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에서 유시민을 잡는 카메라의 각도를 알 수 없고, 편집된 내용을 알 수 없으며, 유시민의 머리 속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방송에 나온 내용만 가지고 액면 그래도 글을 쓸 수밖에 없다. 그 동안 필자는 문재인 전 대표가 전통 지지층의 반발을 무릎쓰고 김종인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비대위원장에 준하는 전권을 부여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분석결과는 글로 옮기지 않았다.





헌데 썰전 4회차에서 김종인 영입에 대한 유시민의 평가 때문에 분석결과의 대부분을 생각보다 앞당겨 오픈해야 하는 처지로 밀려버렸다.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지닌 유시민은 김종인의 영입이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도 못되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시민과 정면으로 맞싸울 수 없음을 깨달은 전원책의 질문에 김종인의 영입이 찬밥에 해당한다고도 말했다. 



필자는 이런 유시민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을 영입한 직전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유시민의 주장에 100% 동의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백의종군을 약속하지 않았다면 김종인의 영입이 불가능했을 것이란 추측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그 당시를 기준으로 하면 유시민의 주장을 부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종인의 과거전력과 이념적 성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아닌 유시민의 입장에서 벗어나 당 대표로서 피비린내 나는 최후의 물갈이를 단행해야 할 문재인의 입장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재영입을 성공리에 마쳤고, 10만을 훌쩍 넘은 온라인입당을 확인했으며, 시스템 공천을 확고히 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총선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재창당에 준할 만큼의 혁신과 잔인한 물갈이 공천까지 고려해야 하는 문재인의 입장에서는 김종인 만한 적임자는 없다. 





아직도 당내에 남아있는 비주류와 반노반문 세력이 김종인 체제를 총선을 넘어 대선까지 밀고나가려 할 수도 있지만, 그 정도 위험이란 거대정당의 대표가 감수해야 할 부담의 영역에 속한다. 노무현의 죽음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문재인의 입장에서는 흔들리는 호남민심을 제자리로 돌리는 일과 더 큰 차원의 선거연합을 이루어내는 일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의 가치와 시급성이 있다. 



유시민도 이것을 모를 리 없지만, 썰전에서 대놓고 문재인을 지지할 수 없는 노릇이며, 정의당의 당원으로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서 당의 지분을 높이는 일도 그의 몫이라 할 수 있다. 무섭게 떨어지는 자신과 당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세월호광장을 처음으로 방문한 안철수와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뻔뻔함과 비열함을 비판하는 일을 심상정과 진중권이 맡았다면, 김종인 체제를 견제하는 일을 유시민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에는 표창원에서 시작해 김병기와 조응천에 이르는 20명의 인재들(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볼수록 놀랍기만 하다)과 집단적으로 출산표를 던진 12명의 젊은피, 혁신위를 이끌었던 담대한 김상곤, 이 모든 것을 합쳐도 비교의 대상도 되지 못하는 온라인입당의 신화를 창조한 10만 대군이 버티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홀가분하게 백의종군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으며, 유시민의 김종인 견제도 그래서 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P.S. 필자가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에서 가장 신뢰하고 최고의 발전가능성을 가진 은수미 의원과 야당의 무덤이자 하위 99%의 헬조선인 강남에서 출사표를 던진 전현희 의원, 문재인의 지역구 물려받아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배재정 의원의 당선을 간절히 기원한다. 다른 후보자들의 선전도 바라마지 않지만, 이들의 당선은 한국정치의 고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耽讀 2016.02.05 08:22 신고

    본방송을 직접 못 보고 팟빵에서 오디오으로 들었습니다.
    3차례 방송 중 전원책이 가장 밀렸습니다. 다른 회차는 그래도 반박하는 척, 몰아붙이는 척은 했지만 어제는 유시민 주장을 거의 그대로 수용했습니다. 김종인 영입 성패는 4월13일 판명날 것입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6.02.05 08:36 신고

    도령님과 의견이 좀 다른 부분이 있다면 김종인입니다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전 차라리 김상곤을 비대위원징으로 추대했더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3. 용산구민 2016.02.05 08:42

    문재인에 대한 안티를 접고 지지와 성원을 보냅니다. 탈당파들의 집적거림을 잘 인내히신것도, 인재영입, 백의종군 모조리 감동입니다.

