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가 문재인의 집권을 위해 세월호의 인양을 고의적으로 미뤄왔다'는 보도를 내보낸 SBS의 막장 행태를 보며 박근혜 정부의 반인륜적인 위안부협상이 떠올랐습니다.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후 해수부가 보여준 행태는 유족과 특조위의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인양을 늦춤으로써 '박근혜의 7시간'을 지켜주는 것으로 압축됩니다. 이것 때문에 차기정부의 첫 번째 과제 중 하나가 해수부에 대한 고강도 특검이라는 것은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해수부에서 나온 말들은 어떤 것이라도 믿을 수 없으며, 그것이 이전의 행태와는 다른 어떤 내용을 담고 있다면, 그것의 사실 여부에 대해 이중삼중의 확인작업을 거친 후에야 보도를 결정하는 것이 상식의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 비극이라는 세월호참사는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를 물을 정도로 대다수 국민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기에 관련 보도라면 제목부터 내용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합니다.

 

 

특히 관련 보도가 '특종 또는 단독'이란 이름을 붙일 만큼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지녔다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은 모자람이 없을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정글보다 심한 시청률 경쟁에 매몰돼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도 미진한 상태에서 특정 후보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보도한다면 후폭풍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본도 없는 SBS의 보도에 문재인 측과 민주당에서 격한 반발을 보이는 것은 그래서 정당하다 할 수 있습니다. 

 

 

관련 보도를 확인하면서 필자가 가장 화가 났던 지점은, 문제의 보도를 내보내기 전에 SBS 기자가 세월호유족에게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것입니다. 세월호유족에게 문재인이란 단식을 함께하고, 진상규명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며, 집권 이후에는 수사권과 조사권을 지닌 제2의 특조위도 공약한 상황인데, '문재인과 해부수의 밀약설'을 제기한 SBS의 보도만 보면 이 모든 것들이 (문재인에 대한 조중동과 수구세력의 프레임인) 쌔빨간 거짓말로 돌변해버립니다. 

 

 

그들이 문재인을 거짓말장이로 만들어 대선의 승부를 바꾸기 위해 이런 보도를 내보냈다고는 보지 않지만, '제목과 내용'만 놓고 보면 정치적 음모설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SBS는 노무현과 문재인을 비하하는 일베의 사진들을 여러 차례 내보냈던 경력까지 있어 '문재인-해수부 밀약설' 보도의 파장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유족들이 세월호 인양은 물론,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방해해온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을 근거로 관련 보도를 내보낸 SBS에 발끈한 것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처럼 세월호참사를 이용한 SBS의 '문재인-해수부 밀약설' 보도에는 관련 당사자인 세월호유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가 아베와 굴욕적인 위안부협상에 합의하며, 일본군 성노예로 영육이 유린당했던 할머니들을 완전히 배제한 것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박근혜와 아베 간의 위안부협상에 당사자가 빠졌다며 수없이 많은 비판을 가했던 SBS가 대선의 향배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었던 최악의 보도를 내보내며 똑같은 짓거리를 반복한 것입니다.

 

 

방송사 보도의 질이 이렇게까지 떨어진 것은, 국민의 혈세로 국토를 참절하고 재벌의 곳간을 채워주는 돈잔치를 벌이기 위해 함량미달의 종편과 보도채널을 허용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SBS의 보도가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광고의 총량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보도의 질까지 떨어뜨린다면 방송사로부터 보도 부문을 회수해 케이블 수준으로 전환시킨다 해도 아무런 항의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세월호참사에 대한 악의적인 오보로 유족과 생존학생, 수많은 시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고도 SBS가 배운 것이란 '특종과 속보 경쟁'에 매몰된 자사이기주의라면, 이명박근혜 정부 내내 '언론의 역할'을 못했다며 거듭나겠다고 반성한 것이 말짱도루묵에 불과함을 말해줄 뿐입니다. 최근에 들어 SBS가 JTBC와 비교될 만큼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강화되는 추세였는데, 기사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단독 보도'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오늘 8시 메인뉴스를 통해 SBS가 그들의 입장을 소상히 밝히기로 했으니(JTBC 뉴스룸의 시청률이 잠시동안이라도 떨어지겠네… 이것도 나비효과라고 해야 하나?), 그 내용에 따라 민주당도 고발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노무현처럼, 사람 좋기로 유명한 문재인도 만만한 상대로 보는 기성언론의 도덕불감증과 위선적 행태에 쐐기를 박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목표를 위해 재발방지를 약속받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 것은 그때의 시대정신으로 위대한 여정이자 참담한 고난이었지만, 반칙과 특권의 기득권 적폐를 청산하는 것이 차기정부의 시대정신이라면 SBS 8시뉴스의 입장표명에 따라 향후의 대응을 결정했으면 합니다. 현재의 의석구조 하에서 70년 적폐를 청산하려면 방송사의 도움이 절실하며, 모든 화력을 동원해 박살내야 하는 것이 만악의 근원인 MBC와 사회적 흉기인 KBS라면, SBS의 진심어린 사과와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후속 보도, 해수부의 직무유기 등에 관한 지속적인 보도들을 약속받는 것으로 보다 길게 보다 멀리 봤으면 합니다. 

