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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심환

제2부 29장, 30장 ㅡ 새 천년 그 시작을 향한 마무리3 - 자네, 타초경사(打草驚蛇)라고 아나? 성동격서(聲東擊西)는? - 헐헐… 나를 바보로 아나. - 그럼, 됐고. - 응? 됐다고…? 아니, 자다가 봉창을 두드려도… - 그것도 잘 두드리면 재미있지. 지금처럼. - 허, 나를 갖고 놀겠다? 너의 그 얕은 준비로 내 천년을 대체할 수는 없지. 네가 아무리 용을 쓴다 해도. 해서 그것이 타초경사건 성동격서건 달라질 건 없어. 암. 자네가 이룬 일극무원결의 성취로는 안 돼. 무영이라고 해도 다를 것 없고. - 정말, 그럴까? 확신하나? 자네의 수정 극본에도 결점이 없다고 믿고 있나, 아직도? 하하하, 그렇다면 뭐, 나라고 더 할 말은 없지. 두 연극을 동시에 무대 위로 올릴 밖에야. - 극본이 탄탄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등장인물에 대한 자질과 연기력의 차이는 극.. 더보기
제2부 27장, 28장- 새 천년 그 시작을 향한 마무리1, 2 그때 무천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자신과 영혼으로 연결되어 있는 네 명의 환 중 일환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일환이 죽었을 때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었다. ‘설마...? 그럴 수 없어. 삼영 가지고는 절대 불가능해.’ 무천이 표정을 감추며 류심환을 쳐다봤다. 그 또한 무엇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한 것 같았다. 잠시 말을 멈추고 무엇엔가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변화가 발생한 것이 분명했다. ㅡㅡㅡㅡㅡㅡㅡ 이곳은 천산의 정상! 선인(仙人) 같은 풍모의 한 사람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하늘의 주재자가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음! 무천이 무리하는구나. 현 무림에 정기신일체는 세 명인데 그 중 두 명은 이를 완성 직전에 이르러 있어. 무천과 무영... 더보기
제2부 25장, 26장 ㅡ 류심환과 무천4, 무영과 검강인의 대결5 - 이미 연극은 무대 위로 올렸지. 자네가 모를 뿐이지. - 무영이 천상귀원검에 이어 여의일도파천황을 이뤘다고 해서? 컬컬! 두 초식을 이뤘다고 해서 무턱대고 올릴 무대가 아니야. 천년의 연극이란 그렇게 쉽게 만들어 빨리 올릴 수 있는 게 아니야. - 자네의 눈으로 보면 그렇겠지. 이미 천년을 너의 입장에서만 봤으니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겠지. 아, 몇 번 수정을 했다고 했지? 그런 게야. 직접 살아 움직이는 것에선 완벽함이란 없어. 그건 삶에 개입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한 자의 개념일 뿐이야. 수많은 우연이 겹쳐 필연이 되기도 하지만 우연이 그냥 우연으로 끝나는 경우도 숱하게 있어. 모든 변화와 단절, 비약과 우연에 열려 있는 게 삶이야. 살아 있는 연극이란 때로 남이 마련한 무대에 올릴 때가 더욱 쉬.. 더보기
제2부 23장 ㅡ 무영과 검강인의 대결4 사년 전 무영이 천상귀원검을 완성해 그것을 처음으로 펼칠 때였다. 그는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뜻밖의 상황에 놀라면서도 주목했다. 완벽하다고 생각한 자신의 선천지체가 천상귀원검의 검결에 따라 온몸에 충만해 있는 천상무극진기를 하나로 모아 단전을 출발할 때 무영은 검결이 운용되는 그 시발점에서 아주 미세한 공간이 비어 있음을 처음으로 알았다. 천상지무의 최후 초식 천상귀원검을 펼치려면 온몸에 있는 천상무극진기를 모두 써야 하는데 무영도 이를 처음 펼치는 것이어서 이제까지 자신의 몸 속에 이런 공간이 비어있음을 인식하지 못했다. 천상귀원검을 완성했건 안 했건 간에 무영의 몸은 이제는 순의 경지에 이르러 있어 몸 안에 공간이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것은 선천지체를 넘어서는 일이었다. 무영은 천상무극진기.. 더보기
