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왜곡하는데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조선일보가 그리스 국가부도사태를 다룬 이번 주 비정상회담을 봤다면 어땠을까? 그리스신화의 조각미남을 연상시키는 안드레아스가 부모님 얘기를 하면서 흘린 눈물을 기레기의 제왕 조선일보가 봤다면 뭐라고 했을까?





그리스가 어떻게 해서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했는지 설명하려면 책 한 권도 부족할 만큼 많은 것들을 다뤄야 하지만, 최소한 조선일보의 보도와 논평들이 진실을 호도하고 있음은 단언할 수 있다. 그리스와 유로존에 관해 조금만 공부해도 조선일보의 보도와 논평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알 수 있다.



경제학 석사인 알베르토도 그리스가 국가부도사태에 이르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까지 그 영향이 번져 유로존이 붕괴될 수 있다며 부채탕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좋을 땐 같이 가고, 나쁠 땐 같이 가지 않으면 잘못된 것 아니냐’는 타일러의 주장과 어우러져 그리스 사태의 해법에 근접했다.



독일인의 생각을 보여준 다니엘은 타 멤버들의 주장과 최진기 강사의 말에 당황해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내부에 있으면 정확한 이해가 불가능한 것도 있지만, 그 역시 부채탕감에 대한 국내 여론이 반반이라고 말했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최진기 강사가 말했듯이, 2차세계대전의 패전국 독일이 고도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천문학적인 전쟁배상금을 탕감 받았기 때문이다. 1차세계대전에서도 패전국이었던 독일에게 가혹할 정도의 전쟁배상금을 부과한 것 때문에 히틀러가 집권할 수 있었고, 그런 실수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대규모 부채탕감을 해주었던 것이다.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그리스 구제금융을 받아 낭비한 것도 거짓말이며(대부분의 돈이 독일과 프랑스 채권자에게 이자로 지불됐다), 그리스 국민이 게으르다는 것도 거짓말이며, 유로존 기준으로 복지가 과다하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안드레아스가 말했던 것처럼 터키의 식민지였을 때, 그리스 사람들의 탈세와 독립국가가 된 이후의 탈세는 성격이 다르다.



그리스 중하위층 국민을 사지로 내몬 대규모 탈세와 부패, 비리는 유로존 가입을 전후로 해서 상위 1%가 미국과 독일의 금융기관과 담합해 주도한 것이다. 경제사와 금융위기를 다룬 책들을 보면 월가와 런던의 금융가가 얼마나 많은 비리들을 양산했는지 알 수 있는데, 그리스의 상위 1%도 어김없이 그들의 도움을 받았다.





알베르토가 환자(그리스)에게 잘못된 처방을 한 의사(유로존의 이익을 독식한 독일과 유로존 집행부)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한 것은 정확했다. 이미 그리스는 지독할 만큼의 긴축을 진행해왔고, 잘못된 유로존 통합 때문에 경제기반이 붕괴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긴축은 독약을 처방하는 것과 같다.



그리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조건 대규모 부채탕감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주 비정상회담은ㅡ국정원 사찰의혹 보도처럼ㅡ전후사정을 모조리 뺀 채 그리스 좌파정부와 국민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는 조선일보보다 수백 수천 배 그리스 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얘기해주었다.



비정상회담의 방송분에서 편집된 것이 있을 터, 그것까지 공개됐다면 조선일보의 진실 왜곡이 얼마나 심각하지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수도 있다. 히틀러처럼 독일 중심의 유럽을 최대한 끌고가고 싶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의 독선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JTBC 오락프로그램 출연진보다 형편없는 것이 조선일보의 기사와 논평, 사설의 본질이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충성하고, 북한군에 서울이 함락됐을 때 김일성 만세를 외친 신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스에 대한 그들의 왜곡과 호도가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리라.



조선일보란 단어만 들어도 이가 갈리는 필자지만,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는 조상의 말로 끝을 맺을까 한다. 비정상회담의 시청률이 더욱 올라가기를 바라면서. 




