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연재를 하다 중단한 상태인 '늙은도령의 눈으로 본 근현대사 비판'은 인류 문명의 발전사가 자연과의 공생을 벗어난 순간부터 파시즘적 속도로 발전해왔지만, 그 대가로 잃은 것은 자연의 파괴만이 아니라 인류마저도 그 희생양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연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통곡부터 하리라'라는 유럽의 속담만으로는 하늘을 향해 우뚝 쏫은 마천루 속에서 쓰레기로 버려지는 인간의 초라함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나마 인류는 자식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문명의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누리며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공동체와 사회 해체, 자연과 환경의 파괴를 감수하면서까지 문명의 발전을 받아들였습니다. 가족과 공동체,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던 개인이 신자유주의 40년 동안 이전의 '사회(복지)국가'를 포기하고, 그래서 성공과 실패의 책임이 개인에게 돌려지는 무한경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면서도 저항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으로서의 인간은 평생에 걸쳐 다양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모든 관계가 단절된 1인가구의 출현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후대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종의 번성을 거듭해온 인류 진화의 방식을 거부하는 세대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앞세대가 누렸던 것들 중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3개에서 5개, 7개로 계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무한대의 포기를 담을 수 있는 'N'을 쓰기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을 노동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것이라 여겼던 과학기술의 발전은 빛의 속도로 일자리를 줄였고, 그에 따라 '남아 돈다'는 뜻의 잉여를 넘어 '쓸모 없다'는 뜻의 비존재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처지로 내몰린 수많은 사회초년생들은 그 출발점에서부터 저임금노동의 굴레에 갇혀버렸습니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도 아니고,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올랐던 청춘'은 고통과 좌절의 상징으로 변했습니다.





자신의 앞세대인 청춘의 고통과 좌절을 지켜본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변한 꿈과 도전의 자리에 조숙한 현실인식과 타협의 선택들로 채웠습니다. 잘리지 않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돈을 벌 수 있는 편안한 직업을 찾는 것은 희망의 1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태아 때부터 선행교육을 받아야 했던 이들이 무한히 반복되고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경쟁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미래를 꿈꾸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텔레비젼과 PC, 스마트폰 등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돌이나 운동선수를 동경하는 것도 그 이면에 자리한 수백만 명의 낙오자들이라는 압도적인 실패확률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높은 실패율은 어느 직업에서나 존재하는 세상이기에, 온몸을 성형하던 약물의 도움을 받던, 죽을 만큼 힘든 연습생(지망생)과 후보 생활을 넘길 수만 있다면 단시간 안에 평생을 즐기며 살 수 있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박의 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변형되고 뒤틀려진 것이지 아이들과 청소년의 생각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조)부모의 능력이 나머지 삶을 결정하는 현실에서 그나마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육체를 활용하는 것에서 탈출구를 찾는 것은 필연적 결과입니다. 자신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삶의 시작에서부터 무한경쟁에 던져진 이들이 급증하는 정신질환(ADHD, 우을증, 공황증세)과 시도때도없이 찾아오는 자신과 타자를 향한 폭력성, 그 극한에 자리한 자살의 유혹에 빠지는 것에 비하면 그들의 선택은 치열한 생존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이들이 보았던 것들이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만 강조된 용산참사, 철저한 방관이 불러온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의 연이은 자살, 퇴임한 대통령에게 휘둘러졌던 광기 어린 폭력, 그들의 형제자매이자 친구와 선후배일 수도 있었던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참사, 어느 곳에서나 자신을 노렸던 메르스대란 등이라면 자신에게 투영된 부모와 어른들의 꿈과 희망을 따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지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의 또 다른 이름이 불의와 부정, 반칙과 특권이라면 바르고 착하고 정의로운 삶을 주문하는 기성세대란 지독한 모순과 거짓의 화산이자, 이룰 수 없는 허상을 행해 죽을 때까지 노오오오력 하라는 그 유명한 '꼰대'의 전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하면서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목록에는 전혀 좋아할 수 없는 것들만 가득하다면 차라리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연습이 우선됐을 수도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살 수 있게 됐지만, 가족과 사회와 국가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질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나마 자신의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는 육체(적 재능)에 한가닥 희망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전에는 패배자나 사회부적응자로 취급됐던 외톨이라는 것도 사이버세상에서는 무한대의 네트워크를 통해 삶의 조각조각을 풀어내는 방법으로 한 생을 보낼 수 있는 (그들 나름대로는) 괜찮은 선택이 됐습니다. 