 

 

기성언론의 반문정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이번 보도를 계기로 언론개혁의 당위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고려했으면 합니다. 언론생태계를 이 지경으로 만든 이명박에 대한 단죄도 더욱 확고하게 하고요. 검찰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서듯이, 언론이 바로서야 대한민국이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세월호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데 도를 튼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의 추악함은 구역질이 올라오지만, 태스킹 과정에서 철저하게 왜곡된 이번 보도가 대한민국 방송사들의 추악하고 형편없는 민낯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는 계기로 승화됐으면 합니다.

 

 

#문재인-대통령

#압도적-정권교체

#홍준표가박근혜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과유불급 2017.05.03 20:34

    스브스와 4대강이 얽혀 있는건 누구나 아는사실이고 이번 엿같은 가짜뉴스를 단독 보도한 여기자 또한 어떤 인물인가하는것 또한 다아는 사실인데 궁금한건 어찌 어제 토론에서 홍강간미수범이 문후보를 겨냥해 "세월호 애들에게 감사하냐?" 하고 피식거리며 질문을 던졌냐는 것입니다
    마치 짜맞추어 놓은 시나리오처럼 말이죠.
    거기다 목포 김기춘이 작심하듯 살도 붙혀 SNS
    장문까지 올리고 이 지랄같은 적폐대상은 끝이
    없습니다.국민을 개,돼지로 만든것도 모자라 인간이길 포기한 이 적폐대상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고 반드시 응징할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7.05.03 20:45 신고

      SBS의 보도는 방송사들의 악의적인 보도의 실체를 보여준 것이어서 문재인에게 손해날 것은 없다고 봅니다.
      언론개혁의 당위성도 높아졌고요.
      국민의당의 추잡함도 드러났고요.
      전화위복으로 만들 지혜가 필요합니다.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2. 耽讀 2017.05.04 07:08 신고

    이번 오보참사는 4월16일 '전원구조' 오보만큼 역대급입니다.
    그래도 전원구조는 '의도성'은 없었습니다. 결과는 엄청났지만,
    하지만 이번 오보참사는 의도성이 있습니다.
    더 악의적인 것이지요.
    만약 sns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찔합니다. 엄청난 비판과 저항이 있었기때문에
    sbs가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했습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7.05.04 08:30 신고

    그나마 조기 진화되어 다행입니다
    그런데 보도를 한 경위는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합니다
    누가 어떻게 해서 그런 방송이 되었는지는 밝혀야 합니다

  4. 추노 2017.05.04 10:25

    이런 보도행태가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과했다는 한가지 이유로 묵과하고 지나간다면 재발방지라는 허울만을 쓴 해명에 지나지 않을듯 합니다.
    sbs가 진정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정도는 뉴스보도를 내보내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그러한 보도가 이루어진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관련자에 대한 핵임있는 처벌 또한 필요하고요.
    이것은 대선을 앞둔 심각한 여론몰이로 선관위는 물론 방통위의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이제까지의 sbs의 전향된듯한 모습에 반해 이번의 보도행태는 아직도 언론의 자기반성이 없는 무늬만 개혁인 현실을 보여준 언론의 민낯입니다.