P.S. 올해 독일과 한국에서 두 명의 위대한 석학이 생을 달리했습니다. 1월1일, <위험사회>의 저자 울리힉 벡이 유명을 달리했으며, 8월3일에는 한국 최고의 마르크스 전문가 김수행 교수가 별세했습니다. 아직도 할 일이 많았던 두 명의 위대한 석학을 잃은 것은 인류의 손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한 기사는 김수행 교수에 관한 오마이뉴스의 기사입니다. 



유신독재  한가운데서  마르크스를  공부한  까닭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8.04 08:10 신고

    비정상회담을 전 재방송으로 가끔 보고 있는데
    이번주 재방송은 꼭 챙겨 봐야겠군요

    김수행교수가 별세하겼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참교육 2015.08.04 08:52 신고

    이런게 신문이라는 게 언론인들 자존심 안 상할까요?
    국민들도 그만큼 속았으면 알아야 할텐데....

  3. singenv 2015.08.04 21:11 신고

    편집된 부분을 보고 싶군요. 거기에 진짜가 있을 것 같아요.

  4. 1465895586 2016.06.14 18:13

    알찬 정보 좋네요~



그리스를 사지로 몰고 있는 ‘트로이카’의 배후에는 마키아벨리의 화신, 메르켈이 자리하고 있다. 미셀 푸코의 《안전, 영토, 인구》에 따르면, 유럽은 베스트팔렌조약 이후 단일 국가의 독점이 불가능한 체제를 구축했다. 한 국가가 강해지면 다른 국가들이 연합해 이를 저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베스트팔렌조약의 핵심이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의 강대국들이 벌이는 패권전쟁은 이후로도 지속됐지만, 어느 한 국가도 유럽의 패권을 움켜쥘 수 없었다. 베스트팔렌조약의 효력은 신성로마제국이 해체된 1806년에 정지됐지만, 유럽 강대국들의 패권주의가 유럽 내부로 향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이것을 완벽하게 무력화시킨 국가가 독일이었고, 히틀러의 나치가 그 주역이었다. 히틀러는 ‘유럽 내의 독일’이 아니라 ‘독일 휘하의 유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고, 최소 5천만 명이 사망한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히틀러의 나치는 미국을 유일제국으로 만들어준 채 패망했지만, 유럽은 전후 체제의 안정과 번영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유로존의 통합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단극체제를 탈피하고, 한중일 중심의 아시아 경제권을 견제하기 위해 이루어졌지만, 히틀러의 나치처럼 하나의 국가가 유럽을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함도 내면에는 자리하고 있었다. 달러와 맞설 수 있는 유로화로의 통합도 이래서 가능했다.





헌데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밑그림을 그려준 유로존 통합의 불완전성(금융 강국 영국이 참여하지 않은 핵심적인 이유)이 독일과 프랑스의 독점을 불러왔고, 최근에는 독일의 독주로 귀결됐다. 이 바람에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라는 유로존 통합의 피해자가 등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석학들(스티글리츠, 크루그먼, 피케티, 벡, 삭스, 로드릭, 촘스키 등)이 독일(과 프랑스)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된 유로존 통합을 비판하며, 이익을 독점해온 독일의 지도자 메르켈에게 그리스 부채탕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올해 작고한 울리히 벡은 《경제 위기의 정치학》에서 마키아벨리적 통치술의 대가인 메르켈이 유로화를 이용해 자신의 권력욕만 채운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유로존 통합의 불완전성을 이용해 돈을 쓸어 담고 있으면서도, 피해자인 PIGS의 부채 탕감은 국내여론을 이용해 피해가는 메르켈을 유럽의 파괴자로 규정했다.





