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 날,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에서는 언론들이 마구 쏟아내고 있는 청년일자리 창출의 진실에 관해 다루었다. ‘팩트체크’가 내린 결론은 권력과 자본을 향한 충성 경쟁에 함몰된 쓰레기들의 보도가 (언제나 늘 항상 그러했듯이) 지나칠 정도로 과장됐다는 것이다.





이런 보도는 너무나 흔해서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만, 여당의 원내대표도 찍어서 발라내는 여왕의 레이저를 맞고도 재벌들이 이런 형편없는 채용계획을 내놓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팩트체크’의 결론으로부터 다른 것을 유추해낼 수 있어야 하고, 최악으로 가지 않기 위해 그래야만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쓸모없는 학문으로 입증된 경제학은, 뭔가 구린내가 나는 이론이나 연구결과물을 내놓으려 할 때는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을 전면에 내세운다. 세상은 매일, 아니 매순간 변하기 때문에 ‘모든 조건이 동일’할 수가 없는데도 이들은 그것부터 전제하고 출발한다.



바로 이것,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을 ‘팩트체크’의 결론에 적용하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상위 1%가 전체 부의 50%를 차지하고 상위 10%가 9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방법이란 없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어떤 합의를 이끌어내도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잠재성장률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이 전제돼야 하는 현재의 체제에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변화를 주지 않은 한 청년일자리 문제를 비롯해 폭발 직전에 이른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구렁이 담 넘듯이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자리한 사물인터넷(필자가 통신사업을 하던 14년 전에 가장 많이 생각했던 분야)도 소비는 늘릴지언정, 일자리를 늘리지는 않는다. 드론과 3D프린터도 마찬가지다. 드론은 악용의 여지가 너무 많고, 3D프린터는 (재료 공급의 문제를 넘어) 일자리 창출과는 상관이 없다.



그 밖의 미래경제를 이끌어갈 수많은 후보들을 살펴봐도 최소 30~50년간은 물보다 쌌고, 무한대의 파생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 수없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낸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석유가 창출해낸 일자리들마저 사라진다. 



빅데이터 중심의 정보통신과 인간을 상품화하는 생명공학, 인공지능이 사용된 로봇산업, 한계에 이른 미디어산업,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폭력산업(테러와의 전쟁, 재난자본주의) 등등.. 어느 것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절체절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박근혜의 줄푸세처럼, 부의 재분배를 최소화시켜버린 현재의 체제를 뒤집지 않은 이상 인류의 미래란 없다.





답은 미래가 아닌 과거에 있다. 불로소득에 관해서는 100%까지 세금을 때렸고, 법인세 50%, 부유세 70~90%대가 일반적이었던, 신자유주의 이전의 시대에 답이 있다. 생존을 위해 빚을 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부채를 탕감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두에게 소득이 있어야 한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즉,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기업과 슈퍼리치의 눈으로 보면 답이 없다. 배타적 주권이 인정되는 영토 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눈으로 봐야 한다. 국민의 대다수가 중위소득 주변에 몰려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



정부업무를 민간으로 넘겨주지 말고, 너무나 많이 가진 기업과 슈퍼리치에게 누진적 세율을 적용해 자금을 마련하고, 그것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와 고령사회, 저출산 문제, 폭력시장 등을 해결하려면 다양한 일자리가 필요한데, 이는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말했던 것처럼, 지난 40년 동안 기업과 슈퍼리치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세율도 낮춰주고, 각종 면세혜택도 제공하고, 온갖 규제도 철폐해주었지만 돌아온 결과란 극도의 불평등과 지구온난화와 초위험사회의 도래였다. 신자유주의 40년의 실험은 하위 90%에게는 철저한 실패였고 쓸모없는 비용지출에 불과했다.  



이미 너무 많이 가진 집단이나 사람에게 더 벌게 해주는 방식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는 절대 창출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해졌다. 그 정반대로 가야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도 분명해졌다. 국민 모두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눈으로 봤을 때, 신자유주의 정경유착이 만들어낸 지옥 같은 현실을 푸는 단서가 보인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9.02 08:11 신고

    눈 높이가 다른데 아무리 이야기해도
    쇠귀에 경읽기입니다

    • 늙은도령 2015.09.02 17:12 신고

      서민들을 향한 글입니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낼 때 그것에 항거할려면 정확히 알아야 하니까요.
      우리는 지금 기업만이 일을 만든다는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앞으로는 절대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국가가 일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그런 것을 추진하는 정당에 투표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국민의 시청료로 돌아가는 KBS 같은 쓰레기들의 천국(이 글은 KBS의 심야토론을 본 후 썼다)이라면 모를까, 직원의 정년을 지켜주는 기업 나부랭이는 없다. 어떤 기업도 입사동기가 정년까지 가는 경우란 없다. 실적이 부진하건, 오너나 최고경영자에게 손의 눈금이 없어질 정도로 비비지 않았건, 승진에서 밀리면 언제든지 퇴사 당한다. 퇴사하지 않으려 해도 버틸 수 없게 만든다. 상시적 구조조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일상화됐다. 





기업이 정년 전에 직원을 퇴사시킬 수 있는 방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널려 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법으로 정년을 보장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장 아무 기업이나 골라서 실태를 확인해 보라. 철밥통 KBS처럼, 법으로 보장된 정년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 환관들에 둘러쌓인 채 청와대에 처박혀 7시간의 미스터리만 만들지 말고 직접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해보라.



심지어 임원으로 승진한다 해도 정년을 채우지 못한다. 임원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정년이 의미 없지만, 입사동기 중에 3~5%(즉, 부장도 되기 전에 잘리는 입사동기가 95~97%라는 얘기다)에 불과한 만년부장을 자르기 위해 임원으로 승진시킨 후 6개월이나 1년 만에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국민에게 시청료를 받고 박근혜만 바라보는 KBS와는 다르단 말이다!



