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여소야대를 만들어줬을 때 필자는 한가지를 보고 싶었다. 야당이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이나 박근혜가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을 재발의한 다음에 집권세력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해 새누리당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는 것이다. 박근혜가 노무현의 4대개혁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을 이끌고 장외투쟁을 벌였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이런 면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20대국회 개회사는 세련되지 못했을지언정 이런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는 점에서 통쾌하기까지 했다. 지난 29일 야당들이 누리과정 지원 명목으로 6000억원의 예산을 증액한 것에 이어 정세균 의장의 작심발언으로 인해 여소야대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탄핵과 국회 일정 보이콧이란 공갈협박을 들고나왔지만 할 수 있다면 해보라고 하면 그만이다. 



새누리당의 힘으로는 하늘이 무너져도 탄핵을 할 수 없으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이끌어가면 그만이다. 박근혜에게는 거부권 행사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지만, 구데기 무서워 장 담지 못할 일도 없다.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에게 적어도 입법부의 권력은 야당에게 있음을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라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민과 미래세대를 말아먹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개판으로… 아, 닭판으로 통치하면 퇴임 후에는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국민과 미래세대의 분노를 인식시켜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등골에서 식은땀이 흐르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세균 의장이 개회사를 통해 작심발언을 쏟아놓은 것은 현 집권세력에 대한 명백한 경고이며, 그래서 유쾌·통쾌·상쾌했다.





유권자가 여소야대를 만들어주었으면 그 정도는 해야 투표할 맛이 나지 않겠는가(정권 탈환의 핵심!). 정 의장의 개회사는 국회의장의 중립성 위반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국회의장의 중립의무는 법률로 정해진 것은 아니므로 새누리당의 주장과 의장실 점거는 헌법도 무시하는 폭력이다). 입법부의 권력이 야당에 넘어온 이상 이전의 국정운영과 일방통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며,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방해 때문에 국회 문턱에서 좌절된 법안들을 선별해서 야당 단독으로라도 통과시켜야 한다.



여기에 정치적 계산이나 전략이니 하는 배부른 소리에 휘둘릴 이유란 없다. 쓰레기들이 융단폭격을 가하고 보수진영이 결집한다 해도 두려워할 일도 아니다. 정권 탈환을 위해서는 그들을 넘는 것이 필수이니, 보수진영의 결집이 어느 수준까지 이루어지는지 확인해봄으로써 내년 대선의 전략에 활용하면 손해날 것도 없다. 민심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결격사유로 넘쳐나는 인사들을 경찰청장과 장관에 임명하는 박근혜의 폭정에 비하면 이 정도는 새발의 피에도 미치지 못한다.



쓰레기들이 뭐라고 떠들어대건, 20대국회 초반에 여소야대가 무엇을 말하는지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내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 어제까지 야당이란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유권자가 여소야대를 만들어줬다면 그에 합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국회의원과 야당의 의무며, 존재이유다. 대한민국은 박근혜와 우병우, 십상시의 것이 아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왜누리안티 2016.09.01 23:05

    대신 이번에는 짱돌과 벽돌이 필요합니다. 적반하장+완곡표현+유체이탈 화법을 쓸 수도 있으니까요.

    • 늙은도령 2016.09.01 23:23 신고

      이제부터는 집권세력에게 분명한 경고를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도 힘을 냅니다.
      김종인 때문에 못했다면 이제부터는 확실하게 보여줘야죠.
      그럴 때만이 권력기관들도 부정불법선거를 시도할 수 없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6.09.02 08:11 신고

    이 와중에도 이정현은 눈치 보느라 꿀먹은 벙어리더군요 ㅋ

  3. 맹그로브 2016.09.02 09:33

    제가 보았을 때는 중립성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새누리가 원하는 방향이 상식게 벗어난 것이지요. 앞으로는 야당 맘대로 할 수 있습니다. 야소여대일때 그들이 했던 모든 테크닉을 빼놓지 않고 발휘해야 할 때 입니다. 새누리는 천막당사도 과분하고, 대한민국이 없어지는 날까지 절대로 재집권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야당으로서도 자격이 없습니다. 정치하고 싶으면 모국인 일본에 가서 하라고 하면 됩니다.