벡은 무력으로 ‘유럽 내의 독일’이 아닌 ‘독일 휘하의 유럽’을 만들려고 했던 히틀러와, 유로화로의 화폐통합만 이룬 유로존의 불완전성을 이용해 독일제국을 재현하려는 메르켈이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스티글리츠와 크루그먼에 이어 피케티와 삭스 등이 메르켈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독일은 유로존의 불완전한 통합 때문에 전후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리스 부채의 반은 독일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호황의 결과다. 메르켈의 정치적 목표가 독일 중심으로 유럽을 재편하는 것이고, 독일의 여론도 반으로 갈라진 상태라 메르켈이 그리스 부채탕감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리스는 독일이 부채를 탕감해주지 않으면, 유로존을 탈퇴해 러시아와 손잡을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막기는 힘들며, 유로존은 붕괴된다. 그 피해는 최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에도 미칠 것이며, 유럽을 넘어 세계경제가 공멸로 가는 길이다.



메르켈이 정치생명을 걸고 결단(부채탕감 반대 국민을 설득)하지 않은 한 그리스와 유로존의 경제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그리스 우파정부와 유로존의 지배엘리트들과 공모한 초대형 금융범죄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다면, 독일이 그 동안 독식해온 돈을 풀어주는 것만이 유로존의 공멸을 막을 수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09 08:18 신고

    그리스 사태가 어떤 결과로 종결될지 결과가
    자못 궁금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7:30 신고

      그리스가 탈퇴하면 러시아가 나설 것입니다.
      중국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러시아가 움직일 것이고, 그러면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메르켈이 권력욕을 어느 정도 내려놓아야 그리스를 달랠 수 있습니다.

  2. berlin 2015.07.09 09:06

    글 너무 잘 봤습니다. 페이스북 담벼락으로 퍼갈게요!

  3. 耽讀 2015.07.09 12:44 신고

    메르켈과 히틀러 비교하지 못했습니다.
    히틀러는 실패했습니다. 메르켈은 어떻게 될까요?
    오바마(미국)는 어떻게 할까요? 이쪽(경제)은 거의 몰라 궁금합니다.

    • 늙은도령 2015.07.09 17:32 신고

      유럽은 지금 폭발 직전입니다.
      독일의 독주가 다른 국가들마저 비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몇 년 더 가면 독일의 독주를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히틀러도 실패했듯이 메르켈도 실패할 것입니다.

  4. 조선왕이승용 2015.07.09 17:35

    독일은 우리에게 생명과 같은 은혜을 배풀죠 한반도 6.25초토화 될때

    독일이 대한민국을 돕기위해서 영국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도와주는것 처럼 위장해서 포항체절과 경북고속도로밎 각종기업의 기술을 전수하죠ㅡ

    독일은 조선왕실이 만던나라이기 때문이고 신라민족이 독일이기때문이죠,

    아무턴 독일은 좋게 평해주세요,

  5. 비암둥이 2015.07.11 11:13 신고

    음.. 유럽에서 독일의 독주가 심화되고 있다는거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이번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서 독일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건 좀 아닌듯 해요
    오랜기간 방만하게 운영된 그리스의 시스템과 개선의 의지가 없는국민들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독일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건 아니지만요.ㅇㅅㅇ

    • 늙은도령 2015.07.12 00:39 신고

      그리스도 긴축할 것이에요.
      그리스도 살고, 유로존이 살고, 한국도 살려면 독일이 양보해야 해요.
      돈은 빌린 사람도 문제가 있지만 빌려주는 사람도 문제가 있어요.
      양쪽이 다 문제가 있는데 국민은 억울하게 당할 뿐이지요.
      정치경제엘리트들의 이익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 철저하게 공생과 상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약자의 편에서만 글을 씁니다.
      제가 공부한 것을 강자나 승자의 입장에서 풀어낼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공부가 깊어지면 질수록 이 세상이 잘못된 것을 알게 되니까요.
      이 상태로 가면 21세기 내에 인류의 반 이상이 죽습니다.
      지금이라도 제 정신을 차려야죠.

  6. 프라우지니 2015.07.13 00:43 신고

    참 쉽지않은 유럽연함의 문제인거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13 02:41 신고

      해결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지배엘리트의 이익이 충돌나는 것이지요.
      국민은 언제나 피해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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