....

  6. 민주청년 2015.12.29 13:13 신고

    한마디로 말하면 "실망"

  7. base 2015.12.30 13:09

    도덕적으로 괜찮은 사람인 듯 한데 민주주의를 잘 모르는 사람 같아요. 그러니 김한길에 실컷 이용 당하고 민주주의와 역사 의식이 거의 없는 안철수를 따라가는 거죠. 한편으론 다행입니다. 본인 스스로가 정리해줘서...

    • 늙은도령 2015.12.30 18:18 신고

      안타까워요.
      이런 식으로 가면 내부고발이라는 위대한 행위마저 변색될 수 있어서...

  8. 이광춘 2016.01.11 19:28

    택도 없다. 앞으론...



<삼국지>에 대한 진보진영 인사들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삼국지>가 위대한 이유는 주류의 욕망을 다루었음에도 상대적 패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재구성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것이 없었다면 <삼국지>는 잘난 사람들과 더 잘난 사람들, 더 이상 잘날 수 없는 사람들만 나오는 주류의 성찬일 뿐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가 접하는 역사란 칼 포퍼가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말한 대로 ‘정치권력의 역사’여서 ‘국제적 범죄와 집단학살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기록해 후대에 전한 자들은 소수의 승자였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희생을 부수적 피해 정도로 묘사할 뿐입니다



필자가 민주주의라는 것에 눈 뜬 이후 ‘대하사극’을 싫어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KBS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가 이제는 MBC도 공유하게 된 ‘대하사극’이란 소수의 승자들을 다룬 역사드라마입니다. 당대의 권력과 정치의 역학관계가 만들어낸 음모술수와 크고 작은 전쟁을 다룰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대하사극’의 단골 주제가 올바른 국가관과 지극한 애국심인 이유도 승자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대부분 사극에 나오는 패자의 위대함도 승자의 위대함을 말해주기 위한 조연에 불과합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순신은 세종대왕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위대한 지도자입니다. 그는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가며 일본의 침략을 막아냈고, 민초들은 그를 따라 왜구들에 저항했습니다.





오늘 캐치원을 통해 다시 본 <명량>에는 이런 공식이 가장 완벽하게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이는 영화관에서 봤을 때도 마찬가지로 느낀 점이지만, 그것이 ‘대하사극’의 절대공식이라는 점에서 ‘이름 모를 약자들의 희생’마저 승자를 위한 복종(대의나 애국심으로 포장된)과 찬양으로 포장되기 일쑤입니다.



<명량>은 이런 면에서 <삼국지>에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둘 다 주류의 가치를 전파하고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습니다. 이순신은 나라를 구하고도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유비는 선한 의도와 최고의 인재들을 독식하고도 정사(正史)에는 단 한 줄로 기록될 뿐이었습니다.



주류에서도 승자가 되지 못하면 푸대접을 받기 일쑤인 것이 인류의 역사입니다. 우리는 언제 가야 우리의 이야기로 역사를 기록할 수 있을까요? 극소수 승자의 역사를 민주주의의 폐품보관소로 보내버릴 수 있을까요? <명량>을 다시 한 번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역사가 이러할 진데, 승자들이 구축해온 체제는 얼마나 강고하겠습니까? 마르크스는 ‘모든 견고한 것들이 무너져 내려 공기 중으로 사라진다’고 예언했지만, 바우만은 《액체근대》에서 ‘무너져 내린 것이 액체상태가 돼 더욱 막강해졌다’고 주장합니다.



액체는 너무나 유동적이고 유연해서 어떤 형태로 변형될 수 있으며, 작은 틈새도 파고들어 세상 모든 곳으로 스며들 수 있으며, 그렇게 견고하게 자리 잡은 단단한 고체마저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절대적 화력으로 중무장한 강자들이 이제는 유연해지기까지 했으니 그들의 폭주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명량>의 흥행기록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벤저스2>의 흥행신기록도 스크린을 독점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전통의 ‘대하사극’과 현대판 ‘대하사극’이 안방과 스크린을 점령한 대한민국에서 절대다수의 패자들의 이야기는 어디 가야 볼 수 있을까요? 승자에게도 인간적 고뇌와 약점들이 많았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요? 



참고로 선조가 이순신을 그렇게도 경계했던 이유는 그가 민중의 왕이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이순신의 위대함은 일본과 중국에서 더욱 쳐줍니다. 특히 일본에선 이순신은 신의 영역에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이순신 연구가 활발한 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달빛천사7 2015.05.03 08:33 신고

    국내영화는 명량이나 또 국제시장이나 보긴 했는데 별로 기억이 남지 않드라고요 그래도 어벤져스 2가 좋긴 하죠

  2. 험한강다리 2015.05.03 08:44 신고

    좋은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 늙은도령 2015.05.03 09:40 신고

      사이먼 앤 가펑클을 좋아하시나 봐요?
      저도 너무 좋아하는 듀오였습니다.

  3. 참교육 2015.05.03 11:37

    역사 책에는 민중의 역사란 없었지요.
    그러다 89년 민주화 투쟁을 전후로 거꾸로 읽는 역사니 민중의 역사라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교과서에는 왕조중심의 역사 지배사관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배워야할 필요가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교육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03 11:57 신고

      맞습니다.
      지금의 역사교육은 잘못돼도 너무나 잘못됐습니다.
      제가 그래서 교육부를 싸그리 뜯어고쳐야 한다고 한 것입니다.