갈수록 시장이 좁아지고, 경쟁이 과열돼 '짧은 활동과 그것보다 긴 휴식기'가 되풀이됨에 따라 소녀시대나 동방신기, 빅뱅과 슈주, 2NE1과 엑소 같은 넘사벽의 성공을 거두는 것들이 힘들어지는 것을 알면서도ㅡ홍수를 이루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K-pop스타'를 빼면, 다양해졌지만 고만고만한 것들로 재편된 것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ㅡ끝없이 아이돌그룹이 배출되고 퇴출되는 과정은 (기형적인 인구구조와 시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김연아와 박지성, 박찬호와 박세리, 박인비 같은 대박을 터트리는 것(손홍민과 손연재, 류현진과 박병호, 강정호와 기성용, 김효주와 김세영과 장하나, 이승우와 백승희 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제외)도 어려워지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선택이 불가능해진 청춘에 접어들기 전까지 육체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10대의 선택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맞선 부모들의 전통적인 압박도 시간이 흐를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통계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자신만의 시공간에서 빛의 속도로 끊임없이 배회하는 '떠다니는 섬'으로서의 10대의 등장이란 (다음 글에서 다룰) 무한한 진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1%의 희망 때문에 99%의 절망을 기꺼이 감내하도록 만들었던)낙관론적 세계관의 16세기에 잉태된 필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현재의 선진국들이 400년 이상이 걸린 (변증법적) 진보의 과정을 단 70년 만에 파시즘적 속도로 이룩한 압축성장에 내던져진 대한민국의 10대에게는 더더욱.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catlover8 2016.03.01 05:14

    아고라 경제방에 이번 더민주의 필리버스터 중단에 관한 제 생각을 담은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저는 도령님처럼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짜피 많은 사람들이 읽을 건 아니지만, 그냥 답답해서 한 번 올려봤습니다.

    저는 아고라를 2년전에 처음 알게 됐는데, 정말 너무 난잡해서 처음 들어가 봤을 때 경악했었거든요. 그래서 글을 거의 올리지 않는데, 아무튼 혹시 관심 있으시면 읽어보세요. 닉네임 catlover8으로 찾으시면 되구요. 나중에 도령님 생각도 한 번 듣고 싶군요. 참으로 착찹한 저녁입니다.

    • 늙은도령 2016.03.01 05:12 신고

      알겠습니다.
      오늘 피로해서 10시가 넘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4일 전에 썼던 그대로입니다.
      님의 글을 읽고 조금 더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글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6.03.01 08:25 신고

    꿈을 잃어버린 10대들입니다

    그 잃어버린 꿈을 찾아줄,되살려줄 의무가 기성세대들에게
    있습니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

    • 늙은도령 2016.03.01 09:16 신고

      세상을 바꾸려면 압도적인 정치력이 있어야 합니다.
      세계화라는 것이 정치의 역할을 최소화시켰지만, 국민의 지지가 높으면 얼마든지 체제를 바꿀 수 있습니다.

  3. ON ALL 2016.04.10 16:51

    매번 좋은 글들을 다방면에 걸쳐 올리고 계시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제 생각이 미치는 영역이 턱없이 좁기 때문에 본문을 몇 부분 인용하고 싶습니다. 인용한 후에는 출처를 남기고 싶은데 그래도 괜찮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한국여자골프의 2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배에서 김효주가 우승한 것은 LPGA 그랜드슬램 대회인 예비앙에서의 역전우승보다 더욱 드라마틱했다. 준우승만 5번을 한 김하늘이 일찌감치 우승대열에서 멀어진 상태에서 종합랭킹 1, 2, 3위가 3, 1, 2위를 달리고 있었다. 4홀이나 남았는데 세 명의 타수는 단 한 타였다. 





