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제동의 오랜 팬이다. 이승엽 만큼이나 김제동을 좋아한다. 김제동이 나오는 모든 프로그램을 놓친 적이 없으며, KBS가 <오늘밤 김제동>을 런칭한다고 했을 때 첫 방송을 학수고대하며 나만의 카운팅을 시작하기도 했다. 내용이 너무 어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연재를 중단한 상태지만, 필자의 블로그에 올려놓은 <우영우드>라는 소설의 주인공 중 한 명을 김제동에서 따오기까지 했으니 광팬이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그랬던 김제동이, 청년을 위해 (사실상) 현실정치에 뛰어든 김제동이 국민의 시청료로 돌아가는 공영방송의 시사프로를 진행한다면 차별성 있는 방송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대했던 첫 방송부터 오늘까지 <오늘밤 김제동>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본방사수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내년 4월까지 집필을 마치기 위해 2~3일에 한 권의 책을 독파해야 하고, 틈틈이 글로 옮기는 와중에도, 그것도 간암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은 후에도 <오늘밤 김제동>은 반드시 시청했다.

 

 

이재명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도 약간의 비판을 했을지언정 그에 대한 애정과 믿음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렇게 삐걱거리며 욕도 먹어가면서 김제동이 시사프로에서도 성공 가도에 들어서기를 바랐다. 전원책이 나와 난장판을 벌이고 간 어제의 삐걱거림도 끝내는 극복해 내리라 믿었다. 낮은 시청률은 차근차근 끌어올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반론권 차원에서 진행했지만 실패하고만 이정렬 변호사의 출현에 대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면서 <오늘밤 김제동>의 담당 PD와 제작진의 의문투성이 대응도 그와는 상관 없다고 믿었다. 

 

 

헌데 조금 전에 끝난 <오늘밤 김제동>의 초입에서 김제동과 해당 PD가 주고받은 어이없는 진행에는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애정과 믿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을 막을 수 없었다. 번갯불에 꽁을 볶기라도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오늘밤 김제동>의 신뢰성이 달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하찮고 귀찮다는 듯이 이정렬 변호사와의 진실 공방을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린 김제동과 해당 PD의 단답놀이는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마저 부정하는 파시즘적 행태가 아른거렸다. 

 

 

김제동이 해당 PD에게 물었다, "반론권 보장하지 않은 적이 있나요?" 해당 PD가 답했다, "없습니다." 그게 다였다. 김제동과 해당 PD는 이정렬 변호사와의 진실공방에서 제작진이 올린 공지문을 수정함으로써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본질을 완전히 왜곡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를, 필자도 어김없이 포함해,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속였다. 이정렬 변호사가 반박한 것은 반론권이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의 변호사와 인터뷰한 후에 반론권 차원의 출연을 요청하지 않았으면서도 했던 것처럼 말한 거짓말이었다.    

 

 

<오늘밤 김제동> 측에서도 억울해 보이는 측면은 있다. 이정렬 변호사에게 출연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방송에서 김제동과 담당 PD가 그것에 관해 이정렬 변호사와 해석 상의 오해가 있었다고 말한 후 정식으로 출연을 요청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일이었다. 너무나 많은 짐을 지고 있어 조금은 예민해진 이정렬 변호사가 이것마저 거절했다면 소수(혜경궁 김씨를 고발한 3,245명으로 한정할 경우)에 불과한 문파를 능멸하는 오늘의 단답놀이가 약간의 정당성이라도 가질 수 있었다. 

 

 

필자도 소송인단의 한 명이어서 오늘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이 편향된 인식의 결과일 수도 있다. 이재명과 그를 보호하는 정체불명의 세력, 그러나 상당히 정교하게 폭을 좁힐 수 있는 세력에 대한 인지 편향과 확증 편향이 차가운 이성의 작동을 막고 있을 수도 있다. 필자의 분노가 객관성을 잃었다고 반박해도 특별히 대응할 방법도 없다. 이승엽과 함께, 김제동의 오랜 광팬이었다는 것은 필자의 블로그에 올라있는 여러 편의 글들로 증명할 수 있지만 이재명 때문에 김제동에게도 편향된 인식이 생겼다고 비판할 경우 반박할 증거를 제시할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김제동과 해당 PD가 단답놀이로 논란의 본질을 빗겨가는 방식은 정직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공영방송이 갖춰야 할 시청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보여주지 못했다. 본질을 왜곡해 빗겨가는 두 사람의 단답놀이는 지극히 자한당스러웠고 더욱 노골적으로 말하면 대단히 이재명스러웠고 동시에 김어준스러웠다. KBS1은 국민의 시청료로 돌아가는 공영방송이고, 그 중에는 필자를 포함해 3,245명의 소송인단과 문파의 시청료도 포함돼 있다.

