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도 제 견해는 최소화했습니다. 안희정의 대연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근거로 제시하는 노무현의 대연정을 노통의 입으로 알려드리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노통이 연정에 대한 생각을 처음 밝힌 것은 2005년 6월 24일 당정청 11인회로, "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 야당과 연정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안 통과가 안 된다. 우리 정부는 내각책임제적 요소가 있으니까 국회의 다수파에게 총리 지명권과 조각권을 주면 국정이 안정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대다수의 인사들이 반대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고요. 





노통은 2005년 7월 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우리 정치,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기고문을 통해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없고, 미국처럼 개별 의원을 설득하거나 협상할 여지가 없"고 "대통령에게 법도 고치고 경제도 살리고 부동산도 잡고 교육과 노사문제도 해결하라고 하는데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대연정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것마저도 한나라당과 언론에 의해 개헌 시도로 의심받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정략적으로 받아들여지자 노통은 '당원동지에게 드리는 편지'를 통해 정권교체 수준의 대연정을 제안하며, 전제조건과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주도하고 한나라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이라면 한나라당이 응할 리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연정이라면 당연히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대연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야당도 함께 참여하는 대연정이 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연정은 대통령 권력하의 내각이 아니라 내각제 수준의 권력을 가지는 연정이라야 성립이 가능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권력을 열린우리당에 이양하고, 동시에 열린우리당은 다시 이 권력을 한나라당에 이양하는 것입니다. 


권력을 이양하는 대신에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지역 구도를 제도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선거제도를 고치자는 것입니다. 굳이 중대선구제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어떤 선거제도이든 지역 구도를 해소할 수만 있다면 합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당장 총선을 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정치적 합의만 이루어지면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을 구성하고, 그 연정에 대통령의 권력을 이양하고 그리고 선거법은 여야가 힘을 합하여 만들면 됩니다. 



우리 정치의 많은 문제가 지역주의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지역구도 하에서 정치인이 선거에서 이기는 길은 끊임없이 상대방 지역과 상대 당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자극하고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것입니다. 의정활동도 오로지 지역감정과 지역이기주의를 중심에 놓고 대결하게 됩니다. 지역으로 편을 가르고 대결이 심화될수록 지역민심은 더욱 단결하는 구조이니 정책정당도 대화정치도 설 땅이 없어집니다. 


이 일을 하자면 모두가 기득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해야 합니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정권을 내놓고 한나라당은 지역주의라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어느 하나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럴만한 가치가 있고, 하기만 하면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일입니다.





노통은 민노당과의 소연정으로는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권력을 한나라당에 넘겨주는 한이 있더라도 대연정을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면 '상생과 포용의 정치가 가능하고, 욕설과 야유, 싸움질로 얼룩진 소모적 정쟁과 대립의 문화도 극복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이렇게 '분열 구도가 해소되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양극화 해소와 노사정 대타협 등 민생경제 문제도 제대로 풀어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노통은 대연정의 노림수를 다음과 같이 봤습니다. 



노 대통령은 연정이 성립될 가능성은 없지만 만일 성립된다면 한국 정치를 급격히 발전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이유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풀기 위해 여야가 하나가 되어 토론을 하다 보면 의원 개인의 이념, 정체성과 가치관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의 보수적 의원과 한나라당의 보수적 의원이 하나가 되고, 한나라당의 진보적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진보적 의원이 하나가 되는 등, 지역주의를 뛰어넘어 의원의 이념적 재정렬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조기숙 외 《노무현의 민주주의》에서 인용).  



현행 헌법이 프랑스 헌법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독일 모델보다는 프랑스의 동거 정부를 추구한 노통의 대연정은 지역주의의 상당 부분이 세대투표로 대체됐고, 그 덕분에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가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었기 때문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안희정의 대연정에 반대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대연정을 할 경우 이명박근혜 9년의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적폐청산도 불가능하다는 것도 작용했습니다. 





안희정의 대연정이 노무현의 대연정과 다른 것도 이 때문이며, 촛불혁명과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안희정의 대연정이 더민주의 대선후보를 거쳐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것이라면, 노무현의 대연정은 대통령으로서 자기희생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도 다릅니다. 노무현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도록 제왕적 통치수단인 4대권력기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을 만큼 자신의 성공보다는 국민의 성공과 미래세대의 행복에 헌신했습니다. 



나에게 자꾸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조언하지 마십시오. 그건 나의 목표가 아닙니다. 내가 만일 조 수석의 조언대로 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는 다음에 정권 재창출할 수 없을 겁니다. 국민은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피로가 있고 내가 본 선진 민주국가 어디에도 한 정당이 8~10년 이상 집권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쪽은 후보군이 많고 그들이 경선을 통해 체구를 불리면 우리는 매우 힘든 선거를 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권이 넘어갔다가 다시 올 수 있도록 기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고, 정권이 다시 왔을 때 필요한 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 국민이 깨어있어야 하고 국민들이 어떤 게 올바른 정치인지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내가 대통령으로서 실패한다면 국민은 그 교훈을 토대로 새로운 학습을 할 것입니다. 나는 실패하더라도 국민이 성공하도록 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조기숙 외 《노무현의 민주주의》에서 인용).



필자가  '나는 노무현을 통해 미래의 지도자를 봤다'라는 글을 썼던 것도 노통의 대연정 제안에 담긴 자기희생과 국민 성공에의 강력한 열망입니다. 노무현은 분명한 신념과 일관된 목표를 가진 정치인이자 대통령이었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국민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승부수를 던질 줄 알았던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대연정 제안도 그런 것들 중에 하나였고 그가 정치를 하던 시절의 시대정신이었고, 그가 떠난 이후의 정치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자기희생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선호도가 50%에 이르고,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고, 꾸준히 상승하는 것에서 보듯 국민들은 이제 노무현과 참여정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화답하고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10년 동안 소수 지배층의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은 끝없이 퇴행했고, 반칙과 특권을 남발했지만 깨어있는 시민들은 꾸준히 늘었고, 노무현의 동지인 문재인은 더민주를 혁신하는데 성공했고, 촛불은 대한민국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연정이라니요? 아래로부터 뜻과 의지를 모아 위로 치솟아 오르는 노무현의 신념과 정신, 가치가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만개시키려 힘을 모으는 중에 그것을 무력화시키는 대연정이라니요? 이제 변화는 시작됐고,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변화가 다 끝난 양 대연정이라니요? 변화하는 중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아닙니다. 변화는 끝나야 변한 것입니다.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대연정이나 이익의 카르텔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둘리토비 2017.02.12 22:31 신고

    어렵네요. 대연정..........

    노무현 전 대통령때의 그 내면의 가치가 오늘날에 제대로 계승되고 있는 것일까요?

    • 늙은도령 2017.02.13 00:56 신고

      지금은 계승과 발전 양면을 봐야 합니다.
      대연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소연정은 가능해도 대연정은 정치와 민주주의에 맞지 않습니다.