줄곧 선두를 달리던 랭킹 1위 김효주가 15, 16홀 연속으로 보기를 함으로써 3위로 떨어졌고, 공동선두였던 이정민은 2타자 1위, 앞 조에서 시합을 끝난 장타소녀 장하나가 3언더파로 2등을 기록하고 있었다. 두 홀 남겨두고 김효주에 2타 앞서고 장하나보다 1타 앞선 이정민이 방어적으로만 게임을 운영하면 우승은 따 논 당상 같았다. 이정민이 실수하면 장하나는 연장전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한국 최고의 순위에 올라있는 세 선수여서 플레이 난이도 가장 낮은 18홀을 감안하면, 17번 홀에서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이정민의 우승이 거의 화정된 듯싶었다. 헌데 긴장한 이정민이 파를 기록했지만 김효주가 연속 보기의 악몽을 극복한 채 회심의 버디를 기록했다. 김효주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순간이었고,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며 두 번이나 함성을 질렀다.



이로써 장하나와 동타가 되며 이정민을 1타자로 쫓아갔다. 그리고 운명의 18홀 김효주는 홀에서 3m 정도 떨어진 내리막 퍼팅으로 남겨놓았고, 이정민은 잘해야 파였다. 먼저 김효주가 퍼팅에 들어갔고, 홀을 향한 볼이 아슬아슬하게 홀로 떨어졌다. 김효주가 주먹을 뿔끈 쥐며 포효했고, 이정민은 파를 기록해 둘은 동파로 연장전을 치러야 했다. 김효주의 상승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다잡은 우승을 놓친 이정민은 어두워보였다. 



앞선 두 개의 홀에서 두타를 연속해서 잃었던 것을 그 홀들에 이어 연속된 두 홀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김효주는 이정민과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었다. 18홀에서 벌어진 연장전은 이정민이 러프에서 친 두 번째 해저드에 빠져 4타 만에 그린에 올렸지만, 버디를 잡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고, 김효주는 충분히 버디를 잡을 수 있는 자리에 3샷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변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김효주의 드라마틱한 승리로 하이트진로배가 막을 내렸다. 김효주의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올해 통산 4승, 상금 10억 돌파, 랭킹 포인트 부동의 1위까지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여자골프계의 여제로 등극했다. 박세리에서 신지애로 이어지는 여제의 족보에 김효주가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몆 주 전에 LPGA의 그랜드슬램대회인 에비앙에서 우승한 상금까지 더하면 올해 김효주는 돈방석(15억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에 앉는 최고의 한 해를 본냈다. 오늘 우승 인터뷰를 들어보니 내년부터는 LPGA 투어에 나설 것 같아 이번 우승이 한국에서 김효주의 우승을 볼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을 지도 모른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한국 낭자군의 활약상을 볼 때 내년도 LPGA는 한국 낭자들이 여전히 주름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완숙의 경지에 들어선 박인비와 리디아 고, 김효주, 현 랭킹 1위 스테이스 루이스, 꾸준한 상위권을 유지하는 스팬퍼드, 유소연, 이미림(2승) 등이 최고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KLPGA에서 김효주가 빠져나가고, 장타소녀 장하나 퀄리파잉 스쿨을 통해 본선 멤버로 합류하면 내년도 세계 골프계는 역사상 최고의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루이스, 클라머 등을 앞세운 미국의 반격도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언제든지 우승이 가능한 박인비와 김효주 쌍두마차를 이루면 나머지 선수들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씨너지 효과란 기량향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김효주는 내년 LPGA가 시작되기 전까지 체력훈련에 전념해 훨씬 많은 대회와 필드 거리, 지역이동에 따른 체력 저하에 만만의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김효주와 장하나가 빠져나간다 해도 KPGA는 여전히 좋은 선수들이 많아 올해의 인기를 이어갈 것이 분명하다. 올해 우승한 선수들도 김효주나 이정민, 장하나에 결코 뒤질 정도는 아니어서 이들도 1~2년 사이에 일본이나 미국으로 진출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최소한 스포츠에 관한 한, 한국 여성의 위대함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다. 똑같은 돈을 들여 특정 운동을 가르치면 한국의 낭자들이 가장 적은 수에 세계 최고에 오른다는 연구도 있고 하니 남남북녀는 잘못된 것 같다. 이제는 남녀북녀라 해야 할 것 같다. 배상문과 노승열 만으로는 여자 선수들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골프처럼 박태환이 무려 10년 동안이나 활약할 동안 꿈나무 하나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 한국 수영연맹의 무능력, 김연아 뒤를 이를만한 선수를 마찬가지로 키워내지 못한 것, 불모지나 다름없는 리듬체조의 높은 벽을 하나씩 허물고 있는 손연재의 발전과 그녀의 뒤를 이를 후배들이 없다는 것 등은 참으로 아쉽기만 하다. 