 

 

해서, 단물이 빠진 씹던 껌을 뱉어버리는 듯한 두 사람의 단답놀이는 잘못돼도 대단히 잘못됐다. 김제동과 해당 PD의 사과를 정식으로 요구한다. 이정렬 변호사가 거절하더라도 방송을 통해 공식적으로 출현을 요청하라. 시청자의 숫자를 계량화해 이익의 저울로 달아본 결과에 따라 소수의 견해를 묵살해버리는 오늘의 행태는 반민주적이고 폭력적이어서 괴벨스의 선동정치를 연상시킨다. 필자의 눈에 파시즘의 망령이 아른거렸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흡수통일을 전제로 한, 그래서 서독 체제를 통째로 동독에 이식해버리는 바람에 동독의 지도부와 전범들을 처벌할 수 있었던 통일 독일의 사례를 들어, 한반도 통일 이후의 북한 지도부 처벌을 떠들어댄 이준석의 무지함(독일 통일 과정에 대한 책들은 널려 있으니 관점이 다른 몇 권의 책이라도 읽은 다음에 떠들어도 떠들어라)이야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김제동과 해당 PD의 단답놀이는 그렇게 치부할 수 없다.  

 

 

김제동, 당신의 본모습이 원래 이런 것이었나? 내가 어리석어서 지금까지 속았던 것인가? 아니면 KBS의 구좌파 성향을 보이는 집단이나 세력에 이용 당하는 것인가, 혹은 정반대로 김제동이 KBS를 이용하는 것인가? 단답놀이의 폭력적인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빼면, 필자는 무엇이 진실인지 알지 못한다. 오늘의 잘못을 바로잡는 내일의 <오늘밤 김제동>을 요구할 뿐이다, 오래된 광팬이 아닌 시청자의 일인으로서.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P.S. 문파를 공격하고 능멸하는 선대인의 발작적 행태는 그의 경제 지식이 형편없고 편향돼 있기 때문이다. 진보 경제학자들의 책과 논문은 물론, 인지 편향된 상태에서 확증 편향을 위한 통계를 중심으로 미래를 예측하면, 그리고 한국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와 다름없는 일본과 스페인 등의 거품 붕괴와 역진된 인구구조를 감안하면 부동산가격의 폭락은 시간의 문제일뿐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편향된 접근과 해석이 믿음이나 신념이 되면 그것이 10년이던 20년이던 폭락 예언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현실경제를 있는 그래도 보고, 정부의 역할을 고려해 보면 일본이나 스페인처럼 부동산가 폭락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과 조지 리처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ㅡ뉴 센츠리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부동산가 폭락을 막아낼 대체시장은 여전히 남아있다. 월가의 새로운 먹거리(채권과 묶고 다시 나눈 생명보험의 증권화 남발)와 프래차이즈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합리성(푸코가 '합리성의 비합리성'을 걱정한 베버의 관료제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것처럼 보이는 나쁜 의미의 합리성)이 종말론적 붕괴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다.

 

 

선대인은 그렇게 다양한 현실경제에 대한 공부와 지식이 부족하기에 주구장창 부동산가 폭락만 떠들어댈 수 있었다. 이념화된 신념과 믿음이 경제학자로써의 객관적 접근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선대인이 롤스나 드워킨, 벌린, 로직 등의 <정의론>을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짓거리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지식과 인격 모두에서 선대인은 그 정도밖에 안되니 그의 도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케인즈가 《일반이론》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그 유명한 말을 선대인과 부동산시장에 적용하면 어떤 예언도 가능하다. 그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당연한 것과 당연해 보이는 것은 다르다. 부동산가는 떨어질 것이고 떨어지고 있지만, 트럼프로 대표되는 표퓰리스트들이 권력을 잡는 나라가 급격히 늘어나 1929년의 경제대공황에 못지 않은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한 국가경제가 무너질 정도의 부봉산가 폭락은 일어나지 않는다.  