누누이 말하지만, 직원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각종 인공지능 프로그램 포함) 발전과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먹거리의 부재로 기업이 창출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도 줄어들 것이고, 임금도 떨어지고, 고용의 안정성도 무조건 떨어진다. 정년이고 나발이고, 그딴 건 없단 말이다. 이렇게 정규직의 임금이 떨어지고 고용이 불안해지면 소비가 줄어 내수경제가 죽고, 그렇게 되면 알바에게 줄 수 있는 최저임금도 생존선 밑에서 결정된다. 





일자리에 관한 한 민간기업에서 제공할 수 있는 탈출구란 없다. 새로운 먹거리가 나와도 모조리 기술집약적인 것들이라 고용없는 성장만 가능할 뿐이다. 기업은 이익창출이 목적이기에 지출을 줄이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한다. 그중에서도 인건비는 첫 번째 자리에 있다.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임금피크제는 공기업이건 사기업이건 좋은 스펙을 지닌 청년들을 더 싸게 부려먹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는 임금피크제(노동유연화)를 법제화시켜 공공부문 노조를 박살내는데 있다. 이들 때문에 정부의 인건비 지출을 줄일 수 없었고, 공기업의 민영화도 진행할 수 없었다. 시장자유주의 우파는 정치를 비즈니스화 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놈의 노조 때문에 정부업무의 민영화가 더디기만 하다. 



신자유주의 30~40년 동안 몇몇 대형사업장노조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민간부문에서 오너와 경영진에 맞서 노동자의 고용안정성과 적정임금, 복지후생을 지켜냈던 노조를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공공부문은 갈 길이 멀다. 민주화 세력만 없었다면 벌써 게임 끝이었을 텐데 그것이 아쉬울 따름이리라.



심지어 바다 속으로 수장된 304명의 피해자들은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채 국정원 하청업체로 의심받는 선원들만 구했던 박근혜가, 모든 규제를 세월호처럼 물에 빠뜨린 후 정부업무의 민영화와 사측의 이익만 극대화에 필요한 규제만 살리라고 했으니, 야당의 반대로 노동개악이 여의치 않자 규제를 풀어 시행령독재라는 우회로를 또다시 들고나올 모양이다. 차라리 하위 99%는 모조리 물에 빠져 죽으라고 하라! 





거듭 말하지만, 임금피크제는 일반해고 요건 완화와 취업규칙 변경 완화라는 두 개의 가이드라인과 씨너지효과를 일으켜 쉽고 상시적인 해고가 가능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밀어붙이는 노동개혁의 본질은 민간과 공공부문 모두에서 투자 대비 이익이 적은 직원들을 언제든지 손쉽게 자르기 위해서다. 이것이 일상화되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직원들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어떻게 뻥튀기를 하건 지구에서 창출할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고, 지금이 바로 그러하다. 나눠먹을 수 있는 돈의 양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당신이면 어떻게 부를 유지하거나 늘릴 수 있겠는가? 답은 단 하나다. 상위 1%와 그들의 체제를 지켜주는 간수들을 포함한 지배엘리트의 리그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근로자들을 지금보다 가난하게 살도록 만드는 것이다.  



너무나 많이 갖고 있어, 수백 수천 세대를 놀고먹을 수 있는 자들의 돈을 나눌 수 없다면 나머지들에게 나가는 돈이라도 줄이는 것, 그것이 한국에서 가장 잘 정착한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핵심명제인 노동유연화(규제 철폐의 핵심)의 본질이며, 박근혜의 줄푸세다. 국가업무의 민영화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고 그 중에 하나가 공공부문을 박살낼 수 있는 임금피크제로 우회하는 방법이다. 



노조가 파괴된 다음의 세상, 신자유주의 통치술이 만들어낸 세상이 작금의 불평등이다. 공공부문까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면 저복지와 저임금,‧비정규직이라는 환상의 트로이카가 완성된다. 1인당 GDP가 3만달러에 근접했는데 중산층은 붕괴됐고, 하층민은 신빈곤층으로 추락했다. 임금피크제는 그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 것이고, 최종목표인 마르지 않은 돈줄인 정부업무를 민간기업에 넘겨주는 것에서 끝날 것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8.29 11:10 신고

    임금피크제도 제대로 된 임금피크제가 아닌 말만 번지르한
    임금피크제를 실시할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해서는 절대 청년실업제를 해소할수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29 15:14 신고

      100% 해소할 수 없습니다.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면 1~2년 반짝하다 노동유연화에 사용됩니다.
      그 이외에는 없습니다.
      무조건 노동자가 죽어나갑니다.

  2. 백순주 2015.08.29 14:46 신고

    임금피크제에 이런 이면이 있었군요. 요즘은 사회현상에 대해 다른 문제가 뭘까? 왜 그럴까?를 다시한번 생각합니다. 그동안은 아이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았다면 제가 달라진 점이지요. 또 다른 세상에 관심과 호기심이 생겼다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요?

    • 늙은도령 2015.08.29 15:17 신고

      그럼요, 님의 자제들이 컸을 때 제대로 된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될 테니까요.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힘이 정치를 결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니, 그리로 가는데 정확한 내용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속지 않아야 세상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3. 참교육 2015.08.29 19:26 신고

    철저한 부자정부.
    정권과 자본은 이명동인입니다.
    자본과 권력은 한통속입니다. 민주니 주권이니 하는 것들은 말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5.08.29 19:51 신고

      이번에 노동이 개악되면 답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개악을 막아야 합니다.

  4. 머무는바람 2015.08.29 21:35 신고

    진짜
    김대중 정부때 비정규직보다
    더 잔인하고 답이 없어 보입니다.

    • 늙은도령 2015.08.29 22:13 신고

      네, 그 당시에는 비정규직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물론 신자유주의(IMF 구제금융)가 요구한 것이었지만...

      헌데 지금의 비정규직은 희망이 없는 노예의 한 종류입니다.

  5. 둔포총각 2015.08.30 05:47

    권력만 지키면 되지, 나라 문제에 관심이나 있었나.

  6. 소피스트 지니 2015.08.30 08:19 신고

    저도 임금피크제가 시행된다고 하여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요) 오히려 고급 인력을 싸게 쓰려는 용도로 이 제도가 사용되어질 것이라는데 뭘 걸어도 걸 수 있을 것 같네요.

