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오랜 독자분들은, 제가 통신사업에서 망하면서 모든 것을 잃었고, 정말로 깡그리 잃었고, 그 때문에 가장 초라한 형태의 자살만 꿈꾸다 '어차피 죽을 것, 알고나 죽자'며 공부를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어제 죽은 이들이 그렇게도 그렸을 '오늘'이라는 24시간 중에 다량의 항우울제와 수면제에 의해 잠들어있던 시간을 빼면 잠시도 벗어날 수 없는 육체적 고통과 그에 따르는 정신적 좌절에 자살을 빼면 아무런 탈출구도 존재하지 않을 때, 필자는 첫 번째 책을 구입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가족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공부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됐고, 17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조차도 책을 손에 놓지 않았던 노력 덕분에 지금의 늙은도령이 있을 수 있었으며, 온갖 약물로 빠르게 퇴화하던 뇌도 제자리를 찾았고, 그에 따라 건강도 좋아지는 부수입까지 올릴 수 있었습니다. 재벌의 반칙으로 한 방에 망한 덕분에, 자살이라는 실패의 마지막 단계에서 그 근원을 돌아보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이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황우석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박기영 교수를 임명한 이유에 대해 '참여정부의 실패에서 배운 경험을 공유하고, IT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이 가장 높았던 성공의 경험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통의 뜻을 전달한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명박근혜가 과기부와 정통부를 폐지하면서 IT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이 후퇴를 거듭해왔는데, 이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참여정부의 과학기술 컨트롤타워(과학기술혁신본부)의 부활이 필요했고, 당시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모두 갖고 있는 박기영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과기부와 정통부 폐지는 물론,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R&D 예산을 줄인 이명박근혜의 미친 결정과 정책에 반대했던 필자로써는 과학기술혁신본부의 부활에는 대찬성을 표합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녔던 IT의 국가경쟁력을 되살려내고, 수없이 많은 실패까지 염두에 두고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런 면에서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를 부활한 문통의 의지에도 대찬성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의 R&D 예산을 지원받아 무거운 철로 만들어진 컨테이너를 가벼운 탄소섬유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컨테이너로 대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던 필자의 형이 중견기업 오너가문의 횡포와 갑질 때문에 해당 연구를 중단하게 됐지만, 이것과는 상관없이 R&D 예산의 확충과 효율적인 집행은 미래세대의 먹거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재벌과 대기업에 집중된 R&D 예산을 각 분야의 인재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예산 분배와 집행에서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드물게 나오는 성공의 결과물을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연구의 결과물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는 것을 철저하게 막아야 하며, 중간에서 세는 자금도 엄격하게 감시해야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의 확률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는 과학기술연구의 특성으로 볼 때, 그것에서 후발 연구의 성공 포인트를 찾아내는 일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실패한 연구라도 해도, 왜 실패했는지 그 이유들을 자세히 밝혀 후발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학위를 수여하고, 성공에 준하는 평가를 부여합니다. 이런 면에서 국가의 R&D 예산을 둘러싸고 벌어질 수 있는 적폐들이 모조리 담겨져 있었지만 국민 대다수가 속을 정도로 열광적이었던 황우석 사태의 중심에 박기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참혹했던 광적인 경험으로부터 뼈와 살을 깎는 반성을 했다면, 그로 인해 투명한 성공으로 가는 성찰을 얻었다면, IT와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참여정부 시절로 되살리려는 문통의 의지를 가장 잘 대리할 수 있는 적임자일지도 모릅니다.



필자는 박기영의 반성과 성찰이 얼마나 깊고 절실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문통이 그녀를 대신할 적임자를 찾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녀를 임명하기 전에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며, 이런저런 루트로 과기계의 반응도 살펴봤을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참여정부 때 가장 높았던 IT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을 되살려내려면 박기영이 적임자라는 판단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상당한 반발이 있겠지만 두 번의 실패는 없을 것이며, 결과로 말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필자는 "노무현의 '성공과 좌절'을 운명처럼 짊어진 문통은, 노무현이라는 거울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기득권의 탐욕을 꿰뚫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으며, 자신이 공약한 것을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현명하며, 어떤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강인하며, 상황이 변함에 따라 전술적 변화를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유연"하다고 했습니다. "비판은 쉽고, 의심은 짜릿하며, 비난은 통쾌합니다. 믿고 응원하며 기다려주는 것은 힘들고 재미없으며 지루"하다고도 했습니다.