 

  1. merryjanet 2018.12.05 11:16

    김제동의 진정한 오래된 팬으로서의 실망...그리고 좀더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읽혀지네요.
    개인적으로 김제동에게 우호적이긴 했으나 뭐 그닥 팬이라고까지 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도 도령님의 안타까움이 와닿습니다.
    참 ...대체 이재명 따위가 뭐라고 여러 사람 흙탕물 뒤집어 씌우는군요.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가족에 대한 패륜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끝나는 게 아닐까요.
    경제가 실패해도, 정치력이 상실되어도, 국가의 흥망엔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도덕이 무너진다면 그 나라는 망할 수 밖에 없다는
    아주 기초적인 논리를 왜 어리석게도 무시하는지...
    이재명 따위는 그 손꾸락들이 외치는 '죽이기' 를 할 만한 가치가 1도 없는 쓰레기인데.

    • 늙은도령 2018.12.05 15:45 신고

      손가혁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은 증거가 나와도 거부할 만큼 편향이 심해진 상태입니다.
      그들에게는 이재명이 범죄를 저지른 증거가 나와도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면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할 것입니다.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보다는 중간 상태에 있는 분들에게 호소하고. 지지를 거둔 분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2. 김민성 2018.12.05 18:51

    잘 읽었습니다.

  3. 영구땡칠 2018.12.06 00:14

    광문들 모여서 지네들끼리
    욕잔치하는걸 뭐라할것도 없지만
    한심해서 한마디 합니다
    아집으로만 꽉차서
    눈에 불을켜고 문정부 까는사람
    죽이려달려들지만 그것도 엥간치해야지
    분위기파악 못하면 니들 때문에
    문통 더 힘들어질거다.
    적폐청산 어찌보면 시작도 못했는데
    개누리에 겨눠야할 총구를 내부로 향해서
    친박,비박 나누듯이 박사모 패거리들이
    했던짓을 똑같이 해대니 일반국민이 보기에
    당신들을 어찌보겠소?
    본인들이야 지금하는 짓거리가
    문통을 지키는 일이라고 자위하겠지만
    박사모도 그때 똑같이 생각했다는것 잊지말고
    지금이야 워낙 문통이 호인이고 선비라서
    지지율이 유지되지만 만약 남북관계까지
    힘들어지면 지지율 낙동강오리알되는것
    순식간인데 그때는 그대들끼리만 문통지킬건지?
    작게는 민주세력 크게는 촛불세력까지 문통에
    지지자로 끝까지 남을수있게 친문들이 노력해줘야지..
    아마 모를거야 문통지킨다는 광문들 패거리정치
    때문에 국민들 마음이 떠나고있다는걸..


    • 늙은도령 2018.12.06 05:23 신고

      눈이 있어도 보지 않고, 귀가 있어도 듣지 않고 뇌가 있어도 생각하지 않은 당신이나 정신차려!
      이재명과 김혜경이 저지른 일들을 용납하는 것은 정치의 문제를 넘어 인간에 대한 예의야.
      우리의 지도자는 아무리 야비한 범죄를 저지르고, 사실상 형제자매를 죽이고, 노모를 악착같이 이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온갖 추잡한 범죄들을 저지른 자를 지지하는 너 같은 놈들은 인간의 축에도 들지 못해.
      이재명과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이재명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힘든 거야.
      그 놈이 지지율이고 도덕성이고 다 말아먹으니......
      도덕적 윤리적 판단을 상실한 당신 같은 사람을 보통 악마라고 합니다.
      존재 자체가 인류의 불행이지요.

  4. 별빛산책 2018.12.06 08:22

    영구땡칠에 대한 늙은도령님 판단 아주 적합하군요..우린 내부총질이 아니라 곪은 살을 제거하는 중인데요. 되려 이재명따위 내부적폐 보호한다고, 문재인대통령 공격해대는 이재명지지자들이 온라인상에 넘쳐나던데요. 그들을 뭐라하는 말은 없으니, 아전인수격이죠.

  5. 늘근하네 2018.12.06 09:22

    먹물들의 분탕질에 지친 중간층의 외면때문에 자한당이 꿩알줍네~~~

  6. 독거노인 2018.12.06 09:34

    김제동은 정체만큼이나 언행이 모호하더라수요.
    기자출신도 아니고 시사 분야에 전혀 경력이 없으면서 게스트나 PD 한둘 앉혀놓고 대담하고 노래틀고 시청자얘기 듣는게 전부이면서 스스로 논란이나 일으켜 뉴스에 나오더군요.
    뉴스를 탐사나 분석하지도 않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거고도 아니면서 논란을 만들어 뉴스를 생산하고 있네요.

