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리더십의 본질을 가장 냉정하게 파고든 책 중에 하나가 올해 1월1일에 작고한 울리히 벡(김제동의 톡투유에서 최진기 강사가 위대한 사회학자라고 언급했던 석학으로 《위험사회》의 저자)의 《경제위기의 정치학》이다. 이제는 정치를 전공한 사람들도 읽지 않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보면 메르켈의 리더십이 어디에 근거하는지 추론할 수 있는데, 벡은 이것을 정확히 짚어냈다.





메르켈의 리더십을 ‘엄마 리더십’이라고 하지만, 이를 다른 말로 하면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다’는 것과 동일하다. 메르켈은 지독히 마키아벨리적이어서 그때그때의 여론의 흐름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 원전건설을 강행하던 중에 일본 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가 났고, 여론이 나빠지자 원전제로로 돌아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메르켈이 시리아 난민 수용을 결정한 것도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 독일 우파의 주장에 따라 난민 수용 불가를 천명하다, 국가 전체의 여론이 나빠지자 이를 뒤집어버린 것이다. 메르켈은 TV로 생중계된 학생과의 토론에서 불법난민인 자신의 부모가 강제추방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여학생의 애원을 단호히 거절했었다.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여론이 악화되고, 불법난민과 이주자에 대한 극우주의자의 폭력이 확산되고, 그리스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인 비판에 처하고 국내여론도 나빠지자 전격적으로 난민 수용을 결정했다. 여론에 따라 정치적 결정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것이 메르켈 리더십의 실체다.





독일이란 나라가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유일한 국가여서 이런 결정이 가능했지만, 문제는 난민이 독일에 정착한 다음이다.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을 보면(역사의 재구성이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을 방불케 한다), 이스라엘이 재난자본주의로 돌아선 것이 대규모 난민수용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소련연방이 여러 가지 이유(너무 많은 책에서 너무나 많은 주장을 제시해 하나로 압축할 수 없지만, 정치 실패가 가장 큰 요인이다)로 붕괴된 지 얼마 안 된 1993년에, 러시아 정부는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쇼크요법(국영기업 민영화, 공무원의 대규모 구조조정, 가격통제 해제에 따른 생활필수품에 대한 정부보조금 폐지, 전면적 시장경제 도입, 외국자본의 러시아 기업의 인수‧합병 허용, 이익의 해외반출 허용 등)을 실시했다.



이때 거의 1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이 추방됐는데, 이들을 받아들일 나라는 전 세계에 이스라엘밖에 없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잦은 전쟁 때문에 장기적인 경제침체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정을 맺은 것도 국제적 압력보다는 경제적 탈출구를 찾기 위함이 더욱 강했다.





헌데 러시아에서 유입된 어마어마한 값싼 노동력(박사 학위 소지자와 첨단기술 전문가도 많았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정을 이어갈 정치경제적 필요성을 없애버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생존을 위해 팔레스타인에 정착했고, 위험도 불사하지 않았기에 평화협정은 깨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스라엘은 전쟁을 통해 경제부흥을 일으켰고, 거기서 얻은 노하우와 기술을 살려 폭력시장과 안보‧재난시장, 디지털 감시사회, 경제적 차별을 축으로 하는 재난자본주의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 유대계 난민들이 정착한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를 ‘리틀 러시아’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르켈의 결정은 최대 30만 명에 이르는 값싼 노동력의 확보와 동일해서 오씨라고 놀림받고 있는 동독의 노동자나 실업자들과 격렬한 일자리 충돌을 불러올지 모른다. 이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념으로 독일행을 선택한 한국인 광부와 간호사들이 겪었던 힘겨운 생존을 되풀이해야 한다.