  5. 2017.05.04 16:19

    비밀댓글입니다

  6. 포청천 2017.05.13 09:37

    이번 오보는 즉시. 사과하여 빨리 매듭지어 다행입니다만 사과 방송을 10분 가까이해서 미래권력에 아부한다고 떠들던 자유홍발당이 생각나네요
    이번사건에 처음부터 끝까지 밝혀야 합니다



방송통신심의회로부터 중징계를 당하고, 손석희 사장에 대한 새누리당의 압박 때문인지,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했다고 판단해서인지, 아니면 정통 보수시청자가 떠나가고 있어서인지, JTBC가 아주 조금씩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손석희가 직접 앵커를 맡고 있는 뉴스9을 빼면 JTBC의 보도부분이 종편 출발시의 논조로 조금씩 돌아가고 있다.





북한 관련 보도가 갑자기 늘어난 것과 패널로 초대되는 전문가들의 면면이 갈수록 보수 성향의 인물들로 채워지는 것에서, JTBC의 종편 회귀는 느리지만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종편으로의 회귀는 ‘보고합니다, 4시 정치부회의(이하 보고합니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JTBC 정치부 기자들이 뉴스9에 올릴 정치 관련 꼭지를 정하는 자체 회의를 오락화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보고합니다’는 현 집권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야당 내 친노 강경파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세월호 특별법 파행이 강경파에 있다는 뉘앙스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눈에 띄게 약해졌고 조심스러워 한다.



마치 자신들은 정치중립적인 기자들인 양 그날의 정치이슈들을 청와대, 여당, 야당, 국회로 나누어 진행하는 ‘보고합니다’는 그날의 꼭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오버를 하는 등 초심을 잃은 것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이들은 문재인 의원이 단식에 들어가자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며 야당의 무능력을 한껏 조롱한다.





야당이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하며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어제에 이어, 오늘에는 강경투쟁을 반대하며 성명을 발표한 15인의 반란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이들 15인을 중도와 온건파라 표현하는 데에서는 이들이 마치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는 듯한 뉘앙스를 확실하게 심어줬다.



김한길을 띠우고 변명해주는 것에서 이들의 종편 회귀는 정점에 이르렀다. 기자들은 회의를 진행하며 스타가 된 양 발언하고 행동하는 모습이란 종편의 전형적인 선정성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뒤 이어 진행되는 ‘뉴스현장’과 ‘전형우의 시사집중’도 ‘보고합니다’와 발을 맞춰 고향(중앙일보)으로 조금씩 돌아가고, 그래서 시청자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참여정부와 그 출신 정치인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분명히 하는 이들의 편향성은 문재인의 단식과 야당 내 강경파를 한국 정치의 문제의 근원인 양 다룬다. 이들에게서 참여정부 출신 의원들에 대한 호의적인 발언을 듣는 것이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힘들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았지만, 최근에 와서는 그 강도가 도를 넘었다. 새누리당의 보수 위주의 움직임이 더욱 반민주적인데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다. 



종편의 본성이 그들의 발언 곳곳에서 드러난다. 최근에 들어서는 회의 진행의 건방짐이 눈꼴이 시릴 정도로 막나간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아예, 또는 거의 사라졌다. 우회적으로 마지못해 말하는 비판도 제왕적 권력에 대한 시녀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손석희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뉴스9을 빼면 JTBC의 보도부문은 거의 종편으로 회귀하고 있다.



TV조선과 채널A가 북한보다 더한 편향성과 선정성, 상업성과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어서 그렇지, ‘보고합니다’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JTBC의 종편 회귀는 유병언 전문방송을 지향했던 선정성의 정수인 MBN에 근접하고 있다. 이 중심에 야당의 무능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뼈아프고, 야권의 공멸이 참담하기만 하다. 손석희가 물러나는 날 JTBC는 조중동의 일원으로 복귀한다. 그래서 손석희가 고달픈 것은 아닌지? 