대단히 인기 없는 프로 스포츠였던 여자골프가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다른 종목에서 이런 일들이 많아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창조경제가 여자 골프계를 통해 이루어지 못할 것도 없다. 김효주와 박인비를 비롯해 올해 한 해 한국 사람들에게 희망과 좋은 소식을 전해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올 한 해 KLPGA를 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때로는 LPGA보다 재미있을 때도 많았다.



향후 10년간은 다른 나라 선수들이 우승의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들어라. 가끔씩 우승을 나눠주는 일은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나갔나? 아무튼 김효주 선수, 한국을 떠나기 전에 팬과 선수들에게 한 턱 톡톡히 내시라. 필자 같은 은둔의 광팬에게도.  


                                                                                                        ㅡ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달빛천사7 2014.10.13 09:09 신고

    골프 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2. 중용투자자 2014.10.13 09:12

    스포츠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골프도 박세리 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

  3. 공수래공수거 2014.10.13 10:22 신고

    요즘 잠깐 골프 소식에 시들해져 있었는데..

    오늘은 배상문 선수의 PGA 우승 소식이 들려 오는군요
    잘 준비해서 잠깐 반짝하는 선수가 되지 않길 비는 마음입니다

  4. 여강여호 2014.10.13 19:42 신고

    참 신기해요.
    우리나라 여자들은 왜 뭐든지 하면 다 잘하는지.....
    예전에 몇년 동안 골프 관련 사업을 한 적이 있어서 저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골프 소식을 들으니 새롭네요..ㅎㅎ..

  5. 여행쟁이 김군 2014.10.13 23:22 신고

    항상 응원하는 선수입니다^^
    승승 장구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ㅋ

  6. 2015.09.19 20:28

    비밀댓글입니다



15번 홀까지 김효주의 우승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여자골프 사상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는 소렌스탐과 이미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박세리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캐리 웹이 무서운 기세로 쫓아왔지만, 김효주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2타차 리드가 역전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헌데 16, 17번 홀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추호의 흔들림도 보여주지 않았던 김효주가 실수를 연발했고, 케리 웹은 관록의 샷을 보여줬다. 그 결과는 1타자 역전으로 귀결됐다. 두 홀에서 무려 3타의 차이가 두 선수 사이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제 18번홀 한 홀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케리 웹의 우승이 결정적인 것 같았다. 제5의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의 18번 홀은 버디를 잡기 힘든 홀이어서, 산전수전 다 겪은 케리 웹이 타수를 지키는 전략으로 나오면 김효주의 재역전 우승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골프도 장갑을 벗을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케리 웹은 샷은 잘해야 파였지만 김효주는 세컨 샷을 통해 홀에서 3미터 정도의 거리에 공을 안착시켰다. 김효주가 메이저대회 우승에 대한 중압감과 대역전에 대한 부담에 빠져 버디를 놓치지 않는 한 재역전 우승이 가능한 상황으로 돌변했다.



그리고 국내 랭킹 1위이자 미래의 골프여제로 각광받고 있는 김효주의 버디펏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18번 홀로 빨려들어갔다. 한 타차 재역전!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기적 같은 드라마가 연출됐다. 골프의 여신은 밋밋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를 지켜본 케리 웹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표정의 변화를 숨기려 했지만 집요한 카메라의 앵글에서 미세한 변화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주사위는 그녀에게 넘어갔지만, 마음이 흔들린 케리 웹의 마지막 펏은 아슬아슬하게 홀을 외면했다. 그것으로 김효주의 드라마틱한 재역전 우승이 확정됐다.



김효주는 대회 출전 전에 자신이 했던 말을 그렇게 지켰다. 19세의 김효주는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지옥 같은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LPGA로 직행하겠다는 자신의 말을 실력으로 입증해 보였다. 신지애와 이지영, 최나연과 유소연 같은 선배들이 해낸 것을 김효주가 못해낼 일도 아니었다. 그녀는 작년의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3위를 기록했으니 우승을 못할 것도 없었다. 