통일독일이 대규모로 유입될 난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저임금‧비정규직으로 돌려버리면 독일사회의 잠재적 불안요소로 자리할 수도 있다. 이들이 만들어낼 시장은 기득권의 수중에 집중될 것이고, 메르켈이 동독노동자와 경쟁시키면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한 난민들이 신빈곤층을 형성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이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며 그리스 부채탕감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 유로존의 돈을 싹쓸이하는 것에 대한 각국의 비난도 이번 결정 때문에 쏙 들어갈 수 있다. 프랑스 정부가 받을 압력도 클 것이며,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나머지 유럽국가에도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메르켈 입장에선 한 번만 더 총리를 연임하면 정치인으로서의 경력도 완성되기 때문에 묘수를 둔 것만은 확실하다. 독일이 저지른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감안하면 이 정도 희생은 당연한 것이고, 유럽의 제국주의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네덜란드 등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결정은 환영해마지 않을 일이지만, 이스라엘의 모델처럼 한다면 메르켈의 결정은 두고두고 비판의 대상일 될 것이다. 부디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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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수래공수거 2015.09.04 08:44 신고

    함께 사는 세상..그것이 정답입니다



우리에게 광복절은 남북이 분단된 날이기도 하다. 2차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난 이후 모든 식민지국가는 독립을 이루었지만, 오직 한반도만이 남북으로 분단됐다. 일제 36년간 끊임없이 항일투쟁이 이어졌고, 국민이 인정하는 임시정부가 있음에도 우리와 독일만이 반으로 갈라졌다.





우리가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함은 친일청산을 넘어 국제역학의 희생양이 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어서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일제가 연합군에게 무조건항복을 한지 70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 완전한 해방도, 진정한 광복도, 떳떳한 독립도 이루어내지 못했다.



분단된 남북이 다시 하나가 되는 통일의 날까지 우리의 광복은 반쪽자리다. 통일은 그래서 당위이고 의무이며 책임이고 미래이다. 문제는 평화롭고 풍요하며, 자유롭고 평등한 하나의 국가가 통일의 목적이기에, 그에 이르는 과정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통일은 어마어마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되는 지난한 과정이고, 70년 동안이나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고통스런 과정이다.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남북한이 평화롭게 통일하더라도 최소 30~40년이 흐른 뒤에나 가능한 것이지 통일됐다고 반드시 대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독일이 지불한 통일비용이 3,000조원에 이른다. 통일이 이루어진 당시의 동독이 소비에트 진영에서 가장 잘 살았고 평화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이런 비용이 들었고, 지금도 통일비용의 지출은 계속되고 있다. 독일 국민 전체로 볼 때 통일에 긍정적이지만, 서독과 동독을 나누어서 살펴보면 지금까지도 불만이 표출된다.



올해 1월1일에 작고한 울리히 벡의 《경제위기의 정치학》에도 나오지만, 현재 독일에서는 오씨(Ossi)’와 ‘베씨(Wessi)’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오씨’는 서독 출신이 동독 출신을 ‘가난하고 게으른 동독놈’이라고 비하하는 표현이고, ‘베씨’는 동독 출신이 서독 출신을 ‘탐욕스럽고 거만한 서독놈’이라고 비난하는 표현이다.



지금까지 무려 3,000조에 이르는 통일비용을 지불하고도 사회주의에 익숙한 동독 출신과 자본주의에 익숙한 서독 출신이 두 개의 민족으로 갈라져 완전한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독일의 현실이다. 동독 출신의 메르켈이 4선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에도 정치‧경제‧문화적 이질성이 존재한다.





하물며 통일 당시의 서독과 독일보다 더 큰 정치‧경제‧문화적 차이를 지닌 남북한이 아무런 준비없이 통일된다면 그것은 대박이 아닌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로 통일이 이루어질 때가 가장 큰 재앙이 될 것이라는 독일 학자들의 주장이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니다.



또한 북한 내부에 급변사태가 일어났을 때, 북한 땅에 대한 우선권이 전적으로 한국에만 있다는 것은 세계 어느 협정에서도 다뤄진 적이 없다. 한국전쟁 휴전협정 당사자에 한국정부는 들어가 있지도 않다. 실효적 지배를 아무리 오랫동안 해도 일본이 끝없이 우기면 분쟁지역이 될 수 있는 것이 독도이듯이, 온갖 천연자원으로 넘쳐나는 북한 전체야 말할 것도 없다.  



