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저임금 노동자와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그때까지 잠복해 있었지만 폭발 직전에 이르러 외부에서 건드려주기만 바랐던 던 두 가지 중대한 국가적 과제를 표면 위로 끌어올렸다. 하나는 장인정신에 의한 중소상공인과 편의점의 나라라고 알려진 일본보다 인구 대비 2.5배에 이르는 중소상공인(프랜차이즈 대리점과 편의점 포함)의 초과밀현상이었다. 그대로 나두면 내부로부터 무너져 대한민국의 내수경제를 붕괴시킬 수도 있은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나머지는 일자리의 대부분이 제조업 중심의 재벌과 중소기업에서 나온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산업자본주의 시대에나 통했던 정규직 노동자 중심의 임금정책과 일자리 창출 정책의 잘못된 지향이었다. 금융산업과 IT 위주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피해는 정규직으로 살아남지 못했던 산업노동자(중산층 바로 밑에 자리한다)에게 집중됐지만, 더 큰 피해는 프랜차이즈 대리점과 편의점, 자영업체 등에 취직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던 저임금·비정규·일용직·알바생들에게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중산층 바로 밑에서 중하위층을 이루고 있지만 가정을 지키고 자식을 돌볼 수 있는 최저의 돈은 벌어올 수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5060세대의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이 외국노동자로 채우는 이주와 이동의 활성화로 인해 목숨과도 같은 일자리를 잃었다. 앨버트 허시만이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에서 명확히 한 것처럼, 이주는 경제사회적 필요 때문에 독일이 터기노동자 4백만 명을 받아들인 것처럼 정부와 국민의 사회적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합법적인 과정이다. 

 

 

반면에 이동은 지정학적 요인과 에너지 쟁탈전, 정치경제적 불안에 따른 내전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고향에서 살 수 없게 된 난민과 빈민, 노동자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보다 잘사는 나라에 정착하려는 불법적인 과정이다. 이주와 이동은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자 도전이며, 강요된 추방이지만 이방인과 외부자를 불편해하고 경계하는 인간의 본성ㅡ프로이트와 칼 융을 비롯해 엘리아스, 라캉, 벤야민,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아렌트, 브르디외, 울리히 벡, 바우만, 지젝, 브라운, 프래이저 등까지 수많은 학자들이 다루었다ㅡ과 세계화의 피해자인 중하위층 노동자의 생존본능과 격렬하게 충돌한다.

 

 

인권을 중시하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면 예멘 난민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이런 갈등은 세계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전쟁과 인도적 이유를 내세우는 이들의 주장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역사적 경험과 보편적 정의에 해당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일자리마저 내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하위층 노동자의 공포와 절박함이다. 이들도 이동의 개개인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어서, 재벌과 프랜차이즈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허용하는 정부와 정당의 정책 방향에 격렬한 반발과 분노, 적개심을 집중시킨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반발해 집단적인 반대와 대정부투쟁에 나선 중소상공인과 카카오의 카풀서비스에 택기기사들이 들고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장하성 실장이 주도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대통령의 공약이었기에 강행할 수 있었지만 그것을 감당할 수 없었던 중소상공인의 격렬한 반발에 직면해야 했다. '90%의 성공'을 말한 문재인 대통령의 현실인식 부족도, 청와대 조직의 특성을 볼 때, 장하성 실장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문프의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됐다.   

 

 

헌데 말이다,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ㅡ언제나 그렇듯이 악랄하고 선정적인 기레기들의 부추김과 편향된 보도가 결정적이었지만ㅡ문프의 현실인식을 왜곡시킨 장하성 실장의 실책ㅡ최저임금 인상과 동시에 중소상공인의 피해를 보존해줄 방안의 부재ㅡ은 중소상공인 문제를 국민적 의제로 떠올리는 효과로 작용했다. 일본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심각한 한국의 상황이 연일 언론을 탔고, 국민 사이에 회자됐으며, 그렇게 된 이유의 핵심 책임자들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성과까지 거두었다. 

 

 

자한당과 손잡고 문재인 정부를 향하던 중소상공인의 격렬한 저항이 조금씩 자한당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소상공인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몬 주적이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법률들을 (길게는) 11년째 국회에서 썩힌 자한당이었음이 드러났다. 자한당으로써는 곤혹스러웠고, 정치적 성향 때문에 그들과 손잡은 일부 협회의 정치적 반발을 제외하면, 국민의 분노가 자한당과 국회를 향했다. 사지로 내몰린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줄 법률들이 마침내 국회의 높고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법률들이 제출됐고, 기득권 양대노총의 정치적 영향력에 휘둘려왔던 정당들의 현실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뀌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었다. 양대노총이 대표하는 노동자보다 중소상공인의 숫자가 더욱 많다는 사실에 눈뜬 것이다. 무엇보다도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상공인과 관련 업계의 문제들에 정확한 인식을 하게 됨에 따라, 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상당수의 중소상공인들이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든 주범들이 누구인지, 앞으로 누구를 상대로 투쟁하고 싸워야 하는지 깨달았다. 자한당이 다급해졌다. 잘한 것이 없음에도 지지율 상승이라는 반사이익을 즐기기만 했던 자한당도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줄 법률에 더 이상 브레이크를 걸 수 없었다. 11년이나 국회에 묶여있던 법률들이 통과될 수 있었던 이유다. 자한당도 정권을 탈환하려면 재벌과 대기업, 부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에서 상당하게 후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한당이 그런 깨달음을 얼마나 실천으로 옮길지 알 수 없고, (혹시라도 정권을 잡으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며) 사회적 흉기인 기레기들이 이런 극적 변화의 전 과정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을 것이기에 목표한 곳까지 이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자한당과 기레기들이 언제나 그래왔듯이, 양대노총이 대변하는 노동자의 이익과 문프의 지시로 당정청이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집행할 중소상공인 지원대책 간에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극우 성향의 팟캐스트와 유튜브의 1인 방송까지 가세하면 갈등 조장에 성공할 수도 있다. 