  2. 耽讀 2017.02.13 07:49 신고

    진보개혁세력이 보면 안희정 대연정은 논란이 많습니다.
    안희정이 대연정을 주장했다가 비판이 심하니 너무 쉽게 노무현을 끌어들였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대연정은 대통령제하에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권력구조 개편 없이는 대연정은 불가능하지요.
    내각제체제에서 하기 때문이지요. 안희정은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새누리당을 비롯한 기득권 적폐청산이 먼저이겠지요.

    • 늙은도령 2017.02.13 18:25 신고

      원래 현행 헌법은 사실상 내각책임제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헌법을 내각제국가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책임총리라는 것이 내각제의 근간을 이룹니다.
      주요 보직에 대통령과 여당, 야당 추천이 있는 것도 내각제적 요소이고요.
      이것 때문에 제가 이번 글을 쓴 것입니다.
      안희정이 말하는 민주주의와 정치, 대연정은 정치학과 정치철학으로 봤을 때 곳곳에서 모순이 발견됩니다.
      그는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어설프게 알고 있습니다.
      그의 민주주의, 정치, 대연정은 행정적이지 정치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희정의 장기적 비전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지금은 적폐청산으로만 정권을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상당 부분 그럴 수 있으니까요.

  3. 공수래공수거 2017.02.13 08:12 신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이 성공했더라면
    우린 미국식 양당 정치가 그 기틀을 잡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늙은도령 2017.02.13 18:28 신고

      저는 한국은 다당제가 좋다고 봅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양당제가 아니면 돌아갈 수 없는 국가연합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한 주 정도의 크기인데 너무 미국을 따라가려 합니다.
      다당제에 소연정이 답이라고 봅니다.

  4. 참교육 2017.02.13 13:08 신고

    저는 안희정 갈수록 더 싫어집니다.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고 민족의 장래를 위하기 보다 그의 욕심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 늙은도령 2017.02.13 18:30 신고

      그러게요.
      자꾸 이상하게 나가네요.
      최근에 대연정은 거둬들인 것 같은데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5. 과유불급 2017.02.13 17:20

    한마디로 개똥같은 소리입니다. 어찌 노통때와 시대적 상황이 엄연히 다른 지금의 상황에서 청산적폐 대상인 개누리와 기득권 세력과의 대연정이라뇨? 안지사는 "포용과 화합"이란 단어로 노통을 팔아먹고 돌팔이 약장수로 만들셈입니까? 이명박그네 정권에 면죄부를 주는것도 모자라 국정운영의 어느정도는 같이 할 수 있다는게 실성을 하지않고서야 발언의 수위가 한마디로 수구적 코미디네요. 감정조절이 안되고 분노조절장애가 일어날 지경입니다.
    촛불민심을 그렇게 받아드리지 마십시오. 국민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6. 무예인 2017.02.13 23:00 신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인드는
    국가가 국민을 위한 정책(정치) 이거 였는데...

  7. merryjanet 2017.02.14 00:49

    요즘 안희정 지사가 주장하는 대연정에 관해선 사실 큰 관심도 없고, 수긍할 수는 더더욱 없었는데,
    방금 끝난 sbs 국민면접을 보고나니 뭐 그리 염려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치고올라오는 지지율에 모두 너무 예민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문 대표랑 그렇게 토론하자고 강조를 하길래 혹시나 유시민 급이려나 했더니만...
    유려한 말투는 아니어도 시청자들이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진정성이 보여야 호감이 가는건데,
    안 지사는 자칭 엑소에다가 너무나 의식하는 알맹이 없는 말투, 심하게 혹평하자면 변두리 개척교회 목회자같은 화법이랄까...
    아마도 질문자에 의해 수시로 변할 수 있는 민주주의와 대연정에 관한 의견을 갖고 있을 뿐이란 느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별 실망할 것도 없고, 굳이 신경쓰며 반응할 필요도 없을 거 같네요.
    다만, 오늘 김진태 급으로 울분을 일으킨 안철수의 막말은 그냥 넘길 수 만은 없을 거 같네요.
    열폭으로 치부해버리고 말기도 너무 너그러운 거 같고...

    • 늙은도령 2017.02.14 02:08 신고

      안철수는 어차피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는 정치생명이 끝난 상태입니다.
      다음 총선에서 호남의 보수적 유권자들이 얼마나 표를 줄지 모르겠지만, 그분들이 아니라면 이번 대선으로 정치에서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도 마지막이라는 것은 아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니 별로 신경쓰실 필요 없습니다.
      그것으로 지난 대선을 퉁치면 그만입니다.

  8. 2017.02.14 16:05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7.02.14 18:42 신고

      너무 피상적입니다.
      행정가와 정치인의 관점이 오락가락합니다.
      멋은 있는데 내실이 부족합니다.
      조금만 더 멀리, 넓게, 달리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헬조선으로 추락한 대한민국을 '사회적 권리'가 실현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려면 진보진영의 집권이 최소 20년 정도는 이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승만/박정희 이래로 지금까지 한국의 이념분포(여론환경이 핵심)가 보수우파적 시장지향성을 띄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우파(+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이 파워엘리트와 기득권, 언론, 학계 등을 독점하고 있는 것도 이념분포가 '보수 4(3.5): 중도무당층 4: 진보 2(2.5)'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필자 역시, 더민주를 진보정당이라기 보다는 (중도)보수정당에 가깝다고 하는 이유도 이념분포에 기반한 의원 구성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사이다 발언으로 폭발적 인기를 구가했던 이재명의 정체성이 중도보수에 있음에도 더민주 대선후보로 이상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적극적 자유에 기초하는 진보가 소극적 자유에 기초하는 보수와 다른 것은 기회의 평등보다는 결과의 평등에, 그래서 공정한 경쟁보다는 태생·환경적 강자를 규제해 약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불평등 경쟁에, 그렇게 해도 누적되는 불평등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분배를 역진적(많이 버는 사람과 집단에 고율의 누진과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하는 것에 방점을 둔다는 것입니다. 



진보적 자유주의자였던 노무현(유럽에서는 진보에 가까운 중도로 유시민이 이에 해당. 참고로 20세기 중반의 사회주의는 시장경제와의 공존에 도달했었다. 슘페터와 홉스봄이 모든 체제는 사회주의로 귀결된다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이며, 케인주의자들이 경제학자는 종국적으로 사회주의자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 열린우리당의 카테고리 안에 진보적 정치인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금의 정의당도 유럽의 기준으로 볼 때 중도에 해당하지 진보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우축으로 기울어진 이념분포가 진보 아닌 진보 같은 진보정당들을 만든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에 업로드된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리얼미터 관계자가 나와 한국의 이념분포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지만, 향후 5개월 동안 같은 추세가 이어져 보수보다 진보의 비율이 늘어날 때까지는 변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념이란 '변하는 중에는 변한 것이 아니다'라는 명제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덕분에 보수의 이탈과 진보의 확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념분포가 진보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닙니다. 