    • 늙은도령 2015.08.30 17:58 신고

      비정규직화가 목적이지요.
      차근차근 진행될 것입니다.
      문제는 공공부문입니다.
      민영화로 가는 편법입니다.
      요즘 기업들은 국민의 예산으로 먹고 삽니다.



                                         김경렬 화백의 홈페이지에서 인용



“자네도 그런 처지인가? 이거 동병상련의 동지네? 그렇다면 조금이 아니라 자세히 말해줘야겠네? 앞서 자네가 말했듯이, 세계적 차원의 금융위기를 넘기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천문학적인 돈을 뿌려댔지만 그건 실물위기로의 전위를 조금 늦췄을 뿐이야. 금융위기로 증발한 수십 조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인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하위층의 지갑을 털어서 만회하는 자본주의 특유의 방식과 어차피 강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법칙에 철석같이 달라붙어 저항하고 있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후유증이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상황이라는 걸 입증해주고 있어. 게다가 WTO와 IMF와 함께, 신자유주의의 3대 첨병 중 하나인 세계은행 총재의 고백처럼 이 위기가 어디까지 갈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어. 위안화가 달러를 대신해 기축통화의 자리에 오른다는 건 아직 시기상조고 유럽은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에 너무 집착해 특유의 탄력성을 잃은 상태라 유로가 기축통화의 자리에 오를 수도 없는 상황이니 어쩌면 이건 대공황보다 더한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어. 물론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지만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해.”



“디폴트 위기까지 몰렸던 미국,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간 유로존의 재정위기, 원전사고와 엔고 현상도 부족해 ‘리틀 재팬’이라 불릴 정도로 수십 년 간 대규모 투자를 한 태국이 침수되는 바람에 주력 생산기지가 파괴된 것까지 도무지 끝을 모르는 일본의 추락, 예상보다 더딘 브릭스 국가(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의 성장, 경제가 경착륙 할 가능성이 높아진 중국, 중국을 대신할 베트남의 한계, 대체 시장으로써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더딘 성장세, 아랍의 정치 불안 등이 거기에 한 몫 했겠군요?”



재영이 성수의 의견에 처음으로 동의를 표했다. 이제 더 이상 성수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그런 재영을 보면 성수가 좀 더 강한 톤으로 말을 이었다.



“암, 한 몫 단단히 하고 있지. 그중에서도 중동의 민주화 투쟁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봐.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인류사적으로 보면 프랑스 대혁명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세대 간 전쟁도 격화될 것이고 고령사회라는 인류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시기에도 곧 도달해. 그래서 앞으로의 10~20년이 인류의 운명을 결정할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자 대전환의 시기라는 게 나와 비주류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야.”



“저도 아랍의 민주화 투쟁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재스민 혁명은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도 남을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겁니다. 그렇게 돼야만 하구요. 작게는 메이저 석유회사와 그들과 결탁한 내부의 독재세력, 반묘와 반서구를 외치며 온갖 테러를 일삼는 근본주의자들을 무너뜨리기 위한 진정한 의미의 성전이 시작된 것이고 크게는 아랍식 민주주의의 확대와 ‘피의 석유’에서 인류가 해방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재영은 열띤 음성으로 화답했다. 사실 T.E.로렌스를 가장 흠모하고 인생의 롤 모델로 삼은 재영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었다. 아랍의 독립을 이끌었던(영국의 정보국 소속이었기 때문에 제국주의의 첨병이었다는 상반된 평가도 있음) 로렌스처럼 치열하게 사는 것이 삶의 일차적 목표였으니, 재스민 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 사실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하고 있던 성수가 미소를 띠며 재영의 화답에 다시 화답했다.



“내 생각도 자네와 같아. 아랍의 민주화 운동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발한 변화 중 몇 안 되는 바람직한 결과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네. 그런 면에서 보면 금융위기의 주범인 미국의 몰락은 당연하면서도, 대규모 생산과 가격파괴의 소비경제에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기도 해. 세계경제를 파탄 직전까지 몰고 간 미국의 경제 회복이 대공황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상수이기 때문이야.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남용해 흥청망청 빚잔치를 벌였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당연한 데도 말입니다? 한 번 구축된 기득권이 얼마나 강고한 것인지,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 미국 하는 어리석은 자들이란.. 아, 내가 말을 말아야지.”



“현존하는 유일한 제국으로써의 프리미엄이지. 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어. 제국의 위치에선 내려서지 않겠지만 ‘유일한’ 과 ‘기축통화국’이라는 절대적 기득권은 반납할 수밖에 없을 거야. 디즈니랜드(미국은 미국 자체가 디즈니랜드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디즈니랜드가 있다고 한다)와 허리우드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세계적 영향력의 젖줄이자 돈줄인 대학의 교육 제도, 악의 근원인 군산복합체마저 무너지면 그땐 껍데기만 남겠지. 물론 토크빌의 지적처럼,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천혜의 땅은 영원한 자산으로 남아 변함없는 미국적 가치의 대명사로 남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절망적인 미국의 상황에 유럽의 재정파탄, 일본의 원전사고의 후유증까지 더하면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1929년의 대공황을 넘어 자본주의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가지고 있어. 물론 그 효율성에 있어서 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한 경제구조가 없기 때문에 몰락까지야 가지 않겠지만, 소수에 독점될 수밖에 없는 자유방임적 시장과 초국적 자본 위주의 정치경제적 논리에 대한 근본적인 수준에서의 처방과 수술이 없다면 미래는 예측 불가능한 미증유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 있어. 그렇다고 마르크스의 변종들인 레닌과 스탈린이나, 노르웨이 테러범인 브레이비크처럼 히틀러의 추종자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다시 활개 치도록 방관할 수야 없지 않겠나? 어떻게든 막아내야지.”



