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집으로 방송된 EBS의 <히틀러와 나치스의 탄생(이하 다큐)>은 교묘한 나레이션과 영상 편집으로 히틀러와 나치스의 실체적 진실과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 아무리 KBS가 뉴라이트 출신들과 극우주의자에 장악됐다고 해도, 도를 넘은 EBS의 왜곡은 한국에서 친일파와 친일부역자의 후손들이 떵떵거리면 사는 이유를 말해준다.





필자가 지난 10년의 시간을 투자해 파고들었던 것이 통치술로의 신자유주의가 첫 번째였다면, 두 번째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작동불능의 지경으로 만든 파시즘과 전체주의였다. 히틀러와 나치, 일본의 군국주의에 관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연구들을 섭렵했고, 그래서 EBS의 다큐가 어떻게 왜곡됐는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히틀러의 초기 경력을 이용해 그를 사회주의자로 만들어버린 다큐는 히틀러와 나치가 반유대주의와 함께 반공과 친자본, 우파 독재를 거쳐 전체주의로 이르는 과정을 왜곡했다. 히틀러와 나치를 다룬 어떤 연구에서 다큐의 근거를 가져왔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필자가 아는 한 그들을 사회주의의 영역에 위치시키는 연구는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히틀러가 젊은 시절 독일 노동자당에 가입한 적이 있고, 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NSDAP, 일명 나치스)을 창당하기도 했지만, 그와 나치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지향하지 않았다. 히틀러가 권력을 잡게 된 것도 바이마르 공화국이 지나치게 가혹한 전쟁부담금과 1929년의 대공황을 감당할 수 없어 자포자기식 화폐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다큐에서는 나치가 집권에 이르는 과정도 생략했지만, 마치 나치가 지지율이 꼴찌인 상태에서 집권에 성공한 것처럼 처리한 것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도를 넘은 왜곡이다.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연정을 거부하다 위기에 몰린 히틀러가 미국과 영국처럼 자본가와 우파 성향의 농업지주, 기독교의 도움을 받아 집권에 성공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다큐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을 적대적으로 그렸는데 히틀러의 집권을 열렬히 찬성한 국가가 프랑스며 지식인들이었고, 비시 정부는 히틀러의 제국건설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것 때문에, 드골이 집권한 이래 비시 정부에 가담하거나 나치에 우호적이었던 프랑스 국민 중 백만 명 가까이가 숙청(과거사 청산)당하는 고초를 치러야 했다.



괴링과 괴벨스도 개인적 문제로 접근한 것도 지독히 편파적이어서 다큐의 사실 왜곡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해준다. 히틀러와 나치를 개인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연구는 더 이상 없다. 그런 접근은 히틀와 나치가 독일을 하나로 만들어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과 학살을 벌인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기 때문이며, 진실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드골 정부처럼 친일파와 부역자들을 제대로 숙청하지 못한 것이 전쟁광 맥아더와 미국 정부의 오판과 실책 때문이었지만(이에 대한 연구는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이런 식의 다큐가 방송을 탈 수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언론생태계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국내의 역사만이 아니라 세계사마저도 왜곡하는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국민의 시청료로 돌아가는 공영방송 KBS의 이사장에 이승만을 국부로 만드는데 혈안이 된 뉴라이트 출신의 이인호가 이사장 연임이 보장된 상태고, 세월호특위를 작동불능으로 만들고 MBC를 종편 수준으로 떨어뜨리는데 앞장선 차기환 같은 자가 이사 후보에 추천될 정도니, EBS가 이런 형편없는 다큐를 광복 70년에 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박정희 집안의 대일본 인식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보여준 박근령의 망언이 가능한 것도, 이것에 철저하게 침묵하는 박근혜가 아베의 준동에 말로만 대응하는 것도, 아베 담화를 백악관이 환영하자(미일 간에 사전조율이 있었다고 한다) 8.15담화마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채 미래관계에 집중한 것도, 광복 이후 7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전시작전권을 되찾아오지 못하는 것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라크 침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9.11사태 직후 부시가 국민들에게 평소보다 더 열심히 소비하라며, 거기서 나오는 세금으로 군산복합체와 석유업체의 배를 불려줄 수 있는 악마의 전쟁도 치를 수 있다고 한 것처럼, 경제몰락의 위기에서 소비를 늘리라며 8.14일 임시공휴일로 정한 것이 광복 70주년의 실체적 진실이다. 