'11월의 촛불혁명' 이전의 수없이 많은 혁명들이 '체제 전환의 기점'까지는 성공했지만, 기존의 체제를 새로운 체제로 바꾸는 혁명의 완수까지는 이어지지 못한 것도 이념분포를 바꾸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제의 귀환(반동, 반혁명)이 가능했던 것도 이념분포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앞의 글에서 진보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다음의 개헌과 결선투표제가 의미있지 그 이전의 개헌과 결선투표제는 역효과(보수와 중도·무당층이 여전히 다수다!)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자가 선거제도 개혁과 선거연령 하향조정(16세, 13세 전후로 뇌의 구조가 확정돼 평생 동안 이어질 가치관이 형성되고, 80세 이상의 노인 중 50% 정도가 치매를 보이지만 투표권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세대 간 균형을 맞추려면 16~17세까지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 촛불집회 참가자를 봐도 정당성이 있는 주장이다)을 우선시하고 강조했던 것도 진보적 운동장 조성을 위한 이념분포의 변화를 최대한 빨리 끝내기 위함이었습니다. 



현재의 대한국민은 혁명 기간이라 그렇지 심층적 이념분포는 중도보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대통령은 태종 같은 강성 리더십보다는 세종 같은 포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신자유주의적 헬조선에서 탈출하려면 드골식 청산(권위주의 독재로 귀결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실제 드골도 그렇게 변해 탄핵과 비슷한 사임으로 정치를 끝내야 했다)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체제혁명의 완수로 이어지려면 이념분포가 너무나 불리합니다. 





따라서 다음 대통령은 세종의 이미지가 강하며, 지지기반이 탄탄한 문재인이 대통령에 올라 이념분포를 진보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점진적이지만 누적되는 변화를 이끌어내기를 바랐습니다. 기득권의 저항은 탄탄한 지지기반으로 상대하고, 중도·무당층에게는 세종적 리더십으로 다가가 안정적인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손을 내밉니다. 임기 초반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임기를 고려해 진보적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과 선거연령 하향, 결선투표제 등을 법제화해야 합니다. 새누리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도록 더민주가 밀어붙여야 합니다. 



또한 이념분포의 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언론개혁(1차적으로 언론자유도는 참여정부 때가 목표)에 전념해야 합니다. 정치·경제권력에 복종한 MBC(엠병신)는 본보기 차원(청와대의 박물관화, 국회의원 특권 폐지, 검찰의 기소독점권과 기소편위주의 폐지, 국정원 해체, 삼성전자그룹 해체와 동일한 의미에서)에서 폐방시켰으면 좋겠지만,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언론환경을 진보적(기계적 중립은 불평등을 외면하는 범죄!)으로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기득권과 이념적 저항을 다스려가면서 체제혁명을 완수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착실하게 축적해감으로써 이념분포를 진보적으로 바꿉니다.



이런 환경에서 진보적 태종이 등장합니다. 이념분포와 여론환경이 변화했고 준비를 맞췄기 때문에, 세종의 뒤를 이은 태종은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가 허락하는 한에서 혁명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조선 초기의 태종이 아니라 21세기에 맞는 태종을 말하는 것이지요. 세종 치하에서 살아남았지만 많이 약해졌고 상대적 소수로 전락한 기득권세력과 시장 우파의 극렬한 저항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그런 태종의 리더십 말입니다.  



어제까지는 태종에 이재명이 적임자라고 생각했지만, 앞의 글에서 밝힌 이유들로해서 가혹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태종으로서의 적임자를 찾기 힘듭니다. 문재인보다 더 진보적이고 역동적이며 담대한 것까지 더하면. 태종으로서의 이재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순간마다 촛불집회를 열어 국민의 명령을 결정할 수 없기에 진보적 정권교체를 넘어 리더십의 순서도 고민하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촛불혁명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위대한 여정을 보여줬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촛불의 경험을 일상에 녹여내는 것(진보로의 이념분포는 이렇게 이루어진다)과 함께, 촛불이 원하는 정치경제적 리더십을 요구하고 구축하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럴 때만이 우측으로 한없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1대 99사회'로 대표되는 헬조선에서의 탈출과 진보적 가치에 입각한 정의의 실현이 가능해집니다. 제가 말하는 진보진영의 장기집권은 이럴 때만이 가능해집니다.   



거칠지만, 필자의 태종세종론은 이런 것입니다. 박정희 신화와 이명박근혜 9년의 온갖 폐해에 질릴대로 질린 현재의 상황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이념과 가치보다 반칙과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정의의 실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의에도 수없이 많은 것들이 있으며 (앞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거시적으로 보면 보수와 진보의 정의는 그 실현의 수단과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목표한 지점에서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납니다(낙수효과를 정립한 존 롤스의 《정의론》과 진보적 관점의 대니엘 돌링의 《불의란 무엇인가》를 비교해서 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존 듀이의 《공공성과 그 문제들》과 피터 코닝의 《공정사회란 무엇인가》를 비교해 보는 것도 괜찮다. 그람시의 헤게모니론과 신좌파적 입장에서 민주주의를 성찰한 샹달 무페의 《민주주의의 역설》을 보면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의 차이를 상당 수준까지 이해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수는 어떠한 경우에도 불평등과 차별을 늘리지만, 진보는 줄입니다. 단기적으로 평균을 올리는 것은 보수와 진보가 별반 다르지 않지만, 누누이 말했듯이 평균을 논하자는 것은 불평등을 배제하는 것과 같습니다. 보수의 한계가 여기에 있으며, 진보와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지점입니다. 지금까지의 문재인이 세종의 리더십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안희정과 (검증이 필요해진) 이재명이 태종의 리더십에 가깝기 때문에 세종태종론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내년에 진보적 정권교체에 성공하고 선거제도 개혁과 선거연령 하양조정,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10년~15년만 지나면 진보정당의 집권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한국적 특수성 때문에 그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연정은 무조건 이루어집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때 진보정당이 가장 많이 약진했던 것이 간접적 증거입니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졌고 사회이동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거시적 관점에서 진보적 가치(사회적 민주주의)가 구현된 미래를 구축해가야 합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지숙 2016.12.26 00:15

    글 잘 봤습니다. 동감입니다 ^^

    • 늙은도령 2016.12.26 00:39 신고

      최대한 쉽게, 최대한 짧게 쓰느라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습니다.
      2017년은 사회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원년이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세월호 고의침몰설이 밝혀져야 하고요.

  2. sunvi 2016.12.26 03:41

    지난번글과 이번글에 겪하게 동감합니다.

    • 늙은도령 2016.12.26 04:05 신고

      감사합니다.
      촛불혁명이 가야할 길을 깊이 있게 다룰 것입니다.
      정치 관련 글들이 끝나면 경제 관련 글들을 올릴 게요.
      그 다음에 언론 개혁에 관한 글을... 그렇게 분야별로 다뤄보겠습니다.

  3. 참교육 2016.12.26 04:52 신고

    우리정치에 보수정당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는 보수가 아닙니다. 쓰레기들 인간 말종들 집합소입니다.
    저런 집단이 사라지지 않는한 민주주의도 진보도 생존할 수 없습니다.
    대청소 작업이 필요합니다.

    • 늙은도령 2016.12.26 05:29 신고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1대 99 사회에서 보수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봅니다.
      저는 20년 이상은 진보가 집권해서 사회적 민주주의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4. 둘리토비 2016.12.26 06:11 신고

    진보의 장기집권,
    집권이라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이 뭐가 있을까.....고민해 봅니다.