이로써 아마추어 시절부터 세계 1, 2위를 다투었던 리디아 고(17, 뉴질랜드 교포)와 스윙의 교과서 김효주의 골프여제 경쟁이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박세리와 박인비의 계보를 잇는 한국 여자골프의 대형스타 탄생이 오늘로서 확정됐다. 향후 세계 여자골프계를 이끌어갈 두 명의 걸출한 신인들이 LPGA에서 조우할 수 있는 여건은 완성됐다. 





세계 여자골프계를 주름잡는 한국선수들의 열풍은 이제 태풍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박세리와 박인비 중 누구라도 우승했으면ㅡ필자는 박세리가 우승하기를 바랐다ㅡ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미래의 골프여제 탄생을 위해 한 번쯤 양보하는 것도 언니 된 덕목이 아니었을까?



젊은 날의 메시와 마라도나를 연상시키는 이승우란 걸물의 등장과 함께, 나흘 내내 골프 보는 재미를 선사해준 김효주와 한국 여자골퍼들에게 뜨거운 박수와 고마운 마음을 보낸다. 아울러 남자골프의 왕중왕을 가리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한국 남자골퍼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날을 기대해본다.     

  1. 달빛천사7 2014.09.15 04:54 신고

    김효주 선수가 더욱더 힘내길 바래염 좋은한주되세염.

  2. 중용투자자 2014.09.15 10:25

    우승하기전까지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

    • 늙은도령 2014.09.15 15:13 신고

      걸출한 신인입니다.
      미래의 골프계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체력만 보강하면 박세리나 박인비보다 더욱 큰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4.09.15 13:44 신고

    중학생 김효주 선수의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때 큰 선수가 되리라고 예상을 했었는데..

    역시 기대대로입니다

  4. 천추 2014.09.15 16:35 신고

    한국 여자 선수들 아니 모든 선수들 화이팅입니다.
    덕분에 좋은 소식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 늙은도령 2014.09.15 17:28 신고

      네, 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우리 여자선수들, 남자선수들도 모두 다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 여자골프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다. 구옥희와 박세리를 거쳐 신지애와 박인비로 이어지는 한국 여자골프의 여왕들이 LPGA를 점령한 이후로는 한국 여자골프의 인기는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천재소녀로 불렸던 미셀 위의 부활과 차세대 골프여왕을 예약한 상태인 리디아 고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골프팬들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대회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김효주



헌데, 최근에 들어 KLPGA의 중계방송을 보면 구름 관중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LPGA와 JLPGA의 중계방송을 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관중의 숫자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내수경제의 침체 때문에 대기업 임원들도 골프라운딩 횟수가 줄어들고, 터무니없이 비싼 골프회원권 가격도 곤두박칠치는 상황에서  KLPGA의 흥행대박은 골프 채널이 늘어서만은 아니다. 




                                                                                김자영2



 KLPGA의 흥행대박의 중심에는 골프지존으로 불렸던 신지애의 상금기록을 갈아치운 새로운 골프여왕 김효주(19. 세계랭킹 19위)가 있다. 아마추어 시절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17, 세계랭킹 2위)와 쌍벽을 이루었던 김효주는 프로전향도 하기 전에 LPGA의 정규대회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우승을 다툴 만큼 탁월한 실력을 보유한 차새대 골프여제 중 한 명이다. 



                                                                                 안신애



세계 1위와 올해의 선수, 상금왕을 동시 석권한 최초의 한국선수인 박인비(26, 세계랭킹 3위)가 극찬했듯이 김효주의 최대 강점은 물 흐르는 듯한 완벽한 스윙에 있다. 스윙동작이 너무 부드러워 문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켤코 과정된 것이 아닐 만큼 김효주의 스윙은 그 자체로 골프교제라 할 수 있다. 이런 성장세라면 리디아 고와 세계 여자골프계를 양분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 같다. 단, 체력을 키울 필요는 있다. 박세리가 LPGA에서 꾸준한 기록을 냈던 것도 체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며, 최근에 슬럼프에 빠져 하향세를 보이고 최나연도 결국은 체력적 부담이 작용했다. 신지애가 일본 골프리그로 방향을 튼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전인지



하지만 모두가 예상했던 김효주의 여왕 등극만으로  KLPGA의 흥행대박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면 무엇이 KLPGA의 흥행대박을 견인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 특히 골프를 즐기는 남성 동호인들의 본성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한 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김자영(2012년 3승)을 비롯해, 필드의 베이글녀로 통하는 인기 폭발의 안신애(삼촌팬들이 득실득실하다), 필드의 패션모델 김하늘(2011년 3승)과 뒤를 잇는 양제윤(2012년 2승)과 양수진(23, 5승) 등이 필드를 수놓고 있다. 