어느 방송을 봐도 왜 한반도가 국민의 뜻과 의지에 반하게 둘로 갈라질 수밖에 없었는지, 왜 친일파와 부역자들이 청산되지 못했는지, 왜 이승만이 국민에 의해 쫓겨나고 망명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왜 뉴라이트가 아직도 득세할 수 있는지, 광복의 진정한 의미와 반성과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것은 볼 수 없다.

     


평화통일의 유일한 길인 햇볕정책이 폐기된 이유와 미국 정부가 한반도를 세계 유일의 항시적 전시상태로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광복에 이르게 된다. DMZ에서 젊은 병사가 두 다리를 잃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확성기 대응이고, 광복절을 맞아 경제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정부 주도로 억지 소비를 늘려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도플파란 2015.08.17 05:11 신고

    어쩌면.. 뉴라이트는 다시 독재를 꿈꾸고 있는지도 몰라요...반공주의를

  2. 공수래공수거 2015.08.17 08:40 신고

    며칠간 방송을 뵈도 광복 70년,광복의 의미가 되새기자
    아런 내용들 밖에 없습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된다는 미래 지향적인 비젼을
    제시 못하는게 아쉽습니다

    • 늙은도령 2015.08.17 15:05 신고

      그냥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제 말만 나열하는 것이지요.
      근본적으로 달라지려는 노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과거로 퇴행하는 것이지요, 일본에서.



꼭 찍어서 발라내기의 명수인 박근혜의 대반격이 만만치 않다. 유승민을 발라내는 과정은 채동욱을 발라내는 과정보다 더욱 강력해서 김무성까지 꼬리를 감추고 납작 엎드리게 만들었다. 유승민이 인지도가 높아졌느니, 지지율 2위에 올랐느니 하는 보도는 설거지에 들어간 것을 말한다. 그는 권위주의 독재자에 의해 숙청당한 것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유승민이 탈당해 새로운 정당을 차리지 않는 한 그는 새누리당의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 대구에서 공천을 받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박정희에서 박근혜로 이어진 대구·경북 지역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대체할 만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정치인은 현재의 보수진영에는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군주 박근혜가 직접 찍어서 발라냈음에도, 박근혜의 참모들과 김무성, 보수진영의 전략가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유승민을 대구·경북 지역의 차세대 지도자이자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키워줄 이유가 전무하다.

퇴임 후까지 고려한 박근혜의 냉혹함을 지켜본 조중동과 종편, 보도채널, 지상파3사가 유승민을 다루는 것도 며칠에 불과할 것이다.



그는 박근혜에 대항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당내 세력도, 지역적 기반도 없다. 박근혜와 청와대, 김무성 연합과 맞싸워 이길 새누리당 의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기 원내대표를 합의추대 방식으로 뽑겠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이미 새누리당은 박근혜와 청와대에 장악된 상태고, 총선까지 친박의 약진만 있을 뿐이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대란 같은 초대형 악재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 이상 유승민이 살아날 방법은 없다. 거대 양당체제의 바깥에서 대통령이 나올 수없는 나라가 한국이고, 새누리당에서 유승민을 옹호하는 탈당파가 40명 정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20명 정도가 나와서 신당을 차리면 모를까, 가능성 거의 제로인 돌발상황이 도래해야 유승민이 살아날 수 있다.



유승민 발라내기는 박근혜와 청와대가 보수진영에 관한 한 권위주의 독재시절의 방법을 노골적으로 가동하겠다는 선언이다. 황교안의 사정정국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며, 언론들의 동조가 있을 것이며, 법원의 맞장구(박지원과 한명숙 등의 판결로)가 있을 것이며, 포털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북한 보도가 늘어날 것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선심성 공약이 남발될 것이며, 야권에 불리한 정치공작이 난무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에 성공한다 해도 박근혜와 청와대, 언론과 사정정국의 거대한 태풍을 뚫어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여기에 심상찮은 조짐을 보여주고 있는 JTBC까지 무너지면 최악도 각오해야 한다(JTBC 보도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룰 생각이다).





10대의 언어에 일베용어가 익숙해질 정도로 보수화됐고, 제왕적 대통령이 살기등등한 권력을 휘두르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란 허울뿐인 것으로 전락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권위주의 독재공화국으로 접어들었다. 이를 뒤집으려면 제1야당이 천지개벽에 준할 만큼의 혁명에 성공해 새누리당보다 더 많은 유권자를 투표소로 끌어낼 수 있어야 그 다음이 있다.



