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분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편지를 써서 병 속에 넣은 후 바다로 떠나보내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병 속에 편지를 넣은 주인공은 병이 어디로 갈지, 누구한테 갈지, 도중에 병이 깨져 사라지거나 영원히 바다를 떠돌지 알 수 없습니다. 미지의 누군가를 향해 말을 걸었지만, 운이 좋아야 병을 주운 사람이 편지를 읽을 수 있는 동시대의 사람일 수 있지, 반대의 경우라면 해독 불가능한 나만의 독백으로 그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병 속의 편지'를 통해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다룬 철학자이자 사회과자들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현재의 독일을 만들어낸 양대 학파 중 프랑크푸르트 학파(나머지 하나는 프라이부르크 학파로 신자유주의의 원형이자 질서자유주의 또는 사회적 시장경제를 정립했다)의 1세대인 테오도르 아도르노와 21세기 최고의 석학으로 꼽히는 영국의 지그문트 바우만입니다. 



유대인으로 히틀러의 나치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자 미국으로 망명한 아도르노는, 정착할 수 없는 미국사회의 방랑자이자 소외자로서 '상처받은 삶에서 나온 성찰'을 다룬 《미니마 모랄리아》를 통해, 90대 후반의 고령을 이끌고도 활발한 저작활동을 하고 있는 바우만은 근대이성의 산물인 현대성 대한 고찰로 유명한 《유동하는 공포》에서 '병 속의 편지'라는 비유를 통해 지식인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인류의 위대한 철학자들인 두 사람은 47세의 나이로 비극적인 삶을 마감한 발터 벤야민(필자가 아는 한 산문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는지 보여준 최고의 철학자이자 사회과학자다)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긴 좌우를 막론하고 20세기 말과 21세기의 철학자와 사회학자, 미학자, 정치학자들 중에 미셀 푸코와 발터 벤야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보편적인 정의와 최선의 유토피아가 있다고 믿는 노엄 촘스키, 철저하게 약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 하워드 진, 미국에서는 나오기 힘든 좌파지식이지만 미국 특유의 낙관론에 기대는 경향이 있는 리처드 도티, 존 롤스처럼 합리적 토론를 통해 민주적인 합의에 이르는 길을 탐구한 위르겐 하버마스 등은 벤야민이나 푸코에 인색하지만, 그들의 위대함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시련이 닥쳐도 결국에는 자유와 정의의 왕국이 도래할 것이란 '결과의 낙관론'을 믿는 사람들은 희망의 전도사로 최후의 승리를 주창하기 때문에 미셀 푸코와 발터 벤야민처럼 지금/현재의 삶을 중시하는, 그래서 비폭력적인 저항을 지지하는 진보좌파 지식인은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은 저항과 투쟁을 반길 혁명가는 없기 때문입니다.  





석학들의 판단이야 어떻든, 이번 글에서는 90이 넘은 나이에도 열정적인 사회참여와 집필을 보여주고 있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하는 공포》의 도움을 받아 '병 속의 편지'가 지식인에 대해 지니는 알레고리(은유 또는 비유)를 다루고자 합니다. 영국이 배출한 최고이 석학 중 한 명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위대한 휴머니스트이자 정직한 철학자이며 불굴의 사회학자였던 마르크스와 아도르노, 브르디외를 인용하며, '병 속의 편지'에 담긴 지식인에 대한 비유에서 두 가지 추정을 제시합니다. 



(병 속에 담긴) 그 메시지가 종이에 써서 병에 넣어 띄워 보낼 만큼 가치가 있다는 추정. 그리고 그것이 발견되어 읽혀질 시점(비록 그 시점을 미리 확정할 수는 없지만)에 아직도 가치가 남아 있으리라는(발견자가 그것을 해독하고 연구, 이해, 적용하기만 한다면) 추정.



