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도 4년 전에 썼던 글입니다. 그 당시에 많은 분들이 말도 안된다고 했지만 박근혜의 승리는 박정희 숭배자들의 승리입니다. 노무현의 비극적인 죽음처럼, 이들은 박정희의 죽음을 똑같이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한을 풀고 싶기 때문에 박근혜가 대통령 후보가 될 때까지 새누리당을 밀어주었던 것이고, 온갖 불법과 부정이 난무했음에도 박근혜의 당선에 일절 의문을 품지 않는 것입니다. 



꾸준히 공부하지 않는 한 모든 세대는 자신의 세대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 마련입니다. 또한 자신의 시대를 가장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이고요. 제 주변에는 박정희 시대의 주역들이 즐비하고 전통적인 보수들로 넘쳐납니다. 북한의 침공을 물리쳤다는 이유로 백선엽과 박정희 같은 친일부역자들을 용납하는 그들의 변화를 따라가면 보수 진영의 표심이 정확하게 보입니다. 지난 총선 2주 전에 더민주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가 대통령에 오르면서 오랜 한이 풀렸지만, 이들은 박근혜의 통치를 경험하면서 자신들이 속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대구경북의 극한 반발이 극명하게 이런 현상을 말해줍니다. 사드 배치는 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의 정치심리학으로 풀어야 하는 부분이 강하지만, 박정희에서 박근혜로 이어져온 산업화 시대의 종말(분단국가의 숙명은 살아있다)을 의미합니다. 



지난 대선은 그래서 노무현 대 박정희의 대리전이었고, 고정지지층이 많았고 불법과 부정으로 선거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는 권력과 언론을 가지고 있었던 박근혜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런 구도는 이제 작동하지 않습니다. 노무현과 박정희는 역전됐고, 내년 대선에서의 영향력도 역전됐습니다. 여기에 권력의지가 강해진 문재인과 그가 영입한 인재들이 주요 당직을 차지했고, 내부에서 문재인에게 총질해댄 자들이 국민의당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이 주도했던 불법과 부정, 개표 조작 등을 걱정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그것을 전혀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승부를 가를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차차 다루기로 하고, 4년 전의 글을 올리는 이유는 지난 대선의 키포인트를 다시 한 번 상기함으로써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김종인과 반기문이 마지막 변수로 남아있지만(이 부분은 지금의 상황이고 4년 전 글은 사진 다음부터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산업화 세력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박정희와 민주화 세력의 진정한 적자인 노무현 간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이것은 보수 언론이 만들고 있는 프레임인 과거와 미래의 문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한민국 현대사란 언제나 <과거에 대한 단죄를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미래로만 달려나갔기 때문에 극단적 대립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대표하는 이 두 인물이 세월을 거슬러 대결하게 된 것은 어쩌면 거대한 운명이 정해놓은 필연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별한 정치적 능력도 없는 박근혜가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라는 사실은 아직도 박정희의 영향력이 국민의 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명료하게 입증해 준다. 보수 세력의 대통령 후보가 박근혜라는 것은 이명박이라는 사이비 박정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적 의미와 역사적 무게를 갖는다.



특히 자유 시장 자본주의의 탐욕으로 인해 경제적 위기가 상시화된 현 시점에서 아직도 규모의 성장이라는 자본주의의 유효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박근혜라는 인물은 종교적 우상의 상속녀에 다름 아니다. 아무리 봐도 정치적 콘텐츠가 부재한 것으로 보이는 박 후보가 신자유주의와 보수의 가치가 몰락한 현 시점에서도 그 실체적 진실과는 상관없이 <박정희의 영향력이 아직도 건재함>을 보여준다.


 

 

<평등이 답이다>라는 책에서 나온 것처럼, 그의 집권 기간 동안 찢어지는 가난에서 벗어난 기억이 영혼 깊숙이 각인된 사람들에게는 그때보다도 행복한 시기가 없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다. 물론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 신문들의 끊임없는 세뇌가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산업화 세력의 모든 것이 이 두 사람에게 있다.

 



반면에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문재인을 현실 정치로 불러내 진보 진영의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 시킨 것은 지속 불가능한 성장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깨닫게 됨으로써 가능하게 되었다. 자유 시장 자본주의의 총합인 신자유주의가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이 보편적 복지국가로의 열망에 불을 지핀 것이다. 



그것이 순기능이었던 역기능이었던 간에 이명박이라는 압축 성장의 신화가 탐욕의 맷돌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를 위하여>의 저자 슈마허의 말처럼 “천국으로 이르는 길은 악의로 포장된 곳”임을 MB 정부가 증명해 보인 것이다.

