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대한민국은 사회적 약자를 짓밟아 버리는 악덕국가로 전락했다. YS의 말을 빌리자면, 칠푼이 한 명과 그 일당이 말아먹고 있는 비정상국가다.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인 집회·시위를 여는데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집회·시위 주최자는 시민이 10만 명이 모이건 100만 명이 모이건 야만공권력(청와대의 사병으로 전락한 경찰과 법무부, 검찰 등)이 쳐놓은 함정에 단 한 명의 참가자가 빠져도 범죄자가 되는 나라다.

 

 

 

 

10만 명 이상이 모인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는 야만공권력의 자극에 넘어간 극소수의 저항적 폭력에 묻혀버렸고, 세월호 유가족과 그들을 돕는 시민들을 폭력집회나 일삼는 체제전복세력으로 만들었던 노하우가 빛을 발해, 뇌사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백남기 농민의 아우성은 (그가 낸 세금이 포함돼 있을) 살인적인 물대포에 수장돼 버렸다. 그의 죽음은 현 정부와 야만공권력에 불리하기 때문에 유족의 뜻과는 반대로 생명이 연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악마의 종편(MBC 포함)과 국민의 시청료로 돌아가지만 정권의 나팔수 역할에 충실한 KBS를 비롯해 모든 방송은 공권력의 야만성에는 침묵하고, 극소수 시위자의 격렬한 저항과 유도된 폭력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시위자를 체제전복을 노리는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군주의 말 한마디에 법무부 장관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무력화시키는 대국민 협박을 난사해댔다. 사회적 약자를 지렁이로 보는 듯한 그의 광기는 군주의 호위대장으로는 적격이었을지 모르지만, 민주주의와 헌법을 파괴한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되도 모자랄 판이다.

 

 

신분상승의 사다리에 올라탄 로스쿨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발에는 단 하루만에 사시존치 입장을 번복한 법무부가 내일의 집회에서는 초법적 단속과 진압을 거두지 않겠다고 공갈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와 강자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박근혜 정부의 폭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헌법 제1조는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했지만, 현실에서의 대한민국은 최소한의 민주주의도 위협받고 있는 3류국가로 전락했을 뿐이다.

 

 

더욱더 답답한 것은, 한중FTA가 초스피드로 인준된 이후에 열리는 내일 집회가 폭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체결된 FTA들은 세부내용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국민이 철저하게 배제됐으며, FTA 체결로 이익을 보는 쪽에서 세금을 더 걷어 손해를 보는 쪽을 지원하는 내용도 들어 있지 않다.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부의 불평등이 커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중FTA는 사회적 약자(특히 농어민과 중소기업 노동자)에게는 회복불가능한 재앙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내일의 집회가 폭력적으로 이루어지냐, 아니면 평화적으로 이루어지느냐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터무니없는 현실왜곡이다. 내일 집회의 목적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집중조명을 받고 국민적 토론을 거쳐야 함에도 폭력성 여부에만 모든 초점이 맞춰진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런 비정상적 행태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아무리 많은 사회적 약자가 집회에 참여해도 신자유주의적 강자에 의한, 신자유주의적 강자를 위한, 신자유주의적 강자의 대한민국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현 집권세력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신자유주의는 권위주의적 독재정부와 위계적 재벌과 한쌍을 이룬 채 사회적 약자를 착취하는데, 모든 노조가 악인양 치부되고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입장을 천명하고 정치적 힘을 구축해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집회·시위의 자유마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실현되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바로 그러하다. 내일 집회에서 폭력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말하고자 하는 것들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박근혜와 그 일당들은 총선을 앞두고 10만 명 이상이 모인 집회가 두려운 것이며, 그들을 폭력집단이자 테러리스트이며 체제전복세력으로 몰아서 비슷한 집회를 원천봉쇄하지 않으면 총선 압승과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박근혜와 그 일당의 독재적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상황에서, 부와 권력의 자발적 노예와 추종자들이 판을 치는 대한민국이 신자유주의적 독재와 역사마저 되돌리는 무한퇴행에서 벗어나려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정치의 중심에 자리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인 이유가 60가지(겨우 60가지라니!!)나 댈 수 있는 것은 슬프고도 부끄러운 시대의 자화상이다. 60가지 이유를 댈 수 있으면서도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욱 슬프고 부끄러운 것이리라. 투표할 때만 나라의 주인이 되는 선거만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교통혼잡처럼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집회·시위의 자유에 제한이 가해질 때 민주주의는 무조건 죽는다. 토크빌을 비롯해 수많은 정치학자들이 '민주공화국의 핵심'으로 주목한 미 수정헌법 제1조를 인용하는 것으로 이번 글을 마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연방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또는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할 수 없다. 또한 언론, 출판의 자유나 국민이 평화롭게 집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불만 사항을 시정하기 위해 정부에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할 수 없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건강이 좋지 않아 내일(아, 지금은 오늘)의 집회에 참여할 수 없지만 마음만은 함께 할 것입니다. 12월16일에 종합검사 결과가 나오면, 그래서 건강에 전환점이 생기면 블로그 활동을 점차 늘려가도록 하겠습니다.