이런 두 가지 추정은 어떤 지식인이 자신의 사상에 대해 '들을 준비도 뜻도 없는 동시대 사람들과 말을 섞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을 때, 그래서 '정해지지 않는 미래에 알려지지 않은 사람에게 메시지를 맡기는 일'이 낫다고 여겼을 때 가능합니다. 이는 어떤 지식인이, 특정할 수 없는 미래의 시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상을 들어줄 것이며, 이해할 수 있으며, 연구하고 발전시켜 후대에 전해줄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아무리 위대한 사상이라도 동시대의 사람들에게서 아무런 호응도 받지 못하고, 토론을 거쳐 인정받거나, 검증 절차를 거쳐 진리의 영역으로 들어서거나, 심지어는 맹렬한 반박이라도 받지 못하면 죽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동시대에 엄청난 핍박과 박해를 받은 위대한 마르크스가 "아무튼 나는 말했고, 나의 영혼은 구원받았다"고 말한 것처럼, 체념에 빠져 똑같이 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물론 마르크스처럼 위대하고 방대한 추상을 펼칠 수 있는 지식인도 없겠지만, 전복적이라고 할만큼의 혁명적 변화가 없으면 공멸의 길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라 행동해야 할 때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민주적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영국에서 마르크스주의자 제레미 코빈이 노동당 당수가 된 것에서 보듯 혁명의 기운은 전 세계적으로 분명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병 속의 편지'는 영원한 가치를 믿는 사람, 보편적인 진리를 믿는 사람, 지금 진리를 찾고 가치를 지키려 애쓰게 만드는 우려가 계속되리라 의심하는 사람이 쓸 수 있는 편법이다. 그 병 속의 메시지는 좌절이란 일시적일 뿐임을, 그리고 희망은 계속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가능성의 패배하지 않음과 그런 가능성을 가로막는 적들의 허약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바우만은 지식인의 역할이 치열한 비판정신을 잃지 않는 것에 있다는 아도르노의 성찰을 따라갔습니다. 유대인으로서 나치의 살해 위협에 미국으로 망명을 떠났던 아도르노가 너무나 흥청망청이고 더없이 풍요롭고 지독히 이중적인 미국에서의 경험이 정신적 부적응에 가까웠던 것도 고려해야지만, 완벽하게 고립된 지식인이 이런 자세를 견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뻔뻔하고 파렴치할 정도의 표절이 넘처나고, 권력과 자본의 돈에 빌붙어 살며, 파벌을 만들어 그들만의 왕국을 구축하기에 바쁜 이 땅의 지식인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테고요. 



"모든 철학이 죽었다"는 비트켄슈타인의 절망적인 선언이 나왔던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철학과 사회학이 죽어버린 시대가, 신자유주의 통치술과 거대 미디어의 세상이자, 생각 자체가 사라진 채 끊임없이 이동하고 접속하며,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자신의 과거를 삭제하고, 현재의 나를 끝없이 업그레이드하는 모발일기기의 특징으로 대변되는 시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유대인을 대량학살한 홀로코스트의 행정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본 한나 아렌트가, 인류사의 최대 악으로 지탄받던 나치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이었던 아이히만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ㅡ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를 출간한 뒤, 좌우로부터 융단포격을 받았던 것을 떠올리면 동시대의 주류에서 벗어난 사상을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것은 고립을 자처하는 어리석은 선택이자, 학문적으로 자살행위에 다름이 아닙니다(신자유주의의 특징 중 하나가 악의 평범함이다. 모든 분야에서 타락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우의 융단포격을 받은 한나 아렌트가 자신의 사상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것처럼, 그래서 그녀가

《인간의 조건》에서 지식인(모든 개인도 마찬가지이지만)에게 주어진 삶이 사막처럼 척박하고 황량해도 끝끝내 시작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비판이론을 업으로 삼고 있는 지식인이라면 '병 속의 편지' 같은 편법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부르디외가 《세계의 비참》의 추고에서 말한 것을 지식인(특히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하는)이라면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합니다.



