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 출연한 서지현 검사는, 8년 전에 당한 성추행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안태근의 신앙 간증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예수를 팔아먹고 사는 악마의 사제와 바리새인에 둘러쌓여 짐승보다 못한 범죄에 대해 용서받았다고 떠들어대는 안태근을 보며, 서지현 검사는 종교를 이용해 자신을 능욕하는 안태근의 패륜적인 행태를 용서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죄는 피해자에게 하는 것이라며 복받치는 감정을 힘겹게 추스렸던 서지현 검사를 보면서 이청준의 단편소설 <벌레이야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도연과 송강호가 열연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의 원작은 이청준의 <벌레이야기> 입니다. 모든 면에서 이문열보다 뛰어났지만, 소록도의 나환자들을 다룬 <당신들의 천국>처럼, 보수 정부와 기득권의 억압과 위선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다루었다는 이유로 저평가된 이청준의 단편소설  <벌레이야기>를 보면, 예수의 이름으로 셀프 구원에 이른 안태근의 신앙 간증을 보며 서지현 검사가 느꼈을 절망감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아들을 살해한 후 암매장한 범인이 (사형을 당하기 전에) 예수의 이름으로 구원에 이르렀다며,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주인공에게 오히려 용서하겠다고 말합니다. 종교의 힘을 빌어 범인을 용서하려고 했던 주인공은 예수의 이름으로 용서할 대상조차 사라진 역설적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극단적인 선택(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을 하게 됩니다. 용서를 해야 할 자신이 종교의 이름으로 용서를 받아야 하는 존재로 뒤바뀐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지요. 





짐승보다 못한 안태근의 신앙간증을 보며 서지현 검사가 느꼈을 고통의 깊이는 <벌레이야기>의 주인공이 겪었을 고통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죄를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인데, 예수를 들먹이며 셀프 구원에 이른 안태근의 패륜적인 짓거리에 유산까지 포함해 자신을 짓눌렀던 과거의 치욕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용기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피해자인 자신이 조직으로부터 꽃뱀으로 몰렸던 상황까지 고려하면 그녀가 용기를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를 거쳤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장례식장이라는 오픈된 공간에서, 그것도 법무부장관과 검찰국장을 비롯해 수많은 선후배 검사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성추행을 당했지만, 가해자로부터 사죄를 받기는커녕 인사상의 불이익까지 당했으니 그녀가 받았을 정신적 고통과 절망은 8년이란 세월의 하루하루가 지옥이나 다름없었을 것입니다. 그녀가 성추행을 당한 시간은 억겁보다 길었을 것이며, 유산으로 인한 죄의식은 몇 번의 환생을 거쳐도 떨칠 수 없는 원죄처럼 그녀의 영혼을 옥죄었을 것입니다. 





짐승보다 못한 안태근의 패륜적인 행태는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나지 않는다'는 주취감경으로 대표되는 법적 허점을 들고나오는 기민함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장시간에 걸친 성추행이 자행되는 동안 안태근의 만행을 지켜보기만 했던 이귀남 법무부장관과 이땅의 사법엘리트들, 서지현 검사의 시정조치 요구와 임은정 검사의 조사마저 무력화시킨 최교일(자유한국당 의원, 김무성 사위) 같은 자들은 공동정범이자 범죄의 방조자로 반드시 처벌받아야 합니다.       



성폭력의 대부분은 가족이나 친인척, 지인에 의해 자행되는데, 서지현 검사의 사례는 이런 반인륜적이고 파렴치한 범죄를 수사하고 처벌해야 할 법무부와 검찰에 의해 자행되고 묻혀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습니다. 현대과학을 이끌고 있는 인지과학자들이 기존 법률과 제도 중에서 성폭력과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을 다루는 남성 위주의 관점과 주취감경처럼 가해자에게 유리한 법해석을 하는 것에 이구동성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지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사례 연구를 통해 가해자들의 음주 행위가 성범죄에 뒤따르는 처벌에서 벗어나기 위한 알리바이로 악용된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보수적인 검찰과 법원은 이들의 비판에 귀를 막은 채 가해자에게 유리한 구형과 판결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희생에 둔감한 유교사상의 잔재가 여전한 대한민국에서 성폭력의 피해자들은 이중삼중의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 법원으로 이어지는 사법엘리트들이 이땅의 여성들을 지옥으로 내몰고 있음을 서지현 검사의 사례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미련한 저는 조두순과 안태근의 차이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성폭력과 가정폭력, 데이트폭력을 조장하는 중심에 <불멸의 신성가족>이라 불리는 사법엘리트의 비뚤어진 성의식과 폐쇄적인 엘리트주의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음주운전에 적용되었듯이, 가해자에 대한 주취감경이 아니라 가중처벌이 필요하며, 성범죄에 관해서는 공소시효를 없애는 것도 추진해야 합니다.