 

        

 

 

                                                       

  1. 불루이글 2015.12.05 08:36 신고

    건강이 좋지 않으신대도 이렇게 시국에 대한 걱정을 하고 계시니 짠하네요
    지금 국민들이 시위를 통해 아우성을 치는 것은 외면하고 뜻을 왜곡해 폭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시위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이유에 귀를 기울이도록 방향을 유도 해야 하는 언론들은 모두 정부가 이끄는 대로만 포커스를 잡아 내보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언론이 죽어 버린 사회가 되버렸습니다.
    도렁님 건강 조심 하시고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2. 공수래공수거 2015.12.07 09:49 신고

    토요일 집회가 폭력없이 평화적으로 끝나니
    온 매스컴이 조용해졌습니다
    그렇게 불법,폭력을 이슈화 시키더니...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전설적인 대법관이었던 올리버 웬델 홈즈는 미국의 1차세계대전 참전에 반대하는 찰스 셴크를 선발징병법 위반으로 처벌하며, 개인의 자유(특히 표현의 자유)에 반한 법률 제정을 원천봉쇄한 수정헌법 1조에 제한을 가했다. 침해불가능한 개인의 자유도 ‘(국가의 존립과 타인의 생명 및 자유에)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협’일 경우 제한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필자도 체제와 안정와 인권의 수호를 최우선으로 한 홈즈의 판결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일베나 조중동, 종편에 주어진 표현(과 언론)의 자유처럼, 명백한 사실 왜곡을 통해 타인의 생명과 안전, 자유에 피해를 주는 그따위의 무책임하고 무한대의 표현의 자유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판결은 자유방임과 자유의 경계를 명백히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호위병을 자처하는 방송통신심의회가 헌법적 가치인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는 작업네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불통의 대통령과 청와대에 비판적인 방송과 글, SNS 등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 방심위이라지만 공인에 대한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려는 심의규정 개정까지 인정할 순 없다. 



이럴 경우 온라인에서 선거에 관한 열띤 토론이 불가능해지고 3자를 내세워 정부나 여당에 불리한 글과 사진, 영상을 자의적으로 삭제할 수 있다.방심위는 안전체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것을 믿을 사람은 없다. 분명한 규정으로 명백히 하지 않는 한 사이버세사의 선거 관련 글과 토론은 극도로 제한받아 시민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가 무너져 내린다. 



“연방 의회는‧‧‧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국민이 평화로이 집회할 수 있는 권리 및 불만 사항의 구제를 위하여 정부에게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약화시키는 법률을 만들 수 없다”는 미 수정헌법 제1조와 달리 한국의 헌법 21조 4항은 표현의 자유에 한계를 설정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실명제 문제가 여기에 속한다. 



헌법 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지며,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지만,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할 경우,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구제조항을 넣어두었다.





이에 기반해 명예훼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미네르바 사건 때 처음 적용된ㅡ위헌적 요소가 강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법으로 판명됐지만 국민이 자체검열을 하도록 만들 수 있어 정치적 효과를 톡톡히 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도 제정될 수 있었다.