사회적 세계를 연구하는 데 인생을 바칠 기회를 얻은 사람은, 세계의 미래가 걸려 있는 투쟁 앞에서 무관심하거나 중립적으로 있을 수 없다.         

 


부정적 세계화가 돈이 되는 지역들을 전 지구적 시장으로 끌어들여 뼈속까지 빨아먹고 있는 지금/현재, 돈이 되는 것은 모두 다 전문화돼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도 없고, 전 지구적 지배계급과 거대 자본 및 초국적기업에 봉사하는 지식에는 국경이 없어졌습니다. 세계화의 주역들을 위해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리며 계급화된 엘리트로 자리매김한 현대의 지식인들은 부정적 세계화를 위해 시민을 소비자로 변질시키는 상징제작자와 상징조작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부정적 세계화의 정도가 심화된 대한민국에서는 족벌신문과 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하는 방송들을 맴돌며 정치권만 기웃거리는 사이비 지식인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영혼도 철학도 없는 그들은 오로지 돈과 권력만 쫓아 불나방 같은 행태를 서슴지 않습니다. 지식인의 업무가 현실비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과 권력의 맛에 길들여진 이들은 사실과 진실은 물론 진리와 공리마저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 가치와 진실 여부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지식의 이름으로 홍수처럼 밀려오는 디지털 세상에서 지식인이 할 일이란 자신의 사상이 경고하는 미래상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부정적 세계화의 현실과 사회비판에 물러섬이 없어야 합니다. 성장과 개발이 불러온 현실이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비대칭적 종말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망가져 버렸지만, 모름지기 철학과 사회학을 업으로 삼고 있는 지식인이라면 실낱 같은 희망을 잉여에서 쓰레기로 버려지는 시대의 난민에게 제공하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박근혜 정부가 무서울 정도로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지금, 지식인이라면 지그문트 바우만이 《유동하는 공포》의 마지막에 했던 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사회경제적 평등과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진보좌파의 가치가 민주주의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확고하게 믿는 지식인이라면 더욱더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정보와 지식이 오픈된 디지털세상이라고 해도 지식인이 해야 할 역할이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신자유주의의 천국인 미국과 영국에서 샌더스와 코빈이 각광받고 있다는 것은 대중들 사이에서도 거대한 전환에 대한 열망과 욕구가 용암을 내뿜고 있다는 뜻이기에, 이 땅의 지식인들도 다음과 같은 진단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도 목숨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부산대 교수의 죽음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됩니다.  



다가오는 세기는 궁극적인 재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아니면 지식인과 민중 사이에 새로운 협약이 이루어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희망을 갖자. 이 두 개의 미래에 대해, 아직도 우리에게 선택의 기회가 남아 있으리라고.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9.16 08:42 신고

    돈보다 사람이 먼저다 라는 말에 저도 공감합니디다
    이 정권은 반대이기 때문에 싫어할수밖에 없습니다

    고현철 교수의 고귀한뜻도 지켜내야할 가치입니다

    • 늙은도령 2015.09.16 15:44 신고

      네, 지식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제 한몸 지키기에 급급합니다.

  2. 백순주 2015.09.17 09:14 신고

    '해독 불가능한 나만의 독백'을 하고 있었습니다. 너그러운 듯 다시한번 설명해 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 쯤 됐다 싶어 답을 다그쳤습니다.
    저만 모르고 있었습니다.남들은 관심조차 없었다는 것을요.

    관심은 희생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9.17 15:14 신고

      누구를 설득하려고 하면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꾸준히 얘기하다 보면 듣는 사람도 비슷한 얘기를 접할 때 자신도 모르게 님의 얘기를 떠올리게 되고, 그런 과정을 몇 번이나 거쳐야 변하기 시작합니다.
      설득이나, 설명이나, 진실과 진리로 가는 길은 오랜 고통이 따르는 힘든 일입니다.
      말을 잘 이해하는 사람도 만날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화학실험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했는데 결과가 다르게 나올 때처럼요.