                                                         


  1. 세르비오 2014.08.27 20:56 신고

    손석희 때문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늙은도령 2014.08.27 21:05 신고

      손석희가 버티고 있지만 원래 JTBC의 창단 멤버가 그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갈수록 뉴스9을 빼면 JTBC도 전체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2. 태봉 2014.08.28 08:21

    손석희 앵커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어떨 땐 안스럽기까지 하더라고요 날카롭고 합리적인 지성과 비판정신의 천작은 그의 얼굴에서 눈동자에서 생생하게 요동치고 있음을 느낍니다 무너지지 않을 지성의 표상을...

    • 늙은도령 2014.08.28 16:13 신고

      네, 손석희는 분명 언론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가 확고합니다.
      대단히 중요한 것이지요.
      언론인으로서 사실과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4월16일,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멈춰 섰습니다. 오로지 앞만 보며 달려가던 우리는 빨리 달릴 줄만 알았지, 미친 듯이 달려온 길에 무엇을 남겼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알아도 모른 척 했습니다. 삶의 어려움과 고단함만 말했지, 그 어려움과 고단함의 원인에 대해선 침묵하고, 저항하지 않았으며, 너무 쉽게 체념했습니다. 





그리고 격랑의 4개월이 흘렀습니다. 대한민국을 완전히 분해해 새로 조립할 듯했던 그날의 분노부터, 대통령의 악어의 눈물, 각종 음모론과 어디서나 등장하는 국정원, 정치의 실종과 그에 발맞춘 유병언의 정치적인 죽음, 단원고 학생의 도보행진과 천만인 서명운동까지 지난 4개월은 마치 4년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란 아무것도 없었고,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그렇게 바다에서 영원히 묻혀버릴 것 같았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세월호 피로감은 반대로 쌓여갔습니다. 집권세력에 의해 몇 번의 프레임 전환이 있었기에 민심은 조금씩 방향을 상실했고, 여야의 국회의원들은 정치적 셈법만 앞세웠고, 악마의 언론과 방송들은 이를 부추겼습니다.





그때 유민 아빠가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자식을 그렇게 보낼 수 없는 아버지로서 죽음을 각오한 단식은 ‘죽음의 문화’를 거부하고 저항하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면서 ‘삶의 문화’가 무엇인지 하나의 울림으로 커졌습니다. 가수 김장훈이 단식에 동참했지만, 그와 유민 아빠의 초인적인 의지는 육체의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사람이 먼저라고 말했던 문재인은 유민 아빠의 단식보다 그의 죽음을 걱정했고, 그를 설득하러 갔다가 설득할 수 없자, 유민 아빠가 단식을 멈출 때까지 자신이 대신하겠다며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김영오씨와 김장훈이 연이어 쓰러졌지만, 그들이 단식을 멈추지 않자 문재인의 단식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촛불과도 달랐고, 비폭력 저항과도 달랐습니다. 정치적 셈법과 사회적 지위를 넘어 한 사람의 목숨이 다른 누구의 목숨보다 소중함을 일깨움으로서, 죽음이 비로소 삶이 되는 사람 사는 세상의 열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식을 잃은 피해자가 욕을 먹고, 목숨을 걸고 하는 단식이 폄하되는 이 세상의 부조리함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었습니다.   



사람은 두 가지 방법으로 살 수 있습니다. 하나는 탄생으로부터 시작해 매일이 죽음으로 향하는 보통의 삶입니다. 나머지는 죽음에서 출발해 매일이 영원으로 가는 깨어있는 삶입니다. 둘 다 육체적 죽음으로 끝나는 것은 똑같습니다. 하루의 시간도, 할 수 있는 일도, 경험의 총량도 다르지 않습니다.