    권력이라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이 뭐가 있을까 고민해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회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렸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는데(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
    권력집단의 통치인 "집권"이라는 말보다 "생활 정치의 뿌리내림"이라는 언어적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아, 정말 적합한 용어가 지금은 떠오르지 않네요.....

    • 늙은도령 2016.12.26 11:27 신고

      국정운영도 되고... 표현이야 찾아보면 나오겠죠.
      가장 정치적 단어라 그냥 썼습니다.
      생활정치의 뿌리내림은 총체적 혁명으로 가는 개개인의 혁명을 말합니다.
      그것이 가능하면 최고의 민주주의가 작동합니다.

  5. 공수래공수거 2016.12.26 09:17 신고

    적어도 5번은 연속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드맵을 잘 짜고 조율하는 제갈공명이 있어야겠습니다
    유시민이 딱 제격인데말입니다

    • 늙은도령 2016.12.26 11:28 신고

      유시민 등이 활약할 때 젊은피들이 수혈돼야 합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상당히 뛰어나니까요.
      그럴 때 장기집권이 가능해집니다.

  6. 인존무상 2016.12.26 09:44

    제대로된 보수인(서유럽 기준으로) 문재인과 더민주가 먼저 집권해서 구악(가짜보수와 지역기득권)을 청산하고 사회적으로 뿌리를 내려야, 제대로 된 진보가 출현할 수 있습니다. 역시 온라인상의 깨어있는 논객들의 말씀은 비슷합니다.

    • 늙은도령 2016.12.26 11:30 신고

      이번에 촛불에 나온 분들 중 진보적 가치에 눈뜬 분이 많으니 다음 정부 때 반드시 세를 넓혀야 합니다.
      유력정치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요.
      젊은이들이 주역이 되는 젊은 정당이 필요합니다.

  7. merryjanet 2016.12.26 13:11

    MB때부터 꾸었던 꿈이니 9년쯤 되었나...그런데 아주 오래된 거 같이 갑갑하고 지쳐있습니다.
    문재인, 안희정 그리고 유시민님이 꾸려가는 대한민국 정부.
    정말 차별없고 평등하여서 사람 살기 좋은 세상.
    그 방법이 진보의 장기집권이라면 보수 아니라 수꼴들이라도 찬성할 거 같은데요.
    대한민국은 교육열은 높지만 박정희의 장기독재로 인해서 진보=종북 빨갱이 라는 인식이 코미디처럼 강해서
    민도는 낮은 편인 것이 항상 문제였다 생각합니다.
    계절과 날씨가 더많이 도와주었다면 촛불이 개헌도 막고 어쩌면 보수 가면을 쓴 반칙세력들도 이번 기회에
    잠재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욕심일까요?
    아무튼 박정희의 막강한 후광 속에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율 30%는 나올 거란 박근혜를 끌어내린 촛불의 위력은
    역사의 한 장을 채우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항상 공부가 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늙은도령 2017.01.05 04:26 신고

      상황은 매우 좋습니다.
      촛불의 힘과 더민주의 의원들이 잘하고 있으며, 정의당도 힘을 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면 많은 것이 변할 수 있습니다.
      진보적이면 장기적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고요.
      최소 20년만 진보가 집권하면 우리도 유럽의 선진복지국가처럼 될 수 있습니다.

  8. 6펜스 2017.01.03 07:44

    큰 시각을 배웁니다

    그러나 한편
    늘 미진하게 불안한 문제인의 유약성
    애매함 한발 느린듯한 대응

    등이 과연 그가 집권하더라도
    강고한 보수와 재벌세력
    치밀하게 권력화된 조중동 등의 반발을
    치고 나가는 실력에 대한 믿음이 없습니다

    바로 그부분때문에
    이재명을 바라보게 되고요

    • 늙은도령 2017.01.05 02:22 신고

      문재인은 노무현보다 더 좌측에 있습니다.
      재벌개혁은 반드시 할 것이며, 조선과 동아도 어떤 형태로든 손볼 것입니다.
      종편심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이미 말함으로써 의지를 드러냈고요.
      문재인은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보다 잘할 사람입니다.
      그의 리더십이 원래 그렇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의 리더십에 대해 쓴 글이 많은데 그는 대통령이 되면 엄청난 결과를 이룩할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하도록 끊임없이 떠들어야죠.
      저는 지도자의 덕목에서 이념과 가치, 청렴성을 최우선으로 봅니다.
      그밖의 것들은 인사만 잘해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때는 좋은 사람들이 한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습니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많은 투자를 했는데 그것이 현실화됐습니다.
      그래서 더욱 희망적이고요.
      문재인 만큼 노무현이 실패한 지점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는 이땅의 기득권을 꿰뚫고 있는 사람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9. 뮤비박스 2017.01.05 00:14

    세종태종론에 대해서 이해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늙은도령 2017.01.05 02:13 신고

      아닙니다.
      제발 이 나라가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억울하게 살고 있어요.


촛불의 힘으로 체제혁명을 이루기에는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를 하야시키지 못하고 탄핵 정국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박근혜 퇴진은 문제없지만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바꾸는 체제혁명은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합니다. 이승만과 맥아더(미 연방정부를 대표함)의 합작품인 친일파 득세를 청산하고, 박정희 유신독재에서 비롯된 반칙과 특권의 불평등체제를 바로잡고, 기울어진 운동장의 핵심인 언론을 개혁하려면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를 하야시키고, 압도적인 표차로 정권 교체에 성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으로 성탄절(예수의 가르침은 지독할 정도로 진보좌파적이었지만 루터와 칼벵에 의해 자본친화적 보수화로 변질됐다)과 말일, 헌재 판결을 결정되기 직전의 촛불집회에 300만~500만 명이 모인다면 모를까, 촛불의 힘으로 꿈의 체제혁명을 이루기는 힘들어졌습니다. '박근혜-최순실/김기춘-우병우 게이트'의 공동정범들인 새누리당이 원내교섭권을 가진 두 개의 정당으로 나뉘고, 중도와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지지하는 반기문의 대선 출마가 확실시됨에 따라, (내각제) 개헌과 결선투표제를 고리로 대선 승리를 위한 부패한 기득권세력의 다당제적 연정과 정치공학적 담합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이 지지자의 반대를 감수하면서까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했던 것은 지역 독점에 기반한 거대양당제를 이념과 가치에 따른 다당제로 개편하기 위한 사전작업(그 다음에야 대화와 협상의 정치문화가 작동할 수 있다)이었지만, '박-최-김 게이트'의 부산물인 기성정치인들의 다당제 연합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필자와 같은 사람들이 꿈꿨던 다당제는 보수화된 거대양당을 견제할 수 있는 진보정당의 약진에 따른 다당제였는데 그것마저 불가능해졌습니다. 