제2부 9장 ㅡ 류심환과 제천의 대면 제천은 무너져 내린 비궁을 샅샅이 뒤졌다. 그는 일환에게 육경을 깨우라고 했지만, 비궁만은 자신이 직접 확인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제천은 무너져 내린 비궁의 잔해들을 일일이 살펴보았고, 천년 동안 처음 느껴본 의문을 풀 단서를 찾아냈다. “이것 봐라? 류심환, 이놈이 나를 속였어! 감히 나를, 천년의 주재자인 나 제천을! 클클클.. 클클.. 크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하하!!” 하나의 떠 있는 눈이 격하게 흔들렸다. 제천은 그렇게 한참동안 분노에 찬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웃음에 따라 비궁 주변이 통째로 흔들렸다.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주변 수백 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두 놈이었어, 두 놈!! 류심환, 이놈이 나를 속였어. 클클클! 처음이야, 천년 동안 나를 속인 놈은 류심환이 .. 더보기
제2부 8장 - 무영, 삼영의 깨달음을 이끌다 삼영은 사년 육 개월의 노력 끝에 삼혼의 무공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었다. 아직 내공 면에서 차이가 났지만, 속혼이 무림을 샅샅이 뒤져 선발한 그들은 무영만큼은 아니지만 10년에 한 명 나올까말까 하는 천재들이어서 이런 성취가 가능했다. 또한 그들의 성취가 비정상적일 만큼 빨랐던 것은 류심환이 그들의 신체를 삼혼의 무공을 소화하는데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놓은 것이 크게 작용했지만, 그들의 천재성을 압도할 만큼의 성실함이 있었기 때문에 비약적 발전이 가능했다. 그들은 단 하루로 쉰 적이 없었다. 초반에는 철용이 준영과 한성을 쫓아가지 못해 악을 쓰며 따라가다 결국 6개월 만에 몸져눕기까지 했다. 철용은 온몸을 태울 듯한 신열에 정신이 몽롱하고, 몸이 푹푹 꺼져 물먹은 솜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 더보기
제2부 7장 ㅡ 무영, 삼혼에게 새 삼혼지문 깨우쳐 주다 삼혼이 새 삼혼지문의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바로 그때였다. 그들의 터질 듯 답답한 마음에 한바탕의 소나기처럼 그들의 고열을 식혀준 하늘에서 내려 온 듯한 소리가 들렸다. 잘 지내셨죠? 보고 싶었어요. ‘어, 이젠 환청이 다 들리네? 부처가 이곳까지 올 리도 없.. 어, 이 목소리는?’ ‘잘 지내긴 뭘 잘 지네? 신선놀음을 하는 것도 아니고, 머리만 터져 죽겠.. 어, 어, 이 목소리는?’ ‘보고 싶었다고? 이 목소리는 분명..’ 그것은 너무 익숙하여 단 하루로 잊을 수 없었던 소리였다. 어느 새 삶의 한 부분이 되어, 이제는 죽어서도 잊기 힘든 소리가 삼혼의 고막을 흔들었다. 그것도 연이어서. 어, 나만 보고 싶었나? ‘아직 1년은 더 걸릴 텐데? 무영이 벌써?’ ‘무공의 신이 아.. 더보기
2부 6장 ㅡ 류심환의 끝없는 안배 무영이 천상귀원검를 완성하던 날, 그 빛의 축제가 시작된 곳, 그곳에서 또 한 번의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하나의 빛에서 시작해 순식간에 천공을 뒤덮은 것과 그것이 검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똑같은 날에 있었다. 다른 것은 칠흑의 어둠을 삼키는 검강의 진행이다. 빛의 축제는 시작부터 셀 수 없는 검강으로 시작돼 그대로 이어졌다. 검은 어디에나 있었으나 처음부터 그랬다. 어디를 봐도 검이 있었고 그 검은 끝없는 검강의 정수를 모두 담았다. 콰과쾅!!! 그날처럼 똑같은 폭발이 일자, 빛의 해일은 출발점부터 주위의 모든 것을 휩쓸어 갔다. 막히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라 해도 뚫고 나갔다. 산봉우리가 그대로 관통됐고 절벽이 절단 났다. 팟! 팟! 팟!! 부딪치는 모든 것은 검강에 의해 뭉툭뭉툭 잘려나갔고 산산이 부.. 더보기
2부 5장 ㅡ 무영과 혜준의 비밀 “결국, 천상무극진기와 태극무한진기가 하나로 합쳐진 후 그것이 검결로 넘어갈 때 검결의 수만 가지 흐름 중 딱 하나에서 역류가 일어나. 이게 문제를 일으키는 놈이야. 하지만 너무 순간적이라 놈을 잡을 수 없어. 놈을 잡아야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어쩌지?’ 무영은 무려 한 달만에 두 진기가 충돌을 일으키게 만드는 원인이 단 하나의 역류에서 비롯됨을 밝힐 수 있었다. 헌데 이를 치료하려면 역류의 원리를 밝혀야 하는데, 역류의 순간이 너무나 짧아 기억 속에 잡히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을 조각내서 단계별 문제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란 없었다. 시간을 멈추지 않은 한 속수무책으로 역류가 반복되는 것만을 지켜봐야 했다. ‘마냥 검결을 운용할 수도 없는 노릇, 어떤 방법이 있을까? 역류가 반복되면서 기혈.. 더보기