 

 

 

                       

                                      정치적 동반자란 이런 수평적 관계에서 출발한다.


 


역사의 아이러니와 깨달음의 여정이 여기에 있다. 퇴행이 가능한 역사가 뒷문으로 나가서 다시 앞문으로 돌아온 것이다. <보수 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 거대한 역사의 부메랑이 돼서 그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워렌 버핏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지만, 그 원조인 프린스턴 대학의 데이비드 콜랜드 교수의 말처럼 인생에만 공짜 점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성찰의 여정에도 공짜 점심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 현대사를 양분하고 있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간의 최후의 결전은 1% 대 99%의 사회구조를 혁파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의 서막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다. 양 세력은 자신들의 주장에 어떤 허점이 있었고 무엇을 희생시켜서 그런 영광의 시기를 보낼 수 있었는지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영원히를 외치는 세력과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세력 간의 최후의 일전이자 21세기 적벽대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역사적 숙명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어쩌면 이런 역사적 숙명의 결과란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는’ 마지막 역사의 장일 수도 있고 ‘정반합’이라는 헤겔의 관념적 유물론과 ‘무계급 사회’라는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 사이의 어디쯤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18대 대선의 시대정신이 케인즈의 낙관적 미래에 기반한 성장 기반형 선별적 복지국가는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비해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안 검찰의 선거 개입도 불가능하다(이때는 국정원의 선거개입이 박정희의 특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똑같이 재현되리라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바랄 뿐이다. 과거를 불러내 미래를 계획하는 현재의 선택이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99%의 삶이 보장되는 성지로 이어지게 할 수 있기를.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8.31 08:10 신고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믿고 싶습니다
    궁정동의 일이..

    • 목요일 2016.08.31 08:53

      역시 민주주의 선거보단 테러로 정권교체하는게 제맛이제~~~

    • 늙은도령 2016.08.31 15:31 신고

      그렇게는 가지 않고, 새누리당의 일부가 참여하는 탄핵 정국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박근혜는 보수세력 전체를 풍비박산내고 있습니다.
      박근혜가 우병우를 오래 데리고 있을수록 정권교체는 식은죽 먹기가 됩니다.

  2. 2016.09.04 04:43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9.04 05:28 신고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합니다.
      매국 대 애국, 이번 대선에서는 통할 듯싶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동안 싸워야 하기에 이념적 지향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민주가 보수정당으로 개혁을 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대영제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도록 만든 '영국병'을 언급한 후, 이에 근접한 '한국병'을 척결하기 위해 KDN이 제시한 역사적 성공사례로 대처 영국총리의 탄광노조 강경진압(6명 사망, 1만 여명 체포, 8392명 유죄)과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항공관제사 파업의 강경진압(11,345명 해고, 관련 노조 해체)을 들었습니다. 또한 적폐 척결에 실패한 고이즈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되는 것도 언급합니다. 





KDN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적폐를 척결하기 위해 대처와 레이건이 그랬던 것처럼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신자유주의적 가치에 따라 진행된 대처와 레이건의 폭력적인 적폐 척결이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치명적인 지구물리학적 피해를 피할 수 없는 지구온난화와 전 세계 금융체제의 붕괴로 이어졌음에도 KDN은 이들의 방식을 따르라고 부추깁니다.



이를 위해 공무원 인사제도개혁이나 공공노조개혁 같은 이슈보다 더 큰 사회정치적 이슈를 발굴해야 한다고 적시했습니다. 이것으로 국민적 동의를 끌어낸 다음 무자비할 정도로 과감하게 적폐 대상을 척결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KDN은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이 없었던 1970년에 남영호 참사가 일어났다며, 보수우파의 주장처럼 세월호 참사는 신자유주의 때문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보고서는 신자유주의가 40년대 독일에서 정립된 것을 무시한 채, 말도 안 되는 논리적 비약을 적용하며 세월호 참사의 책임에서 보수우파를 면책하는 교활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산업화 세력의 적폐(자유시장주의와 성장제일주의)를 시장자유주의자가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직접 나서 ‘정치와 시장의 먹이사슬을 단호히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시장자유주의자는 클린턴과 부시 정부 때 권력을 장악한 신보수주의자처럼, 좌파에서 전향한 신보수주의자와 급진적 지식인을 뜻하며, 한 단어로 하면 ‘뉴라이트’를 말합니다. 