    • 늙은도령 2018.12.06 13:11 신고

      팟캐스트화라고 보면 됩니다.
      김제동이 스스로 함정에 들어갔습니다.
      볼수록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7. 2018.12.06 17:48

    비밀댓글입니다

  8. 마산댁 2018.12.06 17:54

    카메라 돌아가지 않는 곳에서의 모습을 봐 버린 일인으로 얘를 아웃 시킨지 오래됐다는. 이글에 댓글 쓰는 이유는 이런 애를 공영방송에 내 보이는 우리의 언론이 찌질한 먹방보다 못한 하수의 시사, 뉴스를 국민은 안다는. . 일기예보만큼 믿을게 못되는 방송 언론들에 놀아나는 현실이 슬프다는...

  9. 삼포로가는길 2018.12.07 10:35

    평소 안보던 프로를 이날은 논란이 많아 일부러 찾아 봤는데 방송중 위에 언급하신것처럼
    김제동 .pd 콩볶아 먹듯 후다닥
    단답놀이..
    어이가 없더군요.
    그런데 그걸 지적하는 언론이 없어
    이상하다 했는데..
    역시 오랜시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갠적
    생각은 첫이미지에서 느껴진 인상이
    비껴가질 않는다는걸...
    이재명.김어준.김제동. . .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늙은도령 2018.12.07 16:27 신고

      김제동이 사람을 잘못 만났나 봅니다.
      청년당 고문을 하면서 너무 급진화됐고요.

처음으로 김제동의 발언에 우려를 표해야 할 것 같다. '오늘밤 김제동'에서 '김혜경 논란'을 다룬 끝무렵에 '이번 논란으로 이재명의 경기도정에 차질이 생기면 그 피해는 경기도민이 감수해야 하는데 언론들은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본질은 무시한 채 갈등만 유발하는 한국 언론의 고질병을 질타한 김제동의 발언은 얼핏 들으면 대단히 적절해 보이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대단히 표퓰리즘적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경선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 돌이켜 보자. 혜경궁씨 논란(김혜경 논란)을 비롯한 이재명의 온갖 거짓말 논란이었다. 김어준 일당에 의해 문프의 가짜 지지자이자 민주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보수 진영의 알바부대로 전락한 문파가, 필자를 포함해, 거의 1년 동안 떠들어대는 바람에 의제화될 수 있었던 이재명의 거짓말과 이중인격 논란이었다. 이재명을 경기지사로 뽑으면 안 되는 수많은 증거들을 제시한 문파의 주장을 경기도민이 받아들이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이 지난 경기지사 선거였다. 

 

 

그리고 경기도민은 문파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들은 이재명(과 김혜경)을 둘러싼 온갖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을 선택했고, 작금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이재명 논란으로 경기도민만 피해를 입는다는 김제동의 발언은 성립할 수 없다는 뜻이다. 모든 자유와 권리에는 그에 합당한 책임과 의무가 따르듯이, 정치적 선택도 마찬가지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이 누리는 자유와 권리는 (국민이 동의하고 따를 것을 약속한) 정치적으로 주어진 것들이어서 그것들을 향유하는 데는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전제로 한다. 

 

 

경기도민이 이재명을 선택한 이상, 그들이 이번 논란의 피해를 감수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칙과 상식, 정의와 양심을 배제한 채 반민주적 진영논리와 단기적 이익 및 저급한 정치 논리에 빠져 정치적 선택을 하면 이런 사단이 일어날 수 있다. 영국의 브랙시트와 트럼프의 당선이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영국인과 미국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듯이, 이재명을 선택한 경기도민도 같은 대가를 피할 수 없다. 경기도민이 피해자라는 김제동의 발언은 이래서 성립할 수 없다.