2부 4장 ㅡ 천하혈난지세3, 절대에 대한 일반적 오류 정, 사파를 가리지 않고 동북삼성(東北三省)의 모든 문파들은 하나의 공통된 꿈이 있다. 중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강호로의 진출이다. 그곳에는 팔괘가 나온 황하(黃河)가 있고, 글이 나온 낙수(洛水)가 있다. 역사의 산실인 장안이 있고 낙양도 있다. 웅장한 태산도 있고 아름다운 동정호도 있다. 전설의 복희(伏羲)와 신농(神農), 황제(黃帝), 제준(帝俊)이 나온 대륙의 역사가 그곳에 있다. 길림성(吉林省)과 요령성(遼寧省), 흑룡강성(黑龍江省)에 있는 모든 문파는 강호로 진출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동북삼성에서 그런 꿈을 이룰 수 있는 문파는 정파와 사파를 통틀어 오직 복마전(伏魔殿)만이 있을 뿐이다. 동북삼성의 흑룡강성에서 작은 문파로 시작해 동북삼성 전체를 호령하는 사파제일세력으로 성장한 복마전은 지난.. 더보기
제30장 ㅡ 무영의 숨겨진 힘, 셋 류심환은 속혼의 보고서를 다 읽고 난 후 고개를 크게 한 번 끄덕였다. 지난 1년간의 속혼의 노력이 한 눈에 보였고 그 내용의 충실함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심환이 가장 관심을 두고 읽은 부분이 천상천과 연관돼 일어나고 있는 예상치 못한 강호의 움직임이었다. ‘이것까지는 예상치 못했는데, 결국.. 비궁에 들어가라는 뜻일까?’ 류심환은 1 년간의 기록 중 마지막의 내용에 대해 속혼에게 물었다. “이 내용대로라면 천상천이 은둔을 유지한다는 뜻인데 속혼이 보기에 어떤 연유가 있는 것 같습니까?” 그는 나름대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지만 속혼으로부터 상세한 자초지정을 듣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그에게 먼저 물었다. “네, 그들은 은둔의 형식을 유지한 채 무림통일을 노리는 작전을 펼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 더보기
제28장 ㅡ 무영 경지에 오르다2 ‘물러선 적이 없었잖아. 부딪치자. 뭐가 되도 되겠지.’ “합!” 무영은 일성을 지르며 다섯 번째 감각인 태의 전반부 순상평(땅 위에 부드럽게 서있는 것)과 함께 압상평(壓狀平, 여기서는 압진평으로 땅에 압력을 가해 자세를 고정시킨다)까지 펼쳐 바닥의 진동을 힘으로 눌렀다. 그 힘에 그의 두 다리는 발목까지 바닥에 박혔고 그 진동을 타며 그는 그 상태에서 발기의 자세를 갖춘 후 앞을 향해 왼손을 두 번 뻗었다. 그의 왼손은 일극무원결 상의 수비식 제 삼초, 그 후반부 망(網)과 제 사초 파(破)를 연속해서 펼쳤다. 나머지 오른손으로는 공격식 제 삼초 분이발(分移發)을 펼쳐 그의 등뒤로 파고드는 다섯 개의 검을 상대했다. 그 모습이란! 격렬한 진동에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면서도 평형을 유지하고 선 그 부드럽.. 더보기
천검지로ㅡ서장 서 - 운명, 그 오년 전의 약속1 드디어 운명을 바꿨다. 운명이 틀어놓은 물줄기를 제 자리로 돌려놨다. 누군가, 그것도 운명이라 한다면 나는 또 그 물결을 돌릴 것이다. 하나의 거짓과 하나의 비밀로 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또 죽어갔는가. 그놈의 연극을 중원이란 무대에서 내리고, 다시 돌아온 비궁(秘宮)에서.. 무천의 하늘에서.. 나 류심환(柳心煥)이 기획하고 무영이 주연한 연극(演劇)을 그놈의 무대 위에 올렸다. 운명을 내가 바꿨다. 긴 여정의 시작은 내가 한 사람을 만난 것으로 시작됐다. 나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일 수 없어, 내가 하늘 밖의 하늘, 그 후예의 자리를 버리고 무작정 비궁(秘宮)을 떠나 그를 만나 비무(比武)를 청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지금 내 앞에 그가 서있다. 하늘 위의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