여성이 행복하지 않는 세상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지구온난화의 급진화와 미세먼지의 역습, 슈퍼바이러스의 공습에서 보듯이, 고도로 발달된 문명은 '엔트로피의 총량은 언제나 증가한다'는 열역학 제2법칙의 저주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과학자들은 인류를 종말로 몰고가는 엔트로피의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여성이 동의해야 가능한) 생명을 늘리는 방법 뿐이라고 말합니다. 인류의 미래는 여성이 행복할 때만 지속 가능하며, 성폭력과 데이트폭력에 단호할수록 희망의 양은 증가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저녁노을* 2018.01.31 05:33 신고

    공소시효 없애야해요
    에고 나쁜넘ㅜ.ㅜ

  2. 참교육 2018.01.31 06:07 신고

    혼자보기 아까워서 페북으로 퍼갑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8.01.31 08:41 신고

    맞습니다
    조두순보다 더한 놈입니다

    서지현검사의 글을 보며 분노가 치미네요
    아 개XX들..


최근에 나온 판결에서 국민의 분노를 폭발 직전까지 몰고간 것은 한국전쟁이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와 피해자를 양산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법원의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솜방망이 처벌입니다. 사망자가 최소 1012명을 넘고,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손상을 입은 중상자를 포함해 피해자가 수만 명에 이르는데 법원의 판결은 옥시 전 대표에게 징역 7년, 외국인 전 대표는 무죄, 세퓨 전 대표 징역 7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전 본부장은 금고 4년에 그쳤습니다.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벌금 1억50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국민의 법감정은 완전히 무시한 판결이었습니다. 





정부와 다국적기업의 압력에 굴복한 검찰이 낮은 형량이 나오도록 공소를 형편없게 했고, 전관을 동원한 변호인단(악마의 김&장)의 막강한 위력에 짓눌렸다 해도, 정부가 인정한 사망자수만 119명에 이르는 희대의 살상극에 최고의 처벌이 징역 7년이고, 외국인 대표는 무죄라면 이 나라에 법원이 존재할 이유가 있습니까? 죽을 것 같은 굶주림에 7500원어치의 먹을 것을 훔친 가난한 청년에게는 징역형을 언도하면서도, 1100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만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범죄자들들에게는 한없이 자비롭다면 그런 법원은 필요없습니다. 



법이 그렇다는 변명은 하지 마십시오. 형량은 양형기준이 있다 해도 법원(판사)의 재량이며 피고가 항소와 상고를 한다고 해도 양형기준을 뛰어넘는 법정최고형(사형)도 선고할 수 있습니다. 다국적 탐욕의 결과인 '가습기 살균제'를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법리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이 세상에서 인간의 생명보다 귀중한 것이 없다는 상식만 가지고 있다면 이따위 벌레만도 못한 자본편향적 판결은 나올 수 없습니다. 





법이, 이 지랄 같은 헬조선의 법이 문제라면 국회를 압박해 바꾸면 그만입니다. 매주 광화문 광장과 전국을 밝히는 촛불이 국회를 포위한 채 문제의 법을 개정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하면 됩니다. 박근혜의 탄핵소추안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는데, 국민의 행복과 이익에 반하는 악법을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벌레보다 못한 법원의 판결에 분노한 시민들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고, 더민주는 해당 법을 개정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헌데 이런 노력 끝에 해당 악법이 국민의 명령대로 바뀌었다고 해도, 이번 판결처럼 법원에서 자본편향적 법리 해석을 감행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민주공화국이 행정·입법·사법부로 나뉘는 것은 균형과 견제를 통해 국민의 복리를 최고로 높이기 위함입니다. 법앞의 평등이라는 것도 반칙과 특권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상식과 양심에 근거한 보편적 정의를 실현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고요.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의 저울이 평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치학자들은 '사법의 정치화'를 놓고 무수히 많은 찬반 토론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법부의 자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본권력이 정치권력과 언론권력마저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 사법부마저 자본권력의 앞잡이로 전락하면 민주주의는 존립할 수 없습니다. 선진민주국가일수록 가진 자와 대기업에게 더욱 혹독한 것이 사법부의 공통된 특징인데, 이놈의 대한민국 사법부는 가진 자와 재벌의 앞에서면 한없이 관대해지고 반민주적이 되는지, 분통이 터집니다.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자본권력에 길들여졌는지 말해주는 바로미터입니다. 특검이 박근혜 게이트의 부역자들과 또다른 몸통인 삼성전자그룹 오너(이재용)와 최고경영자들(최지성이 핵심)의 범죄혐의를 아무리 철저하게 파헤쳐도, 형량을 아무리 높게 구형해도 자본권력에 길들여진 사법부가 솜방망이 선고를 연이어 때리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고 맙니다. 촛불혁명의 꿈과 촛불시민의 명령은 한낱 물거품으로 화하고 맙니다.