현재 기존의 정치권과 쓰레기들이 총력을 다해 확대재상산하고 있는 개헌과 결선투표제는 촛불혁명의 반동적 성격을 띠고 있어서 더욱 그러합니다. '김대중 팔아먹기'와 '보수적 성향의 호남기득권'에 기반해, '노무현과 문재인 죽이기'로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당과 탄핵 정국의 청문회로 기사회생한 비박들이 주도하는 '상생과 협치의 다당제'는 상위 1%와 기성정치인, 거대언론의 보수대연합에 해당하는 '기득권 지키기'에 다름아니기 때문입니다. 



심상정과 노회찬의 정의당마저 결선투표제에 찬성하는 것까지 더하면, 녹색당과 민중연합당 및 부활해야 하는 노동당(통합진보당) 등이 원내정당을 넘어 연정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원천봉쇄할 것입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된)를 도입하고, (치매의 확산과 뇌과학 등 첨단과학의 발전, 촛불집회 참여자로 봤을 때) 16세까지 선거연령을 낮추지 않은 상태에서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촛불과 함께 할 진보적 민주세력으로의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더구나 집단지성(거시적 이해를 반영하는 이념과 가치보다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른 다수결에 힘이 실리기 마련인, 그래서 민주적으로 보이지만 미시적 이해의 공리주의로 빠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이 언제나 옳다는 전제 하에 '서번트 리더십'을 들고나온 이재명까지 결선투표제(임기 제한에 따른 개헌론과 함께)에 찬성하기 때문에 정권교체의 시계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념과 가치를 중시하는 필자의 걱정은 직접민주주의를 표방한 '서번트 리더십'이 나쁜 의미의 표퓰리즘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나옵니다. 촛불시민의 분노가 정의의 실현을 요구하지만, 도덕의 정치화(공평하고 정의로운 공존을 위한 상생과 협치의 정치)가 아닌 정치의 도덕화(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을 참조)로 기울어질 경우 전체주의적 폭력으로 귀결됩니다. 히틀러의 나치는 유대인을 국민적 합의로 포장한 적이자 악덕한 존재로 규정(당시의 집단지성이었다!)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박멸 작전이 가능했는데, 이것이 바로 정치의 도덕화가 초래한 전체주의적 폭력의 본질이었습니다.      



자신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라는 이재명(중도우파라는 기사는 잘못된 것이지요?)의 '서번트 리더십'에 동의하기 힘든 것은 이 때문인데,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저성장의 고착화, 저출산·고령화의 가속화, 자본 축적의 고도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불평등의 극단화(0.000001 대 99.99999 사회의 도래)까지 고려하면 진보정당의 약진이 배제된 다당제는 최악의 결과만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권력과 자본 친화적인 TV세대보다 민주적 자율성이 강화된 인터넷세대가 국민의 다수를 차지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의 다당제는 촛불의 무력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민주가 법인세 인상을 포기하고 누리예산 증액을 선택한 것도 새누리당의 절대적 반대만이 아니라 국민의당의 반대도 한몫했다고 하는데, 개헌과 결선투표제를 고리로 한 보수적 다당제가 굳어지고 정권교체의 성격이 변질되면, 체제의 대전환을 향한 촛불혁명은 무력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촛불의 분노를 체제혁명의 동력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진보적 이념과 가치가 강화된 정권교체와 선개제도·선거연령 개혁 이전의 개헌과 결선투표제는 악마의 유혹으로만 보입니다. 





노무현보다 진보적인 문재인과, 그보다 더 진보적인 안희정(필자는 지나칠 정도의 자기방어기제에 의문이 있지만, 이 자리에 이재명이 있다고 봤었다. 체제혁명을 위해선 문재인 다음에 이재명/안희정이라는 세종태종론이 최선이라고 본 것도 이 때문이었다)만 빼면 모든 대선후보들이 결선투표제에 찬성하는 지금을 촛불혁명의 최대 위기로 보이는 것이 필자의 우려이기를 바랍니다.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새누리당을 해체하는 것을 빼면 최종 목표가 다를 수밖에 없는 촛불의 분노를 진보적 이념과 가치의 실현으로 결집시켜야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으며, 불평등과 차별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마셜이 정립한 '사회적 권리'가 실현됐을 때, 즉 개인(과 가족)이 시장 참여와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삶을 유지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최고의 단계에 이릅니다. 최소한 이런 단계의 체제혁명에 촛불시민이 동의할 수 있다고 본다면, (내각제) 개헌과 '문재인 죽이기'의 또다른 이름인 결선투표제는 진보적 방향으로의 정권교체 이후로 미루어야 합니다. 이재명을 지지하는 분들은 반대하겠지만, 그가 내세운 '서번트 리더십'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진보적 정권교체와 여론환경 구축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집단지성은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는 진보적 가치를 지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확률은 대단히 낮지만, 야권 통합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서 결선투표제가 이루어지면 문재인이 1위, 이재명이 2위, 안철수가 3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데, 결선투표에서는 안철수 지지자가 이재명에게 표를 줄 것은 거의 100%입니다. 이를 위해 이재명이 안철수에게 내각제 개헌이나 그에 준하는 것을 약속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둘의 조합은 반기문-유승민 조합과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데, 이럴 경우 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야권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경우의 수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야권 성향의 지지자가 문재인이나 이재명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야권의 후보 경선이 격렬해지고 반기문이라는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는 너무 단순하고 무모한 확신에 불과합니다.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은 분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박근혜 게이트와 촛불집회로 한국의 이념적 분포가 유의미할 정도로 바뀌었다는 장기적 증거(단기적 증거는 나오기 시작했다)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P.S. 시장경제에 종속된 보수우파적 기본소득과 시장경제에서 자유로운 진보좌파적 기본소득(보장소득)은 다릅니다. 청년배당은 금액의 차이를 빼면 좌우가 동의할 수 있지만,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우파적 기본소득은 필연적으로, 좌파적 기본소득은 일정 부분에서만 보편적 복지와 충돌합니다. 금액이 적다면 어떤 기본소득도 법인세 인상 및 소득과 자본에 대한 누진적 과세(직접세와 간접세의 차이까지 고려한)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조세정의가 실현되지 못한 상태에서 평균을 얘기하자는 것은 불평등을 논외로 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미시적 차원(단기적, 일정 기간)에서는 좌우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거시적 차원(장기적, 상당 기간)에서는 좌우의 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특정 기간을 한정하면 모든 것도 정당화할 수 있지만, 장기간으로 넘어가면 이념과 가치 지향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대처와 레이건, 슈뢰더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단기적으로는 정당화됐지만, 40년이 지속되자 작금의 불평등과 차별을 만들어냈습니다. 보수도 개혁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만 의미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더러 진보좌파라 하는데 진보가 아닌 진짜 보수로,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기회가 공평하고 공정 경쟁하고 기여한 만큼 합당한 배분을 받는 민주공화국(보수우파적 민주공화국이라고 말했어야 했다, 불평등과 차별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기여한 만큼 합당한 배분을 받는다면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재벌의 이익에 누진과세를 부과할 수 없다. 성과연봉제의 허구성처럼, 기여를 객관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기연한 만큼의 합당한 배분은 있을 수 없다. 배분은 역진적일 때만 합당할 수 있다. 기회의 공평과 공정 경쟁은 결과의 평등이 이루어진 유토피아에서나 가능한 얘기로 기득권을 인정하자는 말의 장난에 불과하다)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고 "그걸 잘 지키는 게 보수의 가치"이며, "이런 것을 진보라고 하는 사람은 보수의 탈을 쓴 수구 기득권 세력"이라는 이재명은, 자신의 '서번트 리더십'이 집단지성에 따르는 것이라고 하는데, 영국과 미국, 독일에서 대처와 레이건, 슈뢰더를 선택했듯이, 청춘과 사회적 약자를 최악의 상황으로 내모는 영국의 브랙시트와 미국의 트럼프 당선, 아베의 장기집권, 극우파의 약진도 집단지성의 결과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독재도 국민의 지지가 있어야 가능하고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번트 리더십'과 독재는 종이 한장의 차이도 안됩니다.  