독일 통일을 다룬 연구들을 보면 서독의 체제를 동독에 일괄적으로 적용한 것이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을 지불하게 만들었고, 지금까지 서독 출신과 동독 출신 사이에 갈등과 차별이 존재하는 이유로 들고 있다. 이것 때문에 독일 전문가들이 남북한의 차이를 줄이는데 햇볕정책을 최고로 친다. 





박근혜가 주장만 할 뿐, 도무지 실천하지 않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햇볕정책이 중단없이 진행됐다면 통일에 이르는 최고의 효과를 거두었을 것이다. 당연히 이쯤에서 남북관계를 파탄낸 이명박을 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박근혜가 통 큰 결단을 한다면 통일로 가는 ‘신뢰프로세스’가 작동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통일은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될 과정이기 때문에, 정말로 대박이 되게 만들려면 무조건 남북한의 정치‧경제‧문화적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중에서 경제‧문화적 차이를 줄이는 것은 박정희 정부의 7.4공동선언, 김대중 정부의 6.15공동선언, 노무현 정부의 10.4공동선언 등에 공히 나와 있다.



미국 정부와 맥아더의 판단 착오 때문에 남북한이 갈라지고, 이승만의 초대 대통령에 오르면서 친일 청산이 사라지고 반공만 남았지만, 통일이 무슨 '아브라카다브라'처럼 대박이란 주문만 외운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아무도 모르게 도둑처럼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통일은 노력하고 준비한 만큼만 비례해서 이루어지는 지난하고 고통스런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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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5.08.16 08:55 신고

    통일을 하면 잃을 게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바라겠습니까?
    그 밖에도 군수마피아들. 미국과 일본이 분단 상태를 원하는데...

    • 늙은도령 2015.08.16 18:53 신고

      경제적 통일부터 해나가면 통일로 갈 수 있습니다.
      햇볕정책은 그런 길로 가는 첫 번째 수순인데, 그럴 경우 누구도 막지 못합니다.
      그래서 햇볕정책을 수구들이 그렇게 막는 것입니다.

  2. 소피스트 지니 2015.08.16 21:15 신고

    통일은 대박이라고 하지만, 통일을 위한 어떤 전략도 없는 정부입니다.
    외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어떤 수로 통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 늙은도령 2015.08.17 00:41 신고

      그냥 구호에 불과합니다.
      정치적으로 표를 얻기 위한 구호입니다.

  3. Konn 2015.08.16 21:22 신고

    아무리 좋은 미사여구를 가져다 붙혀봐도 현재 남한이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건 정말이지 아무 것도 없죠.
    http://konn.tistory.com/375

    • 늙은도령 2015.08.17 00:42 신고

      사실 기업들은 경제적 통일에는 관심이 많습니다.
      이명박 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지만....

  4. 공수래공수거 2015.08.17 08:45 신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고 있으면
    통일이 되는걸로 이정부는 혹세무민하고 있습니다

    헬조선을 외치고 있는데....

    • 늙은도령 2015.08.17 15:07 신고

      네, 헬조선 당사자들이 가장 피해를 봅니다.
      그들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통일할 수 있음에도....



미국 오바마 정부가 그리스 부채탕감에 찬성하는 것도, 이 때문에 IMF마저 부채탕감으로 돌아선 것도 유로존 붕괴가 가져올 후폭풍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그리스 부도사태는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의 디폴트(총부채 720억달러로 추정)와 비교하면 세발의 피도 되지 못한다.





그리스의 디폴트와 이에 따른 유로존 붕괴는 겨우겨우 살아나고 있는 미국 경제에게도 치명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천문학적인 구제금융과 무제한 양적완화로 2008년의 신용대붕괴를 겨우 극복했는데, 유로존이 붕괴하면 금융산업이 치명타를 입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노력이 무용지물로 변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세계개발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UN 등을 앞세워 미 재무부와 월가 및 런던 금융가가 주도했던 신자유주의 세계화도 최후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복지선진국 스웨덴과 덴마크, 노르웨이마저 신자유주의에 항복하게 만들었는데, 이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전통적으로 유럽 정부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자유주의적 사회주의)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앞의 글에서 유로존이 붕괴하면 경제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손을 내미는 것은 별로 어려운 추측에 속하지도 않는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만큼 독일의 독주에 불만이 많다. 미국 연방정부가 유럽을 미래의 시장으로 키우기 위해 독일의 전쟁배상금을 대폭 탕감해준 것에 불만을 갖고 있는 국가들도 여전히 많다.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유럽의 복지체제를 지속적으로 잠식해온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켈과 독일의 욕심 때문에 유로존이 붕괴되면 위기에 내몰린 유로존의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에게 손을 벌리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바로 여기서 미국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는 그리 무서운 상대가 아니지만 중국은 다르다.