단식이란 죽음에서 출발하는 삶입니다. 단식은 자신에게 향하는 극단적인 폭력이지만, 단식으로 이루고자 함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 순간이 영원으로 향하는 생존의 열망입니다. 죽음이라는 최후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이 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체념을 통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뛰어넘을 때, 우리는 삶의 한계에서 지배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딸을 먼저 보낸 아버지의 죄책감에서 시작한 김영오의 단식과 또 한 사람의 죽음을 방치할 수 없었던 문재인의 단식은 죽음에서 출발한 삶에 대한 지극한 열망입니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부유해지고 풍요로워진다고 한들 그것이 온갖 죽음으로 얼룩진 것이라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유민 아빠의 단식과 문재인의 단식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단식에서, 아니 김장훈의 단식까지 포함해 세 사람의 단식에서 인류를 공멸의 위기로 내몰고 극단의 불평등을 양산하는 ‘죽음의 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김영오씨와 유나의 행복한 삶을 꿈꿉니다. 김장훈이 다시 노래를 부르기를 바랍니다. 문재인 의원이 다시 국회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단원고 생존학생들이 친구들의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0명의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다시 일상의 삶이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죽음의 문화’에서 벗어나 ‘삶의 문화’를 이룩할 수 있기를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국가 개조를 통해 대한민국이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는 나라에서 ‘삶의 문화’가 넘쳐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돈보다 권력보다 명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 그것 말고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동조단식을 하는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표하며.. 

이제는 그때 동조단식을 한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한 사람을 살리지 못하는 지도자는 어떤 사람도 지키지 못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태봉 2014.08.27 08:45

    가능한한 많은 국회의원과 시민들이 동조 단식에 참여하기를 희망합니다

    • 늙은도령 2014.08.27 14:32 신고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10만명만 동조단식을 하면 세월호 특별법은 제정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될 테니까요.

  2. 공수래공수거 2014.08.27 09:20 신고

    우리 사회가 진정성에 대해 인정을 않는군요..
    에혀..

    • 늙은도령 2014.08.27 14:32 신고

      인정하는 사람들이면 충분합니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동조단식이 늘어나면 상황이 바뀝니다.

  3. 어린나그네 2014.08.27 12:56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4. fkm 2014.08.28 08:29

    단식잘하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읍시다. 괜히 투표하느라 국민 시간 뺏지말고요. 민주주의는 투표가 아니라 단식으로 한다는걸 이번에 배웠습니다.

    • 늙은도령 2014.08.28 16:04 신고

      그렇게까지 해야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너무 썪어버렸어요.
      이놈의 세상....
      돈과 권력만이 최고인 세상.....

  5. 늑대 2014.08.28 09:02

    유민아빠란 감성적인이름쓰지날고
    김영오로 적어라

    • 늙은도령 2014.08.28 16:09 신고

      당신은 자식을 잃고, 그것도 권력과 자본의 탐욕 때문에....
      원인은 나타날만하면 묻혀버리고....
      당신이 생각하는 기본적인 양심은 무엇이고.....
      인간에 대한 예의는 어떠한지요?
      유민이는 어른들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죽었습니다.
      유족들이 요구하는 것은 진상규명입니다.
      내 자식이 왜 죽었는지 알아야 제사라도 드릴 것 아닙니까?
      기본적인 내면의 소리를 들으세요.
      이념과 당파가 사람의 목숨보다 더 중요하다면, 굳이 국가나 대통령을 뽑을 일도 없지요.
      이념이나 당파도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그 자체를 위해 있지 않습니다.
      국가도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6. 가을바람 2014.08.28 09:23

    같이공감할수있어 아직은 그래도 살만한세상 인듯합니다
    글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4.08.28 16:10 신고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아요.
      극소수의 나쁜 놈들이 이런 세상을 만듭니다.

  7. 힘없는사람 2014.08.28 11:18

    딸을안은모습이 눈물겹네요 앞으로 눈물없이 멋지게사시기를‥

    • 늙은도령 2014.08.28 16:10 신고

      네, 잘 살아야죠.
      그래야 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8. 참교육 2014.08.29 09:40 신고

    대한민국호가 더 위험합니다.
    침몰하면 박근혜가 제일 먼저 도망갈 것입니다. 이승만처럼....

    • 늙은도령 2014.08.29 16:50 신고

      나라가 완전히 미쳐 돌아갑니다.
      거의 마지막에 온 것 같습니다.
      지금이 최후의 상태인 것 같습니다.


