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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세월호 아이들과 미수습자에게 바치는 시와 그림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세월호의 아이들이 갇혀 있다. 어둠과 빛이 갈라지는 경계에 세월호의 아이들이 갇혀 있다. 한 발짝만 앞으로 나가면 이승이요, 빛이지만 한 발짝만 물러서면 저승이요, 어둠이다. 억겁처럼, 그들은 갇혀 있다. 찰나인양, 그들은 갇혀 있다. 삶은 끝났지만, 죽음은 시작되지 않았다. 영상과 카톡 속에 살아 있는 그들은 멈춰 있는 시침과 초침 사이에서 서성이고 있다. 빛은 어둠을 밀어낼 수도, 어둠은 빛을 밀어낼 수도 없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아이들은 맹골수도를 떠날 수 없다. 그곳에는 아홉 명의 주검이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두고 떠날 수가 없다. 인양의 순간까지 아이들은 떠날 수가 없고 미수습자 가족들은 유족도 될 수 없다. 맹골수도에는 세월호가 있다. 세월호에는 아홉 명이 갇혀.. 더보기
죽은 미디어의 사회,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미디어의 천국이다. 3개의 지상파와 수십 개에 이르는 부속 채널, 4개의 종편, 2개의 보도전문채널, 거의 백 개에 근접하는 케이블방송. 이들의 콘텐츠를 확대재생산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채널까지 대한민국은 하루 24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미디어들의 무한 메시지와 영상들로 넘쳐난다. 인간은 메시지와 영상의 홍수 속에서 영혼없는 유령처럼 메시지와 영상의 형태로 이곳 저곳을 배회한다. 눈이 가는 모든 곳에 영상이 돌아가고 있고, 귀는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소리의 홍수 속에 단 한 순간도 쉴 수 없다.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감과 신경은 미디어가 쏟아내는 콘텐츠에 언제나 열려있어야 한다. 이를 인식해서 분류하고 합당한 반응을 제시해야 할 뇌는 압도적인 콘텐츠의 양에 질식하기 직전이다. 1분 이상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