      관심은 희생이기도 하지만 노력이고 사랑입니다.
      노하우가 쌓일 거에요.
      그러면 설득력이 높아지고, 진심이 전달될 것입니다.
      art of love처럼요.

    • 백순주 2015.09.18 08:01 신고

      관심어린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쓰다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네요.
      이 말 뜻이 진심어린 말이었군요. 호호.

    • 늙은도령 2015.09.18 10:44 신고

      허허.. 그러네요.
      만일 상업광고가 사라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수천 배는 좋아질 것입니다.
      우주적 차원으로 소비하는 사회는 광고로 움직이니까요.

      남을 설득한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 입니다.
      인간은 뇌의 구축이 거의 끝나는 16세 전후가 되면 설득당하지 않는 경우가 99.99%입니다.
      수많은 노인들이 박정희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박정희와 인생을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능하면 진실에 가까운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받아들이는 것은 말해주는 사람의 몫이 아니기에.



문재인 대표가 언론이 말하길 비노와 비주류라고 하는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비노와 비주류는 최재성이 범친노이기 때문에 공천학살이 자행될 수 있다며 임명을 반대했습니다. 친노도 아닌 범친노라고 합니다.





필자가 이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종편과 보도채널에 나와 일방적인 주장만 하고 있다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권위주의 독재와 항거했던 세력(인물)이 정권을 잡은 적은 단 두 번이었다는데 있습니다.



해방 이후 민주주의 투쟁을 해왔던 인물 중 김대중과 노무현만이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친DJ(이하 동교동계)와 친노가 야당의 주류가 되는 것은 일정 부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동교동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듯이 일정 수준의 친노도 만찬가지입니다.



이는 차떼기 정당 소리를 들었던 한나라당이 과거와 단절한다는 의미에서 새누리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이후(빨간색을 선택하는 등 보수도 혁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어서 대단한 변화였음은 인정하자)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고, 그래서 친이와 친박이 있는 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후임이 노무현 대통령이기에 친노가 동교동계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일 때 친이가 주류였고, 박근혜가 대통령인 지금은 친박이 주류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김한길과 안철수 투톱체제는 현재의 김무성과 유승민 투톱체제와 같습니다.



동교동계의 반이 박근혜 정부에 합류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힘이 그만큼 약해진 것을 말하며, 이는 시간적으로 당연한 것입니다. 이에 비해 친노라고 불리는 의원들 중 한 명도 박근혜 정부에 합류하지 않은 것도 시간적으로 당연한 것입니다(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은 별도로 한다 해도).



현재의 야당에 친노가 주류인 것은 문재인이 대표가 된 이상 당연한 일입니다. 노무현의 가치와 정신에 동조하고,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친노의 패권주의 때문에 야당이 선거에 연이어 패배했다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습니다(2010년 지방선거의 결과를 상기하라).





두 번째는 기레기들과 비노 의원들이 맹비난하는 친노라는 계파의 정의와 특성, 성향, 가치, 행태 등이 단 한 번도 정확히 제시되고 분류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노의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 때문에 야당과 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객관적으로 입증된 연구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들이 친노라는 계파가, 그들의 패권주의가 사라지면 야당이 정권을 탈환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그래서 야당을 지지한 유권자들과 넓게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다는 연구라도 내놓을 수 있다면 친노라는 계파에게 표를 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최장집 사단의 민주화운동 세력들에 대한 비판은 그들만의 주장일 뿐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에게 폭넓게 인정받는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미국의 실용주의 계보를 잇는 존 듀이와 리처드 도티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단 진보의 지적놀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들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강준만 식의 ‘싸가지 없는 진보’ 비판은 도덕의 정치화와 정치의 도덕화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보수의 시각에 다름 아니라, 친노 비판으로는 표피적인 가치만 가질 뿐입니다. 가장 좌파적인 가치(조세정의를 통한 부의 재분배)가 절실한 현실을 무시한 이들의 뜬구름 잡는 친노 비판은 우파의 영구집권에 일조할 뿐입니다.