자본권력을 위한 사법부는 법에 의한 지배(헌정주의와 법치주의를 말하는 '법의 지배'와 다르다. 법에 의한 지배는 법을 수단으로 독재나 과두정치를 자행하는 것을 말한다)로 민주주의를 고사시킵니다. 이런 판결이나 내리는 사법부라면 국민의 복리를 위해 없애는 것이 낫습니다. 국민이 직접 법정을 운영하는 파격적 참심제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악습을 되풀이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북유럽 국가에서는 같은 교통법규를 어겨도 부자일수록 더 많은 범칙금을 냅니다. 돈이 곧 권력인 자본주의 세상에서 부자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국회가 문제의 악법을 고치기 위해 움직인 상황에서 사법부가 계속해서 이런 개 같은 판결을 쏟아낸다면 촛불은 청와대를 거쳐 사법부를 향할 것입니다. 촛불을 우습게 보지 마십시오. 평등하고 자유로우며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촛불의 열망과 분노가 쉽게 사그러들 것이라 오판하지 마십시오. 촛불은 민주적인 정권교체를 넘어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만들 때까지 꺼지지 않을 것이니, 대충대충 넘어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십시오.



법이 상식을 넘어설 때 권력이 되고, 권위를 요구할 때 특권이 됩니다. 촛불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하는 지성의 총합입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와 헌법의 최고 가치인 주권재민의 완성으로 가는 길이고요. 사법부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법정을 운영하고 판결을 내리십시오. 당신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존재임을 한시도 잊지 마십시오. 국민이 곧 국가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와 피해자들이 국가입니다. 



#새누리가박근혜다 

#박근혜하야하라 

#바른정당도박근혜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7.01.10 22:42 신고

    사법은 죽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3권분립의 정체성부터 다기 찾아야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7.01.10 23:02 신고

      네, 정치의 사법화를 제대로 풀어가려면 대법원장의 독립을 확실하게 해야 하고 각각의 판사를 승진의 두려움에서 벗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평생판사제도의 도입도 필요하고요.

  2. 공수래공수거 2017.01.11 08:36 신고

    검찰이 기소장을 부실하게 쓴 모양이로군요
    법원의 판결이전에 기소를 잘 살펴 봐야겠습니다
    김앤장의 위세에 눌려 버린 판결이군요

    • 늙은도령 2017.01.11 16:31 신고

      모든 것이 다 어우러진 것이지요.
      특검 수사가 아무리 잘되도 이런 식의 판결이 나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3. magrove 2017.01.11 13:04

    사법부의 관행과 퇴직후 변호사 개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가장 큰 문제 입니다. 이 연결고리 때문에 김&장 같은 로펌이 대한민국 법조계를 지배하게 되는 것 입니다.
    변호라는 것은 유죄를 무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죄를 밝히고, 팩트에 근거하여 과도한 형량을 막기 위한 인권보호제도입니다.
    하지만 로펌은 그 원칙을 무시하고 전관예우라는 기형적 관행으로 유죄를 무죄로 만들고 때에 따라서는 무죄를 유죄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법치주의의 기본취지를 해치며 나아가서는 나라의 기강을 흔드는 사법농단이라고 생각 합니다.

    향후 법조계의 퇴직자들은 애초에 임관시 부터 퇴임후 변호사 개업이나 로펌에 취업을 하지 못하는 법령을 만들어 원천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7.01.11 16:32 신고

      참심제 비슷한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사건은 시민이 직접 참여해 형량까지 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판사의 배정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사법개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사회적 약자를 짓밟아 버리는 악덕국가로 전락했다. YS의 말을 빌리자면, 칠푼이 한 명과 그 일당이 말아먹고 있는 비정상국가다.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인 집회·시위를 여는데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집회·시위 주최자는 시민이 10만 명이 모이건 100만 명이 모이건 야만공권력(청와대의 사병으로 전락한 경찰과 법무부, 검찰 등)이 쳐놓은 함정에 단 한 명의 참가자가 빠져도 범죄자가 되는 나라다.