성수가 분명한 이념적 지향점과 미래의 목표를 드러내는 의견을 표출했다. 재영은 ‘마르크스의 변종들과 히틀러의 추종자들’이란 그의 말에 크게 동감하면서도 그것이 정치경제적 전체주의(착취의 파시즘)에 대한 반대를 의미한다고 받아들였다. 그렇지 않다면 성수는 다시 형의 힌트에 적합한 인물에서 벗어나기 때문이었다. 재영은 문득 형의 계획에 대해 성수에게 말하는 것을 조금 연기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



“교수님 설명을 들어보니 그럴 가능성이 높겠네요.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이 처한 국가 재정 파탄과 여전히 탐욕적인 금융시스템, 탐욕적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 신설과 부유세 강화에 대한 기득권의 저항, 전 지구적 차원의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에 따른 기후 변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천문학적으로 풀린 돈이 초래하고 있는 만성적 물가상승,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겠네요.”



재영은 일단 성수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의를 표했다. 이는 성수의 생각을 좀 더 깊은 곳에서 끌어내기 위해서였는데 성수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에 응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재영은 무의식 어딘가에서 피어오르는 의심의 싹을 찍어 누르지 못했다.



“그것만이 아닐세. 국경을 넘는 자본 이동에 세금을 물리자는 토빈의 주장처럼, 초국적 자본의 무차별적인 이동을 제어하지 않으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네. 모든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공중에 둥둥 떠다녔던 19세기가 인간의 이성을 풍요롭게 한 세기였다면, 20세기는 그 위대한 사유의 산물로써 과학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인류의 물질적 풍요를 이룩한 세기라고 할 수 있어. 국가와 거대 자본의 지원이 그들에게 유리한 연구물을 내놓기에 급급했던 얼치기 경제학이라고 해도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특히 구소련이 몰락한 이후, 고삐 풀린 자본이 과학과 기술과 정치와 뒤엉켜 세계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 자유시장과 자본주의에 내재된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무시해도 별 문제가 될 것이 없을 정도였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나? 물론 그 중심에는 자연의 선물이자 물보다 싼 석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지만.”



재영은 위기상황에 대해 말하던 중, 뜬금없게도 20세기가 석유를 중심으로 한 성장의 시기였다고 단정한 성수의 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화의 방향을 틀어버린 이외의 가설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야 상당히 증폭됐지만, 도무지 맥락이 이어지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그 바람에 무의식에서 빠져 나오던 의심이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심연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짧은 변화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재영은 20세기를 ‘혁명으로 시작해 사건으로 끝난 세기이며 쓰레기의 세기로 불릴 것’이라고 말한 로제 마르땡 뒤 가르의 정치적 정의와 너무나 다른 성수의 주장이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동방국의 일개 소장파 경제학자가 내린 의견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그의 논리가 지나칠 정도로 비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가 뭘 말하고자 하는지 짐작되는 것이 있기는 했다.



“칼 폴라니가 『거대한 전환』가 자연이 준 자원인 석유에서 플라스틱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낸 것이 진정한 창조이자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한 것처럼 말입니까?”



“빙고! 단언하지만, 석유가 없었다면 20세기의 성장은 불가능했네. 물론 다른 것들도 있지만 석유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친 건 없어. 지금은 환경 파괴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지만, 인류를 가난이란 족쇄로부터 해방시켜 풍요를 가져다 준 화학의 공헌까지 부정할 순 없지. 물론 풍요를 이루기 위해 아랍과 아프리카 등의 산유국 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유지해온 물보다 값싼 석유라는 저가의 가격정책이 전제됐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겠네. 하지만 신이나 자연이 아닌 인간이 발전시킨 화학의 힘이 없었다면 석유에서 추출한 마법 같은 소재, 플라스틱도 없었을 테고 지금 인류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 풍요는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네. 또한 앞으로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라스틱을 태우는 것 이외에는 경제성이 있는 게 당분간 나오기는 힘들 것이네. 물론 그것이 인류에게는 일종의 딜레마나 아이러니일 수밖에는 없겠지만 말일세.”



성수의 말은 거의 플라스틱을 창조해낸 화학 찬양론자 수준의 주장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건 일개 경제학자가 무 자르듯 최종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그런 단순한 화학방정식도 획기적인 에너지 해결책도 아니었다. 재영은 뜬금없을 정도로 일방적인 성수의 주장에 뭔가 숨은 의도가 있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고 긍정하기에는 자신의 지식이 용납하지 않았다.



“하지만 풍요의 대가가 너무 크지 않습니까? 그 풍요라는 것도 골고루 나눠진 것도 아니고. 계산도 불가능한 환경오염의 폐해는 석유에서 대부분의 이익을 독점한 거대 자본이 아닌, 모든 인류가 짊어져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재영은 처음으로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성수의 주장에 강하게 부정했다.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석유가 제공한 값 싸고 마법 같은 제품들이 없다면 단 하루의 생활도 불가능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지만, 그것이 초래한 폐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었다.



“풍요의 과실이 모두에게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인류 전체의 발전까지 부정할 수야 없지 않겠어? 난 부의 재분배와 복지의 확장은 정치와 경제가 풀어낼 과제이지 석유의 용도를 발전시킨 화학의 잘못은 아니라고 봐. 사용 후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기술(케미컬 리커버리라고 함)도 이미 왜국이 개발해 놓은 상태고 유럽에선 비중 1.0(플라스틱의 분자결합력을 약화시켜 분해할 수 있는 기준 밀도. 플라스틱을 사용 금지와 사용 자제, 사용 가능으로 나눠 리사이클링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거나 강제하고 있음) 이상의 플라스틱 소재에 대한 사용 금지(에너지 리커버리라고 함)를 ISO 규정으로 추진 중이야. 석유가 리터 당 100달러가 넘으면 경제성도 갖게 돼. 물론 그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기존의 환경오염을 줄이거나 더 이상의 오염을 막을 수도 있는 기술들은 이미 개발돼 있어. 이런 것들로 해서 나는 일반적 통념과는 달리 기업, 특히 제조업의 잘못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봐. 물론 제조업체의 책임이 없다는 것도 아니고 과학과 기술이 가치중립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야. 거대한 힘일수록 책임도 커지는 법이지만 과거로 돌아가거나 현상 유지에 매달려서는 인간의 능력과 풍요의 가치마저 부정하는 논리적 모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계하는 거라면, 지나친 것일까? 어쩌면 자네가 기득권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기성 종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도 같은 논리가 아니겠나?”