 

 

 

 

문프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현실까지 감안하면 가짜뉴스와 음모론, 루머, 선전선동의 거짓말과 막말들이 난무할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의 카풀서비스를 둘러싸고 택시업계와 기사들의 격렬한 반발이 더해졌으니 갈등 전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자한당과 기레기, 팟캐스트와 유튜버들의 연합공격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퍼부어질 것이며, 김용균씨의 죽음을 둘러싼 위험의 외주화(신자유주의 합리성의 냉혹함 중 하나)에 대한 반발도 문프와 청와대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외주의 위험화를 해결하려면 국회에서 예산 편성에 동의해주어야 하고, 재벌과 대기업들이 아웃소싱에서 벗어나 직접 고용을 해야 하는데 그들이 거부하면 대통령의 힘으로만 해결할 수 없음에도 문프만 공격한다. 생존에 성공하고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문프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데,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단기적 이익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로써는 당장의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하기에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깨어있는 시민이 된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어서 그들 모두에게 그런 시민이 되라고 강요하고 비판만 할 수도 없다.   

 

 

제2, 제3의 김용균을 막으려면 위험의 외주화를 본사와 본청이 흡수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대통령의 권한으로는 압박은 가능하지만 성사시키는 것은 쉽지 않거나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입법과정이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예산 편성, 공무원 증원에 동의해주는 등 국회의 문턱을 무조건 넘어야 한다. 기존의 공무원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 정책에 동의해야 한다. 재벌과 대기업의 반발과 기레기의 왜곡,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극우 팟캐스트와 유튜버들의 가짜뉴스와 음모론 등도 넘을 수 있어야 한다. 이해당사자들의 반성과 성찰도 뒤따랴야 한다.

 

 