완벽한 실패로부터 지금에 이른 늙은도령으로써, 박기영이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웠고 어떤 성찰을 이끌어냈는지 알 수 없지만, 노통의 '성공과 좌절'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들 배우고 성찰해낸 문통을 믿기에, 박기영 임명도 믿어보려고 합니다. 문통이 박기영과 함께 가기로 한 이상, 그 부담을 껴앉고 가기로 한 이상, 그녀가 과거의 실패와 잘못에서 성공과 정의로 가는 성찰을 얻었을 것이라고 믿어보렵니다, 대단히 궁색하고 어렵지만.   



많은 분들이 실패했다고 하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던 김수현 수석이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8.2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아 천정부지로 널뛰던 집값 폭등을 막았던 것처럼, 박기영도 거의 모든 국민들이 속을 수밖에 없었던 황우석 사태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으리라 믿으려 합니다. 문통이 하려고 하는, 아니 반드시 해야 하는 참여정부의 재평가는 물론,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청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둘리토비 2017.08.11 00:03 신고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7.08.11 02:16 신고

      R&D 예산을 따내기 위한 세계의 실상을 안다면 황우석 사태를 냉정하게 볼 수 있습니다.
      황우석 사태는 과하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즐비한 우리 집안에서도 깜쪽같이 속아넘어간 희대의 사건이었습니다.
      당시에 속지 않았던 분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또한 당시의 과학기술계에서는 데이타 조작이 너무 만연하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책임을 묻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2. 진인사대천명 2017.08.11 02:19

    아무리 그래도...본인의 사례, 그리고 노통과 문통의 사례만을 들어 실패에서 깨달음을 얻는다고 말씀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특히 그 실패가 악의를 가지고 진행한 사기라면(저는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은 그의 욕심, 다시 말해 악의에서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동조했다는 점에서 박기영도 마찬가지구요. 국민연금에 손을 댄 이재용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절대 박기영은 그 자리에 오를 인물이 아닙니다.

    • 늙은도령 2017.08.11 02:55 신고

      박기영에 대한 여론이 계속해서 안 좋으면 임명을 철회하겠지요.
      저는 박기영을 믿는 것이 아니라 문통을 믿는 것이며, 과학기술계에는 황우석 사태와 비슷한 것들이 너무 많았던 점도 고려했습니다.
      박기영이 전권을 지닌 자리에 임명되는 것도 아니어서 그때의 사기극에서 배웠던 것만 제대로 실행한다면 상당한 사기들을 에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통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문통도 틀릴 수 있지만 그 책임도 문통이 져야 한다는 점에서 글을 썼습니다.

  3. 과유불급 2017.08.11 07:39

    "비판은 쉽고, 의심은 짜릿하며, 비난은 통쾌합니다. 믿고 응원하며 기다려주는 것은 힘들고 재미없으며 지루합니다."
    좋은 글귀에 고개를 끄덕입니다.또한 저역시
    문통을 믿기에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에게 면죄부를 주는것인가?"라는 여론에 직면한 이상 조심스럽게
    "힘들지만 이겨낼수 있을꺼야."가 아닌
    "아니기 때문에 힘들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적어봅니다.

    • 늙은도령 2017.08.11 15:07 신고

      여론이 결정할 것입니다.
      박기영을 임명한 문통의 생각을 유추해본 것인데, 이것이 제가 방어할 수 있는 최고입니다.
      여론이 계속 나쁘게 나타나면 문통이 임명을 취소할 것입니다.
      저는 문통의 임명취지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4. 엄정희 2017.08.11 08:04

    선생님.. 공유합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7.08.11 08:05 신고

    정말 진정으로 반성하고 성찰했는지가 의문스럽습니다

    더 적격자가 분명 있을것입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얼마나 잘못했기에, 이렇게 참혹한 실패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는지, 수많은 인재ㅡ학력에서도, 경력에서도, 창의성에서도, 성실성에서도 잘해왔고 잘할 것으로 보였던ㅡ들이 창업했던 벤처기업들이 속절없이 망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왜 대한민국에서는 극소수를 제외하고 창업하는 순간이 지옥행 열차를 예약하는 것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 기업들 거의 전부에 확실한 인맥이 있고 권력의 핵심부까지 연결된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이 도와주었음에도 제가 단 한 방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단지 그것뿐이었습니다. 한시도 몸에서 떠나지 않는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그 수많은 실패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이 몸으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니 그저 알고나 죽자, 그것뿐이었습니다. 