하늘이 두쪽 나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박근혜와 청와대 3인방의 유승민 발라내기는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은 더디기만 하다. 나머지 군소야당은 지리멸렬한 상태고 양대 노조의 힘도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교조는 법외노조로 투쟁력을 잃었고, 전통의 시민단체는 보이지도 않는다.



제왕적 권력의 속성이란 내부에서부터 무너져 내려야 위력을 잃는 법이다. 유승민 발라내기는 내부 단속이 강화되는 과정이었다. 다시 말해 눈에 가시 같았던 유승민을 박근혜가 발라내기로 작정하고ㅡ그것도 메르스 대란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성공했다면 박근혜의 레임덕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유승민 발라내기의 배후에 이런 것들이 자리하고 있다. 보수화된 기득권의 나라, 대한민국의 제왕적 대통령이 그의 아버지처럼 통치하겠다고 선언해도, 이것에 저항할 여력도 없는 야당이 성완종과 메르스 특검이라도 진행할 수 있을까? 자발적 복종과 각자도생에 익숙해진 국민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노무현처럼 거대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폭발적인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가 보여준 리더십만이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10년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 호남을 끌어안고 수도권을 들끓게 할, 그래서 충청과 경남이 들썩거릴 그런 신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변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그 전에 신뢰와 협력의 에너지를 축적해두지 않으면, 우리의 적이란 우리는 위험에 빠뜨리고 가난하게 만드는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상위 1%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래서 더 이상 굴종하지 않고 행동한다면 모든 정치인이 노무현이 되고, 우리 모두가 바람이 된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base 2015.07.09 21:55

    도령님의 판단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유승민같은 사람이 새누리당에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놀랍기도 합니다. 제 생각엔 친박 비박을 떠나 황교안이 대부분의 새누리 의원들 약점을 가지고 장난치면서 BH가 더 날뛰는 형국같습니다. 비박들이 지금 황교안 총리에 대해 속으로 땅을치고 있지 않을까요?

    • 늙은도령 2015.07.09 22:11 신고

      박근혜가 저렇게까지 나오는 것은 친박으로 후계자까지 고려하겠다는 것이어서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황교안이 박근혜의 마지막 총리로 온갖 사정정국을 주도할 텐데, 미래는 모르는 일이라 어떤 변수가 숨어있기를 바랍니다.

  2. base 2015.07.09 22:02

    부탁하나 드려도 될까요? 97년 외환위기때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같은 처지에서 대처방법이 무척 달랐죠. 물론 두나라 환경이 달랐기에.. 그리스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궁금하군요?

    • 늙은도령 2015.07.09 22:15 신고

      현재 그리스는 채권단으로부터 부채 탕감을 받지 못하면 최악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터키처럼 무정부상태와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그나마 그리스는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대규모 탕감을 받고 유로존에 남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국제정치학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부채 탕감을 받아내는 것은 필수입니다.
      메르켈을 압박하는 국제적 움직임도 커지고 있어 어느 정도의 탕감을 받아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부채의 반 이상을 탕감받아야 합니다.
      독일 여론도 반반이어서 메르켈이 얼마든지 여론을 움직일 수 있지만 그녀의 권력욕이 너무나 크고 무서워서....

  3. 공수래공수거 2015.07.10 08:21 신고

    이 와중에 야당이 힘을 못쓰고 자중지란 하는것이
    더 가슴이 아픕니다

    김기춘까지 걸리고..
    이렇게 나가면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총선에서 결과가
    너무 뻔해 보입니다

    유승민의 대선 후보 지지자 대부분이 야권 성향이라는것을
    잘 알아야 할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0 14:54 신고

      문재인이 뚝심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것이 조금씩 보입니다.
      탈당파들이 나오는 것이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지켜보면서 야당의 개혁을 보다 강하게 하도록 밀어붙여야죠.

  4. 참교육 2015.07.10 09:47 신고

    박근혜 박근혜.... 남은 임기.. 일각이 여삼추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0 14:57 신고

      네, 여삼추입니다.
      하루하루가 힘듭니다.
      저도 더위에 건강상태가 별로입니다.

  5. 『방쌤』 2015.07.10 10:47 신고

    야당도,,, 시민단체도,,, 노조도,,, 점점 더 설 자리들을 잃어가는군요
    이게 정말 독재,,와 다를게 뭐가 있을까요
    그런데도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0 15:00 신고

      한국은 지나칠 정도로 우경화됐는데, 국민들이 거기에 익숙해져 방법이 없습니다.
      국민들이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봅니다.
      그래서 노무현처럼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6. go to hell 2015.07.10 11:19

    박그네...

    누까리 마귀같애라

    꿈에 볼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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