“교수님, 논리적 비약이 심한 것 아닙니까? 저도 플라스틱이 인류의 발전에 공헌한 것에 대해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기술적 발전과 재활용이라는 대체 에너지적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편이구요. 하지만 교수님 논리대로라면 핵무기와 핵 발전도, 수많은 인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모든 전쟁도 인류 발전에 공헌했으니 그 모두에게 면죄부를 줘야 하는 게 아닙니까? 과학과 기술이라고 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파괴적 속성과 자가증식적 경향을 띤다고 알고 있습니다. 인류를 빈곤에서 해방시켜준다는 대부분의 테크놀로지가 인류를 보다 수월하게 통제하고 이제는 인류 전체를 멸종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걸 지구 자체가 입증하고 있는데 그런 결과를 초래한 과학과 기술을 상업적 목적과 통제의 도구로 가장 많이 차용한 대기업의 책임이 그리 크지 않다니요? 특히 금융과 에너지, 유통 및 매스 미디어 관련 초국적기업들이 저지르고 있는 일들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육식을 즐기고 온갖 기술적 편리에 매몰돼 매일같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에 익숙해져, 자신이 소비와 향락의 노예로 전락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개개인의 책임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 해도 지금까지 이익만 챙겼을 뿐 그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초국적기업까지 무죄방면해줄 수야 없지요. 안 그렇습니까, 교수님?”



재영이 다방면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성수의 말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성수의 시각이 자신이 뒤엎고 싶은 제도권 시각과 너무나 유사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가 형의 힌트에 정말로 적임자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격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과 에너지 분야 초국적기업의 잘못에 대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에는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네. 자네의 말처럼 모든 테크놀로지 또한 자신의 적용 분야를 최대한 확장하려는 내재적 성향을 갖고 있기도 해. 그래서 내적 동력이 다할 때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를 양산하지. 좀처럼 사라지지도 않고. 핵에 관련된 기술처럼, 일부는 확장의 결과가 지나치게 파괴적인 경우도 있지. 하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가치가 이미 성과를 이룬 과거의 결과물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 가우스의 종형곡선에 수렴하는 결과를 만들지도 않지만 누구도 테크놀로지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잠재적 성향까지 매도할 수는 없지 않겠나? 그리고 자네가 지적한 논리적 비약은 시공간을 한꺼번에 뛰어넘고자 할 때 주로 발생하는 것이지 내 말처럼 현재에 두 다리를 굳건히 하는 경우에는 비약이라고 할 수 없지 않겠어? 양자역학이 아무리 대세라고 해도 우리가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성과를 부정할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치일 테고. 고전물리학과 양자역학이 서로 협력해 이룬 성과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수명 연장을 이룬 의학기술과 인간의 활동반경을 넓혀준 자동차와 철도, 비행기는 물론 인류의 지식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컴퓨터를 비난할 수 없는 것처럼 화학과 물리학의 총화인 플라스틱까지 비판한다는 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드네. 피해가 예상된다고 발전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인류 진보의 역사이자 이치라면, 누군가 도전해야만 어떤 것이든 이룰 수 있지 않겠나?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인류에게 남겼지만 과학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20세기를 그 정도의 허물만 탓하며 시간의 저편으로 놓아준다고 해서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보는데, 안 그런가?”



좀처럼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지 않는 성수가 재영의 반박에 물러서지 않았다. 뭔가 작심한 것이 없다면 이렇게까지 밀어붙일 그가 아니다. 게다가 금융위기를 얘기하다 갑자기 석유로 주제를 바꾼 것은 분명 어떤 의미도 없으면 할 수 있는 얘기도 아니었다. 질서정연한 사고를 중요시하는 성수가 결코 이런 럭비공 식의 논리를 전개할 이유가 없었다. 생각이 이에 이르자 재영은 성수가 한 말들을 빠르게 되돌려봤다. 어렵지 않게 하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재영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성수에게 물었다.



“그럼, 압축성장을 이룬다는 명목 하에 전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대규모 댐과 원전 건설 같은 SOC 사업을 통해 배를 불린 권위주의적 토건세력(왜국의 자민당과 관료 같은 사이비 케인지언 - 토건업자와 직업관료 - 들이 주를 이룬다)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합니까?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을 담보로 했고, 그들의 자식들에게 또 다시 희생을 강요했던 우리네 역사의 20세기를 마냥 놓아주자는 말은 아니겠지요?”



“당연히 그건 아니네. 이익을 독점하고 자원을 소비하기만 한 토건세력과 관련 이익집단까지 면죄부를 줄 수야 없지. 일부에게만 이익이 집중되는 발전은 너무 많은 희생과 끝없는 혼란을 야기하니까. 토건세력이 주도하는 경제가 위기의 또 다른 진원지라는 건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특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말할 필요도 없고. 아니, 그건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잔인한 범죄야!”



성수가 더 이상 강할 수 없는 단어로 끝을 맺었다. 재영은 그 제서야 성수가 자신에게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성수가 한 말을 피드백 해보면 한 개의 단어가 일관되게 자리했다. ‘20세기’가 바로 그것이다. 결과야 어떻든 성장과 풍요의 과정으로 작용했던 20세기는 놓아주자는 뜻이었다. 그래야 미래의 혼란과 차별을 진정으로 바로잡을 수 있기에. 그렇다면 21세기의 그 무엇, 플라스틱이라는 만능의 제품을 창조해낸 물보다 싼 석유와 비견될 만큼 경제적으로 중요성을 갖는 것, 21세기를 인류 공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기로 재구성해나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 그것들 중에 성수가 자신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을 터였다. 물론 그와 정반대일 수도 있다. 21세기를 인류가 진정으로 발전한 세기로 만들어줄 그 무엇을 가로막고 있는 어떤 다른 것을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수가 직업이 기자인 자신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탐욕의 이데올로기인 신자유주의가 새로운 이익을 창출해줄 먹이로 결정한 디지털 세계의 패권주의나, 신방 겸용과 소유권 집중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철저히 상업화의 길을 가고 있는 매스 미디어에 관한 것이리라. 만약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성수가 형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제3의 동반자에 적합한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었다. 재영은 자신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성수에게 물었다.