이런 총체적인 노력들이 사회적 합의의 형태를 갖출 때까지 발전하면 촛불혁명에 버금가는 거대한 전환이 가능해진다. 필자가 집필하고 있는 책의 주제가 바로 이것에 집중된 것도, 그럴 때만이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예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3개 집단들의 이익을 모두 다 해결해줄 수 없다.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대표들이 문프와의 면담을 위해 청와대로 진격하겠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예산상의 한계를 넘어 이들 모두의 요구를 해결해주려면 또다시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내년도 예산이 확정된 지금, 문재인 정부가 3개 집단의 요구를 풀어주려면 추경 편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세금을 올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그러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당장의 필요가 절박하다면, 추경을 제외한 어떤 방법으로도 이번 글에서 다룬 3개 집단의 요구를 해결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당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임기 내내 해결할 의지도 충만하다. 중소상공인 대책들이 쏟아지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거듭해서 말하지만 재벌과 대기업과 부자들을 위해 절대다수의 국민을 사지로 내모는 자유한국당(이재명처럼 민주당 내의 위선적이고 선동적인 의원들 포함)의 반민주적이고 반서민적인 이익집단화와 비열한 정치놀음 때문이다. 그들이 국회의 문지기를 자처하는 한, 하위 90%를 위한 법률은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없이 만들어지기만 할뿐 국회의 지랄맞은 문턱을 넘지 못한다. 사립유치원의 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치원 3법도 자한당의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안희정 전 지사와 김경수 현 지사가 같은 날에 법정에 섰다는 뉴스를 내보내 노통과 문프를 우회적으로 저격한 SBS 8시뉴스의 악의적인 보도처럼, 그렇게 정치하는 자유한국당의 이중적 행태가 문제란 말이다! 위험의 외주화를 해결하라고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는 자한당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법률 제정에 정말로 찬성표를 던지는 지 끝까지 확인하란 말이다! 누가 내 이익을 대변하는 법률 통과에 찬성표를 던졌는지 확인하란 말이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유럽과 미국의 진보좌파는 시민과의 소통을 포기한 채, 자신의 재선에만 목을 매는 직업정치인에 휘둘려 노동자 중심의 정당정치라는 구시대의 유물만 붙들고 있었다. 그들은 멈추거나 줄어들기 시작한 노동자의 실질임금과 그에 따른 불평등과 양극화를 거시적 차원에서 해결될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 발전(빅데이타 기반의 인공지능)이 날개를 달아준 금융 중심의 세계화(사람과 자원,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이동)와 대규모 이주정책(대처를 쫓아냈지만 그녀보다 더욱 열성적으로 밀어붙였다. 블레어와 클린턴, 슈뢰더, 시라크 등이 '제3의 길'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좌파의 몰락을 재촉했다), 페미니즘의 낙수효과, 소수자 인권 보호, 다원민주주의 등을 냉전 이후의 좌파의 목표로 설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앤서니 기든스가 개념화한 <제3의 길>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의 근원인 대규모 규제 완화와 파생상품 거래의 활성화를 부산물로 남겨둔 채 완벽한 실패로 짧은 생을 마감하면서 좌파의 몰락을 재촉했다. (이유가 무엇이었던 간에) 현실사회주의 실험이 자본주의와의 싸움에서 허무할 정도로 완패한 1989년 이후에는 노동계급의 지속적인 분화로 다양하고 복잡한 계층이 탄생했고, 그들간의 이해 충돌 메커니즘이 대단히 복잡해졌다. 중산층에 편입한 노동자의 상당수는 부르주아 문화로 갈아탐과 동시에 신노동당의 감세정책과 규제 철폐에 동의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버렸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을 중산층으로 만들어준 케인즈주의 종말에 일조함으로써 새로운 기득권의 일원(한국의 경우 귀족노조와 화이트칼라 노동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때부터 구좌파와 신좌파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우파 민족주의의 부상과 시장근본주의에 따른 능력주의와 무한경쟁의 누적되는 폐해를 외면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정당성마저 잃어버렸다. 금융 중심 세계화와 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화의 피해자, 경계선 주변의 외부자의 두려움, 시장경제에서 밀려난 잉여들의 절망마저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 패자로 묶여지는 이들의 마음 속으로는 분노와 증오가 진보좌파 엘리트에 대한 혐오의 감정으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유럽의 좌파는 전통에 따른 산업노동자 중심의 정치철학과 유토피아에 대한 악착같은 희망만 노래했다. 뒤늦게, 아니 그보다는 훨씬 빠르게 마르크스에서 폴라니로 갈아탔다고 해도 산업노동자라는 전통의 텃밭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았다. 노동의 성격과 본질, 임금 수준이 다름에도 공산당선언에 나오는 마르크스적 노동자로 새로운 분야와 다양한 계층의 노동자들을 묶어버리려 했다. 수많은 층위와 상황에 따라 발생할 이익 갈등과 이해 충돌의 조정·관리시스템은 제시되지 않았기에 물과 기름처럼 갈라지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한국의 진보좌파 지식인과 정치인, 양대노총의 인식도 유럽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정보통신기술 발전의 피해자는 양대노총이 대변하는 제조업 노동자만이 아님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정규직 임금노동자의 삶을 누릴 수 없게 된 더 많은 숫자의 중소상공인과 비정규직·알바생, 저임금 일용직 노동자들의 피해에는 따뜻한 시선을 주지 않았다. 하위 99%의 돈을 상위 1%로 이전하는 역계급혁명적 성격을 지닌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기술 폭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대항집단을 형성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진보좌파의 지향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지향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진단에 실패했고, 믿음직스러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능력의 한계인지, 노력의 부족인지, 무력함의 소산인지 알 수 없지만 진보좌파 성향의 경제학자들은 재선과 당장의 이익에 목을 메는 직업정치인보다 더욱 무지하고 고집스러웠다. 자신이 전공했거나 지향하는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재단하는 이들의 편협함은 지적 성장을 거부하는 무지함과 자신이 옳다는 특유의 아집과 어우러져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이명박근혜가 연속해서 정권을 잡은 것이다. '좌측 깜빡이를 켠 채 우회전했다'며 모든 책임을 노통과 친노에게 뒤집어씌운 그들은, 수구꼴통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루며 노통의 죽음과 친노의 폐족 선언을 받아내면서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발행하는 뻔뻔함을 자랑인양 떠들어댔다.   

 

 

신좌파와 시민행동주의의 중간쯤에 자리한 진보적 자유주의 세력을 제거하는데 성공했기에, 구좌파의 부활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던(또는 희망했던) 그들은 이명박근혜를 조심스럽고 작은 목소리로 공격함과 동시에 그들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의 탐욕을 질타했다. 누구도 그들에게 그런 권한을 주지 않았음에도 그들의 이중적 행태는 이명박근혜의 역주행 덕분에 그들만 물고 뜯고 씹으면 그들을 찬양하고 추종함으로써 희혈을 느끼는 정알못들로 인해 반성은커녕 반사이익의 떡고물만 톡톡히 챙길 수 있었다(나꼼수와 수많은 팟캐스트, 유튜버 포함).  