미국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중국과 일본 정부가 채권을 사줬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의 입장에서 미국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수출증가와 채권수익률 면에서 손해나는 장사가 아니었다. 중국정부가 일본의 역대 내각처럼 경제의 경착륙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 것도 미국과 정면으로 맞설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 각국이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것은 미국 정부와 경제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의 시장규모는 미국보다 크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채권(2~3조달러)을 팔아 유럽을 지원하는 비용으로 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럴 경우 달러를 마구 찍어낼 수 있는 기축통화국이자 유일제국인 미국의 입장에선 건국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최소 50년 이내에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나올 수 없고, 계산 자체가 불가능한 지구온난화 완화비용까지 더하면 유일제국의 타이틀은 내놓아야 한다.



금융시장을 최소한만 개방한 중국은 러시아와 이란처럼 경제봉쇄를 통해 항복을 받아낼 만한 상대가 아니며, 영국과 서독과 프랑스를 끌어들여 찍어 눌렀던 일본처럼 제2의 프라자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상대도 아니다. 어마어마한 비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푸틴(최근 러시아 상황이 좋지 않지만)도 만만히 볼 수 없다.





미국이 세계경제의 미미한 존재인 그리스의 국가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독일을 압박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들과 석학들이 메르켈을 비판하는 것도 그리스 국민이 불쌍하기 때문도 있지만, 메르켈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세계경제가 아노미 상태로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리스 국가부도사태는 부정적 세계화가 부른 신자유주의 정경유착의 결과이자,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폐해가 모조리 응축된 민주주의 붕괴의 결과이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균형과 견제가 사라진 특정집단의 일방독주는 공통의 파멸로 귀결됐다는 역사적 사실이다(피케티의 주장이 왜 그렇게 큰 울림을 갖는지는 주말쯤에 올릴 생각이다).



P.S. 아래 링크한 경향신문 기사는 한국의 선거제도가 얼마나 민주주의에 반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곡되기 일쑤인 통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때 글의 힘이 탄력을 받는데, 이 기사가 그러합니다. 



한국, 민의 반영 '선거 비례성' 최하위.. 비례대표제 국가는 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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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수래공수거 2015.08.06 08:27 신고

    통계는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180' 달라질수 있습니다
    그런 사례들을 수도 없이 보아 왔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06 17:04 신고

      네, 통계는 가공하고 왜곡하면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자들도 기본적인 지식은 있어야 합니다.
      약자가 강자를 꺾는 방법은 지적 우위 아니면 혁명입니다.

  2. 참교육 2015.08.06 10:47

    나쁜 국가나 나쁜 정부의 공통점은 약자를 못살게 군다는 겁니다.
    수탈과 착취 그 사악한 마귀의 얼굴을 이제는 희생자가 똑똑히 알아야 하는데....

  3. base 2015.08.06 18:05

    무더위가 계속되네요. 간교한 악마도 균형의 완전한 파괴가 자신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행동하는데 이 놈의 대한민국의 기득권들은 이토록 잔인한 돌연변이가 되버렸으니....

    • 늙은도령 2015.08.06 20:14 신고

      이명박근혜 정부 7년7개월이 모든 것을 우경화시켰습니다.
      이제는 깨놓고 막나갑니다.
      부정부패가 너무나 많이 만연해 타락할 대로 타락한 국가가 됐습니다.
      기득권들의 천국이 됐습니다.