“20세기에 대한 얘기는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대체 제게 말하고 싶은 게 뭡니까?”



재영이 생각을 정리하자마자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성수에게 물었다. 둘이 대화할 때 어떤 의문이라도 생기면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라면 룰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말을 빙빙 돌리는 것은 자신과 성수 같은 부류에겐 최악의 행위였다. 재영은 성수의 입술에서 어떤 대답이 나올까, 뚫어져라 바라봤다. 




  1. 앨리스 2015.08.28 23:41

    이런 지적인 대화를 길~~~게 나누는 재영과 성수가 부럽군요ㅎㅎ 사회를 압축해서 인식하게 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5.08.29 00:26 신고

      나중에 시간이 돼 소설을 낼 마음이 생기면 모조리 퇴고해야 합니다.
      이런 내용이면 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에요.
      최대한 줄여서 소설답게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네요.

  2. Chris (크리스) 2015.08.29 01:03 신고

    성수의 입술에서 어떤 대답이 나올지 저도 궁금합니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상위 10%에 부가 집중돼서 소비의 주체인 중하위층 90%의 소비 여력이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기술공학과 소프트웨어의 발달, 자동화와 후발국의 저임금노동으로 인해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떨어졌지만, 중하위 90%의 소득이 그것보다 더 떨어져서 경제위기가 도래했습니다.





상위 10%가 아무리 많이 소비해도 중하위 90%의 소비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소비를 늘리는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중하위 90%의 소득이 늘어나야 합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직원의 임금을 인상하는 것도 중하위 90%의 소비 여력을 늘리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대침체에 빠져 있는 현실에서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똑같은 처방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화 때문에 무한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이 계속되면 국가의 재정과 기업의 가격경쟁력(기술경쟁력의 차이는 거의 없다)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 지구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때문에 어떤 국가와 기업이라고 해도 나 홀로 이루어지는 소득 증대 성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지속가능한 경제를 이루는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부의 재분배를 단행하면 최소 몇 세기는 경제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온갖 통계수치들이 나타내는 것처럼 상위 10%의 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중하위 90%의 부는 그에 비례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성장의 대가를 독식했지만, 환경파괴와 지구온난화, 부의 불평등이 초래한 폭력시장의 확대와 새로운 형태의 인종차별(특히 이슬람에 대한 기독교도의 인종차별) 같은 사회적 비용(누진적 과세도 사회적 비용을 받아내는 것이다)은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 차원의 법인세 인상과 고율의 누진적 부자증세 없이 현재의 경제대침체와 지구에서 일어난 6번째 종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경제구조가 잘못됐던, 정치구조가 잘못됐던, 사회구조가 잘못됐던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지나치게 많이 가진 자들의 부를 이전하는 것밖에 남은 것이 없습니다.



석유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없다면(언젠가는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30~40년 이내에는 그럴 것이 없다) 인류 전체가 지닌 부를 나눠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도 중하위 90%에게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라는 것은 흡혈귀의 살인행위와 다름없습니다.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왜곡된 언어로 프레임이 설정된 신자유주의적 노동유연화는 해고된 실업자가 새로운 일자리(이전 직장의 임금과 비슷한)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삶의 질이 보장됐을 때만 유효합니다. 그 외의 경우에는 자본의 이익을 보존하기 위한 정치사회적 살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가 형편없고,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나라일수록 노동시장 개혁은 소득 증대에 맞춰져야 하고, 그와 동시에 조세정의 실현을 위한 부의 재분배를 단행해야 합니다. 중하위 90%의 목을 조이는 이명박근혜 정부 7년 동안의 폭주와는 정반대로 가는 것만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경제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방법은 다 시도해봤지만 그 결과가 작금의 경제대침체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더 길로 가야 하고, 그 길로 가서 성공한 사례를 찾아야 합니다. 2008년에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북유럽의 복지선진국들은 분명한 성공사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성공한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 유일하게 남은 방법입니다. 경제의 선순환으로 접어들기 위해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논의에 들어가야 합니다. 노동시장 개혁 같은 모든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후생을 하향평준화하는 노동유연화는 미국과 영국, 일본과 독일 등에서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명난 정책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고용없는 성장이 고착화된 현실에서, 사상 최고의 내부유보금을 싸놓은 기업들에게 또 얼마나 많은 내부유보금을 쌓아주려고 노동시장을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필자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수많은 국가에서 실패로 드러난 정책을 밀어붙이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시장을 개혁하기 전에 중하위 90%의 소득 증대와 복지 및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로드맵부터 내놓아야 합니다. 부를 독식하는 동안 나누려 하지 않고 위험만 떠넘겨 온 자본과 기업을 위해 지난 70년을 희생했으면 충분합니다. 이제는 중하위 90%를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을 중동으로 내몰 생각만 하지 말고, 의무급식을 중단할 기회만 엿보지 말고, 복지사각지대를 늘릴 정책만 강행하지 말고,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할 압력만 가하지 말고, 중하위 90%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로드맵(보편적 차등복지도 있다)부터 제시하십시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5.04.08 06:49 신고

    노동시장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지요.이사람들은 지원을 해고하기 쉽도록 하는 말도 노동시장 유연화라고 하지요. 언어의 유희로 서민들의 눈을 감기고 GNP니 GDP어쩌고 하면서 허위 중산층의식을 심이주고.... 결국은 부자들을 위한 재벌들을 위한 기득권 유지를 위한 기만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서민이 깨어나야 합니다.

    • 늙은도령 2015.04.08 18:31 신고

      저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닥질 때문에 조금씩 서민들이 깨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은 언론 때문에 그 파괴력이 최소화된 상태인데, 이를 키워나갈 수 있는 글을 쓸 필요가 잇습니다.

  2. 耽讀 2015.04.08 07:19 신고

    박그네 입에서 '재벌개혁'이라는 말을 들어볼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왜 저들은 노동시장 개혁은 하면서 재벌개혁은 안 하죠?