 

 

미치고 환장할 노릇은 이명박근혜 정부의 정체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들의 비난과 조롱, 막말이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쏟아내는 콘텐츠의 사실 여부와 비판의 정당성, 조롱의 적합성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는 제시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이명박근혜만 물어뜯고 희화화하면 열광적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명박의 비즈니스 프랜들리'와 '박근혜의 줄푸세'를 비판하는 동시에 만족을 모르는 재벌체제의 탐욕을 질타하기만 하면 후원금까지 넘쳐날 정도였다. 비이성과 반동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듯했다. 이재명과 김어준 조합처럼 군중심리에 영합하는 정치적 수사와 선동적 상징만 늘어놓으면 어떤 것도 가능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금융자본주의) 비판에 매몰된 유럽의 좌파들처럼 《거대한 전환》의 칼 폴라니로 갈아탄 학자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었다. 한미FTA로 대표되는 시장개방정책 같은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극단적으로 비판했던 정태인, 이정우, 선대인, 김광수, 우석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정치학계를 장악하고 있는 최장집 사단의 계급을 기반으로는 하는 정당정치와 엘리트 위주의 대의민주주의 찬양처럼, 구좌파적(마르크스적) 접근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으려 했다. 정치와 사회, 경제 현실을 정확히 보지 않은 채, 과거의 타성에 젖어 오만하고 불손해 보이는 관료주의적 태도만 보여주었다.

 

 

한경오가 그들의 입을 자처했고, 정치적 올바름과 계몽적 변증법에 따라 양대노총과 다양한 종류의 소수자집단의 이익과 보호에만 매몰돼 버렸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초래한 '1대 99 사회'를 떠들면서도, 하위 99%를 다양한 소수자 그룹으로 나눠 그들의 피해를 더욱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더 큰 규모의 다수자에게는 피해를 감수하라는 역차별을 공공연히 떠들어댔다. 지각 있고 깨어있는 시민(노통이 말한 깨어있는 시민과 다르다!)이라면 역차별과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며 '침묵하는 다수'를 짓누르고 늘려가면서도 그들을 자원 배분의 공론장에서 배제하는 반민주적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그것만이 모두의 이익과 권리를 늘려주고 높여준다며 다수라는 바로 그 이유 하나 때문에 그들의 몫이어야 할 정당한 이익마저 빼앗아버렸다. "이를테면 세상 모든 문제가 자신들의 조언을 따르기만 하면 금세 해결될 것처럼 장담한다. 마치 위에서 대중을 내려다보며 가르침을 하달하는 사람처럼 행동함으로써 왠지 모를 거부감을 유발한다. 이처럼 우월감과 자만심으로 가득한 태도는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결국은 진보 정당의 만성적인 실패(로베르토 미직 외 《거대한 후퇴》에서 인용)"와 짧은 성공만 거둘 수 있는 자기파멸의 악순환으로 빠져들면서, 진보 진영에 포함된 다양한 계층과 직업, 신분의 차이에서는 나오는 문화적 차이에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가한다.  

 

 

다시 말해 '확신할 수 없는 미래의 이익'을 위해 '고통스러운 당장의 이익'을 포기하라고 강압하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그랬던 것처럼, 인간에 대한 이해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부족한 이들의 무지막지한 오만함과 권위주의적 성향 때문에 신자유주의와 표퓰리즘의 혼종인 이명박근혜 정부의 탄생과 9년에 걸친 역주행을 막을 수 없었다. 표퓰리즘 득세의 원인(조기숙의 표퓰리즘 분석은 현상의 본질에 근접하지도 못했다)을 무지하고 어리석었던 시절의 필자도 이명박근혜에게 표를 몰아준 탐욕의 유권자들을 비판했지만, 그들의 선택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들이 옳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선택에 담겨있는 시대적 진실(다수자의 패해와 좌절과 두려움, 침묵하는 자의 자괴감과 분노)에 무지했다는 뜻이다.   

 

 

인간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라고 전제할 때만 가능한 '보편적 시민권과 평화의 국제주의, 사람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소비, 이주의 활성화와 소수자 우대'라는 자유무역의 세계시민주의(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통렬하지만 어지럽게 비판해 지적 엘리트에게만 각광받은 《계몽변증법》의 최종 목표. 노년의 칸트가 총명함을 잃은 상태에서 저술했기 때문에 《비판》시리즈 3권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한나 아렌트가 평가한 《영구평화론》에서 기원한다)를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무지함과 자기모순적 확신이 이명박근혜의 역주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한계 때문에, 명백한 소수로 전락했지만 양대노총으로 인해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히 강한 정규직 산업노동자의 이익(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위해 더 큰 규모로 늘어난 중소상공인의 피해(이익 감소)를 가볍게 여겼다. 진보좌파의 빌어먹을 엘리트주의와 권위주의적 폭력성에 '침묵하는 다수'와 '분노한 20대 남성'과도 등을 지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그들의 무지와 편협함 때문에 노통을 지킬 수 없었고, 문프의 지지율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문프가 장하성 실장보다 김동연 부총리의 퇴진에 보다 많은 애석함을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J노믹스의 첫 번째 출발점인 소득주도성장의 혜택을 양대노총이 대변하는 정규직 노동자의 이익에 집중시키느라 그들보다 월등하게 많은 중소상공인의 손해를 보존하는 조치를 뒤로 미루거나 등한시했다. 이런 잘못 때문에 중소상공인의 지옥 같은 상황이 국민적 의제로 떠오르는 의도하지 않은 수확을 얻었지만(이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라 별도의 글로 다루겠다), 장하성 실장을 신뢰한 문프에게 정치적 부담을 떠넘기는 결과만 초래했다. 장하성 실장으로 대표되는 진보좌파 지식인들은 정규직 노동자 중심의 양대노총과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와 중소상공인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맞춤형 전략과 정책을 세웠어야 했다.