작은 바람이 있었다면 마지막 여행을 떠나기 전에, 저승에 이르러서 삶의 대차대조표를 내놓을 때 궁색한 변명이라도 적어놓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막상 삶의 기억을 되돌려 보면 삶의 대차대조표에 기록할 것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저에게 삶의 마지막을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끈질긴 생존에의 욕망을 훌훌 떨쳐버리기 위한 용기를 주기 위해 대차대조표 상의 기입을 마쳐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동생과 형의 도움을 받아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업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경제와 경영 관련 서적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담 스미스와 리카도, 칼 마르크스, 룩셈부르크, 게오르그 짐멜, J.S.밀, 조지프 슘페터, 리스트, 케인즈, 폴라니, 슈마허, 오이켄, 뢰프케, 뤼스토우, 미제스,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 민스키, 나이트, 갤브레이스, 킨들버그, 베블런, 맨큐와 섹스, 크루그먼과 스티글리츠, 장하준과 센, 피투시, 이근식과 이정우 등등을 거쳐 무게 없는 경제의 대명사로 등장한 『티핑포인트』와 『롱테일 경제학』, 『블랙스완』까지 닥치는 대로 사서 읽었습니다.                                               




 

헌데 경제학과 경영학에 대한 지식이 쌓일수록 뭔가 이상했습니다. 아담 스미스와 리카도에서 시작된 주류 경제학이라는 것이 너무나 허술하고 허점투성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작금의 대한민국처럼 아담 스미스로 대표되는 고전주의 경제학이라는 것이 그 출발부터 모순과 오류로 가득했습니다. 아마 이쯤부터였을 것입니다, 제가 마지막 선택을 위한 최후의 변론을 준비하는 것을 잠시 동안 뒤로 밀어놓고, 본격적인 지적 탐구의 영역으로 첫 발을 들여놓은 것이. 제가 다시 살게 된 단초가 된, 그 말도 안 되는 긴 여정의 첫 걸음이.  

 

 

제가 사업에 실패한 것처럼,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장한 합리적 인간의 이익 추구가 자유 시장(이른바 자기조정 능력이 있는 자유방임적 시장과, 한 번인가 언급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돌아가는)을 매개로 완벽한 경제 체제를 만든다는 초등학교 수준의 선언은, 그의 주저 『도덕감정론』의 연장선상에 있는 순진한 아이디어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주류경제학은 그 출발부터 실패를 보장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경제학에 대한 깊은 지식이 부족했던 이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칼 폴라니와 조지프 스티글리츠, 아마르티아 센, 갤브레이스와 장하준 등이 비판했듯이 아담 스미스의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 허구적이며 유토피아적 아이디어였습니다. 내가 무일푼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최단기 벤처신화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그 허무맹랑한 일장춘몽의 비극처럼. 어쩌면 나는 이들의 주장에 완전히 속은 아마추어 중 하나였을지도 몰랐습니다, 유신헌법이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가가 나서서 사기쳤던 시절의 나처럼.  

 

 

아담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삶을 영위하는 모든 개개인에게 기독교적 도덕이나 윤리적 책임감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살라는 해방선언에 다름 아니었고, 그것을 가능케하는 것이 제가 꿈꾸던 성공에 대한 환상처럼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ㅡ일종의 신의 섭리나 우주의 법칙 같은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것ㅡ이었습니다. 경제학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기를 감안하면 아담 스미스와 리카도의 위대함은 어마어마한 것이었지만, 이미 수백 년이 지난 21세기의 제가 보기에는 잘못된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저를 완벽한 패배자로 만든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의 자행했던 행태가 가능한 것도 어쩌면 이런 잘못된 신화가 수백 년 동안 쌓여, 소비자들의 눈을 가리고 노동자의 권리를 착취하며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같은 것이 실제로는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었음에도, 상상을 불허하는 인맥으로 하여 저는 그런 갑과 유사 갑의 횡포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자만심에 빠지도록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랙털 기하학



처음으로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그것은 뇌에서, 신경에서, 세포에서 동시에 흘러나왔습니다. 비로소 저는 시야를 가린 짙은 안개 너머로 언뜻언뜻 세상의 속살에 다가갈 수 있는 작은 단서를 본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전체의 일부를 이루는 작은 조각과 같은 것이어서, 그것으로 전체의 모습을 상상하기에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지만, 전체는 조각과 동일하다는 만델브로트의 ‘프랙털 이론’처럼, 안개 너머로 스치듯이 본 작은 조각들이 전체와 비슷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첫 번째 깨달음이었고, 작은 성찰에 불과했지만 다음으로 나가기에는 충분할 정도의 동기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이 이에 이르자 저는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잠시 동안 제가 속해 있었던 삶의 쪽을 살펴보기 위해, 제가 제 자신에게 주었던 뜬금없던 기회의 황당함에 비할 만큼 세상의 속살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 저는 세상의 표면만을 보며,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어떤 것ㅡ그것이 자본이던 권력이던 무력이던 권위이던 신이던ㅡ에 대해 알아야 했습니다. 