 

 

 

 

10만 명 이상이 모인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는 야만공권력의 자극에 넘어간 극소수의 저항적 폭력에 묻혀버렸고, 세월호 유가족과 그들을 돕는 시민들을 폭력집회나 일삼는 체제전복세력으로 만들었던 노하우가 빛을 발해, 뇌사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백남기 농민의 아우성은 (그가 낸 세금이 포함돼 있을) 살인적인 물대포에 수장돼 버렸다. 그의 죽음은 현 정부와 야만공권력에 불리하기 때문에 유족의 뜻과는 반대로 생명이 연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악마의 종편(MBC 포함)과 국민의 시청료로 돌아가지만 정권의 나팔수 역할에 충실한 KBS를 비롯해 모든 방송은 공권력의 야만성에는 침묵하고, 극소수 시위자의 격렬한 저항과 유도된 폭력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시위자를 체제전복을 노리는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군주의 말 한마디에 법무부 장관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무력화시키는 대국민 협박을 난사해댔다. 사회적 약자를 지렁이로 보는 듯한 그의 광기는 군주의 호위대장으로는 적격이었을지 모르지만, 민주주의와 헌법을 파괴한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되도 모자랄 판이다.

 

 

신분상승의 사다리에 올라탄 로스쿨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발에는 단 하루만에 사시존치 입장을 번복한 법무부가 내일의 집회에서는 초법적 단속과 진압을 거두지 않겠다고 공갈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와 강자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박근혜 정부의 폭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헌법 제1조는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했지만, 현실에서의 대한민국은 최소한의 민주주의도 위협받고 있는 3류국가로 전락했을 뿐이다.

 

 

더욱더 답답한 것은, 한중FTA가 초스피드로 인준된 이후에 열리는 내일 집회가 폭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체결된 FTA들은 세부내용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국민이 철저하게 배제됐으며, FTA 체결로 이익을 보는 쪽에서 세금을 더 걷어 손해를 보는 쪽을 지원하는 내용도 들어 있지 않다.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부의 불평등이 커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중FTA는 사회적 약자(특히 농어민과 중소기업 노동자)에게는 회복불가능한 재앙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내일의 집회가 폭력적으로 이루어지냐, 아니면 평화적으로 이루어지느냐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터무니없는 현실왜곡이다. 내일 집회의 목적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집중조명을 받고 국민적 토론을 거쳐야 함에도 폭력성 여부에만 모든 초점이 맞춰진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런 비정상적 행태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아무리 많은 사회적 약자가 집회에 참여해도 신자유주의적 강자에 의한, 신자유주의적 강자를 위한, 신자유주의적 강자의 대한민국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현 집권세력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신자유주의는 권위주의적 독재정부와 위계적 재벌과 한쌍을 이룬 채 사회적 약자를 착취하는데, 모든 노조가 악인양 치부되고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입장을 천명하고 정치적 힘을 구축해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마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실현되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바로 그러하다. 내일 집회에서 폭력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말하고자 하는 것들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박근혜와 그 일당들은 총선을 앞두고 10만 명 이상이 모인 집회가 두려운 것이며, 그들을 폭력집단이자 테러리스트이며 체제전복세력으로 몰아서 비슷한 집회를 원천봉쇄하지 않으면 총선 압승과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박근혜와 그 일당의 독재적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상황에서, 부와 권력의 자발적 노예와 추종자들이 판을 치는 대한민국이 신자유주의적 독재와 역사마저 되돌리는 무한퇴행에서 벗어나려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정치의 중심에 자리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인 이유가 60가지(겨우 60가지라니!!)나 댈 수 있는 것은 슬프고도 부끄러운 시대의 자화상이다. 60가지 이유를 댈 수 있으면서도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욱 슬프고 부끄러운 것이리라. 투표할 때만 나라의 주인이 되는 선거만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교통혼잡처럼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집회·시위의 자유에 제한이 가해질 때 민주주의는 무조건 죽는다. 토크빌을 비롯해 수많은 정치학자들이 '민주공화국의 핵심'으로 주목한 미 수정헌법 제1조를 인용하는 것으로 이번 글을 마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연방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또는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할 수 없다. 또한 언론, 출판의 자유나 국민이 평화롭게 집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불만 사항을 시정하기 위해 정부에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할 수 없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건강이 좋지 않아 내일(아, 지금은 오늘)의 집회에 참여할 수 없지만 마음만은 함께 할 것입니다. 12월16일에 종합검사 결과가 나오면, 그래서 건강에 전환점이 생기면 블로그 활동을 점차 늘려가도록 하겠습니다.

 

        

 

 

                                                       

  1. 불루이글 2015.12.05 08:36 신고

    건강이 좋지 않으신대도 이렇게 시국에 대한 걱정을 하고 계시니 짠하네요
    지금 국민들이 시위를 통해 아우성을 치는 것은 외면하고 뜻을 왜곡해 폭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시위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이유에 귀를 기울이도록 방향을 유도 해야 하는 언론들은 모두 정부가 이끄는 대로만 포커스를 잡아 내보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언론이 죽어 버린 사회가 되버렸습니다.
    도렁님 건강 조심 하시고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12.07 09:49 신고

    토요일 집회가 폭력없이 평화적으로 끝나니
    온 매스컴이 조용해졌습니다
    그렇게 불법,폭력을 이슈화 시키더니...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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