 

 

과거의 타성과 당장의 표, 패거리 친목질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연대와 조합을 모색하고 '침묵하는 다수'의 불만과 분노를 달래주기 위해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어야 했다. 남녀의 공존과 배려, 존중과 사랑의 인권운동인 페미니즘이 세대결이라는 권력투쟁으로 변질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더라도, 그것의 반대급부로 폭발할 가능성이 높았던 20대 남성의 절망과 분노, 피해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였어야 했다. 여성이 수십 년 동안 생리와 임신과 출산, 양육 등으로 힘들어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보이지 않지만 군복무에 따른 경력단절, 가산점의 폐지, 대체복무 허용 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도 살펴봤어야 했다.  

 

 

정치적 올바름과 페미니즘의 낙수효과, 다양한 소수자 집단 보호와 우대 등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면 20대 남성의 반발과 분노를 정당한 것으로 보지 않고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편합하고 이기적인 루저들의 못난 짓으로 매도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20대는 성대결 양상을 보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연애와 결혼과 출산 포기에 따른 저출산의 확대와 고령화에 따른 미래의 부담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의 증가는 20대의 성대결 양상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고 (이수역 사건에서 보듯이) 극우화와 폭력화의 유혹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토마스 프랭크가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에서 빌 클린턴 정부와 오마마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이유를 한국의 진보좌파도 깨달아야 한다. 금융산업과 정보산업이라는 지식엘리트 위주의 혁신과 효율성에만 집중한 채 대다수의 서민에서 멀어진 것이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음을 깨달아야 한다. 작고한 바우만과 낸시 프레이저 등이 포함된 유럽의 좌파 지식인들의 집단반성과 그에 바탕한 냉철한 현실인식을 보여준 《거대한 후퇴》에서도 배워야 한다. 지구온난화가 급진성을 띨 때 안전한 지역으로 날아가 수백억의 안전시설에서 보낼 수 있는 자들은 진보 진영의 동반자가 될 수 없다. 

 

 

택시기사의 격렬한 반발을 이해하려면 위에 언급한 책들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우버와 비앤비 등의 공유경제가 초기의 목적에서 벗어나 사업화의 길로 접어듬에 따라 일자리 파괴와 서비스 표준화, 만족도 하락 및 법적 마찰의 증가 등을 보여주며 신자유주의화의 다른 말인 '맥도날드화'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업그레이드는 필수이며, 낙관적 전망보다는 부정적 측면부터 살펴야 한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가 우버 서비스로 확장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앞선 나라의 문제점들을 냉철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공유경제는 J노믹스의 소득주도성장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못할 것이며, 일자리 창출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것으로 가는 길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과정에서 발생할 피해자들의 구제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자가용으로 출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중산층과 바로 밑으로 분류되며, 모두는 아니겠지만 직업적 안정성도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봐야 한다. 카풀을 늘린다고 미세먼지 발생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 바퀴의 고무가 단단한 도면과 마찰되면서 생기는 미세먼지의 양을 줄이려면 대중교통 이용을 늘려야지 카풀로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소유자는 약간의 소득이 증가하고 이용자는 약간의 지출을 줄일 수 있지만 그것으로 생업을 잃은 택시기사의 피해를 만회할 수 없다. 

 

 

문파의 일부에서 '생업을 잃는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고민하지도 않은 채 문프를 욕하고 탄핵하겠다는 도발적 행위를 했다고 택시기사들을 비난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숨이 턱 막힌다. 그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대응이 문프를 더욱 궁지로 내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 수 있듯이, 전현희 의원에게 물병을 던지고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환호성을 질렀다고 해서 그들을 적으로 규정해 공격한다면 그 피해는 문프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문파가 모두와 싸울 수 없으며, 생존을 위한 절박한 투쟁에는 이념도 진영도 미래도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의 성향이 원래부터 보수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상당한 정도의 경험적 성찰이 녹아 있지만, 가족을 돌봐야 하고 자식의 행복을 고민할 수밖에 없으며,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택시기사들의 절박함은 생존본능에서 나왔기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 자신과 가족의 생명줄이 달려있는데 어느 누가 가만히 앉아서 당할 것인가? 격렬한 저항은 당연하며, 정당성도 충분하다. 카카오의 카풀서비스 진출이 나경원이 소속된 자유한국당의 작품(박근혜 정부의 새누리당)이라는 것을 택시조합과 기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전현희 위원장은 택시기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것도 알려야 한다.