불평등과 차별이 되돌릴기 힘든 상황에서 중도적 가치와 선택마저 받아들기 힘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수우파적 가치와 선택이야 말할 것도 없고!! 지독한 자기방어기제 때문에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고 남의 잘못에는 가혹하며, 최근의 발언들에서는 논리적 모순이 무섭게 충돌하기 일쑤인 이재명을 한 호흡을 거른 채, 냉정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재명이 보수라는 것을 알았던 분들은 그럴 필요가 없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재검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래의 인용문으로 저의 생각을 대신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과연 우리가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한가지 목표물을 너무나 오랫동안 바라본 결과 내 눈이 흐려진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근시안적인 군중들이 여러 해 동안 헌신해 온 희망에 다 함께 올라타다 보면, 결코 원하지 않는 우상에게조차 신성(神性)을 씌우게 된다. 그리고 누군가 침묵 속에서 기도할 때마다, 그것의 존재는 점점 더 강력해지는 것이다(T.E. 로렌스의 《지혜의 일곱기둥》에서 인용)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참교육 2016.12.24 04:29 신고

    답답합니다. 지난 4.19도 미완으로 끝나고 이번 촛불집회마져 거의 끝난 느낌입니다.
    날씨마져 도와주주 않네요. 죽숴서 개준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유권자들 자신의권리행사를 잘못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면 정신 좀 차릴 때도 됐는데....

    • 늙은도령 2016.12.24 05:05 신고

      이념과 가치적 지향이 없는 집단지성은 자유시장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습니다.
      좌파와 우파, 중도를 가리지 않고 정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노동의 상품화에 반대했던 전통적 보수(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조차도 정의 실현을 내세웠는데 불평등은 배제된 정의였습니다.
      이념과 가치 지향을 배제한 정치는 미시적(일정 기간)으로만 정의를 실현할 수 있고, 불평등도 줄일 수 있습니다.
      미시적으로만 보면 무엇도 진실과 진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하고요.
      반면에 거시적 차원(장기적, 지속적)으로 넘어가면 정의 실현은 고사하고 불평등도 줄이지 못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풀어놓으면 많은 분들이 어려워할 것 같아서 최대한 압축한 글로 다루었지만, 집단지성에 기반한 이재명의 서번트 리더십은 정의 실현과 불평등 축소와 반대의 방향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도 집단지성의 결과입니다.
      모든 언로가 가동된 21세기의 집단지성이었기 때문이지요.
      전 세계적으로 극우파가 득세하는 것도 그 나라의 집단지성의 결과입니다.

  2. 태화산 2016.12.24 05:52

    그래도 태양은 뜰겁니다!

    • 늙은도령 2016.12.24 05:53 신고

      뜹니다, 어제와 같은 태양이.
      우리가 바라는 것은 어제와 다른 태양이 뜨기를 바라는 것이고요.

  3. 육펜스 2016.12.24 07:05

    진단에 이어 추진 가능한 대안도
    토로해주시길 요청드리는건 무릴까요 ^^

    • 늙은도령 2016.12.24 07:30 신고

      앞으로 여러 편의 글로 다룰 것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4차 산업혁명까지 공부한 지금은 촛불이 추구해야 할 청사진도 완성된 상태입니다.
      헌재의 탄핵 인용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올릴 게요.
      앞의 글들에서 청사진의 핵심은 밝히기도 했습니다.

  4. 공수래공수거 2016.12.24 08:47 신고

    당장은 헌재의빠른 결정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헌재 인용이 늦어질수록 더욱 많은 요구와 혼란이 있을겁니다

    4월안에는 대통령선거가 이루어져야만이 개헌과 결선투표를 유야무야 시킬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늙은도령 2016.12.24 10:49 신고

      헌재의 탄핵 인용은 100%이고, 3월 초반 이전에 이루어집니다.
      시간을 앞당기는 것만 고민하면 됩니다.

      결선투표제는 더불어민주당만 받아들이면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이것이 최대 난관이 될 것입니다.

      4자대결도 고려해야 합니다.
      개헌은 4자대결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입니다.

  5. 낭중지추 2016.12.24 10:12

    이재명씨 발언이 뭔가 삐딱선을 타는 것처럼 수위를 넘나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도령님 말씀대로 탄핵과 새눌당 해체에는 뜻이 같을 것입니다 물론 그다음은 각자 다른 꿈을 꾸고 있다고해도 문재인씨와 이재명씨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경선을 치르게 된다면 결과에 승복안할 인물들은 아닐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강력한 문재인 지지자로 그분의 당선을 간절하게 바랍니다 그게 대한민국의 최선이라 확신하니까요 하지만 이명바끄네 정권동안 싸질러놓은 똥을 치우느라 임기를 다 보내야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세종같은 분이라 생각하기에 태종 같은 강성이 청소를 하고 멍석을 좀 깔아놓는다면 최선책은 아니더라도 차선책으로 나쁘지는 않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문제는 더민당이 그렇게 하겠느냐, 열우당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니냐 하는 것이죠 참여정권 때처럼 여당이 대통령을 돕기는 커녕 발목을 잡는 인간들이 설치거나 할까봐 걱정입니다 더민당이 문재인씨께 어떻게 하는지를 여태 봐왔으니까요 개헌은 투표연령 확대 투표시간 연장까지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하아아~ 갈길이 너무 머네요

    • 늙은도령 2016.12.24 10:59 신고

      현재의 더민주는 예전의 열린우리당과 다릅니다.
      개헌과 결선투표를 고리로 제3지대가 커진다 해도 더민주에서 이탈할 의원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세종태종론은 민주진보세력의 장기집권을 위한 저의 청사진입니다.
      태종보다 세종이 먼저인 이유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면 지지기반이 탄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에야 태종이 대대적 청산과 체제혁명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저항이 적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노통에게는 미안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최적화된 정치인은 문재인이 앞섭니다.
      제가 문재인 지지를 한 번도 거두지 않은 것은 그가 보수우파로 변절하지 않는 한 최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다음 대통령이 됐을 때 민주진보의 장기집권이 가능해집니다.
      저의 세종태종론을 압축하면 그렇습니다.