그리스가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리스 정부와 골드만삭스가 담합해 저지른 천문학적인 분식회계(국채사기)이며, 나머지는 부정적 세계화의 필연적인 결과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독일(금융위기의 피해를 곧바로 만회했다)을 제외한 유로존의 경제가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2001년 3월 그리스 정부가 골드만삭스가 제안한 분식회계를 바탕으로 유로존에 가입하면서, 장부상의 그리스 재정 상태는 양호해졌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부채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하려면 임금인상과 복지확대, 구조조정(연금 수요가 급증한 이유) 등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야 했다.  



사기를 통해 유로존에 가입했기 때문에, 그리스 부유층의 자산은 4배 이상 상승했지만, 물가가 그만큼 상승했고 그 반작용으로 저축액이 급감했다. 그리스 국민을 먹여 살리던 중진국 수준의 제조업과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제조업은 독일과 프랑스와 경쟁할 수 없었고, 관공산업도 유로화라는 단일화폐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최소 4배의 경쟁력이 상실됐다.



공무원의 임금이 상승하고 복지가 늘어남에 따라 그리스 정부는 늘어나는 연금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공무원들을 조기 퇴직시켜야 했지만, 이는 연금수요를 늘리는 것으로 작용했다. 유로존 가입이란 잘못된 출발 때문에 수출은 줄고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국가 적자는 계속해서 늘었다. 유로화로의 화폐통합 때문에 독자적인 재정정책도 펼칠 수 없었다.





결국 유로존 가입 이후의 그리스 정부들은 높아진 국가신용도(분식회계의 힘이라 더욱 위험했다)를 이용해 저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 불완전한 유로존 통합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게 된 독일과 프랑스 금융기관이 이를 사들여 이자놀이를 할 수 있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중진국 그리스의 유로존 가입은 자살행위였지만, 독일과 프랑스 입장에선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최상의 장사였다. 골드만삭스와 그리스 정부의 분식회계를 유로존 국가들(이들의 재무장관들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이 몰랐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설상가상으로 2008년 월가 신용대붕괴는 그리스를 지옥으로 내몰았다.



유대계 고리대금업자가 지배하는 월가와 미 연방정부(특히 미 재무부와 연준)의 합작품인 2008년 신융대붕괴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독일을 제외한 모든 유로존 국가들을 끝을 모르는 경제위기로 내몰았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마저 극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그리스는 원금은커녕 이자도 낼 수 없는 만큼 경제가 악화됐다.





그리스 경제규모가 유로존 전체 GDP의 2%밖에 안 되지만, 그리스가 국가부도사태를 맞아 유로존에서 퇴출되면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도 같은 길을 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이는 유로존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독일의 독주도 한계에 처할 수밖에 없다.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 부채탕감에 찬성하는 이유도 유로존이 붕괴되면 유럽 전체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제2, 제3의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나올 수 있고, 실제 그런 방향성이 강화되고 있다.



독일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리스를 퇴출해도 별로 타격을 받지 않을 독일이지만, 유로존이 붕괴되면 이중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특히 위험도 높은 그리스 채권을 사들인 후 높은 이자놀이를 할 수 있었던 독일의 금융기관이 입을 피해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독일이 울며 겨자 먹기로 그리스를 지원한 것이 아니다. 유로존이 불완전한 통합을 유지할 때 독일의 이익이 가장 크고, 유럽연합 차원의 그리스 구제금융비용의 대다수가 독일(과 프랑스)의 금융기관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원을 한 것이다.



메르켈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늘리며, 동시에 독일의 독주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란 그리스 국민이 죽어나던 말든 가혹한 긴축을 강행하거나, 일시적으로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그렉시트)시키는 것뿐이다. 2008년 신용대붕괴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리스가 이자라도 갚으며 시간을 끌 수 있었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독일로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그리스의 국가부도사태로 유로존이 붕괴되면 경제위기에 내몰린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히틀러제국처럼 독일 중심의 유럽도 불가능해진다. 독일의 독주가 종말을 고하고 유럽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면 메르켈의 정치생명도 끝날 수밖에 없다.





메르켈이 그리스 부채탕감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선 정부의 잘못 때문에 정권을 잡게 된 그리스 좌파정부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보너스에 불과하다. 메르켈과 독일의 욕심이 미국의 탐욕을 닮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며, 히틀러 제국의 부활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왔다.