    • 늙은도령 2016.09.02 15:46 신고

      국회의장은 국민을 대표해서 말할 수 있으며 국익에 도움이 되면 말해야 합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공공성은 정부를 통해서 국가로 조직화되므로 국가는 그 공무원의 모습과 같은 모습을 띤다. 그러므로 시민이 공무원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비판할 때만 국가는 성실성과 유용성을 유지할 수 있다.


                                                             ㅡ 존 듀이의 《공공성과 그 문제들》에서 인용




고 노무현 대통령 부관참시와 공안정국 조성이 전공인 정치검찰이 이제는 노골적으로 대통령의 푸들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성완종이 자살을 통해 자신의 정경유착 범죄를 고백했음에도 정치검찰은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치검찰은 참여정부의 특별사면을 조사하라는 박근혜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있는 8명의 인물 중 친박(가장 패권주의적인 계파)이 아닌 홍문종과 이완구만 조사하고, 친박 실세 6명은 서면조사로 대신했습니다. 박근혜의 푸들이 주인의 대선자금을 건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김한길과 이인제 소환을 들러리로 한 노건평씨 소환은 이 땅의 검찰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얼마나 적대적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신자유주의 우파정권이 위기에 몰리면 어김없이 노무현 부관참시를 들고 나오듯이 이제는 성완종 부관참시도 추가할 모양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특권을 누리는 집단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정치검찰입니다. 검사동일체라는 일제의 잔재를 그대로 이어받은 한국의 정치검찰(전체 검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은 그들의 존재목적마저 엿 바꿔먹은 최악의 이익집단이자, 정치를 망치고, 국민을 겁박하는 민주주의의 적입니다.





물론 신자유주의 우파정권이 승진과 정계진출을 당근으로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검찰의 모습은 국민이 아닌 살아있는 정권을 위해 봉사하는 이익집단임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검찰과 정치검찰 사이에는 무엇으로도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심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민주주의의 토대와 근간마저 그 심연 속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이명박 자신이 실소유자임을 밝힌 BBK 수사와 내곡동 대통령사저 수사, 국정원 댓글사건 수가가 대표적인 예들입니다.



‘미스터 국보법’이자 공안 정국의 대가인 황교안이 총리에 오른 전후로 정치검찰의 행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들은 마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최후의 보루인양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416연대를 압수수색하더니 이제는 노건평씨를 소환해 기소할 모양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황교안 같은 골수 공안검사들을 멀리한 이유의 정당성이 정치검찰의 행태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도 탄핵의 요건인데, 그것이 하늘의 명령인양 무조건 충성하는 검찰의 행태도 탄핵의 요건입니다.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가 신자유주의 우파정권과 국가권력기관에 의해 어떻게 타락하고 부패하는지 매일같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한 권력에 대한 국민의 감시가 소홀해지고 무력해질 때 어떤 정부도 사익을 추구하고 독재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기레기의 대표주자인 TV조선에서는 정치검찰이 김한길과 노건평을 소환한 것이 성완종 리스트 특검을 주장하는 야당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고 친절하게 해석까지 달아줍니다. 아예 독재를 깨놓고 할 테니 그리 알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정부와 권력기관의 사익 추구가 심해지면 공공성과 공통의 이익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이것이 민주주의국가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평등의 근원이라는 것은 너무나 많은 관련 연구들이 말해줍니다. 이명박근혜 정부 7년6개월 동안 모든 분야에서 불평등과 차별이 급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완벽한 독재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정권을 잡은 집단이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을 이용할 때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통령의 분노에 납작하게 엎드린 새누리당과 정치검찰의 행태가 바로 그러합니다. 여기에 정부의 제4부라 하는 기레기들의 일치된 합창까지 더해지면 그것이 완벽한 독재입니다.