    • 늙은도령 2015.04.08 18:32 신고

      임기 동안은 안 할 것입니다.
      박에게는 70년대 지식과 신자유주의만 있습니다.

  3. 달빛천사7 2015.04.08 07:48 신고

    노동시장이 좋아 질거라는 생각은 해번적이 없네요 어디 일한 자리나 있었으면 하지요

    • 늙은도령 2015.04.08 18:33 신고

      국민이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선진국은 그렇게 좋아졌습니다.

  4. 공수래공수거 2015.04.08 08:56 신고

    상위 1%,10% 소득점유율 이야기 하면
    또 새xx 당은 미국을 보라 하겠네요 ㅡ.ㅡ;

    • 늙은도령 2015.04.08 18:33 신고

      우리는 미국의 나쁜 점만 배워옵니다.
      좋은 점은 절대 가져오지 않습니다.

  5.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2015.04.08 10:26

    자신들의 정권입지와 기득권층을
    더욱 강화하시기 위한 노동개혁 밖에는 보이지가 않는군요^^

    가슴이 따스한 사람 해피 드림

    • 늙은도령 2015.04.08 18:34 신고

      노동유연화가 원래 그런 것입니다.
      신자유주의가 복지국가를 무력화시키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6. 바람 언덕 2015.04.08 10:41 신고

    언발에 오줌누기...
    딱 그 짝입니다.

    • 늙은도령 2015.04.08 18:35 신고

      노동유연화는 스웨덴도 노동조건을 나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이 노동유연화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고 있습니다.

  7. 아침5시 2015.04.08 10:57 신고

    노동시장의 개선을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

    • 늙은도령 2015.04.08 18:35 신고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식으로 인류문명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한 동안 경제 관련 글을 쓰지 않았다. 아무리 글을 써도 달라질 것이 없고, 더 나빠질 것이 없기 때문에 경제 관련 글은 쓰지 않았다. 가족과 친구, 선후배들로부터 듣는 현장의 얘기들이 하도 암울해서 피케티 교수와 관련된 내용 중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것만 몇 차례 다루었을 뿐이다.





그것이 어떤 체제이던 세계 경제는 몰락의 길밖에 남지 않았다. 정치가 부의 재분배를 포기한 상태에서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세계 경제는 살아날 수 없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갈수록 얇아지고,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지지 않고, 세습자본주의가 자리 잡았는데 무슨 수로 시장을 넓힐 수 있겠는가?



석유를 대체할 미래의 먹거리가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처방을 들고 나와도 경제가 나아질 방법은 없다. 1%가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은 남아있지만, 99%의 소비여력이 나아질 기미가 없으니 불평등만 극대화되며 경제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빛의 속도로 날아다니는 거인들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난쟁이들이 당할 방법이란 없다. 



경제 용어나 이론을 동원할 필요도 없다. 원래 경제학이라는 것이 통계에 대한 주석에 불과한데, 현실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는 현재의 경제학은 사기를 치는 것 이외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학문으로 전락했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나 윌킨슨의 《평등이 답이다》가 상당한 권위를 갖는 것은 방대한 통계와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주석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의도가 어떠했던 간에 스미스와 마르크스와 케인즈까지 포함해 모든 경제학자들은 인류의 적이었다. 그들의 단견과 오류 때문에 국가와 인간의 삶을 담당하는 정치가 무력화됐고, 불평등이 극대화돼 인류의 삶은 피폐해졌다. 근대이성의 총화인 계몽에 빌붙어 세계를 지배하는 위치에 오른 경제학이, 과학기술을 앞세워 전 지구적 시장을 구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를 위해 신자유주의라는 통치술이 필요했고, 작금에 이르렀다. 더 이상의 혁명(프랑스혁명의 동인과 미국혁명의 결과를 아우를 수 있는)이 불가능해지고, 민주주의마저 고사 직전에 이른 것도 시장경제 안에 모든 것을 몰아넣은 신자유주의적 통치술 때문이니 그 출발이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학의 세속화에서 출발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것이 경제적으로 평가됨에 따라, 99%의 좌절과 절망이 이제는 일상화됐다. 매스미디어와 정보통신기술의 호위를 받으며, 군사력과 공권력을 앞세운 1%의 일방통행에 99%는 최소한의 공간을 유지하기에도 급급하다. 평등은 바라지도 않고, 신분상승의 꿈도 접었으며, 그저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만이라도 지키기 위해 떠돌이 생활이 일상화됐다.





정부의 사이버 사찰과 검열 때문에 대규모 망명을 떠났거나, 준비 중인 사람들의 공통점은 갈수록 줄어드는 자신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안전한 땅을 찾아 거처를 옮겼다. 야당을 믿을 수 없기에 정치적 저항을 하기보다 디지털 유목민의 삶은 선택한다.



패배에 익숙해진 사람들. 체념이 빠른 사람들. 순간을 사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 그래서 최소한의 돈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큰 것을 바라지도 않고 대박을 바리지도 않는다. 습관적으로 로또를 사는 사람들도 일주일을 버티기 위해 그만큼의 손실을 감수할 뿐이다.



현실과 다른 학문을 배운다는 것도 고통이다. 작은 단위의 모임들이 늘어나며 최소한의 소비를 기반으로 살아갈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부의 재분배와 일자리 창출에 목을 매지 않는다. 가난을 받아들이기로 한 사람들이 늘어나면 복지에 대한 요구도 줄어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삼포세대는 잉여를 넘어 방황하는 개인이 되어 폐품처리되기 일쑤다. 1인가구와 독거노인들의 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뿌리 없는 삶이 자살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다. 지금껏 인류를 끌고 왔던 수없이 많은 것들이 폐품처리장으로 보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공멸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어서 정부와 사회는 이런 추세를 되돌리려 하지도 않는다.



그리하여 인류는 두 개의 군으로 분류된다. 1%의 황금의 왕국과 99%의 척박한 대지. 가난한 사람들은 삶의 편리함을 많이 포기해야겠지만, 하고자 하는 일들이 줄어들어 특별히 문제가 될 것도 없다. 최소의 욕망만 추구하며 작은 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자유만은 지키고 싶어 어제까지의 삶을 포기한다.