 

 

문파도 전후사정을 정확히 인지하고 더 큰 차원의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문프의 성공은 국민 모두를 포용하는 선진국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표면에 드러나는 왜곡된 표상에 속지 말고 그 밑에 자리하고 있는 표의를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 가짜뉴스와 사실 왜곡을 통해 택시기사들을 선동하는 세력이나 집단이 누구인지 살펴봐야 한다. 카카오의 카풀서비스가 박근혜와 자한당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들에게 불리한 카풀서비스 관련 보도가 일제히 사라진 기레기들의 노골적인 '문재인 죽이기'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문파마저 편협하고 감정적인 대응에 빠져들면 문프는 대체 어디서 희망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단 말인가?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의 실직자를 양산할 무인자동차의 등장까지 생각하면‥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기술 발전의 폭주를 따라갈 수 없어서, 그것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 너무나 분명해 보여서 미래는 물론 현재의 재산과 삶의 질도 지키지 못할 것이다. 자식들이 자신보다 더욱 심각한 곤경에 빠질 것이라는 두려움과 공포, 무력감에 빠진 상당수의 중산층과 바로 밑에 자리한 시민들(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이 진보 정당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그들이 우파 민족주의 포퓰리즘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면 이명박근혜 9년의 역주행이 다시 부활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을 고려했을 때, 과거와의 단절은 수구보수 진영보다 민주진보 진영에 더욱 시급한 과제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거기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무지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의 양을 늘려야 하며, 현재의 다급함에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고, 자기반성적 성찰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과거의 지지를 되찾고 보수 진영 재통합을 위해 어설픈 정치쇼라도 할 수 있는 자한당처럼, 무서운 속도로 지지율을 까먹고 있는 민주당도 구좌파적 경직성과 패거리 친목질의 폐쇄성, 권위주의적 엘리트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2부로 이어집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난 틀리다 2018.12.20 15:29

    침묵의다수를 요란한 소수가 지배할수 있는건 .... 다수의 무지 에다 소수의 조직력,자금,정치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도 별반 달라지지 않을 듯~

    • 늙은도령 2018.12.20 19:52 신고

      미래라고 별로 다르지 않겠지요.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 없지요.


칼 포퍼는 《과학적 발견의 원리》에서 어떤 과학적 발견(이론, 법칙 포함)도 단 하나의 반박이라도 가능하다면 그것은 참(진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를 과학계에서는 반증주의라고 부른다. 패러다임 이론으로 유명한 《과학혁명의 구조》의 저자, 토마스 쿤의 주장처럼 반증주의가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명확한 반증이 가능하면 어떤 과학적 발견도 참이 아니라는 것에는 모든 과학자가 동의한다. 부분적 진실은 될지언정 보편적 진실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것을 경찰이 재연한 마티즈 영상에 적용하면 경찰의 주장은 명확한 반증이 가능하기에 과학적으로 거짓이다.



경찰이 재연한 영상을 보면 마티즈 범퍼에 부착된 검은 부착물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경찰이 제시한 최초의 CCTV 영상 속의 마티즈에는 검은 부착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증이 가능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경찰이 재연 영상이라고 내놓은 두 개의 사진을 보면 모든 조건이 같은데 정류장 표지판의 색과 화면의 밝기도 다르다.






이처럼 경찰이 재연한 영상에는 반증이 가능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칼 포퍼에 의하면 경찰의 재연 영상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차떼기 정당이었던 새누리당이 빨간색으로 바꿔 입었다고 해서, 초록색 번호판이 하얀색으로 바뀌고 검은색 범퍼 부착물이 투명해지거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지도 않는다.



경찰이 서둘러 마티즈를 폐차한 것도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학을 팔아서 정치적 이득을 챙기는 대국민 거짓말이 몇 시간도 유효하지 못한 것은 (경찰과 국정원 입장에서는) 빌어먹을 저화질 CCTV가 바로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제시한 ㅡ 실제로는 국정원이 제공한 것일 수도 있는 ㅡ 최초의 영상과 재연 영상이 중요한 이유는 경찰 뒤에 있는 빅브라더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 포퍼의 반증주의에 의해 경찰의 재연이 거짓말인 이상, 권은희의 내부고발도 무력화시킨 빅브라더의 뒷덜미를 잡을 수 있다.





어쩌면 국정원의 안티가 경찰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재연을 했겠는가? 야당이 마티즈에 얽힌 새빨간 거짓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의 거짓말은 그것을 유효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수없이 많은 거짓말들을 더해야 한다. 그런 와중에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처럼.



이탈리아 해킹팀 업체의 행태를 역으로 추적한 해외 보안업체와 시민단체, 연구소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으니 국정원이 내국인을 불법사찰했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핵심은 경찰과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것이니 마티즈와 관련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진행해서 국정원과 경찰을 한꺼번에 잡는 일타쌍피의 위력을 보여줘야 한다.



당청정이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고 요란을 떨기 시작한 날에 ‘정의의 해커’에 의해 이탈리아 해킹팀과 ‘5613부대’의 은밀한 짝짜꿍이 폭로된 것은 하늘의 선물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야당은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수순을 통해 이 땅에 만연한 야만공권력의 국민 유린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국내가 아니라 외국에 증거가 있다는 것은 천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야당은 마티즈와 관련된 경찰의 증거인멸 행위와 거짓 재연의 이유와 그 뒤에 자리한 빅브라더의 정체를 밝히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야당이 의지만 있다면 이번 싸움은 질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목숨을 걸어라. 전면에 서서 거침없이 나가라. 그 다음은 지지자와 동조하는 국민들이 알아서 할 테니. 전국의 촛불업체는 이 기회에 극도의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라. 노동시장 개악에 맞선 양대 노총의 총파업과 헌법도 무시하는 정부 때문에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는 유엔 산하의 ILO(국제노동기구)와 함께 총파업에 동참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폭주를 끝낼 수 있다.