  6. 구국의강철대오 2016.12.24 11:23

    이재명도 깨끗한 사람이 아닙니다. 녹음을 해놓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되네요. 대통령 후보가 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6.12.24 11:34 신고

      이재명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증을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를 보여주었지만 그래도 진보진영의 인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실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글에서 짧게 다루었지만 탄핵 인용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 가혹할 정도의 검증을 할 것입니다.
      그가 최근에 한 말들이 사실이라면 저의 검증을 넘을 수 없습니다.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모조리 흝을 것이니까요.
      저의 공부가 총투입되면 보수적 인사는 어느 누구도 저의 검증을 넘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그런 검증을 할 필요성을 불러일으킬 만한 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하지 않았을 뿐이고요.
      반기문에 대해서는 정보를 축적하고 있었는데 이재명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7. merryjanet 2016.12.24 11:44

    오늘 9차 촛불집회.
    성탄절이기도 하지만, 그간의 누적된 피로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까지라도 이어져온 시민들의
    참여를 대단하다 칭찬해야지요.
    이번 주 초에 결정된 새누리의 분당이 개인적으론 불편했습니다.
    불안하긴 했지만, 그 사람들은 돈때문에라도 분당은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기어이 명분을 만들고 "보수"라는 허울을
    쓴 사람들을 새로운 집으로 결집시킬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니까요.
    거기다 안철수를 포함한 잠룡(? 이재명 박원순까지는 몰라도 안에게 용이라 추켜주는 건 아주 불쾌함)들이 고집부리는
    결선투표제로 소위 반문연대를 만드는 분위기는 허탈하기까지 하네요.
    도령님 글을 주~욱 읽으면서 봤듯, 이런 식이면 또다시 4년 전의 악몽처럼 2% 내외의 차이로 또 정권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불길한 생각입니다.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보수신당이 벌써부터 지지율이 치고 오르는데 반씨가 합세할 경우 수꼴들까지 합세해
    그 세가 마냥 부풀것을 생각하면, 가을 겨울을 지나면서 이어졌던 촛불의 의미가 무엇이었나 싶게 허망해지고...
    아무리봐도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정권교체가 목표인 야당이 아니라 문재인만 죽인다면 영혼도 팔아버릴 패거리들
    이란 생각입니다.

    • 늙은도령 2016.12.24 12:03 신고

      성탄절과 말일, 헌재의 탄핵 인용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을 때로 한정한 것도 촛불시민의 피로를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탄핵을 99% 확정한 것은 위대한 승리이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보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때까지 일정 수준의 촛불집회는 유지돼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이념지형이 변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조사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촛불혁명이 체제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도 그런 의미를 행간에 담아두었습니다.
      단기적인 아닌 장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재명이 중도보수라면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문재인-이재명-안희정의 순으로 봤는데 이재명을 빼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재명 검증에 너무 관대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의 발언과 행태에서 낌새를 차린 것도 있었지만, 묻혀두었습니다.
      반기문 검증을 위한 정보를 유럽에서도 구하고 있는데, 그런 수준으로 이재명 검증에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8. 과유불급 2016.12.24 15:04

    도령님께서 이재명을 언급하실때마다 걱정이 들었는데 문재인과 보는곳이 같다고 하지만 그 색깔은 분명 틀림 사람입니다. 강성발언으로 얻은 높은
    지지율은 단한번도 검증을 걷치지 않은 바닷가의 모래성과 같습니다. 이재명을 지지하시는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그의 출신성분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정치입문이야 모르는 사람 빼고 다 아는 사실이지 않습니까?

    "서번트 리더십! 그것이 촛불의 시대정신"
    단지 저에게는 근시안적인 말 잘하는 정치인으로 보여집니다. 주말 촛불참석차 이만 줄이겠습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이재명에게 제대로 전달되었으면 하네요.

    • 늙은도령 2016.12.24 18:55 신고

      보수의 핵심은 불평등과 차별에 열려있다는 것인데, 이재명이 불평등과 차별을 줄이는 아이콘이었다는 것은 일종의 지적사기에 해당합니다.
      이재명이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보수라는 말을 하지 않은 채 촛불의 분노에 편승하는 발언으로 지지율이 올랐다는 점에서도 냉정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재명의 책은 읽어 봤고, 수많은 동영상과 페이스북, 기사 등을 두루 살펴봤지만 최근까지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밝힌 적이 없어서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는데 제가 속았던 모양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이재명을 구글링 해봤는데 제가 몰랐던 발언들이 참 많더군요.
      특히 지지율이 2위로 오른 이후에 여러 곳에서 했던 발언들은 경악할 노릇이었습니다.
      자신의 지지율이 상당 수준에 오르고, 보수 진영의 지지자들이 늘자 이런 발언들을 쏟아낸 것 같은데, 나쁜 의미의 포퓰리스트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재명은 커밍아웃 이후에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법인세 인상 등을 들고 나왔지만 진정성이 없어 보입니다.
      그 이유는 그가 변명을 내놓을 때마다 이런 임기응변식 대처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발언에서 나타나는 논리적 충돌과 자의적 해석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지적하기도 힘겨울 정도입니다.
      아무튼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추가적인 검증을 할 생각입니다.
      반기문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일거리만 늘어났습니다.

  9. jeremy 2016.12.24 16:51

    역시 참된 정치인을 구별하는 기준은 바로 "철학"이란 생각이 듭니다. 현실사회 속에서 어떤 정치적 행동과 사고가 끊임없이 정치인 개인의 차원에서 행해질 것이지만 결국 나아갈 방향이 1cm만 다르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간격이 엄청나게 벌어질 것이란 예상을 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또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하는 생각도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지향과 목표는 뚜렷함과 동시에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해야한다는 점울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나아감 또는 성취를 위해서는 분명 본질적인 추구가 있어야 하고, 현실의 파도에 흔들릴 수는 있어도 그 때문에 침몰하지는 않는
    "철학"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세적이고 현학적이고 부도덕하고 부정부패를 일삼고 무엇보다 정직하지 않은 것이 "정치인"일 것이라는 절망감으로는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일구어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박씨 사태를 보면서, 시민들이 분명 분별해내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가볍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리배와 조용하지만 사람이 함께 사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의 차이를.


    • 늙은도령 2016.12.24 19:00 신고

      네, 정치철학이 중요합니다.
      그에 따른 장기적 결과가 중요합니다.
      이재명을 검증할 때 정치학보다는 정치철학과 정치사를, 경제학보다는 경제철학과 경제사를, 혁명과 반동의 역사를 공부하면 보다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글은 마냥 늘릴 수 없어서 아주 짧고 불친절한 수준에서 가볍게 비판한 것인데, 그의 전체 발언들을 가지고 비판할 때는 철저하게 할 생각입니다.
      제가 느낀 배신감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이재명의 말대로라면 제가 수구보수의 탈을 쓴 자가 되기 때문이니, 그 발언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죠.
      참 무서운 사람이네요.
      지독할 정도로 잔인하고요.
      이율배반적 발언을 너무 가볍게 던지고요.
      그의 말과는 달리 권력욕의 엄청난 사람입니다.