독일이 배출한 세계적인 사회학자 울리히 벡(올해 1월1일 작고)과 현존하는 최고의 지성 중 한 명으로 유럽연합의 정치철학적 기초를 제공한 하버마스가 메르켈 총리의 마키아벨리적 통치술을 비판한 것처럼, 독일의 국내 여론이 그리스의 부채탕감에 부정적인 것만도 아니다. 



그리스 부채탕감에 찬성하는 독일의 여론환경이 50대 50인 것에서 보듯, 메르켈의 '엄마 리더십'의 이면에서 히틀러의 망령을 보는 독일인도 상당히 많고, 세계적인 정치학자와 사회학자, 경제학자로 넘어가면 더더욱 많다(오바마가 그리스 부채탕감에 찬성하는 이유).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아래 링크한 미디어오늘의 기사는 골드만삭스의 그리스 국채사기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참조하시면 그리스 사태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입니다. 메르켈의 통치술에 대해 좀 더 깊은 지식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올해 1월1일에 작고한 울리히 벡의 《경제위기의 정치학》을 권합니다. 유럽 통합에 대해서는 제러미 리프킨의 《유로피언 드림》과 하버마스의 《아, 유럽》을 권합니다.  



골드만삭스 ‘국채사기’가 불러온 그리스 채무불이행






                                    


  1. 공수래공수거 2015.08.06 08:24 신고

    아전인수격인 해석을 많이 합니다
    국민들을 이 정부가 좋은 기회다 생각하고
    호도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06 17:03 신고

      예,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박근혜가 이명박보다 더 지독한지 알았어야 했는데...



그리스를 사지로 몰고 있는 ‘트로이카’의 배후에는 마키아벨리의 화신, 메르켈이 자리하고 있다. 미셀 푸코의 《안전, 영토, 인구》에 따르면, 유럽은 베스트팔렌조약 이후 단일 국가의 독점이 불가능한 체제를 구축했다. 한 국가가 강해지면 다른 국가들이 연합해 이를 저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베스트팔렌조약의 핵심이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의 강대국들이 벌이는 패권전쟁은 이후로도 지속됐지만, 어느 한 국가도 유럽의 패권을 움켜쥘 수 없었다. 베스트팔렌조약의 효력은 신성로마제국이 해체된 1806년에 정지됐지만, 유럽 강대국들의 패권주의가 유럽 내부로 향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이것을 완벽하게 무력화시킨 국가가 독일이었고, 히틀러의 나치가 그 주역이었다. 히틀러는 ‘유럽 내의 독일’이 아니라 ‘독일 휘하의 유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최소 5천만 명이 사망한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히틀러의 나치는 미국을 유일제국으로 만들어준 채 패망했지만, 유럽은 전후 체제의 안정과 번영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유로존의 통합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단극체제를 탈피하고, 한중일 중심의 아시아 경제권을 견제하기 위해 이루어졌지만, 히틀러의 나치처럼 하나의 국가가 유럽을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함도 내면에는 자리하고 있었다. 달러와 맞설 수 있는 유로화로의 통합도 이래서 가능했다.





헌데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밑그림을 그려준 유로존 통합의 불완전성(금융 강국 영국이 참여하지 않은 핵심적인 이유)이 독일과 프랑스의 독점을 불러왔고, 최근에는 독일의 독주로 귀결됐다. 이 바람에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라는 유로존 통합의 피해자가 등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석학들(스티글리츠, 크루그먼, 피케티, 벡, 삭스, 로드릭, 촘스키 등)이 독일(과 프랑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된 유로존 통합을 비판하며, 이익을 독점해온 독일의 지도자 메르켈에게 그리스 부채탕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올해 작고한 울리히 벡은 《경제 위기의 정치학》에서 마키아벨리적 통치술의 대가인 메르켈이 유로화를 이용해 자신의 권력욕만 채운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유로존 통합의 불완전성을 이용해 돈을 쓸어 담고 있으면서도, 피해자인 PIGS의 부채 탕감은 국내여론을 이용해 피해가는 메르켈을 유럽의 파괴자로 규정했다.