                                           

                                                                              윤채영




김효주와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함께 했던 전인지(2013년 1승, 잠재력으로 따지면 김효주에 못지 않다)와 9년만에 우승한 미녀골퍼 윤채영, 김지민(25, 1승)과 20살 풋풋한 미녀골퍼인 백규정 등이 삼촌골프팬들을 필드를 불러들이고 있다. 이들은 구옥희에서 박세리와 신지애를 거쳐 박인비로 이어지는 골프여왕들과는 달리 실력과 외모, 패션감각과 다양한 개성 등을 골고루 갖췄다는 점에서 KLPGA의 흥행 돌풍을 견인하고 있다.  




                                                                                 김하늘



이밖에도 장타소녀 장하나(잠재력이 엄청나다)와 눈웃음이 예쁜 4차원 골퍼 김세영(LPGA에 가도 우승할 수 있는 실력) 등이  KLPGA의 구름관중을 만들어내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마침 골프여제 신지애는 일본 메이지대회에서 우승하며, 통산 JLPGA 우승횟수를 7승으로 늘렸고, 침묵의 암살자로 한국 여자골퍼의 기록들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는 박인비는 세계 1위 탈환을 위한 시즌 2승(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15언더파로 1타자 선두다. 자고 일어났더니 신데렐라가 태어났네요, 한국 여자골퍼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이미림)이 코앞에 다가 왔다. 최나연과 유소연, 김인경 등도 한국 낭자군의 성공을 이끌었던 현역 선수들이다.  




                                                                                양수진



재미있는 연구가 하나 있었는데, 농구나 배구를 제외하면 현역 선수가 300~500명에 이르면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한국여성들이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다는 연구가 그것이다. 실제 한국 여성스포츠 종목들을 돌아보면 그 연구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전적으로 봤을 때 황인종이 백인과 흑인보다도 우성이라는 지극히 비과학적인 통념이 한국 여성골퍼들과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여성선수들에게서 나왔을 지도 모른다.  



                                                                                백규정



이제 한국 남자골퍼들이 최경주의 뒤를 이어야 할 때이다. PGA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노승렬과 배상문, JPAG의 상금왕에 올랐으나, 깊은 슬럽프에 빠져있는 김형태 등이 최경주와 양용운에 이어 한국 남자골퍼들의 PGA 정복기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1. 2014.08.11 12:23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4.08.11 15:04 신고

      네, 보내드릴게요.
      바른 언론을 위한 네티즌 모임이라는 블로그도 운영 중이니 그곳에 늙은도령의 추천을 받았다고 초청장을 신청해두시되, 이메일 주소를 적어놓아야 합니다.

  2. 전성훈 2014.08.11 13:36

    전민지아니고 전인지거든

    • 늙은도령 2014.08.11 15:05 신고

      아, 그렇네요.
      새벽에 골프경기보면서 쓰다 보니 틀렸네요.
      고맙습니다.

  3. 유머조아 2014.08.11 14:03 신고

    한국 낭자들 화이팅이어요!!

  4. 골프매니아 2014.08.11 22:58

    신지애 선수가 7승째를 거둔 이번 대회는 메이저 대회가 아닙니다.

  5. 2014.08.12 01:50

    나도 골프 초보인데 이상하게 LPGA하고 KLPGA만 본다...무지 재밌다...남자꺼는 이상하게 재미가 없더라고...아기자기하고 각각의 특징이 있고 이쁘고 골프도 잘치는 KLPGA가 젤재밌다...

    • 늙은도령 2014.08.12 03:31 신고

      요즘 신세대 골퍼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흥행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실력과 외모, 자기 표현과 스타일, 패션 감각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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