  4. 트라이어 2015.05.03 11:45 신고

    명량 재밌게본 영화였죠... ^^

  5. 바람 언덕 2015.05.03 12:09 신고

    만약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역사는 더 일그러져 있었을 것입니다.
    전두환과 박정희의 다름 점이 있다면 그 치세의 기간일 텐데요.
    전두환에게 박정희 만큼의 집권기간이 주어졌더라면 그도 박정희 이상가는 대접을 받고 있었을 것이 확실합니다.
    그런데도 일베등에서 전두환을 찬양하는 것을 보면 정말...
    구역질이 납니다.
    이 모든 것이 결국 해방이후 친일파들을 단죄하지 못한 댓가입니다.
    그 댓가가 지금 이 지경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5.03 12:16 신고

      최근에 들어 전체주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전체주의가 정부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도 한다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좌우의 전체주의를 막기 위해 공적 독점을 파괴했는데 그것 때문에 사적 독점이 이루어졌습니다.
      지금은 사적 독점이 문제인 시대라 전체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살려야 합니다.
      일베는 극우 전체주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집단입니다.
      그들의 주장은 히틀러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권위주의 독재보다 무서운 것입니다.

  6. 머무는바람 2015.05.03 12:10 신고

    어제 호핀무료라서 다시 한번 봤는데
    다시봐도 잼나더군요

  7. 로키. 2015.05.03 16:37 신고

    정말 대작이었죠. 스토리가 조금만 더 좋았다면.

    • 늙은도령 2015.05.04 02:30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이순신 이외에도 다른 조연들이 지금보다 더 부각됐으면 좋았을 텐데...

  8. singenv 2015.05.03 22:17 신고

    화력을 갖춘 강자들이 유연성도 갖추게 되었다는 말에 심히 동조되네요!

  9. 나비오 2015.05.03 22:45 신고

    늙은도령님 덕분에 다시한번 명량의 감동을 재 음미해 봅니다.
    좋은 한 주 보내세요 ~~

  10. 공수래공수거 2015.05.04 09:13 신고

    이순신 장군이 위대했던 여러가지 이유중에
    하나는 아군의 피해를 극소화했다는 사실입니다

    한번도 지지 않았을뿐 아니라
    하물며 배 한척도 손실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은
    참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 늙은도령 2015.05.04 13:41 신고

      그래서 일본의 해군에선 신처럼 봅니다.
      정말 대단한 장수였습니다.

  11. 에쏘 2015.05.05 18:50

    저는 <명량>도 재밌게 봤지만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더 재밌었어요- 각기 다른 해석과 호흡으로 이순신 장군을 보여줬는데 후자는 영웅으로만이 아닌 백성을 아끼고 자신 또한 그 중 한 사람임을 느린 템포로 보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그 업적이 더 작아 보인 건 아니지만요~ ^^

    • 에쏘 2015.05.05 22:16

      저 역시도 <명량>을 재밌게 봤음에도 그런 면(하나의 인간이라기보다 영웅화하는?) 때문에 조금 불편했어요. 늙은도령님 답글처럼 말로 잘 풀어내진 못 했지만 ^^; 고개가 끄덕여지는 답글이에요- 권위주의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지만요. 특히 인간으로서 고뇌가 아닌 영웅으로서의 고뇌.. 부분. 저는 영웅 이야기보다 사람 사는 얘기가 좋거든요ㅎㅎ 뭐 나름대로 다양한 시각에서 그려진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요^^ 그래도 어떤 인물을 우상화, 영웅화하면 경계하게 돼요. 결국은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인데.. 싶어서. 최근엔 손석희 일이 그랬어요. 손석희를 좋아하지만 잘못된 건 잘못된 건데 그걸 넘어 우상화하게 되면 나중엔 어쩌면 우상화, 영웅시한 사람들 손에 추락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뭐 그건 그렇고^^ 이순신이 당시 주류가 아니었기에 그에 대한 기록도 부족한 것이겠지요. 역사는 항상 승자 입장에서 쓰여지니까요. 그래서 난중일기가 더 의미를 가질 거구요^^ 그래도 현재까지도 연구가 부족한 건 저도 많이 아쉬워요. 일제 때 이순신에 대한 기억 때문에 그런 인물이 나올 수 없게 우리 민족한테 더 가혹하게 했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도 있던데, 일본인들이 이순신을 바라보는 걸 보면 영 터무니 없는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해요^^

    • 늙은도령 2015.05.05 23:54 신고

      저는 이순신을 성웅이라고 하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이순신에 대한 깊은 연구가 없는데 많은 아쉬움을 느낍니다.
      나라를 구하고도 죽음을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은 그가 주류에는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순신을 사람이 아닌 신화의 영역으로 올려버렸습니다.
      신화의 영역으로 올려버리면 우리와 다른 사람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순신의 고뇌마저도,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부정의는 별로 얘기되지 않습니다.
      누구를 우상화하거나 성역화하면 그의 인간적인 면이 멀어지고, 대신에 그는 권위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이순신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권위주의를 퍼뜨립니다.
      우리는 이순신이 나와 같은 인간이었는데 그 당시의 상황에서 최선을 찾아나갔던 인간으로 다가가지 못합니다.
      누구를 우상화하거나 신성화하는 것은 늘 경계해야 합니다.
      특히 보수적인 기득권들이 많이 악용합니다.
      전 <명량>을 보면서 이순신을 신화화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그 역시 당대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인간이었는데, 성웅이 된 이순신은 그 정도의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해내야 하는 인간 이상으로 그려졌습니다.
      좀 어려운 문제인데, 그래서 철학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은 여기에선 맞지 않을 것 같지만, 아무튼 그런 방식이 권위주의를 일반화하는 정치적 상징 조작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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