어째서 모순과 오류로 넘쳐나는 경제학과 경영학이 세상을 지배하게 됐으며, 초국적기업들과 거대 금융자본과 국제기구와 국제법 등이 하나처럼 움직이는지, 개별 국가의 통치엘리트들은 그들과 타협한 채 민주주의마저 위협하는지, 극단적 불평등이 난무하고 인간의 가치가 돈으로 계산되며, 가난하고 힘없는 자가 수없이 죽어나가도 별다른 뉴스가 되지 못하는, 엉망진창으로 헝클어진 세상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최후의 선택을 뒤로 미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그 시점이 제게 허락된 삶의 두 번째 터닝포인트였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더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저에게 제가 설명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습니다. 아니, 사업 실패에 대한 변론의 법정에 제 스스로 설 수 있는 용기의 일단을 비루하기 그지없는 저에게서 제가 허락받은 순간이었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수많은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중에, 어머님 말고도 처음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내가 다시 살게 된 이유 ㅡ 3).   

 

 


  1. Croaton 2014.08.09 23:23 신고

    잘 읽었습니다.

  2. Croaton 2014.08.10 21:07 신고

    예.. 제가 뭘 급하게 했나 보군요.

  3. 늙은도령 2014.08.10 21:39 신고

    사람들이 모두 다 같은 마음이 되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블로거 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 제대로 먹고 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메리트가 되려면 네티즌 모임의 일일 방문객이 수천 명에 이르러야 합니다.

    저도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볼 게요.

    저는 일단 마음을 먹으면 미친듯이 달려들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홍보와 마케팅 방안을 고민해보겠습니다.

    활성화까지 최소 1년 정도는 걸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길게 보자고 한 것입니다.

  4. 덕산 2014.08.12 14:10

    우리나라에 정의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늙은도령님 항상 건강하십시요.

    • 늙은도령 2014.08.12 16:39 신고

      네, 정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중소기업들과 대기업 간에 필요하고, 강자와 약자 사이에 필요합니다.
      민주주의가 잘 돌아가면 이런 일이 줄어듭니다.
      우리는 체제를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민주주의가 경제영역에도 적용되면 공생이 가능해집니다.
      제 형제와 친구들이 삼성, 현대 등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에서 임원으로 있지만 이들도 최근에 들어서는 기업의 이익이 너무 소수에게 집중됨을 걱정합니다.

  5. 2014.08.13 14:57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4.08.15 21:34 신고

      정말 만났을 수도 있겠네요.
      지금은 LG전자에 대한 미움이 모두 사라졌지만, 국가가 제 역할만 하면 재벌들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모두가 공존과 공생이 가능합니다.
      빚이 있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으면 파산을 신청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의외로 상황이 급박하면 대부분 통과됩니다.
      채권자에게 모두 다 전화할 필요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빌린 부분만 전화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얼마든지 저축도 할 수 있고, 신용카드는 못 만들지만 회생프로그램을 밟으면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풀립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이니 한 번 고민해보십시오.

  6. 백순주 2015.08.15 23:50 신고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으셨다는 말... 비로소 숨이 쉬어집니다.
    첫번째 글에서는 슬픔인지 안타까움인지 모를 감정에 휩싸여 손을 댈 수가 없었는데... 다행입니다.
    제목이 '내가 다시 살게된 이유'인 것을 아둔한 저는 이제사 눈에 들어 옵니다.
    세번째 글은 조금 아껴두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16 01:12 신고

      지금도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부가 깊어질수록 더욱 많은 의문들이 드는 것도 마찬가지이고요.

      지금의 저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확실하게 깨졌으면 합니다.
      뭐가 부족한지, 그래서 뭐를 더 알아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조금만 더 나가면 확실한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전히 엉켜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풀어가고 있는데, 건강이 바쳐주기만을 바랍니다.

      님도 좋은 글로 멋진 블로거가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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