친노라는 계파가 패권주의만 추구하기 때문에 퇴출돼야 하는 자들이라면 그 근거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대안도 제시해야 합니다. 이들에게는 비판만 있을 뿐 그 이상은 없습니다. 이들은 높은 위치에 올라가 밑을 보고 말한 뿐입니다(안철수 팀에 합류한 최장집의 어이없는 자퇴를 상기하라).



도무지 야당의 대표 같지 않았던 문재인이 최재성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것에 동의하는 이유도 그가 처음으로 대표다운 리더십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제1야당의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야당 지지자들이 체감하는 것처럼 기득권 의원과 일부 세력들의 보수화에 있습니다.





이들을 거둬내지 않는 한 야당이 제대로 선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묘안이 없음에도 분당을 각오할 정도의 냉정한 공천혁명이 없다면 야당에 표를 줄 유권자들은 더욱 줄어들 것입니다. 이해찬과 한명숙, 문희상도 적지에서 출마하지 않은 한 예외를 두면 안 됩니다.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그를 통과하지 못하는 의원들은 냉정하게 걸러내야 합니다. 문재인 대표는 한 달에 반은 호남에 내려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끝없이 인내하고 희생해온 호남 유권자들에게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그들과 계속해서 소통해야 합니다.



기계적인 물갈이가 아니라 이명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정을 끝장낼 수 있는 그런 물갈이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깨어있는 시민들이 행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비전과 가치, 리더십과 희망을 공천혁명을 통해 보여줘야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6.24 19:02 신고

    저는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떨칠 수 없습니다.
    물러나야 하 인사들이 그리 쉽게 내놓겠습니까? 어ㅕ운 일을 당하면 그들이 실체가 드러날 것입니다.
    어떤 인사들인지 보고 싶습니다.

    • 늙은도령 2015.06.25 15:00 신고

      문재인은 매우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 어쩔 수 없는 처지 때문이었는데 그것을 돌파하겠다고 나왔으니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지요.
      이것이 공천혁명을 향한 길이기를, 그렇게 가도록 도와야죠.
      그러고도 안 된다면 그때는 문재인도 아웃이지요.
      마지막 기회를 잘 살리기를 바랍니다.

  2. 가난한여행자 2015.06.24 20:57 신고

    제생각에는 야당이 자기분열은 하는 이유는 선명성이 없는 이유인것 같네요
    좀더 현실적으로 들어가보면 공천권 싸움인데 ,,
    야당자체에 회색분자,오열을 제거 해야합니다

    야당 분열비난 하기전에 거대한 악 집단인 새누리당을 공격했으면 합니다
    지금 야당이 국민에게 무슨해를 주고 , 부패에 가담했는지 ,,새누리당에 비하면 양처럼 순한 정치인들입니다

    새누리당은 역사상 집권당중 가장 부도덕하고 ,부패가 심한 권력집단입니다
    OECD국가중 저리도 부패한 정당 구성원들이 집권당 , 국회의원 하는 나라가있을까?
    새누리당은 쓰레기통에서 우연히 모인 ,역사상 가장 부패하고 반역사적 이익집단입니다
    (이집단은 이념은 사익추구입니다 )

    친노가 무슨문제 인가요? 친노라는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지
    노무현은 야당의 적자입니다