우리는 모두는 99%다. 이것 하나만 기억하라, 대한민국은 1%의 것이 아니라 99%의 것이라고. 그래서 모든 국민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모든 권력의 원천이기에 빅브라더(빅시스터)를 퇴진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열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공수래공수거 2015.07.25 08:23 신고

    의문점을 밝혀야 합니다
    또 스리슬쩍 넘어 가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지상파들은 전혀 보도를 않고 있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25 22:20 신고

      지상파는 언론의 역할을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지금의 경영진들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2. 구름바다 2015.07.25 12:42

    정확한 지적입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결코 야당이 (새정련 뿐만이 아닌 전체가) 나서서
    빅 브라더로 탈바꿈하는 여당과 재벌과 조중동 및 종편들의
    저들만의 나라로 만드려는 탐욕을 척결하는 해야 합니다.

    좋은 칼럼 계속 부탁합니다.

  3. base 2015.07.25 14:48

    어쩌다 찾아온 기회를 살릴수 있는 능력이나 의지가 있을까 한편으로 걱정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25 22:21 신고

      저도 그것이 걱정돼 마티즈 얘기를 많이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라도 불씨를 살려가야죠.

  4. 참교육 2015.07.26 03:44 신고

    삼구너분립은 물건너 갔습니다.
    새누리가 국정원비호하는걸 보면 이미 입법부가 아니라고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주권자인 국민을 기만하기 위해 태어난 국정원. 국민들이 깨어나지 않고서는 자유도 민주주의도 한낱 구호일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26 14:49 신고

      야당이 무력화해고 사회가 몰락하고 시민단체가 힘이 없으니 이런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기레기 언론들의 역할도 결경적이었고요.

  5. 耽讀 2015.07.27 13:24 신고

    재연은 조작이 가능함을 전제 합니다.
    재연을 하려면 원 차량으로 해야 합니다.
    당시 기상과 정확하게 일치해야 합니다.

    새정치연합은 과연 진실을 밝힐 의지와 능력이 있을까요?
    황당한 것은 오늘 여론조사를 보니 박그네와 새누리 지지율이 올랐습니다.
    야당도 문제지만, 시민들도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 늙은도령 2015.07.27 19:44 신고

      알지만 어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문재인은 촛불을 들거나 하는 것에 부정적인 것 같아요.
      이런 식의 신사협정으로 이길 수는 없는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꼭 찍어서 발라내기의 명수인 박근혜의 대반격이 만만치 않다. 유승민을 발라내는 과정은 채동욱을 발라내는 과정보다 더욱 강력해서 김무성까지 꼬리를 감추고 납작 엎드리게 만들었다. 유승민이 인지도가 높아졌느니, 지지율 2위에 올랐느니 하는 보도는 설거지에 들어간 것을 말한다. 그는 권위주의 독재자에 의해 숙청당한 것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유승민이 탈당해 새로운 정당을 차리지 않는 한 그는 새누리당의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 대구에서 공천을 받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박정희에서 박근혜로 이어진 대구·경북 지역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대체할 만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정치인은 현재의 보수진영에는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군주 박근혜가 직접 찍어서 발라냈음에도, 박근혜의 참모들과 김무성, 보수진영의 전략가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유승민을 대구·경북 지역의 차세대 지도자이자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키워줄 이유가 전무하다.

퇴임 후까지 고려한 박근혜의 냉혹함을 지켜본 조중동과 종편, 보도채널, 지상파3사가 유승민을 다루는 것도 며칠에 불과할 것이다.



그는 박근혜에 대항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당내 세력도, 지역적 기반도 없다. 박근혜와 청와대, 김무성 연합과 맞싸워 이길 새누리당 의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기 원내대표를 합의추대 방식으로 뽑겠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이미 새누리당은 박근혜와 청와대에 장악된 상태고, 총선까지 친박의 약진만 있을 뿐이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대란 같은 초대형 악재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 이상 유승민이 살아날 방법은 없다. 거대 양당체제의 바깥에서 대통령이 나올 수없는 나라가 한국이고, 새누리당에서 유승민을 옹호하는 탈당파가 40명 정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20명 정도가 나와서 신당을 차리면 모를까, 가능성 거의 제로인 돌발상황이 도래해야 유승민이 살아날 수 있다.



유승민 발라내기는 박근혜와 청와대가 보수진영에 관한 한 권위주의 독재시절의 방법을 노골적으로 가동하겠다는 선언이다. 황교안의 사정정국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며, 언론들의 동조가 있을 것이며, 법원의 맞장구(박지원과 한명숙 등의 판결로)가 있을 것이며, 포털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북한 보도가 늘어날 것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선심성 공약이 남발될 것이며, 야권에 불리한 정치공작이 난무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에 성공한다 해도 박근혜와 청와대, 언론과 사정정국의 거대한 태풍을 뚫어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여기에 심상찮은 조짐을 보여주고 있는 JTBC까지 무너지면 최악도 각오해야 한다(JTBC 보도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다룰 생각이다).