미국 갤럽의 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웰빙 지수가 내전 상태인 이라크와 남수단보다 못한 전 세계 145개국 중 117위를 기록한 것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인간에게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물질이 아닌 자유와 존엄이며, 차별받지 않는 평등입니다.



P.S. 새누리당 지도부의 반란이 박근혜의 성난 발언에 형편없이 무너진 것은 박근혜가 자신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향해 투표로 응징하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부동의 30%는 새누리당 고정지지층의 8~90%를 차지하니 두렵지 않겠습니까? 2015년의 대한민국에 독재의 DNA가 범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뉴론♥ 2015.06.26 06:30 신고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고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거 같네여 이런시기는 질퐁노드의시대인거 같네여

    • 늙은도령 2015.06.26 15:22 신고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대란이 문제이지 다른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 문제인데 대통령은 경제만 얘기합니다.

  2. 바람 언덕 2015.06.26 08:02 신고

    지금같은 상황에서 박근혜가 딴맘을 먹으면 바로 유신의 재판이 되는 겁니다.
    아버지가 그랬듯 박근혜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지요. 아마 마음 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 것입니다.
    물론 그때처럼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만, 수구보수 세력의 장기집권을 위한 시나리오는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껍데기만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을 뿐
    이미 유사독재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6.26 15:25 신고

      유사 독재이지요.
      디지털 기술을 탑재한 권력기관들과 종편을 동원한 유사 독재이지요.
      최근의 독재는 국민 전체를 상대로 하지 않습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6.26 08:43 신고

    아 정말 요즘 왜 세상이 이렇게 되었습니까?
    정말 웰빙지수 최악입니다.

  4. 참교육 2015.06.26 10:50 신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부끄러워 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중합니다.
    새누리당이 집권하는 한 백성이 발 뻗고 잘 수 없는 세상일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5.06.26 15:45 신고

      이번에 뒤집지 못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때는 정말 각자도생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민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니 마지막 전투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5. 딜레땅트 2015.06.26 10:54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댓글 남긴다면, 이럴 때 일수록 올바른 판단과 적확한 행동이 필요한 때라 사료됩니다.

    이 모든 것에 전략적인 방법론이 필요한데...

    이런 우려와 분노를 모아 힘을 결집시키고, 더불어 그를 명확하게 알려내고,

    그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길 수 있는 싸움, 져서는 안되는 싸움을 민주당 현 비주류, 구 당권파의 헛발질과

    권력욕, 또는 숫가락 얹기에 진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 아픔을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모두 각자의 생활 공간에서 더 이상 이 사회가 망가지지 않도록 조금씩 힘을 냅시다.

    • 늙은도령 2015.06.26 15:46 신고

      네, 님의 말씀처럼 해야 합니다.
      지금이 정말로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터, 지금의 참담한 기억들을 잊지 말고 반드시 투표로 연결시켜야 합니다.

  6. 『방쌤』 2015.06.26 11:58 신고

    웰빙지수,,,라는 말을 사용하기에도 부끄럽습니다
    잠시나마 일말의 기대라도 했었던 제 자신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 늙은도령 2015.06.26 15:50 신고

      절대 속으면 안 됩니다.
      솔직히 경상도 쪽에서 진보 진영을 믿어준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몇 배는 나아집니다.
      노무현 때 참으로 많은 복지정책이 한나라당의 반대로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념을 넘어 99%에 속합니다.
      기본적인 부가 있어야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복지를 제외하면 이제는 99%가 나라의 주인이 될 방법이 없습니다.

  7. 소피스트 지니 2015.06.26 22:54 신고

    검찰이 진짜... 이젠 아주 대놓고 뒤를 빨아주네요...
    서면조사라니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그런데 노건평은 소환?
    국민들을 진짜 물로 보고 있네요

    • 늙은도령 2015.06.26 23:37 신고

      갈 때까지 간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에 휘둘려 갈 때까지 가보자는 것입니다.
      박근혜의 참모들이 마지막 발악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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