    • 늙은도령 2016.02.05 17:46 신고

      사람은 오랫동안 살아온 것이 말해줍니다.
      문재인의 리더십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에 일단 구축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4. 2016.02.05 17:58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2.05 21:41 신고

      유시민은 그것까지 고려하면서 발언했을 것입니다.
      그는 대놓고 문재인을 도와주지 않으면서도 김종인과 박영선 등을 경계하는 역할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안철수를 대놓고 비판하지 못하지만, 갈수록 수위도 높아질 것입니다.
      유시민,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입니다.
      저와 가장 친한 친구가 유시민의 서울대 경제학과 1년 후배인데, 유시민보다 더 공부잘했던 친구조차도 유시민에 대해서는 한 수 접고 들어갈 정도입니다.
      한국 정치인들을 가장 머리가 좋은 순으로 놓으면 유시민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노무현 대통령만이 유시민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습니다.

  5. 2016.02.07 01:39

    비밀댓글입니다

    • 늙은도령 2016.02.07 02:07 신고

      개표조작만 막으면 승리합니다.
      근데 개표조작 걱정해서 투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6. 조남주 2016.02.07 17:18

    유시민은 정말 요즘 저에게 사이다입니다~



선관위원장으로 영입된 김종인 위원장이 '전권을 달라'거나 '문재인의 사퇴가 빨라야 한다' 등의 발언들을 모든 쓰레기 언론들이 확대재생산하고 있습니다. 굴러들어온 돌인 김종인의 입장에서는 박힌 돌을 휘어잡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며, 이것을 인정한 문재인 대표가 김종인 선대위원장 원톱체제로 가겠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이후로도 이런 잡음은 일어날 수 있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김종인을 영입하자 박지원이 침묵하고 박영선이 정운찬을 만난 후 안철수까지 만난 것처럼.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문재인 대표를 신뢰하는 분들이라면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도 총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고, 정치환경은 생물과 같아서 어떤 변수가 언제 어디서 터져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사람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고, 그에 불만이 있는 당내 인사가 있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게 민주주의고 수평적 합의를 거쳐 수직적 명령을 이루는 과정이니 조금 더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하며, 쓰레기들의 흔들기(특히 JTBC 5시정치부회의, 그들이 악마의 변호인를 맡은 것이 아니라면)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제가 이번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에 관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문 대표의 인재영입이 안철수를 능가했지만, 꼭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늘 안철수가 영입했다고 발표한 두 사람은 안철수처럼 IT업계의 CEO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30대라는 점에서 칭찬해야 할 구석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바람은 문재인 대표가 정의당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노동계와 농어민을 대표할 수 있는 인재영입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멀게는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가깝게는 마넹의 《선거는 민주적인가》을 보면, 현대의 선거가 갖는 한계는 (측정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상식 선에서 볼 때) 평균적인 유권자보다 성공했거나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는 후보에게 표를 주는 대표성만 강조된 것에 있습니다. 당선자의 대표성만 강조되면 민주주의의 출발점인 피통치자와 통치자의 동일성(통치와 정치행위가 피통치자의 동의와 의지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약화되고, 당선자의 독립성만 부각됩니다.



다시 말해 선거에서 당선되면 피통치자의 동의와 의지(주로 공약과 여론조사가 기준이 된다)에 제약되지 않고 당선자가 자신의 의지대로 통치와 정치행위를 하는 반민주적이고 귀족적인 엘리트주의만 강화됩니다. 일종의 과두·금권정치(피케티가 말한 세습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대체하게 되고, 민주주의의 필수조건인 책임정치가 실종됩니다, 이명박근혜 정부의 8년처럼. 



루소가 《사회계약론》에서 '국민은 선거날에만 주인이 되고, 다음날부터는 노예로 전락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완전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선거와 추첨이 공존해야 하는데,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연방주의자라고도 하며, 55명 전원이 성공한 백인남성이었다)이 대표성만 강화시킨 선거제도에만 집중하고, 이것이 전 세계적인 대세로 굳어진 바람에 정당정치와 대의민주주의는 피통치자와 통치자의 거리를 갈수록 벌렸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한나 아렌트가 《공화국의 위기》와 《혁명론》에서 자세히 다룬 것처럼, 모든 계층과 집단의 의견이 반영돼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공화국의 부활까지 이루려면(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나오는 민주공화국)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이 선거의 대표성만 강조하는 방식에서 피통치자와의 동일성과 유사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의 외부인사 영입도 필요합니다. 



이것을 비례대표로만 충족하려고 한다면 문재인 대표의 실착이 될 것입니다. 20대 청춘을 비롯해 노동자, 농어민,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민자 등을 영입해 그들 중 일부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도록 공천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알렉시스 토크빌이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고 말했던 것이 진정한 의미인 귀족주의 예찬으로 흘러서는 안 됩니다. 국민의 수준이 각 분야에서 성공한 전문가(깊이 볼 수 있지만, 편협해지는 경향이 있다)와 동일하지 않은 것이 민주주의의 최대 강점이자 위대한 덕목이라면, 그에 맞는 외부인사 영입이 뒤따라야 합니다. 