    지금은 야당을 공격할때가 아닙니다 ...거대악인 새누리당을 공격하고 할때입니다

    이대로 가다가 저들이 한번 더 집권하면 , 나라는 거덜나고 ,국민들은 비참해집니다


    야당내에 회색분자들을 출당하고 , 선명성으로 재무장해서 정의칼로 거대악인 새누리당을 쓰러 뜨려야합니다

    다윗(노무현)이 새누리당 골리앗의 돌팔매로 죽이고 그의 목을 치던칼로....
    노무현의 선명성, 정의감과 과감한 공격성으로 다시금 재정비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노무현정신 부활''''입니다


    저들이 다시금 5년지배하면 우리나라는 절망나락으로 떨어 집니다
    너무 흥분했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5.06.25 15:01 신고

      박근혜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 때문에 강하게 나가게 생겼습니다.
      이제는 탄핵을 얘기할 때입니다.

  3. 여행쟁이 김군 2015.06.24 21:30 신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당 ㅠ
    그립네요 노무현 대통령

  4. 공수래공수거 2015.06.25 08:10 신고

    내년 총선에서의 과반수 이상 달성을 위한 첫걸음을 이제
    막 내딛었습니다

    절대 양보하지 말고 밀고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내년 선거 가능성이 있습니다

  5. 耽讀 2015.06.25 08:20 신고

    이종걸은 조부 이시영 선생이 아닙니다. 속아 넘어가면 안 됩니다.
    사무총장 하나 임명못하는 대표가 무슨 대표입니까?
    문재인 대표 이번에 이종걸 압박에 최재성 포기하면 깔끔하게 대표가 아니라 정계 은퇴해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6.25 15:10 신고

      이종걸은 제가 사업할 때부터 기부 좀 해달라고 했던 자입니다.
      저에게 10년 이상 메일을 보냈고요.
      그리 대단한 자가 아닙니다.

  6. 루비™ 2015.06.25 10:21 신고

    잘 보고갑니다. 도령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7. 아이스킹 2015.06.25 11:32

    지금 문재인 대표에 반대하는 인물들 보면 친노 비노의 프레임이 아니라 개혁 찬성과 반대로 구분하는 게 더 명확하다고 봅니다. 최재성의원을 범치노라며 반대하는 행태가 이번에 확실히 드러났다고 봅니다. 망가진 언론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당을 분열 하는 것 처럼 이야기 할 진 몰라도 이 정도 내홍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이제는 착한 문재인이 아니라 능력있는 대표로 나아갈 때 입니다

    • 늙은도령 2015.06.25 15:12 신고

      그럼요, 그래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정면돌파해야지요.
      개혁을 반대하는 기득권은 잘라내야 합니다.

  8. 『방쌤』 2015.06.25 12:26 신고

    능력있는 확고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당한 근거가 있는 비판이라기 보다는 아집에 가까운 징징거림에 더이상은 흔들려서는 안되겠죠

    총선 승리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5.06.25 15:14 신고

      네, 지금은 그러합니다.
      반드시 개혁에 성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야당이 삽니다.

  9. 공유의 플랫폼 2015.06.25 17:02 신고

    어디서든지 감투만 쓰면 달라지는것은 왜일까요.

  10. 불루이글 2015.06.25 18:33

    정권 재창출이 아니면 어떤 방법도 지금의 사악한 정치환경을 바꿀수 없다는 것을 문대표는 깨닫고 있는것 같습니다.

    오직 그길을 가기 위해서는 갖은 비난과 험난함이 따른다 해도 특전사의 강인함으로 나아 가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선것 같습니다.

    아무리 정부의 무능과 부패 실정을 부르짖어도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 올수 밖에 없는 가혹한 친정부 부패세력과 친정부 언론들의 언론학살과 여론몰이
    그동안의 현실이 그를 지금 투사로 만들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제 사악한 세력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더큰그림이 필요하다고 뼈저리게 느끼고 이번 사무총장 임명이라는 강수로 리더쉽의 첫발을 내딛얻다고 믿고 싶습니다.

    • 늙은도령 2015.06.25 18:36 신고

      문재인이 지금은 강하게 밀고나가야 할 때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좌우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야당이 선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