1986년에 제정된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정보통신망에 올라온 게시글이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으로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침해받은 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에 대한 소명을 요청하면, 즉시 심의에 들어가 해당글을 삭제하거나 반박문을 게재할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후 2001년의 개정 때, 제3자에게 소명 요청을 대리할 수 있게 만든 개인정보의 취급위탁이 신설됐고, 2007년의 개정 때는 이용자의 동의를 받도록 개정됐으나, 대통령이 정하는 방법으로 고지를 했을 때는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해당글을 삭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로써 헌법이나 상위법인 모법(입법부인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의 취지를 벗어나기 일쑤인 대통령령을 이용해 대통령과 정부, 정치인과 재벌 등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과 언론에게 주어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억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제는 알바들이 고발자로 역할을 바꿀 것이다. 사이버 세상은 개판이 된다.



현행 정보통신 심의규정 제10조 제2항에서도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게시글)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 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의 취급위탁을 명시했다. 방심위는 대통령과 정부 비판을 막기 위해 제2항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방심위는 법과 규정 간의 충돌을 피한다는 미명 하에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요청이 있을 때 직권으로 해당 글에 시정조치(삭제)를 취할 수 있도록 제2항을 개정하려고 한다. 이럴 경우 과반수가 넘는 여권 추천위원들이 합의하면 헌법상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얼마든지 침해할 수 있다. 여당에 불라한 것들은 모조리 삭제할 수 있다.여론이 위축되고 왝곡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소수인 야당 추천위원들은 위원회의 심의규정이 정보통신망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는지 법리적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심의규정 제2항을 개정했을 때의 부작용ㅡ대통령과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이용자의 동의없이 삭제하는 것ㅡ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양대 포털에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청와대의 압력이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데, 여권 추천위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방심위의 심의규정 개정 시도도 동일한 움직임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국민과 입법부와의 소통을 거부한 대통령과 청와대의 폭주가 민주주의와 헌법마저 파괴하는 방심위의 월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박효정 방통위장이 공인에게는 적용하지 않겠다도 하지만 공익의 조건을 그들이 정하기 때문에 명문화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입각해 글을 쓸 때, 박근혜의 홍위병 역할에 충실한 방심위의 눈 밖에 나지 않을지 자체검열부터 해야 한다. 유신독재의 21세기 버전이 사이버세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고 검열해서 삭제시키려고 한다. 문득 필자가 사는 곳이 북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13 08:34 신고

    다음을 비롯한 포털의 댓글 정책이 바뀐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실제적인 검열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3 17:43 신고

      이제는 본격적인 독재를 하려다 봅니다.
      광범위한 공작이 시작됐습니다.
      정권 재창출을 자신의 후계자로 만들고자 난리를 칩니다.
      혁명이 필요한 시기 같습니다.

  2. 바람 언덕 2015.07.13 09:53 신고

    이명박의 작품을 박근혜가 잘도 이용해 먹네요.
    주거니 받거니, 이 두 연놈들을 개작두 탈 날이 와야 하는데...
    비가 오네요, 장마인가 봅니다.

  3. 참교육 2015.07.13 11:45 신고

    민주주의는 다시 쓰레기통을 뒤져야할 것 같습니다.
    점점 우리와는 딴 세상 얘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13 17:47 신고

      정말 딴 세상입니다.
      민주주의는 사라졌습니다.
      껍질만 남았습니다.

  4. 『방쌤』 2015.07.13 11:52 신고

    글을 적고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주위의 눈치를 봐야하는 세상이 다시 올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상상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는 정부네요

    • 늙은도령 2015.07.13 17:49 신고

      기술 발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자본주의가 왜 민주주의를 죽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5. 뉴론♥ 2015.07.13 19:16 신고

    너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도 좋치 않는거 같은데여
    맨 댓글 읽어바야 거기거 거기 까지라서여

  6. 耽讀 2015.07.14 13:59 신고

    늙은도령님과 저는 이미 '자기검열'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서운 것입니다. 스스로 검열하도록하는 것.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정원은 이미 목적을 이루었습니다.
    내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감시 받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4 16:21 신고

      저는 해킹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자체검열도 하지 않고요.
      솔직히 전 두려운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제가 건강이 점점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더위에는 제가 쥐약인데 최근에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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