솔직히 필자는 김종인의 영입에 반대하는 편입니다. 지나칠 정도로 독불장군식이고, 엘리트주의에 빠진 자들의 공통점인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총선에서의 선전과 승리가 당장의 과제라 전략적 접근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엘리트주의만 강화하는 인재영입에는 절대적으로 반대합니다. 비례대표가 그래서 있지 않느냐는 반론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들을 훈련시켜 지역구 의원으로 키우겠다는 것도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그만'이라는 것과 같아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등과 충돌나지 않는 선에서 외부인사 영입의 폭과 규모가 넓어지고 다양화되기를 바랍니다. 어떤 경우에도 다선 의원들이 늘어나는 것은 민주주의의 확장과 실현에 관한 한 적신호에 해당하지 절대 청신호에 해당하지 않음은 기득권 보수화된 거대 양당체제의 한계이자 본질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박근혜가 박정희를 아버지로 두지 않았다면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겠습니까? 어림 칠푼이도 없는 노릇이지요!



우리는 박근혜의 사병으로 전락한 야만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쓰러진 백남기씨가 60여일이 넘도록 의식불명 상태이고, 박근혜와 정부는 이에 대한 사과 한 마디조차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700일을 향해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호참사에 이르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세월호 인양은 한없이 늘어지고,진실규명은 정부와 새누리당 차원에서 차단하고, 책임자 처벌은 최소한의 최소한으로도 이루어지지 않고, 유족들과 그들과 함께하는 시민들에게는 빨간색과 폭력배라는 낙인이나 찍고 있음에 이르면··· 



문재인 대표가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서 전 세계적 추세에 따라 결정한 것들 중에 노동자와 농어민에게 피해가 집중됐던 것들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기득권들이 그렇게 하라고 몰아붙였다 해도 최종 책임은 대통령과 정부에 있음은 노무현과 참여정부라 해도 면죄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6.01.16 08:49 신고

    저도 개인적으로 김종인의 영입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발목을 잡지 않나 생각됩니다

  2. 참교육 2016.01.16 09:56 신고

    참 맘에 안듭니다.
    저 사람이 시누리당을 집권하는데 일조해놓고 무슨 낯으로 야당에.... 정치철학이라도 있는겐지... 철새가 된 걸까요?

    • 늙은도령 2016.01.16 23:28 신고

      김종인은 제 삼촌과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라는 것을 만든 적이 잇습니다.
      초대 원장을 김종인이 했고 삼촌은 감사를 했습니다.
      또 김종인은 제 고모와 친합니다.
      그래서 그에 대해 조금은 압니다.
      최소한 그는 현직 대통령을 무서워하지 않고, 이 땅의 지배엘리트들도 함부로 못하는 사람이니 잘만 활용할 수 있으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그는 이번이 마지막이니 제대로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안철수가 표를 분산시키는 것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해야 하니 어느 정도의 모험은 감수해야 합니다.

  3. 오도일관지 2016.01.18 18:09 신고

    선생님 글 잘 읽고 있는 오유인입니다.
    이 글은 오유에 올리지 않으셨네요.

    • 늙은도령 2016.01.18 18:31 신고

      아, 하루에 두 편 이상을 글을 쓰는데 오유와 아고라,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들을 구별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다양한 곳에 글을 올려 정권 탈환과 민주주의 확대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그러다 보니 오유에 올리지 않는 글들도 있습니다.
      제가 링크를 걸어둔 글이나, 조금 어렵고 전문적인 글들은 블로그에만 올립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너무 어려운 글들은 그냥 묻혀버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깊은 지식을 원하는 분들을 위한 공간이 없어 블로그에만 올리는 글들도 제법 됩니다.

    • 오도일관지 2016.01.18 20:18 신고

      과거에 쓰신 글도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 오도일관지 2016.01.18 20:22 신고

    민주주의 확장이 예전 민주노동당 홍희덕, 강기갑 의원 같은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19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를 봐도 선생님 말씀대로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 늙은도령 2016.01.18 23:35 신고

      네, 정의당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반드시 그런 분들을 비례대표로 영입해야 하고, 지역구에도 몇 분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전정한 민주주의입니다.
      청춘과 서민들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최대 덕목입니다.

  5. hwang sy 2016.01.21 19:59

    잘읽었습니다^^항상 사람을 믿는 자신의 소신이 필요하네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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