벡은 무력으로 ‘유럽 내의 독일’이 아닌 ‘독일 휘하의 유럽’을 만들려고 했던 히틀러와, 유로화로의 화폐통합만 이룬 유로존의 불완전성을 이용해 독일제국을 재현하려는 메르켈이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스티글리츠와 크루그먼에 이어 피케티와 삭스 등이 메르켈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독일은 유로존의 불완전한 통합 때문에 전후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리스 부채의 반은 독일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호황의 결과다. 메르켈의 정치적 목표가 독일 중심으로 유럽을 재편하는 것이고, 독일의 여론도 반으로 갈라진 상태라 메르켈이 그리스 부채탕감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리스는 독일이 부채를 탕감해주지 않으면, 유로존을 탈퇴해 러시아와 손잡을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막기는 힘들며, 유로존은 붕괴된다. 그 피해는 최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에도 미칠 것이며, 유럽을 넘어 세계경제가 공멸로 가는 길이다.



메르켈이 정치생명을 걸고 결단(부채탕감 반대 국민을 설득)하지 않은 한 그리스와 유로존의 경제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그리스 우파정부와 유로존의 지배엘리트들과 공모한 초대형 금융범죄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다면, 독일이 그 동안 독식해온 돈을 풀어주는 것만이 유로존의 공멸을 막을 수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09 08:18 신고

    그리스 사태가 어떤 결과로 종결될지 결과가
    자못 궁금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7:30 신고

      그리스가 탈퇴하면 러시아가 나설 것입니다.
      중국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러시아가 움직일 것이고, 그러면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메르켈이 권력욕을 어느 정도 내려놓아야 그리스를 달랠 수 있습니다.

  2. berlin 2015.07.09 09:06

    글 너무 잘 봤습니다. 페이스북 담벼락으로 퍼갈게요!

  3. 耽讀 2015.07.09 12:44 신고

    메르켈과 히틀러 비교하지 못했습니다.
    히틀러는 실패했습니다. 메르켈은 어떻게 될까요?
    오바마(미국)는 어떻게 할까요? 이쪽(경제)은 거의 몰라 궁금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7:32 신고

      유럽은 지금 폭발 직전입니다.
      독일의 독주가 다른 국가들마저 비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몇 년 더 가면 독일의 독주를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히틀러도 실패했듯이 메르켈도 실패할 것입니다.

  4. 조선왕이승용 2015.07.09 17:35

    독일은 우리에게 생명과 같은 은혜을 배풀죠 한반도 6.25초토화 될때

    독일이 대한민국을 돕기위해서 영국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도와주는것 처럼 위장해서 포항체절과 경북고속도로밎 각종기업의 기술을 전수하죠ㅡ

    독일은 조선왕실이 만던나라이기 때문이고 신라민족이 독일이기때문이죠,

    아무턴 독일은 좋게 평해주세요,

  5. 비암둥이 2015.07.11 11:13 신고

    음.. 유럽에서 독일의 독주가 심화되고 있다는거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이번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서 독일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건 좀 아닌듯 해요
    오랜기간 방만하게 운영된 그리스의 시스템과 개선의 의지가 없는국민들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독일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건 아니지만요.ㅇㅅㅇ

    • 늙은도령 2015.07.12 00:39 신고

      그리스도 긴축할 것이에요.
      그리스도 살고, 유로존이 살고, 한국도 살려면 독일이 양보해야 해요.
      돈은 빌린 사람도 문제가 있지만 빌려주는 사람도 문제가 있어요.
      양쪽이 다 문제가 있는데 국민은 억울하게 당할 뿐이지요.
      정치경제엘리트들의 이익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 철저하게 공생과 상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약자의 편에서만 글을 씁니다.
      제가 공부한 것을 강자나 승자의 입장에서 풀어낼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공부가 깊어지면 질수록 이 세상이 잘못된 것을 알게 되니까요.
      이 상태로 가면 21세기 내에 인류의 반 이상이 죽습니다.
      지금이라도 제 정신을 차려야죠.

  6. 프라우지니 2015.07.13 00:43 신고

    참 쉽지않은 유럽연함의 문제인거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13 02:41 신고

      해결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지배엘리트의 이익이 충돌나는 것이지요.
      국민은 언제나 피해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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