정체불명의 민간 연구기관 KDN의 정체를 행정자치부가 밝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이들의 주장은 자유민주주의와 보수주의를 앞세워 우파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뉴라이트의 주장(일베에 비슷한 주장을 하는 글들이 수없이 많다)과 상당 부분 일치합니다. 그들은 대통령을 앞세워 부패와의 전쟁을 진행하면 TF팀 외에도 수없이 많은 자리가 빌 것이고, 그 자리에 들어서려는 야욕을 곳곳에서 암시합니다. 



또한 이들은 부패와의 전쟁이 진행되는 모든 곳에서 대통령의 모습이 부각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서 박근혜 정부의 실세로 폭로된 십상시를 연상시킵니다. KDN은 박근혜를 새로운 국가 탄생의 여왕으로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 현대사의 두 주역들을 모두 밀어내고, 새로운 파워엘리트를 형성할 야망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보고서의 무서움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무지한 대통령을 이용해 새로운 파워엘리트로 부상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곳곳에서 보입니다. 이 보고서의 오류와 논리적 모순은 이것 말고도 수없이 많지만, 이런 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적폐 척결을 주문한 것은 권위주의 독재와 시장근본주의의 교집합을 이루려는 야망을 숨기지 않습니다. 



뉴라이트 특유의 횡설수설로 가득한 이 보고서를 대통령 비서실이 의뢰했고, 보고서에 나온 내용대로 대통령 주도의 규제완화와 적폐척결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십상시가 배후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앞세 언급한 것처럼 김기춘은 떠났지만, 진정한 실세인 문고리3인방은 여전히 건재하고 드러나지 않은 십상시의 멤버들도 권력의 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F학점을 주는 것도 아까운 최경환의 경제활성화 대책에서 이한구의 부패척결 선언, 대통령이 직접 검찰을 지휘(헌법과 검찰법 위반이다)하며 포스코와 경남기업, 방산비리와 자원외교 수사를 독려하고 규제완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 홍준표의 무상급식(민주화 세력의 좌파적 선동으로 보고 있다) 중단에 대해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에서 이 보고서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김기춘의 후임으로 국정원장인 이병기가 들어선 것입니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및 시민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포털과 SNS)과 함께, 정부의 중앙부처를 1, 2차 적폐척결 대상으로 정하면서도, 감사 및 감찰기능을 수행하는 감사원, 국가정보원, 국민권위위원회, 검찰청, 경찰청과 신설되는 국민안전처, 인사혁신처를 제외한 것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은 감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부패와의 전쟁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검찰이 전면에 서겠지만, 그들은 감사의 대상이어서 국정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보고서가 대통령 비서실이 의뢰한 것이라는 점까지 더하면 이병기의 비서실장행은 만만치 않은 무게를 지닌다 할 수 있습니다. 



부패와의 전쟁이 사회정치적으로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키고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들을 주요 타켓으로 잡은 것도 이 보고서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의 척결대상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세력과 종북으로 낙인 찍힌 시민단체, 급진적 지식인과 정치인 등 대대적인 좌파사냥이 될 것임도 알 수 있습니다. 문재인 죽이기와 진보정당 말살하기가 범정부 차원에서 벌어질 것임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와 경제적 퇴행을 최소화하려면 정체불명의 민간 연구기관 KDN의 실체를 밝히는 작업이 중요해졌습니다. 보고서의 주체가 뉴라이트의 분파인지, 십상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전 세계 정부가 신자유주의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 와중에 대한민국만 정반대로 가는 것도 이 보고서를 보면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야당들과 시민단체는 이런 종류의 보고서가 더 있는지, 있다면 그것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확인해서 우파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뉴라이트나 십상시의 준동을 막아야 합니다. 이 보고서의 내용대로 부패와의 전쟁이 진행되면 한국 현대사의 양대 축인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무력화되고, 뉴라이트와 십상시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살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달빛천사7 2015.03.22 05:59 신고

    매년 어떻게 좋은 애기만 있겠어염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매일 떠들썩한거 정치 이야기네염.

  2. 머무는바람 2015.03.22 22:11 신고

    아 좋은 정치 이야기를 기대하면 안되는 시기인가..

    • 늙은도령 2015.03.23 01:01 신고

      우리의 경우 새누리당이 좋아져야 나머지도 좋아집니다.
      그들이 너무 지나쳐요.
      정치를 썩어버린 곳으로 만들어 그들만의 이익을 계속해서 챙기니 개판이 됩니다.
      좌파가 썩어버린 것도 그 때문입니다.

  3. 공수래공수거 2015.03.23 09:57 신고

    KDN이 뭐하는곳입니까?

    쓰레기 집단이군요..

    • 늙은도령 2015.03.23 13:19 신고

      아무래도 십상시 같아요.
      내용으로 봐서는 십상시 같은 자들이 아니면 제시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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