  10. 흰구름 2016.12.24 22:21

    이명박근혜만큼 반기문재인도 혐오스런 자들이죠. 문재인은 대통령욕심에 야권분열시킨 쓰레기. 한번 양보 받아 떨어졋으면 약속대로 안나오느것이 사람이지요. 바다에 빠져 죽겟다는 말도 전략적으로 한말 이라 할꺼고.

  11. 둘리토비 2016.12.25 00:29 신고

    촛불민심의 정확한 의도와 현실의 염원을 잘 알아야 하는데,
    정치인들이 오히려 자기들의 프레임으로 상황을 이끄는 것 같아서 몹시 불쾌합니다.

    저는 232만명이 나올때까지 촛불집회를 Full로 나갔다가
    지금은 잠시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우리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놓치기 싫습니다~
    그러면서도 늘 언론을 주시하고 있고 특히 JTBC의 뉴스와 CBS의 라디오 방송을 주목합니다.
    이제는 프레임에 있어서 매우 지혜롭게 설정해야 하고 행동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올곧게, 그러면서도 지혜롭게 정치인들을 감시하고 일반 국민들의 염원을 전달해야 하고
    촛불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제대로 액션과 이론적 가치가 정립되어야겠죠.
    하나의 사과나무를 심는것과 제대로 된 미래를 기리고 행동하는 분별력을 더욱 구해야 할 것이라 봅니다.
    물론 저부터 말이죠~

    • 늙은도령 2016.12.25 02:18 신고

      아주 길게 섰던 답글이 다 날라갔네요.
      다시 쓰자니 힘이 빠지네요.
      님에게 대한 답은 별도의 글로 올리겠습니다.
      그것이 가장 좋을 듯합니다.
      님이 말한 것 중에 촛불집회의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촛불집회가 체제혁명에 이르기까지 4단계로 구성된다고 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촛불혁명의 기억을 일상으로 옮겨오는 것입니다.
      그것만 할 수 있다면 촛불혁명은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성공한 혁명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언론을 주시하는 것은 영원히 중요합니다.
      민주주의는 언론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체제입니다.
      좋은 언론이 많으면 민주주의는 지속적으로 발전합니다.
      님의 생각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했으면 합니다.
      그것은 정치만이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공학적으로 구현된 과학기술은 계기를 제공하지만 정치는 그것을 질서화합니다.
      모두의 이익이 되는 그런 방향으로 향할 때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이고요.

    • 늙은도령 2016.12.28 08:16 신고

      결선투표제는 다음 정부에서 선거법 개정을 통해 실시하면 됩니다.
      내년 대선까지는 개헌도, 결선투표제도 결정되서는 안 됩니다.
      이는 문재인을 죽이기 위함인데, 문재인이 정면돌파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서.....

  12. 이재 2016.12.25 02:25

    이재명은 그 깊이가 접시물 같은 양반이고 철학이 있는 양반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관심이 없어 질겁니다.

  13. 토마토 2016.12.25 02:57

    그것이 알고싶다와 JTBC에서 지속적으로 뉴스를 터뜨려 일상속에서도 시민들이 각성할수 있도록, 그들의 노고가 계속 되었으면 합니다.

    • 늙은도령 2016.12.25 13:50 신고

      방송과 팟캐스트가 함께 활약하고, 정권 교체 후 언론 개혁을 통해 공정성을 올려야죠.
      그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14. mangrove 2016.12.26 09:52

    정치권이야, 아니, 정당들이야 어떤 언어로 이야기를 하던,(우상호의 말을 인용하자면), 국민은 이나라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사람에게 표를 던질 것 입니다. 지난 십수년간 인물 보다는 정당에, 그리고 정권교체라는 사명에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몰표를 주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얻어진 것은 정권교체도 국민이 원하는 정당의 생성도 아니었습니다. 현재 더불어를 보면서 아... 저건 내가 정말 원하던 정당이야라고 느낄 사람은 아마도 더불어의 당원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보면 이번에 국민이 선택할 사람은 자명합니다. 이미 개판친 안철수도 아니고 UN에서 개판친 반기문도 아닙니다.

    노무현 코스프레가 되었던, 포퓰리즘이 되었던, 가장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정확하게 그 맥을 집어서 외쳤던 사람은 이재명입니다. 안희정은 희안하게 화합과 통합을 외치는 데.... 그거 이미 노무현 대통령이 한번 당한 뻔한 수입니다. 그러니, 안희정도 물건너 갔다고 봅니다. 적어도 노무현 적통이라면 이시점에 외쳐야 하는 건은 이재명 못지 않은 개혁에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분 김두관 정도 레벨로 봅니다.

    그러면, 야권에서는 문재인과 이재명 남습니다.
    문재인... 검증 되었습니다. 그런데, 투사의 이미지는 아닙니다... 강한 개혁의 의지도 최근에서야 강성 발언으로 드러내기 시작 했습니다. 대인배이시죠. 하지만, 대인배라는 본성으로 인해서 당선후 행보가 걱정 됩니다.
    이재명... 검증 안되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현재 의심 받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선 전에 제대로 검증 안되면, 독박은 국민이 쓰게 됩니다.. 어설프게 당선되었다가 탄핵으로 내려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남시의 운영으로 개혁과 그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이 입증 되었습니다. 현재까지는 국민의 언어로 가장 가깝게 이야기 하고 있는 분입니다.

    촛불은 피로감보다는 "의지" 입니다. 양떼가 500만 모여도 그건 양떼 입니다. 단 한마리의 늑대에게도 무너지는 것이죠. 200만의 촛불이 모였어도 그중에 50만정도가 호랑이 일 뿐, 나머지는 양떼 입니다. 물론 양떼하고 다른 건 의지가 있고, 투표권이 있고 뭔가 제대로 알고 있다는 사실은 다르죠. 그래서 새누리가 두려워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탄핵은 국민이 만들어 낸 결과물 입니다. 그것을 대행하는 것은 정당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것을 제대로 대행하는 정당은 없습니다. 오히려 야당은 국정조사네, 탄핵 발언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있을 뿐이죠.. 그들의 언어로 말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야당도 국정 농단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한 결과 이기도 하니까요.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기득권 양산에 열을 올린다면.... 국민은 이제 새누리보다 야당을 심판할 것입니다.

    법인세 인상을 포기 했다니 실망이 크네요... 국정교과서 철폐를 호언하는 우상호의 말이 진실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 mangrove 2016.12.26 09:55

      결선투표제..... 이거 국민들이 걷어 내야 할 일입니다... 이후락이 주장한 사사오입과 다른 점이 뭐가 있나요?

      촛불 구호로 정확하게 결선투표제 반대를 외쳐야 합니다.

  15. 어이가 없네. 2016.12.28 09:41

    말은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졸나 길게 썼지만 결국 문재인대통령 만들기에 거리적 거린단 얘기잔아.
    개헌과 결선투표제가 우리나라에 필요한 제도인가를 따져보는게 정도가 아닌감?
    그것이 문재인 노무현 죽이기와 뭔 상관?
    지능적인 문빠구만. ㅉㅉ
    글 읽은 시간이 아깝다.

    • 토마토 2016.12.30 03:33

      치졸한 인간아, 분탕칠 할 시간있으면, 밥처먹고 잠이나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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