욕심이 없는 인간은 삶이 곤궁해도 마음은 편하다. 내일을 위해 어제의 만족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오늘의 삶을 살기 위해 다시 척박한 대지로 돌아가고 있다.  


                                                                                                         ㅡ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중용투자자 2014.10.12 22:12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특정 분야만 경제가 조금씩 성장할 듯합니다. 허나 그 열매도 낙수효과는 미미할 듯합니다.
    돈을 벌기전까지는 찍소리도 못하고 있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4.10.12 22:23 신고

      갈수록 힘들어질 것입니다.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른 먹거리가 나올 수 없습니다.
      지금은 갈 때까지 가보자는 기류가 강한 것 같습니다.

  2. 소피스트 지니 2014.10.12 22:59 신고

    좋은 말씀입니다. 이젠 분배 없는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99%삶이 완전히 망가져야 1%가 자신의 몫을 나눠줄런지 모르겠네요.
    99%가 가진 힘이 분명히 있을 것인데....
    너무 일찍 무기력해지진 않았나 반성해봅니다.

    • 늙은도령 2014.10.12 23:22 신고

      그것이 1%가 원하는 것이지요.
      그저 소비하다 폐품처리되는 것이면 족하지요.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힘은 1%의 수중에 떨어집니다.
      그들은 국가라는 영토 안에서 체제의 도움을 받아 시간만 끌면 어떤 사건도 해결됩니다.
      혁명이 불가능한 세상에선 더 나은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도 불가능합니다.

  3. 태봉 2014.10.12 23:24

    늙은도령님의 글을 읽으니 자꾸 암울한 미래를 그린 영화들이 오보랩됩니다
    어휴 어쩌다 이렇게 되버렸는지...

    • 늙은도령 2014.10.12 23:51 신고

      저도 희망적인 글을 써보려 했지만, 작금의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지네요.
      지금은 정말 종말론적 세상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1%들도 갈 때까지 가보자는 투고......

  4. 공수래공수거 2014.10.13 10:03 신고

    저는 낙수 보다는 분수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늙은도령 2014.10.14 02:53 신고

      원래 경제학은 분수효과로 움직이는 것이었는데, 70년대 이후의 경제학자들이 그들만의 경제학을 하면서 낙수효과 같은 것들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존 롤스 같은 철학자들을 통해서요.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세상을 너무 많이 망쳐났어요.
      그 뒤에는 탐욕스런 부자들이 있지만....

  5. 덕산 2014.10.13 20:35

    핵융합의 기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삽니다. 이기술만 상용화된다면 인공태양을 만들어 내어 무한한 에너지원을 생성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그러나 다음 먹거리가 나오더라도 여전과 같은 대규모 일자리는 생기지 않고 소수들만 혜택을 누릴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늙은도령 2014.10.14 02:57 신고

      핵융합은 최후의 에너지원이 되겠지만 지금의 기술로는 인류의 공멸을 불러올 수 있어서 대단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핵융합은 우주에서 가장 강한 힘인 강한 핵력에 버금가는 것이어서 자칫 잘못하다간 시공간의 왜곡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지구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블랙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공학적으로 핵융합을 관리가능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인간의 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기가 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6. 덕산 2014.10.14 09:09

    늙은 도령님 kstar(한국형혁융합연구로)가 iter프로젝트(국제열핵융합실험로)에도 참가하고 있고 2035년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 핵심이 되는 전원발생장치 기술(가속기, 플라즈마 등등)은 우리나라가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프랑스 카다라쉬 지역에 국제핵융합실험로를 건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까지도 본격적인 핵융합에너지 개발 경쟁에 참여하여 수소경제시대를 준비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 늙은도령 2014.10.15 01:24 신고

      수소경제는 대단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소만큼 이용하기 쉽고 많은 것도 없으니까요.
      헌데 수소경제는 전자가 하나이고, 모든 핵폭탄의 원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위험이 따릅니다.
      수소경제의 저자가 말했듯이 수소경제는 미래의 산업 중 하나입니다.
      헌데 실제 대기업에 가보면 수소경제에 대한 엄청난 연구를 하다 중단했습니다.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공학적으로 한참은 더 발전한 후에야 가능할 것입니다.
      그 동안 수소를 이용한 여러 가지 제품들이 나왔지만 모두 다 실패했습니다.
      또한 수소 경제는 테러에 전용될 수 있다는 위험이 너무 큽니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수소 경제에 집중하는 것은 더욱 더 위험하고요.
      수소 경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존 업체의 반발도 있지만 최고 엔지니어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수소경제에 부정적입니다.
      저도 작년에 들은 얘기라 1년 사이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조금 기다려도 될 듯싶습니다.

  7. 울면서.. 웃네요. ^,.ㅠ 2014.10.14 14:16

    이젠 뭐.. 어쩔 수 없이.. 그 길로.. 그 수순(?)에 따라 흘러갈 수밖에 없단 생각.
    애초에 희망따윈 없었지만, 그래도.. 그나마 작은 노력(^^;;)을 계속 해야되지않나 싶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바를 해왔습니다만.. ㅎㅎ
    쩝...
    이제는 이런 생각만 듭니다.
    개인적으로 뭔갈 기대(?)하며 생각해오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거기서만이라도 소기의 성과를.. 그 결과를 제 살아생전서 볼 수 있기만을... ^^;;;

    • 늙은도령 2014.10.15 01:29 신고

      정말로 민주주의가 중요합니다.
      민주주의가 기업 부분에도 도입되야 하는데 그것이 힘들다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업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헌데 우리나라는 기업문화를 바꾸려면 관피아부터 없애야 합니다.
      이 놈들이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어요.
      이들을 정리해야 기업들도 비자금을 만들지 않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는 관피아들이 문제입니다.
      정치와 연동된 이들이 중간에서 너무 나쁜 것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업에게 공정거래를 하도록 강제하고 세금을 최대한 거두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업이 바라는 것도 사실은 그런 것들입니다.
      악순환의 고리는 관피아를 중심으로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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