 

 

김제동은 '사립유치원 논란' 때도 '어른 싸움에 선생님과 아이들만 피해를 본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 또한 위험한 이분법으로, 모든 표퓰리스트가 국민을 둘로 가를 때 쓰는 수사학과 일치한다. 특정 집단을 부와 권력, 이익과 기회를 독점하는 악으로 규정해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분노와 증오를 유별하고 그것으로부터 정치적 동력을 얻는 방식의 이분법과 동일하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표퓰리즘 정당이 집권하거나 주요 정당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수사학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표퓰리즘을 연구하기 위해 최근에 읽은 책들

 

 

다수의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을 때 더 많은 선생님들이 이에 대해 침묵했다. 그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약자일지언정 바로 같은 이유로 해서 암묵적인 공범이 될 수 있다. 원장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기 위해 선생님을 피해자로 규정한 채 원장들을 악한 존재로 규정하는 것은 히틀러의 나치와 스탈린의 소비에트가 동원했던 이분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 김제동의 의도가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은 알며, 사람 냄새 가득한 김제동의 진심을 의심해서 이런 비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상대적 약자와 피해자를 강조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모든 정의가 거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악을 나누는 식의 이분법은 정의의 가치를 부패시킨다. 약자의 편에 서있는, 그래서 고맙고 소중한 김제동이지만 조금 더 많고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권한다. 최근에 필자가 읽은 표퓰리즘 비판서적들의 70%는 보수주의자들이 쓴 것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명도 찾기 힘든 합리적 보수주의자들의 고백성사이자 자기비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책들이다(제발 이번에는 한심하고 멍청하고 저급한 이 땅의 보수주의자들이 '인간은 과거의 역경에서 배우지 못한다'는 로렌스의 성찰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세상을 '자본(사측) 대 노동자'로 나누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의 주장처럼, 세상사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는 더 이상 국민을 대표하지 못하며, 이분법적 계급정치에 기반한 모든 사회주의 실험(사회적 민주주의의 실험이 성공한 것에 비해)은 실패했다. 그처럼 우리 모두는 조금씩 잘못이 있고, 반면에 그보다 조금은, 때로는 많이 잘하는 편이기는 하다. 최고의 정치인이자 지도자인 노통과 문프도 완벽할 수 없으며, 진보가 언제나 옳고 선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수는 언제나 틀리고 악하다는 생각에서도 탈피해야 한다. 상대적 약자와 피해자들을 부각시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그것이 선악의 이분법적 방식으로 귀착되면 민주주의는 종말을 고하고 권위주의적 독재나 전체주의를 피할 수 없다. 

 

 

김제동의 열렬한 팬으로써 이번 글을 썼다. 나꼼수 멤버와는 다른 '김제동의 오늘밤'도 계속해서 시청할 것이며, 시청률이 폭발적으로 늘 때까지 지속적으로 응원할 것이다. 이번 글은 그런 연장선상에서 썼다. 김제동이 이 글을 볼 지 알 수 없지만, 혹시라도 본다면 참고했으면 한다. 세상을 이 모양 이꼴로 만든 대부분의 정치인들과 사이비 전문가 및 지식인과 언론인보다 몇 배는 지혜롭고 사람 냄새 가득하고, 아름답고 좋은 언어를 사용하며, 언제나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의 편에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는, 김제동 파이팅!!!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1. 대나무 2018.11.20 13:30

    다시 방장님 글을 보게 돼서 반갑습니다.^^
    결국 진실은 밝혀지고 거짓은 드러나겠죠.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2. 뉴페이스 2018.11.21 02:11

    오랫만이네요~~
    이재명...분명 올바른 사람은 아니죠.
    헌데, 1,20대인 제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 이재명이 아니에요...남녀 갈등과 경제지. 10,20대는 더 이상 민주당의 우군이 아니라고요.
    도령님도 실제 1,20대의 목소리를 꼭 들어보셨으면 해요...유재일씨처럼 유튜브를 하시던지 해서...

    진보의 업그레이드도 좋지만 이재명 이슈는 이쯤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물론 대선주자가 안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 늙은도령 2018.11.21 03:02 신고

      1020세대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는 충분히 숙지했습니다.
      제가 집필 중인 책에 포함될 것이고요.
      1020세대들이 문재인 정부에서 이탈하더라도 저로써는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체제가 만들어낸 1020세대(특히 이성애 남성)의 좌절이나 분노가 성대결로 비화하게 됐지만 냉정하게 분석해서 알려드리는 것뿐입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것일 뿐, 반성적 고찰과 합리적 판단, 냉철한 행동은 각자의 몫입니다.
      디지털세대 또는 밀레니엄 세대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란 작금의 현실이 어떻게 해서 발생했는지 알려드리는 것이고, 그 다음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판단을 위해 지적 자료는 제공해드릴 것이고 저의 바람도 글에 담겠지만 최정 결정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3. merryjanet 2018.11.21 16:30