정치편향적인 수사 말고는 도저히 그 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검찰이 유병언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날에 여야는 지난 번 합의와 거의 달라진 것이 없는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습니다. 교황의 따뜻한 손길에 죽지 못해 사는 응어리의 일부가 풀렸던 세월호 유족은 여야 합의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유병언 수사결과 발표가 세월호 실소유주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를 구원파에 대한 면죄부만 발행했다면,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은 교황의 지속적인 관심 표출로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세월호 참사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이런 두 개의 결과물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인해 한국의 특권층을 형성하고 있는 정치권과 경제권, 검찰과 경찰 및 언론, 거대노조와 관피아, 종교와 교육재벌에 대한 범국민적 비판의 목소리를 조기무마하기 위한 특권층들의 공통된 대응처럼 보입니다. 어디에도 서민들을 위한 변화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민주정부 10년, 특히 참여정부 5년 동안 상당히 제한받았던 한국의 특권층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거의 다 실현했습니다. 무더기 종편의 등장, 관피아와 토건족, 핵마피아와 교육마피아를 먹여 살린 규제완화와 4대강공사, 싱크홀들을 속출시키고 있는 롯데의 초고층빌등 건설 허가, 원전비리와 핵발전 확대, 교학사 교과서 검정 통과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익집단보다 더한 특권층의 야합으로 점철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각 분야에서 축적된 병폐들이, 수첩과 비선조직에만 의존하는 박근혜 정부 2년 동안 확대재생산되며 온갖 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형국입니다.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은 특권층의 요구만 반영된 온갖 정책들과 규제완화들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이란 그림처럼 한국의 대통령이 허수아비인지 닭으로 상징될 수 있는지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국정원이 아닌 이상 여러 가지 정황들을 가지고 추론할 뿐이지, 정확한 사실관계는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 속의 7시간’처럼 제가 밝힐 수 있는 능력 밖의 일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작금의 현실이 단순한 위험을 넘어 총체적 공멸로 접어들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문재인 의원이 유민이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해 단식을 중단할 것을 설득하려다 실패하자, 같이 단식에 들어간 것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죽음의 문화’에 저항하고 맞서 싸우라 했습니다. 남북 평화를 기원한 것도 양측의 적대적 공생이 ‘죽음의 문화’의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맞서 싸워야 합니다. 국민의 99%에게 피해만 입히는 ‘죽음의 문화’를 더 이상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저항에는 비폭력적인 것들이 얼마든지 있고, 교황이 4박5일의 방한 기간 동안 보여주고 역설한 것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교황은 한국의 가장 낮고 소외받은 곳으로 다가와 함께 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특권층의 공식대변인인 족벌신문과 방송들이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는 교황의 호소는 ‘죽음의 문화’에 분노하고 연대해서 저항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태봉 2014.08.20 08:29

    잘 봤습니다^^

  2. 덕산 2014.08.20 08:58

    아고라의 어떤분 말처럼 철저히 무너져야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을거라는 말이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지금의 사회구조, 국민의식으로는 바꾸기가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연대하고 조직화되야지만 뭔가 변혁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글 잘읽고 갑니다.

    • 늙은도령 2014.08.20 14:53 신고

      기본적으로 사회의 구조가 투명하면 그나마 나아집니다.
      국민들이 각 분야에서 잘못된 것에 이의를 제기하면 달라지는데, 이제는 그것도 힘듭니다.
      기업들이 힘들다 보니 몇 개의 일자리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경쟁할 수밖에 없고,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사회에서 영혼을 허약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극복돼야 모든 사람들이 제대로 인간답게 살 수 있고, 그때야 나라도 좋아지고 상생의 기업문화도 생깁니다.
      독일이 그러합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4.08.20 09:59 신고

    평범한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이 올까요?

    요즘 정말 너무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4.08.20 14:53 신고

      제가 보기에는 특권층의 부패가 임계점에 이른 것 같아요.
      이런 병리적 현상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지요.

  4. 돌담길 2014.08.21 09:27

    특권층만을위한 공산국가

  5. 새롬 2014.08.21 12:14

    요즘은 마치 일제시대 같아요..친일파같은 일베들과 국민을 속이고 업신여기는 권력층들

    • 늙은도령 2014.08.21 22:21 신고

      일제시대의 연장 같은 하루하루입니다.
      한 번은 일제시대의 잔재를 청산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 이를 막은 자들이 지금의 집권세력입니다.

  6. LhoS 2014.08.22 15:33 신고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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