10대의 언어에 일베용어가 익숙해질 정도로 보수화됐고, 제왕적 대통령이 살기등등한 권력을 휘두르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란 허울뿐인 것으로 전락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권위주의 독재공화국으로 접어들었다. 이를 뒤집으려면 제1야당이 천지개벽에 준할 만큼의 혁명에 성공해 새누리당보다 더 많은 유권자를 투표소로 끌어낼 수 있어야 그 다음이 있다.



하늘이 두쪽 나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은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박근혜와 청와대 3인방의 유승민 발라내기는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은 더디기만 하다. 나머지 군소야당은 지리멸렬한 상태고 양대 노조의 힘도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교조는 법외노조로 투쟁력을 잃었고, 전통의 시민단체는 보이지도 않는다.



제왕적 권력의 속성이란 내부에서부터 무너져 내려야 위력을 잃는 법이다. 유승민 발라내기는 내부 단속이 강화되는 과정이었다. 다시 말해 눈에 가시 같았던 유승민을 박근혜가 발라내기로 작정하고ㅡ그것도 메르스 대란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성공했다면 박근혜의 레임덕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유승민 발라내기의 배후에 이런 것들이 자리하고 있다. 보수화된 기득권의 나라, 대한민국의 제왕적 대통령이 그의 아버지처럼 통치하겠다고 선언해도, 이것에 저항할 여력도 없는 야당이 성완종과 메르스 특검이라도 진행할 수 있을까? 자발적 복종과 각자도생에 익숙해진 국민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 힘이라도 보탤 수 있을까? 



노무현처럼 거대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폭발적인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가 보여준 리더십만이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10년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 호남을 끌어안고 수도권을 들끓게 할, 그래서 충청과 경남이 들썩거릴 그런 신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변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그 전에 신뢰와 협력의 에너지를 축적해두지 않으면, 우리의 적이란 우리는 위험에 빠뜨리고 가난하게 만드는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상위 1%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래서 더 이상 굴종하지 않고 행동한다면 모든 정치인이 노무현이 되고, 우리 모두가 바람이 된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base 2015.07.09 21:55

    도령님의 판단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유승민같은 사람이 새누리당에 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놀랍기도 합니다. 제 생각엔 친박 비박을 떠나 황교안이 대부분의 새누리 의원들 약점을 가지고 장난치면서 BH가 더 날뛰는 형국같습니다. 비박들이 지금 황교안 총리에 대해 속으로 땅을치고 있지 않을까요?

    • 늙은도령 2015.07.09 22:11 신고

      박근혜가 저렇게까지 나오는 것은 친박으로 후계자까지 고려하겠다는 것이어서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황교안이 박근혜의 마지막 총리로 온갖 사정정국을 주도할 텐데, 미래는 모르는 일이라 어떤 변수가 숨어있기를 바랍니다.

  2. base 2015.07.09 22:02

    부탁하나 드려도 될까요? 97년 외환위기때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같은 처지에서 대처방법이 무척 달랐죠. 물론 두나라 환경이 달랐기에.. 그리스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궁금하군요?

    • 늙은도령 2015.07.09 22:15 신고

      현재 그리스는 채권단으로부터 부채 탕감을 받지 못하면 최악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터키처럼 무정부상태와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그나마 그리스는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대규모 탕감을 받고 유로존에 남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국제정치학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부채 탕감을 받아내는 것은 필수입니다.
      메르켈을 압박하는 국제적 움직임도 커지고 있어 어느 정도의 탕감을 받아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부채의 반 이상을 탕감받아야 합니다.
      독일 여론도 반반이어서 메르켈이 얼마든지 여론을 움직일 수 있지만 그녀의 권력욕이 너무나 크고 무서워서....

  3. 공수래공수거 2015.07.10 08:21 신고

    이 와중에 야당이 힘을 못쓰고 자중지란 하는것이
    더 가슴이 아픕니다

    김기춘까지 걸리고..
    이렇게 나가면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총선에서 결과가
    너무 뻔해 보입니다

    유승민의 대선 후보 지지자 대부분이 야권 성향이라는것을
    잘 알아야 할것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0 14:54 신고

      문재인이 뚝심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것이 조금씩 보입니다.
      탈당파들이 나오는 것이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지켜보면서 야당의 개혁을 보다 강하게 하도록 밀어붙여야죠.

  4. 참교육 2015.07.10 09:47 신고

    박근혜 박근혜.... 남은 임기.. 일각이 여삼추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0 14:57 신고

      네, 여삼추입니다.
      하루하루가 힘듭니다.
      저도 더위에 건강상태가 별로입니다.

  5. 『방쌤』 2015.07.10 10:47 신고

    야당도,,, 시민단체도,,, 노조도,,, 점점 더 설 자리들을 잃어가는군요
    이게 정말 독재,,와 다를게 뭐가 있을까요
    그런데도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 늙은도령 2015.07.10 15:00 신고

      한국은 지나칠 정도로 우경화됐는데, 국민들이 거기에 익숙해져 방법이 없습니다.
      국민들이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봅니다.
      그래서 노무현처럼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6. go to hell 2015.07.10 11:19

    박그네...

    누까리 마귀같애라

    꿈에 볼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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