    도령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정말 지긋지긋 ...이제 입에 담기도 싫은 이재명.
    거기에 무슨 꼭꼭 숨겨야할 빚을 감춘 건지 거취 입장을 결정짓지 못하는 민주당...
    포털만 잠깐 돌아봐도 이재명 지지자들은 이제 아예 대놓고 반문활동하던데
    어찌 저리 파렴치하게 민주당에서 버티려고 하는지..
    20대 젊은층의 이탈은....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들이 자한당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민주당이 정신차리고 대북경협이 조금이라도 진전되어서 경제효과가 미세하게라도 나타난다면
    지지율은 아주 많이는 아니더라도 올라갈거구요.
    그리고 아직도 50%가 넘는데 그간의 정권들보다는 높은 거 아닌가요?
    앞으로도 좋은 글 계속 만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4. 대구시민 2018.12.05 02:29

    세상을 '자본(사측) 대 노동자'로 나누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의 주장처럼, 세상사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님의 위 말씀처럼, 세상은 친문과 비문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게 아닙니다. 경기도민은 지방선거에서 문파의 주장을 일축한게 아니라, 이재명을 경기도지사로 뽑은 겁니다. 님 글을 보니, 극렬 문파가 무슨 대단한 이슈를 만들어 정의로운 일을 한다고 착각하는 듯 한데, 지방선거에서 극문들이 한 일은 이재명에 대한 여러 의혹제기를 한 것입니다. 마치 타진요처럼 말이죠. 그것의 법리적 해석은 두고보면 될일입니다.

    사실 이재명이 도지사로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이외에 그의 가족관계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언론의 행태로 피해른 입을 수 있는 경기도민이 왜 댓가를 치러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님의 지적이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는 것은 "우리 극문의 경고를 무시한 경기도민은 응분 댓가를 치러도 싸다."는 것인데, 이정도면 거의 종말론 수준이지요. 극문들이 그리 대단한지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극문들의 행태가 결국에는 문통을 위기로 내몰것이라는 점입니다. 노통때 처럼말이죠.
    원래 과거부터 행실들이 권력에 빌붙고 잇권에 눈이 멀어 지지자들 배반하고, 갈라치는게 습성이었으니 새삼스럽진 않습니다.

    이맇게 언론에 분탕질의 미끼를 주고 놀아나다가 문정부가 뭔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범죄집단 수준의 보수에게 다시 정권을 넘겨주지 않을까 그게 답답합니다.

    문통의 가장 큰 장점은 인복인데, 좌우로, 정책적으로 그걸 차버리게 작당하는 정신머리는 잇권과 이해관계가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죠. 다는 모를 일이지만 권력을 추구하는 것도 좋고 잇권을 챙기는 것도 좋지만, 사회공동체의 이익도 좀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5. ㅡㅡ 2018.12.05 02:30

    어제까지만 김제동 펜인걸로.!!

  6. ㅡㅡ 2018.12.05 02:36

    혜경궁김씨가 우리가생각하는 그분이 아닐수도 있지만 그분이 맞다라는 팩트는 본인만 아는것 아닌가요?
    다른사람들이 맞다 아니다도 쉽게말할수없는거고 남편인 이재명도 말할자격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본인만이 아는거니까요
    그래서 김제동의 발언또한 실망스럽기도 하구요

    • 대구시민 2018.12.05 03:13

      당체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사내용을 계속 지켜봐야습니다만,ㅎㅎ
      내말은 혜경궁인지 뭔지가 그게 그리 중요한 일인가 말이지요.
      혜경궁 트윗으로 극문들이 고소한 내용의 대부분이 문준용관련한 내용이라던데, 보수언론에서 좋아라 할 이런 미끼를 던지고 분탕질 하니 좋으십니까?

      문통을 죽이자는 건지, 문통을 신격화하자는 것인지..참.
      아무튼 극좌와 극우는 통한다고, 극단주의는 서로 통하는가 봅니다.

  7. 영구땡칠 2018.12.05 23:35

    개소리를 길게도 써놨네..
    그마음으로 개누리를 조졌어봐라
    적폐청산 진즉에 끝났다.

  8. 아이두 2019.01.04 21:31

    김제동씨 공영방송에
    연기자? 어울리지 않습니다.

  9. 무일 2019.03.11 23:15

    이재명이든 김경수...그들의 공백으로 도정을 피해보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고 그들의 행동의 본질이 위법이냐 아니냐가 문제의 본질이다. 그들이 이런 죄질이 의심 스러워도 그들을 택한것은 도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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